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반 (CD, LD, DVD)
타이틀 / Spirituals in Concert 흑인영가 연주회 실황연주
출연 : 캐슬린 베틀, 제시 노먼
지휘 : 제임스 레바인
하프 : 넨시 알렌
플루트 : 휴버트 로우즈
피아노 : 실비아 올든 리
오르간 : 에블린 심프슨 쿠렌튼
제작 / 도이치 그라모폰,CAMI VIDEO 1990년 제작
레코드 번호 / 072 249-1,DIGITAL STEREO(DDD)
◈ 유튜브 듣기
Jessye Norman과 Kathleen Battle 흑인영가 공연 실황
카네기 홀 1990년 3월 18일
The New York Philharmonic
Members of Metropolitan Opera Chorus,
Members of The Metropolitan Opera Orchestra
지휘 : James Levine-Director
http://youtu.be/0uWDru5PzaA?si=g-WzPfe3j7DjSdD-
"어찌 사람이 알리요 이 세상의 우수를
어찌 사람이 알리요 이 괴로움을
흐느끼는 설움과 만나도 일어설지라.
폭풍이 불어도 일어설지라. 쓰러지는 일이 없이 일어설지라"
미국 흑인을 생각할 때 우리 뇌리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알렉스 헤일리의 소설 <뿌리>,
또 하나는 <흑인 영가 Negro Spiritual>이다.
평화롭게 살고 있는 아프리카의 한 마을에 한 떼의 노예사냥꾼들이 나타나 흑인들을 무자
비하게 잡는다. 그들은 마치 짐짝처럼 배에 실리고, 백인 노예상인에게 넘겨진다. 이때부
터 그들에겐 오직 처참한 노예생활이 주어질 뿐 인간적 삶은 박탈당한다. 그들의 후예가
오늘의 아메리칸 니그로다.
알렉스의 소설 <뿌리>에서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는 흑인노예의 모습을 우리는 너무도 선
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짐승 같은 삶, 오로지 절망만 존재하는 삶이 그들의 전부였다. 그
래서 흑인 노예들에게 현세는 "어서 떠나고 싶은 때와 장소일 뿐“이었다. 따라서 그들이
매달릴 수 있는 유일한 위안과 희망은 신앙이었다. 기독교가 들려주는 천국이 하루라도 빨
리 가고 싶은 그들의 본향(本鄕)이었다.
엄청난 절망과 비참한 현세에서 그들이 스스로 찾은 위안과 간절한 소망을 담은 노래가
흑인 영가다. 단지 피부색이 검을 뿐, 그들도 엄연한 인간이라는 사실이 백인들에 의해서
철저하게 무시된 삶. 이러한 비극은 한편으로는 흑인들 스스로에게 자유를 향한 투쟁에 처
절하게 나서는 자각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주여 나는 권리를 가졌습니다.
주여 나는 권리를 가졌습니다.
주여 나는 권리를 가졌습니다.
나는 생명나무에 대한 권리를 가졌습니다"
구약성서의 시편(詩篇)에서 가져온 이 간절하고도 당연한 절규. 때문에 흑인영가는 그 어
떤 민요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음악상의 독특한 성격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으로서 선언
적 의미와 메시지를 갖는다고 보아진다. 노예의 멍에를 벗기 위한 싸움에서 그들이 외쳤던
"주여 나는 권리를 가졌습니다"라는 이 절규에서 흑인 영가의 음악적, 문학적 메시지를 발
견하게 된다. 도대체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의 민요에서 이러한 절규를 발견할 수 있
겠는가? 바로 이러한 점이 흑인 영가를 이해하는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흑인 노예들의 절망과 고통, 恨, 위안, 희망이 구구절절 담겨있는 영가(靈歌)들은 입에서
입으로 世代에서 세대로 구전되어 그 생명을 지켰다. 또한 이 노래는 두 세기를 거치면서
미국 전역으로 번졌다. 그것은 노예의 모진 목숨만큼이나 질기고 강인하게 구전되고 널리
퍼졌다. 흑인 어린이들은 말과 함께 이 노래를 배웠다.
