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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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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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립 헤레베헤 (Philippe Maria François Herreweghe, 1947- )의 종요음악 음반들


◈ 유튜브 감상
바흐 : 마태오 수난곡
지휘 : Philippe Herreweghe
독창자 :
복음사가 : Christoph Prégardien (테너), 예수 : Tobias Berndt (베이스),
소프라노 : Dorothee Mields, Hana Blažíková
알토, 카운터 테너 : Damien Guillon, Robin Blaze
테너 : Colin Balzer, Hans Jörg Mammel
베이스 : Matthew Brook, Stephan MacLeod
Collegium Vocale Gent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독일 쾰른 필하모니 홀, 2010년 4월 2일 연주실황
http://youtu.be/KV2w93bvGwE?si=Ao7nBm2yQmgVkLJA

◈ 신성(神聖)과 극성(劇性)을 균일하게 담아내는 종교음악의 거장

세계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시대음악 연주의 스페셜리스트,
르네상스와 바로크 음악 해석의 대가
필립 헤레베헤는 겐트(Ghent)에서 태어나 겐트 음악원에서 피아노를 배웠다.

그의 경력 가운데 특이한 것은 음악원에 가기 전에 의과대학에서 약학과 정신의학을
공부했다는 사실이다. 거기에 더해 의과대학에 재학 중일 때 합창단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 Collegium Vocale of Ghent>를 조직하고 이 단체를 이끌면서 니콜라우스 아르
농쿠르(Nikolaus Harnoncourt)와 구스타프 레온하르트(Gustav Leonhardt)의 관심을
이끌어내서 그들이 추진해서 완성한 바흐의 칸타타 전곡 녹음에 초청 받았다. 그만큼
그의 음악적 역량은 일찍부터 남다른 평가를 받았다.

본격적인 지휘자로 나서면서 헤레베헤는 레퍼토리 확충에 심혈을 기우렷다. 그 결과 르
네상스 시대의 음악에서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60여종의 다양하고도 폭넓은 음반을
아르모니아 문디(harmonia mundi) 레이블에서 발표했다. 아울러 이들 녹음을 위해서
여러 형태의 합창단을 조직했다.

1995년,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 창단 25주년을 계기로 바흐 음악에서 선구적인 연주
단체로 평가되고 있는 프랑스의
샤펠 로얄(Chapelle Royale 왕실예배당),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와 협동해서 프랑스 바로크 음악을 잇달아 발표해서 활동 영역 확
장에서도 성과를 냈다.

헤레베헤의 음악적 역량에 대해 관심이 고조되자 유명한 오케스트라들이 그를 객원으
로 초청했다.
계몽주의 시대 오케스트라
쾰른 콘서트
리용 오페라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니
빈 필하모니가 그를 포디움에 세웠다.

1990년, <올해의 음악가>상 후보에 올랐고,
1991년엔 <올해의 유럽 음악가>에 선정되었다.
1997년, 루벵 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고,
1998년부터 플랑드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았다.

헤레베헤의 음반은 종교음악에 거의 집중되고 있다. 그의 해석은 군더더기를 과감하게
가지치고 담백하고 단순한 것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특히 엄격한 대위법으로 쓴 바흐
의 작품 연주에서 다른 지휘자들과 명백한 차별성으로 구분될 정도로 그의 어프로치는
단순하고 담백하다.

헤레베헤는 종교음악이 지니는 영적인 요소와 극적인 요소를 매우 자연스럽게 브랜딩
하는 탁월한 재능을 지니고 있는 지휘자다. 심지어 관현악으로 연주되는 부분에서조차
그의 음악엔 심오한 영적 기운이 감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사람들이 그의 음악에 찬
사를 보낸다. 애써서 신성(神聖)을 강조하지도 않는데도 그의 음악은 극적이고 동시에
영적이기도 하니 기가 막힌다. 이 시대의 많은 시대음악 전문가들이 저마다 제 빛깔을
주장하지만 이 사람의 정체성은 그야말로 특별하다.

