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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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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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名演奏者에게 바친 모차르트의 友情

  

모차르트 / 클라리넷 협주곡 가장조, 혼 협주곡 제 1, 4
독주자 / 찰스 네이디츠(Charles Neidich, 바세트 클라리넷)
데이비드 졸리(David Jolley, 혼)
앙상블 / 오르페우스 실내 관현악단
제작   / 독일 그라모폰
분류번호 / 423377-1GH, 디지털 녹음, CD


음악은 재현의 예술이다. 아무리 훌륭한 작품이 존재한다해도 그것을 연주해
서 들려줄 연주자가 없다면 음악의 존재 의미는 그만큼 퇴색될 수밖에 없을 것
이다. 그래서 작곡가와 연주가는 바늘과 실같은 각별한 관계를 형성한다. 좋
은 작품은 연주가를 자극하고, 훌륭한 연주는 작곡가의 창작의욕을 부추긴다.
이처럼 확실한 상관관계도 찾기가 쉬운 게 아니다.

작곡가가 어떤 작품을 쓰게 된 배경이나 동기는 참으로 다양하다. 그 중에서
도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경우는 아주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는 연주자의 연주
로부터 자극 받아서 그 연주자가 다루는 악기를 위한 새로운 작품을 쓰는 경우
일 것이다.

모차르트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많은 명연주자들이 결과적으로 그의 작품세
계를 보다 다양하고 풍요하게 만드는데 자극이 되고 있는데, 그 대표적 케이스
가 이 레코드에 수록되어 있는 클라리넷 협주곡 가장조와 혼 협주곡들이다.

클라리넷 협주곡은 당대의 명연주자였던 스타들러(A. Stadler, 1735∼1812)를
위해서 작곡했다. 스타들러는 빈 궁정악단의 클라리넷 주자로 활동하던 인물
로 당대에 그와 견줄만한 클라리넷 연주자가 없을 정도로 대단한 솜씨를 지녔
다고 알려져 있다. 게다가 프리메이슨 비밀결사의 일원이기도해서 모차르트
가 특별히 이 사람과 가까이 지냈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모차르트는 이 협
주곡 말고도 클라리넷5중주곡 K.581을 스타들러를 위해서 쓰기도 했다. 게다
가 이 협주곡이 모차르트의 운명을 불과 2개월 앞두고 작곡됐다는 사실을 상기
한다면 스타들러가 얼마나 강렬하게 이 작곡가를 자극시켰는지 짐작할 수 있
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 작품의 원본이 발견되지 않고 있어서 그에 따른 시비가 끊
이질 않는다는 사실이다. 기록에 따르면 모차르트는 처음엔 바세트 혼을 위한
곡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악기를 바세트 클라리넷으로 바꿔서 작품을 완성시
켰다고 한다. 일반 클라리넷에 비해 장3도가 낮은 바세트 클라리넷은 음색은
다소 어둡고 둔중한 편이지만 표현의 폭은 오히려 A 클라리넷보다도 넓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아무튼 이 곡의 원전은 '바세트 클라리넷 협주곡'이다. 그
런 작품이 19세기에 인쇄되는 과정에서 A조의 클라리넷으로 개작이 됐고, 이
개작이 오늘날에 이어져 연주되고 있는 것이다.

클라리넷이 지니는 가장 큰 매력은 저음에서 고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아주 미
묘하게 변하는 음색의 다양함이라 하겠다. 다른 관악기들이 일률적인 음색을
지니는데 비해서 이 악기만은 저·중·고음에서 음색이 달라지는 것이다. 모차르
트가 이런 사실을 놓칠 리 있겠는가? 특히, 저음의 매력을 즐기는 쪽으로 써내
려 갔다. 그 결과 이 협주곡은 매우 낭만적인 색깔을 지니게 되었고, 바로 이
런 부분이 이 작품의 감상 포인트가 되고 있다.

이 음반에서 독주를 맡고있는 찰스 네이디츠는 원전의 제모습을 찾는데 주력
한 연주자로서 감상자에게 새로운 음악 체험의 기쁨을 주고있다.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거의 원전에 가깝게 녹음한 보기 드문 음반이 아닐 수 없
다. 따라서 이 연주의 감상은 A조 클라리넷과의 비교 차원에 두는 것이 지혜롭
다 하겠다. 네이디츠의 연주는 로맨틱하다. 몇 번을 거푸 들어도 그게 싫어지
지 않을 지경이다. 로맨틱한 것은 역시 사람을 즐겁게 한다.

제2면에 수록된 혼(Horn) 협주곡 두 곡은 모차르트가 쓴 4곡의 혼 협주곡을 대
표하는 작품이다. 이들은 로이트게브(J.Leutgeb, 1745∼1811)라는 궁정 연주
가를 위해서 씌어졌다. 잘츠부르크 궁정악단의 혼 주자였던 로이트게브는 스
타들러 못지 않은 모차르트의 막역한 친구였다. 제 1번의 마지막 론도 악장
에 "달려라 당나귀야!" "잠깐 숨쉬고" "안돼! 돼지야" "이제 여기서 끝장이다" 등
등 심한 농담조의 메모를 남기고 있는 것을 보면 두 사람이 얼마나 허물없는
사이였는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아무튼, 모차르트는 이 사람을 위해서 4곡의
협주곡과 1곡의 혼 5중주곡을 썼으니 그에 대한 애착이 대단했던 모양이다. 4
곡 모두가 명랑하고 밝은 성격을 지니고 있는 데다 기술적으로도 평이한 편이
어서 많은 연주자들이 이 작품을 연주한다.

물론 이들 작품을 수록한 음반도 아주 많다. 전곡이 수록된 음반만 해도 54종
에 이를 정도이다.(Schwann Opus에 등록된 음반들). 알란 씨빌(Alan Civil),
베리 턱크웰(B.Tuckwell)등의 연주 음반이 국내에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는
형편인데, 쟝 파루(J.Falout)같은 연주자는 무려 7종의 음반을 발표해서 주목
을 받고 있다.

이 칼럼에서 소개하는 혼 주자는 데이비드 졸리(David Jolley)이고, 협연 오케
스트라는 미국의 싱싱한 앙상블 오르페우스이다. 졸리의 연주는 부담이 없다.
그만큼 매끄럽다는 느낌이다. 혼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연주하기가 쉬운 일이
아닌데 말이다. 시원시원하고 당당하고 가볍다. 그래서 이 작품을 수록하고있
는 음반들 가운데서도 단연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오르페우스(Orpheus)실내 관현악단은 1972년, 뉴욕에서 26명의 젊은 음악가
들로 창단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단원의 구성은 미국, 일본, 대만, 영국인
등으로 되어 단연 다국적 체취가 강하다. 때문에 그들의 연주는 대단히 색체적
이고 역동적이다. [이 무지치]나 [이솔리스티 베네티] 같은 고도의 精華는 비
록 찾기 어렵다해도 이들의 연주는 거침이 없고 생생하고 발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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