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반
타이틀 / 쇤베르크 :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지휘 :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베를린 필하모니커
수록곡 : 교향시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쇤베르크), <서정 모음곡> (베르크)
제작 : 도위치 그라마폰, 1974년 1월(쇤베르크), 1973년 11월(베르크)
◈ 오디오 듣기
카라얀의 1973년 연주실황
http://youtu.be/cJdU1McBaDE?si=KlWw_xZkatDVz31A
스승과 제자의 작품이 나란히 수록된 음반이다.
신(新)빈악파의 수장 아르놀트 쇤베르크(A.Schönberg, 1874-1951)와 그의 수제자 알반 베르크
(A.Berg, 1885-1935)의 관현악곡 한 작품씩이 여기에 담겼다.
쇤베르크의 교향시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Pelleas and Melisande>,
베르크의 <서정 모음곡 Lyric suite>을 카라얀이 지휘하고 베를린 필이 연주했다.
쇤베르크의 작품은 포레와 드뷔시도 소재로 다루었던 벨기에 극작가 모리스 메테를링크의 비극적
희곡, 펠레아스와 멜리장드를 음악화 한 것이다. 비극적 운명 앞에 죽어 가는 두 연인의 러브 스
토리가 4관 편성이라는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통해서 정밀하고도 감동적으로 재현되고 있다.
현대음악에 대한 실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에 쓰여진 이 작품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강한 영향 밑에서 숙성된 것이어서 음악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말하자면, 쇤베르
크 개인에게 있어서나 유럽의 음악사를 통해서 현대음악과 낭만주의음악을 분할하는 하나의 분수
령에 해당되는 작품이어다.
알반 베르크의 <서정 모음곡>은 대편성 오케스트라에게 무조음악을 실험하고 있는 일종의 전위적
작품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후에 등장하는 오페라 <보체크>처럼 본격적인 무조주의가 등장하는 작
품은 아니고 다분히 실험적일 뿐이다. 전통과 변화가 공존하는 작품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 작
품도 대중적 친화력이라는 측면에서 별 무리가 없다. 그래서 음반기획자의 선곡안이 뛰어나다는
칭찬이 등장한다.
쇤베르크를 연주하는 카라얀과 베를린 필하모니커가 유난히 돋보이는 음반이다. 흠 잡기가 어렵
다. 오히려, 그들의 연주는 매력적일 뿐이다.
펭귄 가이드 북의 평자는 “화려한 태피스트리(tapestry)를 보는 것” 같다고 극찬했다. 그들의 사운
드는 표정이 풍부하고 색감이 뛰어나고 세밀하고 세련되어 있다.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이 정도로
화려하고 세련될 수도 있구나!”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카라얀은 오케스트라를 완벽하게 장악하
고 자신이 의도대로 음악을 이끌어 가고 있다. 따라서 그들의 소리는 역동적 미학의 극치점을 들
려준다. 연주와 녹음, 둘 다 완벽하고 아름답고 화려하다.
알반 베르크의 <서정 모음곡>에서 카라얀은 면밀한 악곡 해석을 토대로 눈부신 광채를 더하고 있
다. 베르크의 음악적 특성들이 완벽하게 재현되고 있다. 무조적 실험마저도 그래서 예쁘게 들려온
다. 특히, 제1악장 전주곡은 보기 드문 명연이고 절연(絶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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