음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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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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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Vladimir Ashkenazy) / 방황하는 음악가

  


***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의 이야기 / 잊을 수 없는 일화(逸話)들

자그마한 키(168 Cm), 다부진 얼굴 모습, 유별나게 빛나는 안광(眼光)으로 인
상 지어진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Vladimir Ashkenazy, 1937- ). 세계에서 가
장 분주한 음악가 중의 한 사람이다.

명지휘자 가운데는 피아니스트 출신이 많다. 게다가 대부분의 피아니스트 출
신 지휘자들은 활동의 토대가 어느 정도 확보된 이후엔 거의 피아노를 떠나는
것이 또한 관례처럼 되어왔다. 그러나 오케스트라 세계에도 복고풍의 바람이
몰아닥친 탓일까?  피아노 독주와 지휘를 동시에 하는 마에스트로가 날로 증가
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니엘 바렌보임(D.Barenboim)과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가 그 대표적 지휘
자인데, 특히 아쉬케나지는 독주자로서의 영역에도 끈질긴 집념을 보여 베토
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녹음하는 등 대단한 음악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물론 지휘자로서도 이미 확고한 자기 세계를 구축하여 명실상부 세계 정상급
의 위치를 일찌감치 확보한 인물이다.

쇼팽 콩쿠르 2위, 엘리자베스 왕비 국제 콩쿠르 우승,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우
승 등 유례가 드문 화려한 콩쿠르 경력을 갖고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한 피아
니스트 아쉬케나지. 그러나 소련인의 신분으로 있는 한 그의 활동은 제한될 수
밖에 없었다. 해서 그는 1963년에 서방세계로 망명한다. 망명과 더불어 그의
활동은 눈부신 피아니즘의 지평을 열어가기 시작했고 독주자로서 최상의 세계
적인 명성을 얻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조국이 싫어서 서방으로 떠나긴 했지만 역시 고향만한  고장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떠돌며사는 영락없는 방랑자의 신세가 된다. 한때는
(1974년) 부인의 국적을 따라 아이슬란드의 시민권을 취득하고 아이슬란드에
서 살다가( 5년간이나) 런던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러나 런던은 도무지 정이
들지 않았다. 다시 옮긴다. 이번엔 네덜란드의 항구 도시 로텔담(Rotterdam)
이다. 바닷가 바로 곁에 있는 곳에 새집을 마련하고, 비로소 안정을 찾는다.

피아니스트로서 독자적인 지평을 열어가던 젊은 시절로부터, 지휘자로 변신하
면서 보다 넓은 음악세계를 열어 가는 아쉬케나지의 음악인생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엮으면서 사이사이에 그의 연주 모습을 삽입시키고 있는 이 LD는,
음악에 있어서나 인생에 있어서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미지의 세계,
더 낳은 세계를 추구해 나아가는 한 예술가의 족적(足跡)을 담담한 톤으로 보
여주고들려준다. 여기에 보고되는 그의 족적은 음악과 관련된 다수의 일화를
연결하는 형식이다. 그래서 재킷 타이틀을 '방황하는 음악가의 생애로부터의
일화들' 이라고 지은 것이다.

젊은 시절의 아쉬케나지와 바렌보임이 만나 모차르트의 [2대의 피아노를 위
한 협주곡 K.365]를 연습하는 장면으로 이 디스크는 시작된다. 이어서 나레이
터는 아쉬케나지가 1962년에 아이슬란드 태생의 소른양을 만나서 모스크바에
서 결혼하고 이듬해에 서방으로 망명했다는 사실을 알린다.

런던에서 로텔담으로 거처를 옮긴 아쉬케나지가 가구 하나 없이 덩그렇게 비
어있는 집안 구경을 시키며 이 고장에 대한 아내와 자신의 기대를 설명한다.
해변에 세워진 그의 집이 원경(遠景)으로 처리되면서 그 집의 소박한 아름다움
을 보여준다.

그의 음악 동료 중의 한 사람인 이차크 펄만(I.Perlmann)과 프랑크(C.
Franck)의 바이얼린 소나타를 녹음하고 녹음 상태를 점검하는 모습, 4손용으
로 편곡된 스트라빈스키(I.Stravinsky)의 [봄의 제전]을 바렌보임과 연습하는
광경, 1970년 앤트워프에서 독주회가 열리고 있는 동안 남편의 연주에 귀 기울
이는 부인의 모습이 계속 오버랩 된다.

