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위 : 데뷔 앨범 Diva
아래 : 두 번째 앨범 Prima Donna
◈ 음반
지휘 : 이보르 볼튼
노래 : 레슬리 가레트
수록 작품 : 빛나는 천사, 마음의 저울, 내 이름은 미미, 나를 울게 하소서,
한떨기 장미꽃 등 15곡
제작 : Silva America, CD
◈ 유튜브 듣기
헨델 : 울게하소서 Lascia ch`io Pianga
영화 <Love Lessons>에 삽입되었다.
Lesley Garrett
http://youtu.be/7tcbmLblkFQ?si=i-peGGsrsXviRjVW
아더 설리반(Arthur Sullivan, 1842-1900)의 오페라 <미카도 Mikado>를 수록한
음반으로는 최고의 것으로 평가되었던 데카의 하일 라이트 디스크(지휘 : 로이스 톤
네쉬, 1973년 제작)를 통해서 레슬리 가레트라는 존재가 알려지기는 했지만, 이때
까지만 해도 역시 가레트라는 이름은 물론 그녀의 가창력은 생경했다.
1993년, 가레트의 독집 앨범이 드디어 선을 보였고, 이 한 장의 앨범으로 비로소
그녀가 영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주목을 받는 인물로 부상하기에 이른다. 'Diva!'라
는 앨범이다(Silva America 제작, 지휘 : 앤드류 그린우드). 이 음반은 편집에서 눈
길을 끌었다. 전 세계적으로 크게 히트한 영화에 사용되었던 오페라 음악들만 한 자
리에 모았기 때문이었다.
'칼멘 존스'
'검은 눈동자'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헨리 5세'
'오페라의 유령'
'전망 좋은 방' 등
영화를 통해서 이미 대중들과 친숙해진 오페라 레퍼토리를 한 군데에 모은 것이다.
이 앨범이 영국에서는 물론 미국의 빌보드 차트에서도 상위에 랭크됨으로써 가레트
는 그의 앨범 타이틀처럼 성악계의 새로운 <여왕 Diva>으로 등극했다.
가레트는 요크셔 출신이다. 할아버지가 피아니스트, 어머니는 성악가, 아버지 역시
뮤직 마니어, 온 가족이 음악하는 분위기에서 성장했다. 1970년대에 오페라 가수로
데뷔했지만 1981년이 되기까지는 무명의 조역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다가 1981년,
영국 음악계의 가장 권위 있는 상의 하나인 <캐서린 페리어상>을 받으면서 그녀의
위상은 크게 달라진다.
바로 그 해에 웩스포드 페스티벌에서 <오를란도>의 도린다라는 주역을 맡게 되고,
영국 국립 오페라에도 스카우트되어 새로운 활동의 지평이 활짝 열리게 되었다.
가레트는 평범한 프리마 돈나가 아니다. 필요하다면 파격도 서슴지 않는다. 요한 슈
트라우스의 <박쥐>에서 팝 싱어 마돈나처럼 바스크만을 입은 반나체의 차림으로 무
대에 나타나 사람들을 노래킨 해프닝에서, <Diva>에 이어서 발표한 앨범 <Prima
Donna>앨범 재킷 사진(이 사진은 바네사 메이의 것을 훨씬 능가할 만큼 파격적이
다)에서 관능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서 그녀의 파격이 확인된다.
첫 앨범을 영화음악에 쓰인 오페라 아리아 중심으로 선곡한 것, 필요하다면 언제라
도 옷을 훌훌 벗어 던지는 파격을 서슴지 않는 가레트, 어쩌면 현대의 문화산업 지
향점에 적당하게 어울리는 엔터테이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녀의 두 번째 앨범, <PriMa Donna>는 15곡의 오페라 아리아로 구성되어 있다.
헨델과 푸치니, 캉틀루브, 거슈윈, 부르곤, 플로토우의 아리아들이다. 지휘는 이보르
볼튼(Ivor Bolton)이고 Philharmonia Orchestra가 반주했다.
가레트의 음색은 신선하고 맑다. 그게 이 가수의 가장 큰 매력이다. 헨델의 아리아
에서 그녀의 투명한 울림은 그래서 더욱 영롱하게 빛난다. 노래를 만드는 솜씨도 비
범하다. 아주 맛이 좋다.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와 캉틀루브, 거슈윈의 <섬
머 타임>에서 느껴지는 가레트의 음악 만들기는 아주 절묘하다. 특별한 기교를 사용
하지 않으면서도 이렇게 맛있는 노래를 만드는 것이 쉬운 게 아닐텐데. 루바토 설정
이 이런 결과를 도출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기교적인 측면, 특히 콜로라투라 구사에서는 아직 문제가 있다. 고음에서도 아직 가
레트는 자신만만한 모습이 아니다. 저음이 지니는 그 엄청난 매력이 고음에서는 부
족하다. 모험보다는 안전을 도모하겠다는 의도가 고음을 노래할 때마다 역력하게 드
러난다. 이런 이유 때문에 클라이맥스를 형성하는 힘이 약하다. 이것만 극복하면 가
레트는 명실상부한 Diva가 될 수 있을 터.
녹음은 디지틀고 무난하다. 오케스트라와 성악의 밸런스도 흠이 없다. 단지 윤기가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그 대신 아주 선명한 해상력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꽤 근사한
녹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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