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반
타이틀 / 20세기 첼로 / 하이모비치
첼리스트 : 메트 하이모비츠 (Matt Haimovitz, 1970- )
수록곡 :
코다이 무반주 첼로 소나타 op.8 (1915),
브리튼 첼로 모음곡 제3번 op.87 (1971)
베리오 레치타티보 ‘말은 사라지고’ (1979),
헨체 독주 첼로를 위한 카프리치오 (1981),
녹음 : 1993년 9월 (코다이, 브리튼) 함부르크
1994년 2월 (베리오, 헨체) 뉴욕
발매 : 1995년
제작 : 도이치 그라마폰, 3 CD, DDD
연주시간 : 69분 22초
◈ 유튜브 듣기
György Ligeti : Sonata for solo cello
Matt Haimovitz
http://youtu.be/kYLuAe-AUNQ?si=shV5zh0aDTxeiUW7
바로크 시대만해도 첼로는 통주저음악기 그룹에 도매금으로 처박히는 통에 독주악기로서 조명
받는 일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는 형편이었다. 단지 바흐라는 거장만 이 악기가 지닌 독자
성에 눈을 뜨고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라는 위대한 작품으로 특별한 대접을 했지만, 이 작품
역시 파블로 카잘스라는 20세기의 명인이 등장하기 이전까지는 세상 빛을 보지 못했던 신세였
다.
18세기와 19세기, 첼로의 위상은 역시 한 구석으로 재껴진 상태였다. 이 악기를 위한 명작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지만 언제나 그 곁에는 피아노나 오케스트라가 있기 마련이었다. 첼로 하나만
으로는 왠지 너무 많은 여백이 있다는 생각을 당시 작곡가들이 가졌기 때문이었다.
20세기, 카잘스는 이 악기의 미래를 위한 찬란한 무대를 본격적으로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 최
초의 작업은 바흐의 모음곡을 재발견하고 이 작품을 널리 보급하는 것이었고, 이와 병행해서
자기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작곡가들을 자극시켜서 새로운 첼로 독주곡을 만들게 하는 일이
었다. 그의 노력으로 첼로는 일약 20세기 무대의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수많은 첼로의 명인들이 속속 태어났고,
졸탄 코다이,
벤자민 브리튼,
루치아노 베리오,
한스 헨체 등 20세기의 작곡가들이 다투어서 이 악기를 위한 창작 대열에 뛰어 들었다.
3장의 CD로 발매된 하이모비치 앨범엔 모두 15명의 작곡가들이 쓴 첼로 독주곡들이 담겨 있
다. 여기서는 그 중의 한 장 위에 적은 4명의 작곡가들이 쓴 대단한 첼로 독주곡 4곡 앨범을
소개한다.
코다이의 작품은 첼로로 구사할 수 있는 온갖 종류의 테크닉이 총망라되고 있고,
브리튼의 모음곡은 다분히 회고조이면서도 러시아적 색체가 강하며,
베리오의 것은 현란한 기교보다는 음향효과의 미묘한 변화에 치중하고 있으며,
헨체의 카프리치오는 짤막한 단막극을 보듯 다양한 변화가 깃든 작품이다.
이스라엘 출신의 첼리스트 하이모비츠는 이 음반에서도 놀라운 기량을 자신만만한 여유로 펼치
고 있다. 어떤 경우의 고난도 테크닉도 아주 쉽게 술술 풀어가고 있고, 그가 부르는 노래는 따
뜻한 정감이 가득 담겨 있다.
코다이의 무반주 소나타 연주의 최고봉이라는 야노스 스타커의 그 경탄할만한 경지엔 아직 미
치지 못한다 해도 아주 정직한 잣대로 둘의 음반을 비교해보면 이 젊은이의 연주가 얼마나 농
익어있는 것인가를 발견할 수 있다.
1970년에 연주된 스타커의 연주를 듣고 코다이 왈
“제3악장에서 리타르단도(ritardando, 점점 느리게)만 정확했다면 성경 같은 연주일 텐데”라고
했다. 하이모비츠의 리타르단도는 부족함도 넘침도 없다. 얄미울 만큼 순도 높은 연주다. 엄청
난 연습과 천부적 감수성의 결과일 것이다.
녹음 점수는 90점 이상이다. 첼로 달랑 하나를 대상 삼았으니 녹음의 어려움은 별반 없었겠지
만, 저음에서 고음까지의 표현이 아주 자연스러워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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