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반
타이틀 : Pavarotti & Friends
출연 : 루치아노 파바로티, 스팅, 주케로, 루치오 달라, 아론 네빌, 수잔느 베가, 마이크 올드필드,
브라이언 메이, 밥 겔돌프, 파트리시아 카스, 마이클 카멘, 네빌 부라더스
지휘 : 알도 시실리, 마이클 카멘
편곡 : 마이클 카멘
알칸젤로 코렐리 실내 관현악단
제작 / 폴리돌, 1992년 9월 27일, 모데나 공연실황녹음, DDD, CD
◈ 유튜브 듣기
제1회 (1992년) 공연실황
http://youtu.be/eEyFacD-PMA?si=sK8x4ODyfveMkqnc
체육 행사의 전야제 성격으로 기획되어서 그 이색적인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
시켰던 두개의 콘서트가 있었다. 하나는 1990년, 로마의 카라카라 욕장(浴場)에서 열렸던 로마 월드
컵을 위한 <파바로티·도밍고·카레라스>공연이었고, 또 하나는 1992년, 파바로티의 고향 모데나에서
열린 <국제 마술(馬術)경기대회>를 위해서 열린 <파바로티 국제 자선 음악회>였다.
전자(前者)는 현존하는 세계 최정상급의 테너 3명이 처음으로 한 무대에 섰다는 사실만으로도 음악
애호가를 흥분 시켰던 콘서트였다. 예상했던 대로 이 음악회는 열광적인 반응 속에서 열렸고, 그 실
황을 담은 음반은 보기 드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듬해 1991년은 파바로티가 가수 생활을 시작한지 30년이 되는 의미 있는 때였다. 당연히 그에겐
수많은 콘서트 제의가 들어왔다. 그러나 그 무렵 주치의는 감당할 수 없이 불어나는 파바로티의 체중
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을 경고하고 콘서트 횟수를 줄일 것을 충고했다. 그럼에도 그의 공
연은 계속되었다.
그해 4월, 파바로티가 가수로서 데뷔했던
레조 에밀리아(Reggio Emilia)에서 가수 생활 3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었고,
런던 하이드 파크에서는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찰스 황태자 부부를 비롯한 10만 여명의 매
머드 청중 앞에서 노래했고,
캘리포니아 남부 산디에고 스포츠 아레나에서 2만 여명 청중 앞에서,
뉴욕의 센트럴 파크에서는 그와 가까운 스타들과 함께 무대에 등장해 청중을 열광 시켰다.
그리고 1992년 9월, 그의 고향 모데나에서 열린 자선 음악회에 거구(巨軀)를 나타냈다.
1992년 9월 27일, 모데나 특설무대에서 열린 콘서트는 또 하나의 이색적인 이벤트였다. 출연자들의
면면을 보면 클래식 부문에서는 파바로티가 유일했고,
팝 필드에서는 영국, 미국, 아일랜드,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1급의 스타들이 망라되
었다.
오프닝에서 파바로티와
세자르 프랑크의 <생명의 양식 Panis Angelicus>을 노래한 영국 톱스타 스팅,
역시 파바로티와 이중창으로 <미제레레 Miserere>를 노래한 이탈리아 팝스타 주케로(Zucchero),
여성 싱어 송 라이터 수잔느 베가(Suzanne Vega),
프렌치 팝스타 파트리시아 카스(Patricia Kaas),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를 흑인 특유의 스피리튜얼로 노래한 미국 뉴올리언스의 리듬 앤 블루스
싱어 아론 네빌(Aaron Neville),
칸소네의 거장 루치오 달라(Lucio Dalla),
기타의 거물 브라이언 메이(Brian May),
편곡의 귀재이면서 색소폰의 달인(達人)인 마이클 카멘(Michael Kamen),
밴드 에이드(Band Aid)의 제창자인 밥 겔돌프(Bob Geldolf) 등 그야말로 스타 군단의 면면이었다.
콘서트의 형식으로 보자면 일종의 버라이어티 쇼였다. 여기에 파바로티라는 거물이 양념처럼 끼어있
는 공연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62분간에 걸친 콘서트에서 파바로티가 출연한 부분은 15분에
지나지 않고 그나마 팝 가수들과의 중창(重唱)으로 그의 출연을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콘서트의 이름을 <파바로티 국제 자선음악회>라고 지어서 공연하고, 이 실황을 담은 디스크의
타이틀을 <파바로티와 친구들 Pavarotti & Friends>이라고 작명한 것을 보면 상업적 냄새가 물씬하
다.
