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투브 감상
Three Mo' Tenors La Donna E Mobile
http://www.youtube.com/watch?v=JoZtyk3br3E&feature=player_detailpage
Three Mo Tenors - Try to remember & Not while i'm around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TyJhBaYo9oM
“도밍고, 파바로티, 카레라스! 당신들 우리처럼 노래할 수 있어? 우리는 ‘네순
도르마(nesun dorma)’도 부른다고! 당신들만 쓰리 테너가 아니야!”
레너드 번스타인, 주빈 메타와 함께 활동하며 1995년 토니상에 노미네이트 되
기도 했던 빅터 트렌트 쿡. 시카고 리릭 오페라의 중심 멤버로 브로드웨이 뮤
지컬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로드릭 딕슨. 로저 노링턴, 사이먼 래틀, 에사-
페카 살로넨과 협연하며 존 아담스의 현대 오페라에도 출연한 경력이 있는 토
마스 영. 이렇게 미국 출신 흑인 테너 세 사람이 함께 한 이 앨범은 보는 각도
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기존의 쓰리 테너를 미국식으로 슬쩍 비웃고 있는 듯 하
다. 그것도 대단히 자부심을 갖고 말이다.
첫 곡은 베르디의 리골레토 가운데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이’. 이 세 사람의
흑인 테너는 약간 우스꽝스럽게 편곡된 오케스트레이션 위에 대단히 그럴듯하
게(클래시컬하게)노래 부르고 있다. 백인 쓰리 테너처럼 가사를 교대로 주고받
는 부분에서는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 데, 두말할 것 없이 기존 쓰리 테너를 염
두에 두고 있음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물론 서로 원수 진 일이 없으니 불순한
의도가 담겨 있으리라고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선의의 패러디가 아
닐까? 보수적인 클래식 애호가라면 이들의 발성을 문제 삼을 수도 있겠지만
일 다음 곡을 들어보면 그런 생각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단히 노
골적으로 본색을 드러내며 앨범의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페라 아리아 다음에 이어지는 곡이 하필이면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나오는
열 여섯 마디 블루스 곡일까? 이거야말로 기존의 쓰리 테너가 사용했던 방식을
빌어서 한 바탕 놀아보자는 의도가 분명하다. 애초부터 이들은 베르디의 아리
아를 클래시컬하게 부를 의도가 없었던 것이다.
그저 장난 한번 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음악적 완성도는 어떨까?
이 음반에서 이 세 사람이 들려주는 노래와 음악성… 적어도 자신들이 부르고
싶었던 분야에서 만큼은 감히 흠잡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하다. 흑인 특유의 기
름진 음색이 천부적인 리듬감과 함께 신나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브로드웨
이 뮤지컬에 나오는 블루스 풍의 곡으로 포문을 연 이들은 잠시 도니제티를 거
치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이내 신나는 듀크 엘링턴의 히트곡 메들리로 이어진
다.
흥겹기 그지없는 ‘Take ‘A’ Train’이 끝나면 몇 곡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곡을
거쳐 놀랍게도 ‘네순 도르마’가 기존의 쓰리 테너를 흉내내는 차원에서 연주된
다. 그 뒤를 잇는 곡은 C. Lewis의 유명한 블루스 넘버 ‘Today I Sing The
Blues’. 왠만큼 블루스 음악에 관심 있는 음악 애호가라면 혹시 B.B.king이 나
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할 만큼 기타 도입부는 물론 창법까지 극도로 블루지하
다. 이 음반은 이후에도 재즈 스텐다드 넘버 메들리를 정신없이 들려준 다음
가스펠 메들리로 다소 경건하게(?) 마무리를 하고 있다.
분명히 이야기 하지만 이 음반은 점잖은 클레식 애호가들에게는 어울리지 않
는다. 그리고 고전음악의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는 음반도 아니다. 브로드웨
이 뮤직컬 품의 음악을 좋아하지 않으면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듣는 음악애호가들, 더 나아가서는 기존 쓰리 테너로부터 식상함을 느끼는 음
악애호가들에게는 하나의 약이 될 수 있는 음반이다.
스파이크 리의 ‘Mo’ better Blues’를 염두에 두고 붙인 제목 ‘Tree Mo’ Tenor’
(기존의 쓰리 테너 말고 여기 쓰리 테너가 더 있다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듯)도 재미있는데, 한가지 예상했던 바이기도 하고 그들 입장에서 당연한
일이기도 하겠지만 ‘American The Beautiful’을 감격스럽게 부르는 부분에서
는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 정규서는 음악 컬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 음반 리뷰는 CD가이드에
서 가져왔다.
** 퍼 가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출처를 밝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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