종교음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연주가에게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조건은 텍스트에 대한
연구와 이해력이다. 해석의 단초가 텍스트에서 찾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헤레베헤
의 능력은 탁월하다. 텍스트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꿰뚫고 그것을 연주자들에게 지
시하는 지휘자다.

따라서 그가 설정하는 템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의 템포는 일관되어 있다. 불필요
한 루바토를 쓰는 일도 없다. 늘 일정한 틀을 유지하게 하면서 그 속에 담백한 내용을
담아낸다. 때문에 그의 음악은 어떤 것이나 청징하다. 그래서 그의 연주를 들으면 누구
든 잔잔한 영혼의 위로를 받는다.

종교음악을 표현함에 있어서 신성과 극적 속성을 균일하게 담아내는 위대한 거장, 그가
헤레베헤다.

◈ 디스코그래피

바흐 : 마태오 수난곡
지휘 : Philippe Herreweghe
독창자 :
Ian Bostridge (tenor), Franz-Josef Selig (bass),
Sibylla Rubens (soprano), Andreas Scholl (alto),
Werner Gura (tenor), Dietrich Henschel (bass)
Collegium Vocale Gent
제작 : Harmonia Mundi Fr. 3 CDs, 2시간33분30초
1999년 11월 발매

15년 만에 다시 발표된 이 음반을 두고 가디언(The Gurdian)지의 평자가 “바흐의 마
태오 수난곡을 이 이상의 아름다운 연주와 노래로 표현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
이다.”라고 격찬한 화제의 음반이다.

실제로 특별히 뛰어난 바흐 음악의 재현을 체험하게 만들어주는 연주임에 틀림이 없다.
예수의 수난기록 그 자체가 매우 극적인 것이긴 하지만 헤레베헤의 음악에서 극적인
긴장과 영적 명상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그 가운데서도 테너 얀 보스트리지와 카운터 테너 안드레아스 숄의 노래는 지휘자의
의도를 거의 완벽하게 이해하고 따르는 것이어서 이 음반이 성공하는데 큰 힘이 되었
다. 얀은 예민하면서도 스마트한 감수성의 처리를 통해서 극적인 표현력을 들려주고,  
안드레아스는 황홀하리만큼 깊은 정감으로 어필한다. 대단한 절창(絶唱)이다.

헤레베헤가 이끄는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울림은 한없이 투명하다. 마치 가을날의 하
늘과 닮은꼴이다. 그 맑음 속에서도 내연과 외연의 극명한 대조를 나타내고 있으니 이
것이 바로 헤레베헤의 재능이다.

헤레베헤의 해석은 극적인 것과 영적인 것 모두에서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지는
데, 대표적인 증거로 복음사가(evangelist)역을 맡은 테너 얀 보스트리지의 생생한 노
래와 카운터 테너 안드레아스의 아름다운 가창을 천거한다. 얀 보스트리지는 발군의 능
력과 지휘자의 지시에 충실한 가운데 복음사가 역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그의 맑은 톤
과 발음․기술적인 타이밍, 가사가 지니고 있는 의미의 전달에 있어서 놀라운 기량을 들
려주고 있다.

베이스 가수 프란츠 조셉 세리히의 노래는 과거의 어떤 예수 역보다도 극적인 표현에
서 성공하고 있다. 그는 지극히 오페라적인 발성을 사용하고 있지만 인간적 고뇌와 슬
픔을 농도 짙게 표현하는데 확실하게 자기 개성을 들려준다.