<주님을 찾을 때까지 저는 울고 또 울었습니다>
<저 위대한 아침이 오고>
<가라, 모세>
<내 머리 위를 넘어 하늘의 고통이 보이네>
<기도할 때마다 나는 성령을 보며 내 마음이 움직입니다>
<내가 당한 고통 아무도 모르네>
<깊은 강>
<Swing low, Sweet chariot>
등 수많은 흑인 영가들은 바로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흑인영가는 남북전쟁 당시인 1860년대 까지만 해도 아직은 체계화되지는 못했다. 이것이
체계화된 최초의 작업은 1871년으로 기록되어 있다. 내슈빌의 흑인 대학 피스크 대학의
주빌리 싱어즈(Jubilee Singers of Fisk University)가 흑인영가를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연주하고 악보를 보급하기 시작한 때가 1871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의 같은 시기에 몇몇 성악가들이 그들의 연주회에서 영가를 노래했다. 이러한 활
동의 결과로 흑인영가는 영국에까지 소개되었다. 물론 오늘에 와서 이 음악은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음악언어로 확고한 자리를 잡았을 뿐 아니라 미국 출신의 흑인 성악가들에겐 그
어떤 레퍼토리보다도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
이 디스크에 수록되어 있는 흑인 영가들은 미국이 배출시킨 불세출의 두 흑인 소프라노,
캐슬린 배틀 (Kathleen Battle, 1948- )과
제시 노먼 (Jessy Norman, 1945-2019)이
1990년 3월 18일, 뉴욕 카네기 홀에서 가졌던 흑인영가 콘서트(Spiritual Concert)실황
을 녹음한 것이다. 우선 첫 인상부터 말한다면 이 디스크야말로 지금까지 발표된 그 어떤
영가보다도 월등한 감동과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보는 사람에게 깊이 심어준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실로 경이로운 체험이었다. 피상적으로만 그저 그렇겠거니 들어왔었던 영가들이 여
기에선 뜨겁게 살아있는 체온과 눈물과 기쁨으로 가슴에 파고든다. 이런 의미에서 이 기록
은 흑인 영가의 역사를 통해서 가장 기념할만한 소중한 콘서트로 기록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흑인으로서는 보기 드문 미모의 캐슬린 베틀은 일본 텔레비전의 CF(닛카 위스키)의 모델
로 등장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프리마 돈나였다. 베틀은 1948년 8월 13일, 미
국 오하이오 주 보스머스에서 태어났다. 신시내티대학교에서 학사학위와 석사학위를 받았
고, 졸업하던 1972년에 이탈리아 스폴레토 음악제에서 데뷔하였다. 이때부터 주로 콘서트
싱어로 활약하다가 1977년에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발탁되어 오페라 무대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데뷔작은 <탄호이저>의 양치기였는데 이 역으로 재능을 인정받았다. 이때부터 그녀에게 출
연 제의가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특히 모차르트의 오페라에서 두각을 나타냈는데 <피
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후궁으로부터의 탈출>등에서 그녀의 노래와 연기는 일품이었
다.
배틀이 세계적인 명성을 획득하게 된 계기는 잘츠부르크 음악제 이후로 보는 견해가 많은
데, 1988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해외공연에서 그녀가 프리마 돈나로 선발된 것이 그 사
실을 뒷받침한다.
강인하면서도 여유 있는 느낌을 주는 프로필의 제시 노먼.
마리언 앤더슨, 레온타인 프라이스 같은 흑인 藝人의 맥을 이은 제시 노먼의 얼굴을 자세
히 살펴보면 왼쪽 눈 아래에 깊이 패인 상흔이 뚜렷하다. 이것이 마치 미국 클래식 음악
계에서 흑인들이 겪어야하는 말할 수 없는 고초의 상징처럼 느껴져서 예사롭지가 않다.
1945년, 조지아 주 어거스터에서 출생했다. 워싱턴의 하워드 대학교, 미시건 대학교, 피바
디 음악원에서 공부하고 재능도 특출했지만 미국에서의 성공은 어림도 없을 것으로 그녀
는 판단했다. 그래서 성공의 발판을 유럽에서 찾기로 하고 1968년에 독일 방송이 주최한
국제 콩쿠르를 기회로 삼았다. 이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바로 이듬해에 베를린 도
이치 오페라와 계약하고 데뷔했다.
