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반
타이틀 / 파가니니
독주 : 루지에로 리치 (Ruggiero Ricci, 1918-2012)
수록곡 : 파가니니의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24개의 카프리스(Caprices)
제작 : Decca, 1959년 4월 빅토리아 홀(스위스 제네바) 녹음,
1960년 LP, 1993년 CD 발매, 440 034-2 DM(라이선시 DD 1527, 성음)
CD는 디지털로 remaster. 국내 발매 1994년 1월, ADD
◈ 유튜브 듣기
1987년, 미시간 대학교 음악대학 연주회 실황
바이올린 연주 : 루지에로 리치
http://youtu.be/42OtmKJJ7iY?si=YFd_AyOxexPsav7h
스테레오 초기(LP 스테레오의 상업화는 1958년에 시작)에 발표된 음반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었던 작품이다. 판매에서도 큰 히트를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1992년
에 CD로 재발매되어 화제를 모았던 음반이다.
1950년대 상황에서,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음악교육을 받고 세계적인 인물로 성장한
대표적 인물 두 사람이 있는데,
지휘와 피아노에서 대성한 레너드 번스타인,
바이올리니스트 루지에로 리치다.
특히 리치는 바이올린 기교에서 야샤 하이페츠와 함께 상징적인 인물로 지금도 널리 회자
되는 존재여서 그가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전곡 앨범을 발표했을 때 음악계가 나타낸 관
심은 대단했다.
리치는 192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명교수 루이스 퍼신저(Louis Persinger)
문하에서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을 공부하고 8살 나이로 고향에서 처음 무대에 섰다. 이 데
뷔 무대가 놀라운 반응을 일으키면서 이듬해에 뉴욕에 초대되어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
곡을 뉴욕 필과 협연했다. 이 연주는 그야말로 센세이서널한 반응을 불러일으켜 일약 저명
인사의 반열에 올랐고, 이후 그의 연주 인생은 순풍에 돛을 달았다.
1734년에 제작된 과르넬리(Guarnerius del Gesu)를 연주하면서 만들어내는 그의 음악은
파가니니의 재래(在來)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눈부셨다.
그가 발표한 음반을 살펴보면 협주곡 같은 비교적 장대한 규모의 작품에서보다는 화려한
기교가 요구되는 소품에서 훨씬 뛰어난 기량을 들려주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 가운
데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 음반이다.
고난도의 기교를 요구하는 파가니니의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24개의 카프리스> 전곡을
녹음하는 일이 그 무렵엔 흔하지 않은 데다 리치가 들려주는 연주가 고도의 테크닉을 바탕
으로 삼은 것이어서 당연히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리치는 1947년에 전곡을 음반 사상 최
초로 레코딩해서 1950년에 발표했고, 1959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두 번째로 녹음해서
1960년에 발매했다. 세 번째 녹음은 1973년, 네 번째는 1988년 4월인데 스위스에서 파가
니니가 생전에 사용했던 과르네리(별명 대포)로 연주했다. 이 녹음은 1966년에 CD로 발표
됐었다. 1990년, 리치의 80세 생일기념 콘서트에서 Meszlényi László가 편곡한 바이올린
과 오케스트라 버전의 카프리스를 연주했고 이 실황을 담아 이듬해에 음반으로 발매했다.
파가니니의 카프리스는 바이올린으로 표출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테크닉이 총망라된 것으
로, 2중 3중의 스토핑(stopping), 아르페지오 ․피치카토 ․스피카토 ․플레절렛 ․왼손의 피치카
토 ․스코르다투라(현악기의 변칙적인 調絃法) 등의 고난도 기교들이 등장한다.
형식이나 구조에 있어서도 이 작품은 매우 다양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제24번 카프리스는 주제와 11개의 변주로 되어 있어서 독특하다. 때문에 제24번 카프리스
는 수많은 작곡가들에게 영감을 주어서 변주곡이나 환상곡의 주제로 차용되어 왔다(브람스
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 라흐마나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등).
SP와 LP 시대 명반들이 속속 CD로 복각되는 요즘 상황에서 왕년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 음반이 복각된 것은 오히려 떄 늦은 감이 있다. 스테레오 초기 녹음이어서 음질 수준이
만족할만한 것은 아니라 해도 이 정도의 복각이라면 얼마든지 느긋한 기분으로 왕년의 명
연주를 즐길 수 있다.
◈ 이 글을 퍼 가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출처를 밝히시기 바랍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