카운터 테너 안드레아스의 가창은 천상의 투명함과 지상의 인간미를 동시에 표현하는
것이라고 표현해도 좋겠다. 그만큼 그의 노래는 기악 앙상블과의 절묘한 브랜딩을 성취
하면서 이 작품이 원하는 최상의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이 음반 최고의 스타는 헤레베헤와 그가 이끄는 합창단이다.
그들의 해석과 연주는 따뜻함과 헌신과 기도를 느끼게 한다. 필요한 경우, 열광적인 환
희와 고뇌와 분노를 막힘없이 터뜨린다. 따라서 이 음반의 전체적인 정서적․ 종교적 ․
극적인 물줄기의 주도권은 이들이 잡고 있다.

헤레베헤는 보이 소프라노를 합창단에 추가하고 있다. 그 결과 수난복음서의 극적 분위
기를 더욱 날카롭게 표현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물론 독창자 시비야 루벤스
의 보이 소프라노 취향의 소리결도 일조를 하고 있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역할도
마치 독창자들과 같이 한 점 흐트러짐 없이 헤레베헤의 해석에 동참한다.

이 음반은 바흐의 마태오 수난곡을 담고있는 음반들 가운데 단연 으뜸이다.

참고 : 수난곡 전체 대본 ․ 수난곡의 역사 ․ 대본의 근거가 되고 있는 성서의 내용 ․ 바
흐의 생애 ․ 지휘자의 인터뷰 등으로 편집된 CD롬도 별도로 판매되고 있다. 그야말로
바흐 수난곡에 관한 정보의 보고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가치가 있다.
        

바흐 : 요한 수난곡
지휘 : Philippe Herreweghe
독창자 :
Howard Crook (테너, 복음사가), Barbara Schlick (소프라노),
Peter Lika (예수, 베이스), Catherine Patriasz (알토),
William Kendall (테너), Peter Kooy (베이스)
Collegium Vocale Gent
Orchestre de la Chapelle Royale
제작 : Harmonia Mundi, 1988년 4월 발매        

헤레베헤는 이 작품 연주에서 연극적인 요소보다는 경외로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데
중점을 두면서 탁월한 성악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매우 심오한 종교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을 과장되지 않은 표현법으로 접근한 그의 방법은 아주 적절한 것이었다.

마태오 수난곡에서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하고 꾸밈없는 표현을 해서 듣는 이에게 공
감을 불러일으켰던 헤레베헤는 이 작품에서는 더 소박한 어프로치를 들려주고 있다. 거
기에 더해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빛깔에서 시대적 고증이 거의 완벽하다는 느낌을 받
는다. 때문에 이 연주를 듣고 있으면 18세기의 바흐가 이 작품을 직접 연주할 그 당시
의 상황이 머리에 그려질 지경이다.

대단한 성과가 아닌가? 작곡자의 영감과 감상자의 느낌 사이에 헤레베헤 자신과 그의
연주가들을 슬쩍 끼여 넣는 그 기술이 대단하다. 그야말로 시대음악 연주의 이상이 고
스란히 이 음반에 성취되고 있다고 보아도 과장은 아닐 터이다.

따라서 이 음반은 엘리엇 가디너(E. Gardiner)의 연주와 좋은 비교가 된다. 가디너의
바흐는 상당부분 과장된 느낌이 강한 반면 헤레베헤의 바흐는 전혀 꾸밈이 없다. 시대
음악의 원전적 재현이라는 같은 이상을 지니는 지휘자들이지만 해석의 차이가 이런 결
과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이 작품 연주에서 헤레베헤는 탁월한 이야기꾼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가수들과 합창단에게 일관된 감각으로 노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만이 가사가 지
니고 있는 원래의 영감을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작품
전체에 대한 작곡자의 의도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무엇이 가장 핵심적인 것이고 미묘한
것인가를 알고 연주가들에게 요구했다. 심지어 템포의 설정에서도 헤레베헤는 통일성을
유지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 결과 감상자들은 헤레베헤에 의해서 재구성된 꾸밈없는
요한 수난곡의 이야기를 한결 수월하게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배역들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독창자는 복음사가 역을 노래한 하워드 크룩(Howard
Crook)이다. 그의 역창은 이 드라마의 적절한 길라잡이임에 틀림없다. 유연한 발성과
미묘한 표현력으로 어떠한 음악적 장애물도 아주 편하게 극복하는 모습으로 진한 감동
을 주고 있다. 그는 이 연주의 명실상부한 기둥역할을 멋지게 소화하고 있다.

