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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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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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발디(Vivaldi) 오라토리오 '유디트의 승리(Juditha Triumphans)' RV 644



◈ 사진 /    위 : Artemisia Gentileschi의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
             아래 : Gustav Klimt의 '유디트'

◈ 유투브 감상
Cecilia Bartoli - Armatae face et anguibus (from Juditha Trimphans)
http://youtu.be/Keq65ZhClWI

Armatae face, et anguibus - Magdalena Kožená
http://youtu.be/nMSEvcOViIA

Vivaldi : Juditha triumphans, RV 644(전곡)
Venice Baroque Orchestra
http://youtu.be/vhkQurdInGY

전곡
Ann Hallenberg: Juditha, Nicky Kennedy: Vagaus
Delphine Galou: Holofernes, Loriana Castellano: Abra, Rosa Bove: Ozias
Modo Antiquo & Choeur de chambre de Namur
Conducted by Federico Maria Sardelli
http://youtu.be/KGpPUDu_ME4

유디트(Juditha)는 구약성서 외경(外經) ‘유딧記’에 등장하는 유대인 여성이다.
유딧기 제8장 2절에 유디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유딧의 남편은 므나쎄
라는 사람으로 유딧과 같은 지파, 같은 가문 출신이었는데 보리를 수확할 때
에 죽었다.” 이처럼 과부였던 그녀는 아시리아 군대에 포위된 마을을 구하기
위하여 적진에 들어가 치명적인 매력으로 아시리아의 장군 홀로페르네스를 유
혹한 후 침실에서 잠든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손수 잘라 부대에 넣어 가지고 돌
아온 영웅적 여인이다.

가톨릭 外經인 유디트記(한국천주교 성서는 ‘유딧기’라고 표기한다)의 스토리
를 소재로 대본가 라코포 카세티(Iacopo Cassetti)는 당시 터키와 일전을 앞둔
그리스도교 연합군의 승리를 기원하는 라틴어 대본을 썼고, 비발디는 이를 기
초로 자신의 그 어떤 작품보다도 화려한 2부 구성의 오라토리오를 작곡하였
다. 정확한 초연 날짜는 알 수 없으나 터키와의 일전이 1716년에 있었으니, 아
마도 그 무렵이 아닐까 추측된다. 어떤 기록은 1716년 11월에 피에타 고아원
에서 초연되었다고 전한다.

이 작품이 완성된 시기엔 오라토리오 대본을 이탈리아어로 쓰는 것이 관례였
지만 베네치아에서만은 라틴어 오라토리오가 유행했다. 그래서 카세티도 라틴
어로 대본을 썼는데, 홀로페르네스 장군은 터키의 지배자 술탄을, 유디트는 이
슬람의 폭력으로부터 그리스도교 세계를 구할 사명을 띤 베네치아를 상징하고
있다. 하녀 아브라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상징이고, 민족의 지도자 오찌아스는
교황을 상징한다. 마침 비발디가 이 작품을 쓰고 있었던 1716년 8월에 베네치
아 연합군이 터키와의 해전에서 승리를 거두었고, 그래서 이 오라토리오의 초
연은 전승 축하연의 일부가 되었다고 한다.

유디트기(記)는 아시리아 왕 네부카드네자르 2세(Nebuchadnezzar II, 기원전
630-562)의 보복성 침략을 이야기의 배경으로 삼고 있다. 네부카드네자르는
자신이 벌인 전쟁에 파병을 거부한 나라들을 전쟁이 끝난 뒤 침략으로 응징했
다. 그가 최고사령관 홀로페르네스를 보내 점령하고 파괴하게 한 지역들 가운
데 하나가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는 베툴리아였다. 홀로페르네스의 군대에 포
위된 베툴리아가 함락을 눈앞에 두고 있을 때 이곳에 사는 유디트는 고향을 위
해 목숨을 걸기로 작정하고 하느님께 기도한다.

“저의 조상 시메온의 하느님이신 주님, 당신께서는 이민족에게 보복하라고 시
메온의 손에 칼을 들려 주셨습니다. 처녀의 아랫도리를 풀어 부정하게 만들고
, 그 허벅지를 드러내어 욕을 보이고, 태를 더럽혀 모욕을 준 이민족 말입니다.
당신께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하셨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고야 말았습니
다. 그리하여 당신께서는 그들의 수장들을 학살당하게 하셨습니다. 또 그 이민
족의 속임수를 수치스럽게 여기는 그 침상을 다른 속임수로 피에 물들게 하셨
습니다. 당신께서는 종들을 제후들과 함께 치시고, 제후들을 그 옥좌와 함께
치셨습니다.