그러나 어차피 콘서트든 음반이든 음악을 상품으로 앞세운 것이니 타이틀을 대놓고 시비할 사람은
없을테고, 더 중요한 문제는 콘서트의 내용이다. 선전은 요란했지만 정작 뜯어보면 속빈 강정이 얼마
나 많은가?
이 음반에 담겨진 공연 품질은 간신히 수준급은 유지했다.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파바
로티가 등장하는 스테이지에서 들려준 마이클 카멘의 놀라운 편곡 솜씨와 오케스트라의 성실한 반주
였다.
오프닝에서 스팅과 파바로티가 이중창으로 노래한 프랑크의 <생명의 양식>,
칸소네 스타 주케로와 노래한 주케로 작곡의 <미제레레>,
루치오 달라와 노래한 <카루소>에서 들려지는 편곡의 아름다움과 풍요한 음향은 참 좋았다.
특히 스팅과 파바로티의 이중창은 박인수와 이동원의 <향수>를 상기시키기도 했는데 공연 기획자의
아이디어가 아티스트에 의해서 빛나게 살아나는 현장을 보여준 대목이다. 또 하나 아름다운 장면은
아론 네빌이 노래한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다. "관능적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아마도 이런 게 아닐
까!"라는 감동이 들만큼 그의 노래는 흑인만이 표현할 수 있는 독특한 스피리추얼을 들려준다.
새삼 "음악은 우주의 언어"라는 실감을 아론이 일깨워주는 장면이다.
그 밖의 공연은 우리가 팝 스타들의 실황 앨범에서 일상적으로 만나는 수준의 내용들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결 점잖은 분위기라는 것일 뿐.
<파바로티와 친구들>은 분명 특별한 발상이었다. 뚱뚱이 파바로티가 오페라 무대에서 퇴출되고 있던
상황에서 일대 반전을 일으켰고, 그래서 이 타이틀로 해마다 모데나에서 공연하고, CD 찍고, 레이저
디스크 만들고, DVD도 만들어서 그야말로 돈 되는 건 모조리 다 하면서 엄청난 돈을 그에게 벌어다
주었다. 그러니 너무 큰 기대를 가지면 실망하고, 덤덤한 기분으로 만나면 오히려 상큼한 재미를 주
는 음반이고 영상이다.
◉ 수록된 작품들
1. 세자르 프랑크 / 생명의 양식
2. 주케로 / 미제레레
3. 스팅 / 당신 없이는 외로워
4. 루치오 달라 / 카루소
5. 네빌 브라더스 / 하루만 더
6. 슈베르트 / 아베 마리아
7. 베가 / 리버풀에서
8. 루치오 달라 / 아멘
9. 올드필드 / 파수꾼
10. 주케로 / 를루로
11. 브라이언 메이 / 사랑의 결말
12. 스팅 / 아마도 나 일 꺼야
13. 겔돌프 / Room 19
14. 카스 / 나를 지나간 남자
15. 베르디 / 여자의 마음
◉ 파바로티와 친구들 주요 공연
▶ Pavarotti & Friends 2002
주제 : "앙골라의 어린이를 위하여"
출연 : Zucchero, Grace Jones, James Brown, James Brown, Elisa,
Augusto Enriquez & his mambo band, RAf and gino Paoli, Andrea Bocelli.
▶ Pavarotti & Friends 2000
주제 : "티벳과 캄보디아 어린이를 위하여"
출연 : Aqua, Tracy Chapman, Eurythmics, Savage Garden
▶ Pavarotti & Friends 1999
주제 : "과테말라와 코소보 어린이를 위하여"
출연 : Boyzone, Mariah Carey, Gloria Estefan, Ricky Martin, Lionel Richie
▶ Pavarotti & Friends 1998
주제 : "리베리아 어린이를 위한 기금 모금"
출연 : Celine Dion, Jon Bon Jovi, the Spice Girls, Vanessa Williams
▶ Pavarotti & Friends 1996
출연 : Eric Clapton, Elton John, Sheryl Crow, Zucchero, Un Piccolo Aiuto
▶ Pavarotti & Friends 1995
출연 : Cosi Celeste. Bono, The Edge, Jovanotti, Nenad Bach, Simon Le Bon, Gam Gam,
Dolores O'Riordan, Meat Loaf, Michael Bolton, The Chieftains.
▶ Pavarotti & Friends 1994
출연 : Andrea Bocelli, Bryan Adams, Giorgia, Andreas Vollenweider, Nancy Gustaf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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