베토벤과 더불어서 아쉬케나지 음악의 한 원천인 쇼팽(Chopin)의 [연습곡 작
품10의1]을 연주하는 무대가 뒤를 잇는다. 강렬한 힘과 섬세한 표현이 절묘한
균형을 보여주는 참으로 걸출한 쇼팽이 그의 손에서 울려 퍼진다. 이번엔 신문
에 게재된 자기 연주에 대한 음악평을 읽는 모습이다. 평론가들이 지적해주는
충고에 늘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그의 생각도 여기서 피력된다. 음악 앞에
서 진지하고도 겸손한 그의 인격이 보여지는 부분이다. 아쉬케나지는 필요할
경우 청중을 찾아가서 연주하는 스타일이다. 에스콕스(Escox)대학에서 행한
베토벤 리사이틀 실황이 이를 증거 한다. 그의 베토벤은 영웅적인 스케일과 다
정다감한 감정의 발로로 엄청난 감동의 회오리를 일으킨다.

아쉬케나지는 뛰어난 실내악 연주자이기도 하다. 펄만, 하렐(Lynn Harrell) 등
과 베토벤의 [피아노 트리오 작품 70의 2]를 녹음하는 장면에서 그의 피아노
가 바이얼린, 첼로와 더불어서 형성해 내는 순도 높은 예술혼을 보게된다. 실
내악에 대한 그의 집념 또한 강해서 베토벤의 피아노 트리오 전곡(全曲)을 레
코딩하는 성과를 만들어 낸다.

지휘자로서 겸업에 나선 것은 1975년이다. 아이슬란드에서 모차르트의 협주곡
을 녹음하면서 지휘를 시작했다. 콘서트에서 정식으로 지휘대에 선 것은 1977
년으로 런던이다. 이 음반은 1980년에 스웨덴 방송 교향악단을 지휘하면서 피
아노 독주를 겸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품은 레스피기
(O.Respighi)의 서정 어린 [토카타]와 [로마의 소나무]이다.

아쉬케나지는 베토벤과 쇼팽을 전문으로 탐구하는 한편 러시아 작곡가들의 피
아노 음악의 탐구에서도 커다란 진전을 보이게 된다. 1981년, 런던의 바비칸
센터에서 열린 리사이틀, 무소르그스키(Mussorgsky)의 [전람회의 그림]에
서 그의 완벽한 테크닉과 다이내믹한 연주를 만나게 된다. "예술은 힘을 바탕
으로 삼는다"는 원리가 철저하게 공감되는 무대인 것이다.

지휘자로서 그가 관심을 갖는 작곡가는 시벨리우스(Sibelius)이다. 도이치 그
라모폰 레이블로 발매된 시벨리우스 교향곡(交響曲) 전집(全集)이야말로 베토
벤 소나타 전집, 쇼팽 피아노 대전집과 더불어서 그가 이룩한 가장 위대한 음
악적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1981년, 런던의 로열 필하모닉 관현악단
(Royal Philharmonic Orchestra)의 음악감독으로 초빙됨으로써 지휘자로서
의 그에 대한 확고한 국제적 평가가 내려진 셈이다.

다큐멘터리 연출에서 발군의 능력을 보이고 있는 뉴펜(C.Nupen)의 영상미학
과 더불어서 과장 없이 담담한 톤으로 엮어진 이 한 장의 레이저 디스크를 통
해서 조국을 떠나 영원한 에뜨랑제로서 어느 곳에서나 객(客)일 수밖에 없는
그의 삶이지만 음악에 있어서는 확고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 한 거인(巨人)
의 모습을 만나는 기쁨을 갖게된다.

** 아쉬케나지의 레이저 디스코그라피
무소르그스키 : 전람회의 그림
* 피아노 판과 관현악 판이 함께 수록됨.
스웨덴 방송 교향악단
제작 : 파이오니어, WP-WPLP9718, 1983년 녹음, 1991년 발매

모스크바의 아쉬케나지 1
나센 : 교향곡 제 3번, 차이코프스키 : 교향곡 제 4번,
베토벤 : 피아노 협주곡 제 3번
로열 필하모닉
제작 : EMI, TO-TOLW3528, 1989년 녹음, 1990년 발매

모스크바의 아쉬케나지 2
호반치나 : 교향곡 제 2번,
무소르그스키 : 모스크바강의 밤빛,
월튼 : 교향곡 제 2번
라벨 : 다프니스와 클로에 제 2 모음곡,
차이코프스키 : 호두깍기 인형,
라흐마니노프 : 피아노 협주곡 제 1번(독주/가브릴로프)
로열 필하모닉
제작 : EMI, PO-POLW3529, 1989년 녹음, 1990년 발매

**** 레이저디스크
영상 : 크리스토퍼 뉴펜(Christopher Nupen,대본 및 연출), 스웨덴 방송 교향
악단
제작 : Teldec, 1987년, AAD, LD, Mono & Stereo, 9031-707772-6
연주시간 : 87분45초

Regis Pasqu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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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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