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반
수록곡 / 라흐마니노프 : 죽음의 섬, 교향적 무곡
지휘 : 피터 뤽커
연주 : 마르티누 필하모니 관현악단 (Bohuslav-Martinu-Philharmonie)
제작 : 바이엘 레코드(Bayer Record), DDD, 1992년
녹음 : 1990년(죽음의 섬), 1991년(교향적 무곡)
세계에 수많은 오케스트라가 있지만 한 음악가의 이름을 채용하고 있는 교향악단이 그리
흔한 것은 아니다. 음악인명사전과 명연주가사전을 찾아보니 3개의 이런 오케스트라가
기재되어 있다.
미국의 안드레 코스테라네츠 오케스트라,
루마니아의 에네스코 필하모니,
체코의 마르티누 필하모니이다.
그 중에서도 체코의 마르티누 필하모니는 이 나라 출신으로 20세기를 대표하는 다작가
(多作家)로 유명한 마르티누(Bohuslav Martinu, 1890∼1959)의 작품을 주요 연주곡목
으로 채택하면서 1946년에 체코의 츨린(Zlin)에서 출범한 오케스트라이다. 따라서 이 악
단은 출발에서부터 활동 목표와 모토가 확실하게 결정된 단체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마르티누의 음악 생활이 오케스트라 단원에서 출발되었다는 개연성도 이 단체에게는 의
미 있는 것이겠으나, 이 작곡가가 위대한 체코의 음악적 전통을 계승하면서 한편으로는
20세기의 이 나라 음악을 세계에 알린 위대한 작곡가였다는 사실에서 더 커다란 의미를
찾는 것이다.
창단 이래 지금까지 유럽 여러 나라에서 순회연주를 가졌고, 음반과 방송에서도 눈부신
경력을 쌓아 온 이 악단은 체코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더불어 보헤미아의 음악적 전통
을 빛나게 계승하고 있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신시내티 실내악단, 상하이 교향악단, 잘츠부르크 실내악단 등의 음악감독을 거쳐서 마르
티누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로 있는 피터 뤼커(Peter Lücker, 1933- )의 지휘로 녹음된
이 음반엔 라흐마니노프가 1909년에 쓴 교향시 <죽음의 섬>과 1940년에 완성한 <교향
적 무곡>이 수록되어 있다.
이 2개의 작품은 음반이 많지 않아 희귀성에서도 돋보인다, 특히 우리에게 낯선 마르티
누 필하모니의 연주라는 점이 호기심을 강하게 불러일으킨다.
음향은 다소 딱딱한 첫인상으로 시작되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 DDD 녹음의 일반적 현상
으로 치부될 정도다. 포르테와 피아노에서 이 악단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은 점에 친근감
을 가질 수 있겠다. 음 빛깔의 명암에서도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부분도 귀 기우릴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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