2년 뒤엔 베를린 음악제에 초빙되어 <피가로의 결혼>에서 백작부인을 노래해 엄청난 갈채
를 받았고, 이때부터 파리를 거점으로 삼아 눈부신 명성과 성공을 쌓아 나아갔다. 이때 비
로소 미국도 프리마 돈나로 인정한다는 제스처를 보여줬지만 그녀는 여전히 유럽을 떠나
지 않았다.
1982년, 미국 음악잡지가 노먼을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한 것이 미국 매스컴이 보여준
최초의 미소였고 이후부터 그녀의 존재감은 미국에서도 대단했다. 1983년에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데뷔했고, 1985년 1월 레이건 대통령 취임식 때와 1986년 4월, 엘리자베스 영
국 여왕 탄신 60회 기념음악회에 잇달아 출연해서 국빈 대우를 받았고, 그 절정은 프랑스
혁명200주년 기념식장에서 달성되었다. 미국 시민이 프랑스 최대의 역사적 기념일에 프랑
스 국가를 노래하는 영광을 얻은 것이다. 프랑스는 그녀를 따뜻이 보살펴 성공의 기반을
마련해 주더니 이러한 영광까지를 선물하는 여유를 보였다. 일찍이 프랑스 국민들이 뉴욕
바닷가에 자유의 여신상을 선물했던 것과 그들의 혁명 기념식에 미국 흑인을 초빙해서 자
기네 국가를 노래하게 한 이 두 가지 사실은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배틀과 노먼은 매우 대조적이다. 외모가 그러하고 음악이 그러하다. 또한 경력에서도 두
사람은 많은 차이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적어도 이 무대에서만큼 그들은 흑인이라는 숙명
으로 완벽한 일체를 이루는 동질성(同質性)의 모습으로 존재했다. 개개의 연주에서 그들이
보여준 동질의 스피리추얼이 보는 사람들을 감동시키지만, 특히 캐슬린 배틀이 노래한 <주
여, 어찌하여 제가 여기에 왔습니까? 저는 결코 태어나기를 원치 않았습니다>라는 영가와
두 사람이 함께 노래한 <고향으로 돌아가리라고 믿습니다. 주여, 왜 도와주지 않으시나요>
에서 받는 감동은 거의 충격적인 것이다.
배틀의 크고 아름다운 눈은 <저는 결코 태어나기를 원치 않았습니다>를 노래하는 동안 눈
물을 그렁그렁 달고 있었고, 노먼의 뺨 위에 그어진 상흔은 <주여, 왜 도와주지 않으시나
요>를 노래할 때 더 깊이 패이고 있었다. 둘은 노예로 끌려 왔던 그들 조상들의 아픔을
간절하고 분명하게 재현했다. 객석을 가득 채운 청중들은 거의 백인들이었던 것도 예사롭
게 보이질 않는다.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나는 일찍이 케네디가 했었던 이 말을 상기해야
만 했다.
"우리는 전 세계를 향해 자유를 설교하고, 또 그것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우리는
이곳, 우리나라에서 자유를 소중히 아끼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를 향하여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들 서로를 향하여 ---이 나라는 흑인을 제외하고는 자유의 토지이
며, 우리는 흑인을 제외하고는 제2급의 시민을 가지지 않았으며, 우리는 흑인에 대한 존경
을 제외하고는 그 어떠한 계급도, 카스트도, 게토도, 1등 민족도 가지지 않았다고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 Side 1
1. In that great getting up morning
2. Great Day
3. Sinner, Please don't let this harvest pass
4. Over my head / Lil' David
5. Oh, What a beautiful city
6. Lord, How come me here
7. I believe I'll go back Home / Lord, Won' t You help me
8. Witness
9. Give me Jesus
10. Swing Low, Sweet Chariot
11. Deep River
12. Certainly, Lord
▶ Side 2
1. Ride on, King Jesus
2. Oh, Glory
3. Scandalize My name
4. Talk about Child
5. Ain'-a That good news
6. You can tell the World
7. Calvary / They crucified my Lord
8. My God is so high
9. There is a balm in Gilead
10. He's got the whole World in His Hand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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