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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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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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흥보가 / 김수연

  
친화력 있는 목으로 노래하는 명창 김수연
  
판소리 감상에 잘 훈련되어 있는 사람일수록 소리꾼의 목에 대해서 예민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서양음악이든 동양음악이든 간에 성악은 인성(人聲)을 악
기로 삼고있는만큼 당연히 목이 생명이다. 목이 좋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 가
운데서도 판소리의 목은 '득음(得音)'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자
칫 잘못하면 아주 듣기 거북하거나 요상한 소리가 만들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
에 판소리 소리꾼에 있어서 목은 참으로 생명처럼 소중한 것이다.

그런데, 판소리 세계에서 차세대의 대표적인 명창으로 손꼽고 있는 김수연의
목은 매우 특이한 느낌을 준다. 판소리에서 으뜸가는 목으로 쳐주는 수리성도
아니고, 그렇다고 굿굿하고 시원스럽게 터지는 철성도 아니다. 구태여 이 바
닥 용어를 빌리자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소리라고 일컬어지는 천구성의 일종
일텐데, 이 또한 딱 부러지는 표현이 아닐성싶어 아쉽다.

김수연의 음반 '김수연 창 흥보가'에 그녀에 대한 소개 글을 쓴 최동현이 "현대
적 발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 표현이 참으로 기막히다. 그렇다. 김수
연의 소리는 현대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양 노래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조
차 그녀의 목은 아주 친밀하게 다가온다. 대단한 친화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
다. 게다가 그녀의 소리결은 비할 데 없이 따뜻하고 푸근한 느낌을 준다. 그래
서 판소리에 다소 생소한 사람들에게도 김수연의 소리는 도무지 낯설지 않을
상 싶다.

1948년, 군산 생이고, 열살 때부터 판소리를 배웠고 1960년대 후반기에 박초월
의 문하에 들어가 수궁가와 흥보가를 전수 받았다. 전국 명창대회 장원과 전
주 대사습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후 명창 소리를 듣기 시작한 이가 김수연이다.

이 음반에 수록된 흥보가는 송흥록으로부터 비롯된 동편제인데, 박초월에 의
해서 계면화(界面化)가 많이 이루어진 탓에 사뭇 서편제적 취향이 강한 작품이
어서 특이하다. 사설이 아주 짧고 '놀부 박타는 대목'이 없는 것도 박초월에게
서 전수 받은 때문이다. 동편제 소리를 서편제 포장으로 재현하는 셈이니 듣
는 재미가 쏠쏠하다.

신나라 레코드가 1994년 11월에 녹음해서 1995년 7월에 발표한 음반인데, 녹음
은 선명하면서도 볼륨이 있다. 고수 김청만의 역할도 듣는 이를 행복하게 만들
어 준다.

[CD 1]
1.단가 사철가(5:27) 2.흥보가 처음~흥보 부인, 매품 팔러 가는 흥보를 만류함
(20:00) 3.흥보, 관가로 매품 팔러 감~형집에 갔다가 매만 맞고 돌아온 흥보
(23:28) 4.가난타령~흥보집에 집을 지은 제비(9:30)
[CD 2]
1.다친 제비를 고쳐줌~제비노정기(13:30) 2.제비가 준 박씨에 박이 달림~흥
보 박타는 대목(20:00) 3.놀보가 흥보를 만나러 옴~제비 후리러 나가는 데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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