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반
타이틀 /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
출연 : Francisco Araiza, Thomas Allen, Agnes Baltsa,
The Academy of St. Martin in the Fields
지휘 : Sir Neville Marriner
The Academy of St.Martin-in-the-Fields
제작 / Philips, 2 CDs DDD
발매 : 2002년 4월
◈ 유튜브 듣기
제1막 중 피가로와 로지나의 이중창
Dunque Io Son 바로 나예요, 난 참 행복한 여자지요
Agnes Baltsa - Rosina
Sir Thomas Allen - Figaro
http://youtu.be/2WVWCyWwEoQ?si=E4U1Psxlmv1fYwiV
로시니가 쓴 오페라 가운데서도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는 희가극 <세비야의 이발사>는
1816년, 로마에서 초연된 이래 세계에서 가장 많이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다. 바람둥이
백작 알마비바가 온갖 우여곡절 끝에 꾀돌이 이발사 피가로의 도움을 받아서 로지나와
결혼하는데 성공한다는 줄거리를 갖고 있는 이탈리아 오페라 부파의 전형적인 작품이다.
음반도 엄청 많이 발매되어 있다. 전곡을 담은 음반만 해도 9종에 이른다(1995년 현재).
이 음반은 10곡을 발췌해서 편집한 것으로,
지휘는 네빌 마리너,
피가로는 테크닉의 귀재 토마스 알렌,
로지나는 그리스 출신 아그네스 발차,
알마비바 백작은 테너 프란시스코 아라이자,
바르톨로는 도메니코 트리마르치 등 호화 캐스트가 포진해 있다.
오케스트라는 St Martin-in-the-Fields, 암브로시언 합창단이 출연하고 있다.
토마스 알렌은 역시 뛰어난 테크닉을 구사해서 듣는 이를 감탄시키지만 왠지 피가로역
으로는 알맞지 않다는 느낌이 강하다. 로시니가 요구한 피가로의 모습은 재간꾼, 재치꾼
에 얼렁뚱땅 둘러대는 건달의 모습인데, 알렌의 노래는 진지하고 심각하다. 말하자면 캐
릭터를 표현하는 데서 다소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 오페라는 기교만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그의 노래에서 새삼스레 확인된다.
로지나 역의 아그네스 발차는 좀 과하다. 오버 액션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는 생각조차
들 정도다. 자기 기분에 지나치게 도취된 나머지 전체적인 극의 흐름과는 왠지 유리된
느낌이다. 중용의 지혜가 아쉽다.
이에 비해서 아라이자의 노래는 표정이 풍부해서 듣기 좋다.
지휘자 네빌 마리너, 이 작품이 그의 첫 오페라 레코딩이다. 로시니가 요구한 재치와 유
머를 악보의 행간에서 잘 찾아내는 지휘를 하고 있다. 관현악 용법이 막힌 데 없이 시
원시원하고 경쾌하고, 성악가들과의 조화에서도 능숙하고 영유가 있다.
녹음의 질감은 선명하다. 성악과 기악의 균형도 이만하면 훌륭하다. 9종의 <세비야의 이
발사> CD 가운데 톱의 자리에 이 음반을 놓아도 좋을 듯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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