그들의 아내들을 끌려가게 하시고, 그들의 딸들을 잡혀가게 하셨습니다. 그리
고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자녀들이, 곧 당신을 위한 열성으로 불타고 자기들의
피가 부정하게 되는 것을 혐오하여 당신께 도움을 간청한 자녀들이, 그들에게
서 뺏은 모든 노획물을 나누어 가지게 하셨습니다. 하느님, 저의 하느님, 이 과
부의 말씀을 귀담아들어 주십시오. 그때의 일, 그 앞의 일과 그 뒤의 일은 모두
당신께서 하신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현재와 미래를 계획하셨습니다. 당신께
서 뜻하신 것은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당신께서 원하기만 하시면 무엇이든
지 앞으로 나와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당신의 모든 길은 미
리 준비되어 있고 당신의 판결은 선견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저 아시리아인들은 무력이 넘쳐나, 말과 기병으로 우쭐대고 보병의 위
세로 뽐내며, 방패와 창과 활과 투석기에 희망을 겁니다. 저들은 당신께서 전
쟁을 쳐 없애 버리시는 주님이심을 모릅니다. 당신의 이름은 주님이십니다. 당
신의 권세로 그들의 힘을 부수시고 당신의 진노로 그들의 세력을 꺾으십시오.
저들은 당신의 성소를 더럽히고, 당신의 영광스러운 이름이 머물러 있는 천막
을 부정하게 만들며, 당신 제단의 뿔을 칼로 내리치려고 합니다. 그들의 교만
을 보시고 그들의 머리 위로 당신의 분노를 쏟아 부으십시오.

뜻한 바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이 과부의 손에 주십시오. 제 입술의 속임수로 종
을 수장과 함께, 수장을 시종과 함께 치십시오. 저들의 오만을 이 여자의 손으
로 깨뜨리십시오. 당신의 능력은 수에 달려 있지 않고 당신의 위력은 힘센 자
들에게 달려 있지 않습니다. 당신은 오히려 미천한 이들의 하느님, 비천한 이
들의 구조자, 약한 이들의 보호자, 버림받은 이들의 옹호자, 희망 없는 이들의
구원자이십니다. 제 조상의 하느님, 당신의 상속 재산 이스라엘의 하느님, 하
늘과 땅의 주님, 물의 창조주님, 당신께서 만드신 모든 조물의 임금님, 부디,
부디 저의 기도를 귀담아 들어 주십시오. 당신의 계약과 당신의 거룩한 집, 시
온 산, 그리고 당신 자녀들이 소유한 집에 잔혹한 짓을 저지르려는 저들에게,
저의 말과 속임수가 상처와 타격을 입히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당신께서 모
든 권세와 능력을 지니신 하느님으로서, 당신말고는 이스라엘 겨레를 보호하
실 분이 없음을, 당신의 온 백성과 모든 지파가 깨달아 알게 하십시오.”(유딧
기 제9장 2-14)

타고난 미모의 유디트는 온갖 화려한 치장을 하고 하녀와 함께 홀로페르네스
의 진영을 찾아간다. 이 장면을 유딧기 제9장에서 “그들은 유딧의 얼굴이 바뀌
고 복장도 달라진 것을 보고서는, 그의 아름다움에 몹시 경탄하며--”라고 쓰고
있다. 유디트는 그녀의 아름다움을 무기로 천하를 호령하는 적장을 한눈에 사
로잡고 만다. 연회에서 종들이 다 물러나고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 둘만 남은
뒤 장군은 미녀를 앞에 두고 기분이 좋아 마신 술에 취해 곧 잠이 들고 만다.
유디트는 홀로페르네스의 칼을 가져다가 두 번 목을 내리쳐 죽이고, 밖에서 망
보고 있던 하녀를 불러 그의 목을 자루에 넣고 함께 도망쳐 베툴리아로 돌아온
다. 베툴리아는 넘치는 기쁨 속에 해방되었고, 결연한 용기를 보였던 유디트
는 순결과 품위를 잃지 않은 채 민족의 영웅이 된다.

◈ 등장인물
유디트(Juditha), 콘트랄토, 베툴리아의 젊은 과부
바고아(Vagaus), 소프라노, 홀로페르네스의 시종, 내시
홀로페르네스(Holofernes), 콘트랄토, 아시리아의 장군
아브라(Abra), 소프라노, 유디트의 하녀
오찌아스(Ozias), 콘트랄토, 베툴리아의 고승(高僧)
합창

