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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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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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할 수 없는 전율로 다가서는 체칠리아 바르톨리

  

*** 레이저 디스크
재킷 타이틀 : A Portrait(肖像)
메조 소프라노 : 체칠리아 바르톨리(Cecilia Bartoli)
제1부 / 체칠리아의 초상
제2부 / 사보이 호텔 공연 실황
제작 : DECCA, LONDON 071 241-1 LH 스테레오 디지털
DVD 및 CD / 연주시간 : 107분 10초

수다(數多)한 종류의 음악 중에서도 성악이 가장 직접적인 감동을 준다는 사실
은 불문가지의 사실이긴 해도 실제로 성악연주를 듣고 전율할 만큼의 감동을
느낀다는 것도 실상은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타이틀은 {초상(肖像), A Portrait)}. 바르톨리의 CD로는 런던(London) 레이
블로 발표된 [롯시니 아리아집](알제리아의 아가씨, 탄크레디, 試金石, 신데렐
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등의 아리아 수록, 1988년 녹음), 필립스(Philips) 레이
블로 출시된 롯시니의 [성모애가(Stabat Mater, 聖母哀歌, 세묜 비슈코프 지
휘, 1988년 녹음)], 폴리돌(Polydor) 레이블로 발매된 [롯시니 가곡집](베네치
아의 뱃노래, 칸타타 '지오반니 다르코' 등 20곡 수록, 1990년 녹음)등 3종이
지금까지 발표된 것이었고, 이들 레코드를 통해서 이미 그녀의 성가(聲價)는
국제적인 것이 된바 있다.

1988년부터 매년 1장씩의 앨범을 발표해서 이미 그것만으로도 놀라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체칠리아의 음악은, 그녀가 <미래의 우상>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초상}은 그녀의 네 번째 앨범인 셈인데(런던 레
이블), 이 역시 경이(驚異)의 노래를 담고있는 음반이다. 베르간자의 젊은 시
절을 새삼 상키 시켜 주는가하면, 오히려 그것을 능가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는 느낌을 갖게 했다.

릴리 폰스, 테레자 베르간자, 조안 서덜랜드 등 금세기 최고의 코로라투라
(Coloratula) 들의 음반들이 이미 많은 애호가들을 열광시키고 진한 감동을 주
었던 기억을 독자들은 갖고 있을 것이다. 놀라운 기교를 구사하는 코로라투라
싱어들의 이러한 명반(名盤), 명연주(名演奏)에 추가될 또 하나의 대단한 인물
로서 체칠리아의 이름을 적고 싶은 것이 필자의 생각인 것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음반들이 예외 없이 롯시니의 작품이라는 것도 특이하다. 여
기에 추가해서 1992년에 발표된 이 음반은 듣는 이를 경이와 찬탄의 세계로 인
도하고도 남는 명연(名演)이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체칠리아의 따뜻하면서도
빛나는 음색은 이탈리아 희가극의 귀재(鬼才)인 롯시니의 음악에 너무도 어울
린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롯시니와 체칠리아는 실로 2세기의 저쪽과 이쪽
이라는 시간적 간격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롯시니의 작품들이 체칠
리아를 위해서 쓰여진 것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따라서 200년이라는 시간
적 간격(間隔)이 둘 사이에서는 동시적 만남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롯시니의 오페라와 가곡에서 눈부신 동질성(同質性)을 보여주고 있는 그
녀의 존재는 때마침 1992년이 롯시니 탄생 200주년에 해당된다는 사실에서 더
욱 큰 의미로 다가선다.(롯시니는 1792년 2월 29일 생이다.)

모두 39곡의 오페라(개작 포함)를 쓴 롯시니는 누구보다도 이탈리아 여성의 가
장 자연스러운 목소리의 질(質)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그것을 그의 오페라에 도
입하였고, 이에 보태서 유려한 선율(旋律), 빛나고 경쾌한 리듬, 거의 기악적
인 발성 기교의 구사를 통해서 19세기 이탈리아 오페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
던 거장이다. 아마도 이러한 성과를 얻게된 것은 그 자신이 유능한 가수였을
뿐 아니라 그의 아내 이자벨라(Isabella Colblan) 역시 뛰어난 가수였다는 데
서 이유를 찾을 수 있으리라. 롯시니가 오페라를 쓸 때는 거의 예외 없이 가수
들과 협의하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역시 그의 오페라가 성악의 최정점(最頂
點)에 이르게 된 원인의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그의 음악적 특질(特
質)이 체칠리아에 의해서 한점 흠 없이 완벽하고도 아름답게 재현되고 있는 것
이다. 그래서 우리의 놀라움과 감동은 더 큰 것이다.

체칠리아는 음악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릴릭 소프라노 가수이고, 아버
지는 릴리코 스핀토 테너이다. 그녀의 성악수업은 어머니가 주로 맡았고 지금
도 변함이 없다. 이 디스크의 제 1면은 어머니와 그녀의 수업 장면을 많이 보여
준다. 특히 코로라투라(Coloratura) 기교를 보다 쉽고 편하게 구사하도록 지도
하는 장면과 롯시니의 음악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도록 가르치는 장면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 디스크는 롯시니가 오페라 작곡가로 데뷔한 베네치아에서 체칠리아가 곤돌
라를 타고 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1991년 4월의 일이다. 그녀는 덱카 레코드
(Decca)와 롯시니의 아리아들과 가곡들을 녹음하기 위해서 베네치아로 온 것
이다. 녹음은 체칠리아의 레코딩 프로듀서인 크리스토퍼 레번(Christopher
Raeburn)이 담당했다. 디스크는 베네치아뿐 아니라 그녀의 고향인 로마와 투
스카나 해변의 아름다운 풍광(風光)도 보여주면서 체칠리아의 노래를 깔고 있
다. 제 1면의 내용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1. 베네치아에서의 녹음
       2. 체칠리아의 초기 시대
       3. 롯시니 전통
       4. 모차르트 작품의 연주
       5. 수업 장면
       6. 미래에 대한 전망

제2면은 1991년 여름, 런던 사보이 호텔에서 열린 체칠리아의 독창회 실황을
보여준다. 2곡의 바로크 시대 가곡으로(페르골레지, 비발디) 시작된 이날의 연
주곡목은 모차르트의 [코지 판 투테(여자란 다 그런 것)], [티토왕의 자비]의
아리아, 롯시니의 [베네치아의 뱃노래] [전원] [랑시엔느의 아레에타] [스페
인 가곡] 등으로 이어졌고, 앙코르에 응한 곡목은 모차르트의 [이것이 사랑인
가요], 롯시니의 [방금 들린 그대 음성] 이었다. 특히 [방금 들린 그대 음성]
은 놀라운 코로라튜라 기교와 개성적인 곡 해석, 유연하고도 매혹적인 스테이
지 매너로 청중을 사로잡고 있다.

[방금 들린 --- ]은 이미 1988년에 발표된 CD에도 수록된 곡인데 이 두개의
연주를 비교해 보면 불과 3년여 세월 사이에 그녀가 이룩한 예술적 성과에 찬
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아름다운 용모와 뛰어난 기교, 개성적 해석, 매력적인 무대 연출력 등 ---- 이
제, 롯시니에 관한 한 체칠리아를 제외하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다. 꼭 권하
고 싶은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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