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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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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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윌리엄스의 교향곡 제5번



교향곡 제5번은 시벨리우스에게 헌정된 것으로 독일기의 공습이 한창이었던
1943년 6월 24일, 프롬네이드 콘서트(Promnade Concert)에서 초연 됐다. 이
무렵 본 윌리엄스는 런던·필을 지휘하고 있었다. 작곡 기간은 꽤 오래된 것으
로서 그의 오페라 [천로역정]에 쓸려고 했던 소재들 가운데 상당한 부분을 이
작품에 전용했다. 1938년 무렵의 일이었다. 따라서 교향곡 제 5번은 1938년 이
전에 착수된 것으로 보아진다.(천로역정은 1951년에 초연 됐다).

1938년, '잉글랜드 축제의 땅'이라고 불려지는 서리州(Surrey)의 축제를 위해
서 군악대와 합창을 위한 2곡의 작품을 썼는데([과거 유령의 퇴장] [옛 명령
을 위한 장송 행진곡]), 이 음악이 교향곡 제5번의 제2악장과 1악장에 차용되
었다.

다른 교향곡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영적 고요와 청징함이 듣는 이에게 큰 충격
을 주는 이 작품은 화성적 긴장과 불협화음이 자아내는 개성도 상당한 인상을
심어 준다. 이런 측면에서 이 작품은 엘가의 교향곡 제2번과 매우 흡사하며 다
분히 동양적 체취도 강하다.

이 교향곡엔 오페라 [천로역정]이 전 악장에 걸쳐 깊이 관련되어 있는데, 특
히 제3악장 로만짜는 천로역정에서 노래되는 아름다운 천사의 합창 "그의 슬
픔으로 내게 휴식을 주셨고, 그의 죽음으로 인해 내게 생명을 주셨다"를 주요
주제로 삼고 있다. 이밖에도 제 1악장 모두(冒頭)에서 연주되는 혼(Horn)의 선
율과 제4악장의  클라이맥스 직전에 연주되는 평화로운 에필로그도 천로역정
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한편, 이 교향곡은 "영국인이 쓴 영국답지 않은 작품"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데, 세심하게 감상하는 사람들은 이 속에 라벨의 영향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특히 제 2악장 스케르조에서 라벨의 영향은
큰 것이다. 본 윌리엄스는 1908년에 라벨의 제자로 그의 문하에서 공부했었다.

[2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역시 이 작곡가의 천재가 번뜩이는 작품이다.
1926년에 착수되어서 1933년에 완성 됐는데, 이 때는 독주 협주곡의 형태였
다. 초연을 맡았던 여류 피아니스트 헬리엣 코헨(Harriet Cohen)이 피아노 파
트에 기술적 문제가 있다는 이의(異意) 제기를 하자 작곡자는 이를 수용하고
개정에 들어갔다. 그 결과, 1946년에 조셉 쿠퍼(Joseph Cooper)의 도움을 받
으면서 개정작업을 완료하고 이중 협주곡(Double Concerto)으로 고쳤다.

제1악장 토카타(Toccata)는 제4 교향곡의 경우처럼 불협화음을 풍성하게 도
입하고 있고, 이런 부분이 처음 이 작품을 듣는 사람을 놀라게 한다. 피아노는
바르톡의 피아노 협주곡의 경우처럼 타악기적인 용법으로 쓰이고 있다. 제 3악
장 로만짜는 클라이맥스 부분을 제외하면 오히려 아주 차가운 표정으로 일관
한다. 피아노는 플루트, 오보에, 혼의 충실한 뒷받침을 받고 있다. 제3악장은
상쾌한 왈츠 리듬과 현악기의 피치카토, 피아노의 나장조 코드로 인상지어지
는 악곡이다.

현악기와 관악기의 균형미가 뛰어나고 크레셴도 이후의 포르테시모에서도 선
명한 악기의 구분이 가능하니 녹음은 양호한 편이다. 무엇보다도 호감이 가는
부분은 메뉴인의 심도 깊은 악곡해석이다. 선율의 선을 명확하고도 여유 있는
호흡으로 가져가는 것은 산전수전 다 겪은 음악현장의 노장이기에 가능한 것
이리라. 게다가 교향곡과 협주곡, 공(共)히 제2악장에서 그가 들려주는 칸틸레
나는 참으로 일품이다.

** 연주자들
* 랄프 마크햄(Ralph Markham), 케네스 브로드웨이(Kenneth Broadway)
클리브랜드 음악원을 졸업한 동문으로 파리와 뮨헨에서 클라우디오 아라우,
마그다 탈리아페로(Magda Tagliaferro), 라파엘 드 실바(Rafael de Silva)에
함께 사사하고 1979년에 영국에서 두오 리사이틀을 통해 데뷔하였다. 이 공연
은 BBC 방송으로 중계되기도 하였다. 이후 두 사람은 두오(Duo)명 콤비로 활
약하였고, 1980년엔 Musical American Magazine에 의해서 <이 해의 젊은
연주자>로 선정되었다. 1986년에 캐나다에서 본 윌리엄스의 이중 협주곡을 초
연한 기록을 갖고 있다.

* 유디 메뉴인(Yehudi Menuhin)
7살 때 샌프란시스코 관현악단과 협연하면서 데뷔한 이래 20세기를 대표하는
바이얼리니스트로 활약한 인물이다. 그의 레퍼토리는 견줄 수 없이 넓은 폭으
로 유명한데, 시터(Sitar) 연주자 라비 샨카(Ravi Shankar), 재즈 바이얼리니
스트 스테판 그라펠리(Stephane Grappelli)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인들과의 연
주는 역사적 명연으로 소문 나 있다. 후일, '메뉴인 축제 관현악단'으로 변신하
는 Bath Festival Orchestra와 인연을 맺고 지휘 활동을 시작했는데, 현재는
로열 필하모닉의 회장과 협동 지휘자를 맡고 있다. 1963년, 서리주 스토크 다
바논(Stoke d'Abernon)에 '유디 메뉴인 학교'를 설립하고 음악적 재능이 뛰어
난 6세 이상의 어린이들의 영재교육에도 열정을 바치고 있다.

1977년엔 Live Music Now, 국제 메뉴인 음악 아카데미를 스위스에 세우고 역
시 청소년 음악도를 등용하고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946년 9월 15일, 토머스 비챰(Thomas Beecham)에 의해서 설립되어 크로이
든(Croydon)에서 첫 연주회를 가졌다. 1963년, 단원들에 의해서 자치적으로
운영되는 체제를 갖추었다. 1987년 1월,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가 음악감독에
취임했다. 창단 이래 루돌프 캠페, 안탈 도라티, 월터 웰러(Walter Weller), 앙
드레 프레빈이 이 악단을 지휘하였다. 연간 100여회의 연주회와 레코딩, 영화,
TV에 출연하고 있다.

*** Disc
수록곡 : 본 윌리엄스 / 교향곡 제5번,  2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지휘 : 유디 메뉴인            
협연 : 랄프 마크햄, 케네스 브로드웨이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제작 : virgin classics, VC 7 90733-2, 1987년 녹음            
         DDD, 독일 제작, 68분 3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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