예수 역의 피터 리카(Peter Lika)는 아름답고 극적인 발성으로 예수의 십자가상의 죽
음을 너무도 인상 깊게 표현하고 있다.

바로크 음악의 스페셜리스트 소프라노 바르바라 슐릭(Barbara Schlick, 1943- )은 두
곡의 아리아에서 발군의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알토 카트린 파트리아즈(Catherine Patriasz)는 단단한 기교와 경쾌한 컬러의 음질
로 각별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특히 “Es ist vollbracht! 끝났어요” 명상적이고 너무
도 아름다운 가창이다. http://youtu.be/cCYN81n3hVo?si=fF5QxzV7hGc8ssxA

22명의 오케스트라와 15명의 합창단은 헤레베헤의 설정에 충실히 따르면서 텍스트와
음악 사이의 심오한 관계를 꿰뚫고 들어가는 성공적인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헤레베헤
는 이들을 통해서 서정성과 세련미를 일구어 내는데 성공하고 있다.

참고 : 헤레베헤의 요한 수난곡은 1988년 에디션과 1999년 에디션 2가지가 있다.



질레스 : 레퀴엠
La Chapelle Royale
독창자 : Agnes Mellon, Howard Crook, Herve Lamy, Peter Kooy
제작 : Harmonia Mundi, 1991년 발매

다른 시대음악 지휘자에 비해서 헤레베헤는 프랑스 르네상스와 바로크 음악에 특화된
지휘자다. 1987년, 음반에 데뷔했을 때도 헤레베헤가 들고 나온 작품이 프랑스 작곡가
캉프라와 조스캥 데 프레였다. 그만큼 그의 레퍼토리엔 프랑스 음악이 많다. 그 가운데
서도 이 음반은 발군의 연주로 평가되는 명반이다.

비교적 초기에 속하는 그의 음반이어서 시대음악 재현에 대한 그의 음악적 의지를 비
교적 선명하게 들을 수 있다. 질레스의 레퀴엠은 <입제창 introit>에서부터 아주 극적
인 도입부를 들려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팀파니의 연타로 시작되는 이 특별한 레퀴엠을 재현하는 헤레베헤의 입장은 <교과서처
럼>이라는 인상이다. 그만큼 그의 연주는 작곡자의 의도에 충실하다. 결과적으로 이 음
반에 담긴 질레스의 레퀴엠은 가장 드라마틱한 것으로 나타나는 동시에 당시의 시대상
을 마치 그림으로 그려내듯 뚜렷하게 우리들 마음에 그려주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헤
레베헤의 의도가 성공하는 국면이다.

독창자들 가운데 특히 베이스 피터 쿠이(Peter Kooy)의 절창이 돋보인다. 그의 딕션은
너무도 또렷해서 베르사유 시대 프랑스 언어의 묘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
은 입을 모은다.

소프라노 멜론(Agnes Mellon)과 테너 하워드 크룩(Howard Crook)도 빛나는 발성으
로 성공적 연주에 일조를 하고 있다.

고악기를 사용하고 있는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연주 또한 두드러지는데 특히 제1곡
레퀴엠과 제7곡 Post Communion(성체배령 후 감사기도)에서 완벽한 연주의 전형을
들려주고 있다.

녹음의 음질도 나무랄 곳이 없다. 헤레베헤의 이 음반 하나로 상대적으로 지금껏 빛을
발하지 못했던 프랑스 바로크 음악이 새롭게 조명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 헤레베헤의 디스코그래피
http://www.discogs.com/ko/artist/834088-Philippe-Herreweghe

◈ 퍼 가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출처를 밝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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