♠ 유디트를 그린 화가들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무기로 홀로페르네스를 유혹하여 그의 목을 두 번이나
내리쳐 자르는 유디트의 잔혹한 이야기는 중세 이래 많은 예술가들의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특히 화가들에게 유디트는 매혹적인 소재였다. 많은 화가들이
유디트를 그렸는데, 미간을 잔뜩 찌푸리면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홀로페르네
스의 머리를 자르는 카라바조(Caravaggio, 본명 Michelangelo Merisi, 1571–
1610)의 유디트, 잘린 머리를 한 손에 든 채 어딘가를 응시하며 약간은 서글
픈 표정으로 서있는 알로리(Cristofano Allori, 1577~1621)의 유디트, 관능적이
고 나른한 얼굴에다 유방까지 들어낸 모습의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
의 유디트 등 수많은 남성화가들이 유디트의 여성적 매력에 초점을 두어 묘사
한 반면, 여성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Artemisia Gentileschi, 1593-1652
년경)는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라는 제목으로 보다 사실에 가까
운 유디트를 그렸다. 소매를 걷어붙인 두 팔로 적장의 목에 칼을 꽂는 유디트
의 얼굴은 영락없는 잔인한 살인자의 표정이고, 역시 소매를 걷어붙이고 적장
의 몸을 짓누르고 있는 하녀의 표정도 살인 장면을 더욱 실감나게 만들고 있
다.

남성화가들이 그려낸 작품들은 한결같이 유디트의 신앙심이나 애국심보다는
그녀의 성적 매력과 에로티시즘에 천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티치아노
(Tiziano Vecellio, 1488-90년경-1576년), 카르바조(Caravaggio), 보티첼리
(Sandro Botticelli, 1445-1510년)등 중세 화가들은 일부 남성들의 ▶로리타 콤
플렉스(Lolita complex, 小兒性愛)▶를 자극이나 하듯 남자의 잘린 머리를 손
에 들고 있는 유디트를 오히려 앳된 소녀로 그렸다. 클림트는 아예 가슴을 노
골적으로 드러내고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입을 벌린 관능적 여성으로 유디트를
표현했다.

♠ 비발디의 유디트
비발디의 작품도 예외는 아니다. 합창을 자신이 교사로 일하던 베네치아의 ‘피
에타 고아원’ 소녀들로만 구성하고, 유디트와 그의 하녀 아브라(Abra)는 물론
이고 남성인 홀로페르네스와 내시 바고아(Vagaus)마저도 모두 여성 솔리스트
들로 캐스팅했다. 이들 여성 연주자들이 구사하는 화려한 장식음의 콜로라투
라와 역동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오케스트라를 절묘하게 조화시킴으로써  매우
자극적이고 관능적인 작품으로 풀어냈다.

♣ 이 작품은 유디트가 하녀 아브라(Abra)를 데리고 홀로페르네스 진영을 찾아
가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홀로페르네스를 비롯해 모든 아시리아인들은 유디트
의 빼어난 용모와 말솜씨에 반한다. 비발디 작품의 텍스트는 아름다움의 묘사
에 총력을 기울이는데, 유디트를 제외한 모든 등장인물이 앞 다투어 그녀를 칭
송하는 부분은 가사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듣는 이를 완전히 무장해제 시
킨다. 홀로페르네스의 시종 바고아(Vagaus)의 찬탄, 베툴리아의 지도자 우찌
야(Ozias)와 베툴리아인들의 유디트를 위한 기도의 음악도 더할 나위 없이 아
름답다. 이 작품 속의 홀로페르네스는 정복욕에 불타는 야수적 성격의 장수가
아니라 사랑 앞에서 자기도 모르게 시인의 마음이 되는 부드러운 남성이어서,
나중에 그가 유디트 손에 죽을 때는 관객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게 될 정도의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 악곡의 구성
▶ 제1부
• Coro : Arma, caedes, vindictae, furores(무기, 살인, 복수, 분노)
• Aria : Nil arma, nil bella(무기도 없이 전쟁을)
• Recitativo Vagaus et Holofernes : Mi Dux, Domine mi(오 장군, 나의 주인이여)
• Aria : Matrona inimica(적군의 고귀한 여인)
• Recitativo Holofernes et Vagaus : Huc accedat Matrona(이것만은 추가해야한다)
• Aria : Quo cum patriae me ducit amore(나의 조국의 사랑이 어디에 있든)
• Recitativo Abra: Ne timeas non(두려워마라)
• Aria : Vultus tui vago splendori(너의 화려한 얼굴을 통해)
• Recitativo Abra et Juditha : Vide humilis prostrata(저 낮게 불타는 것을 보라)
• Aria : O quam vaga, venusta(오, 얼마나 아름답고 매력적인가)
• Recitativo Vagaus : Quem vides prope(누가 당신을 그렇게 보는가)
• Aria : Quamvis ferro et ense gravis(무거운 쇠로 만든 칼은 있지만)
• Recitativo Holofernes et Jutitha : Quid cerno! (무엇을 볼까)
• Aria : Quanto magis generosa(얼마나 더 관대한가)
• Recitativo Holofernes et Juditha : Magna, o foemina petis(좋다, 당신은 여자를 요구하고)
• Aria : Sede, o cara(보시오, 당신이여)
• Recitativo Juditha et Holofernes : Tu Judux es(당신은 유대인)
• Aria : Agitata infido flatu(불신의 어리석음으로 그를 조정하리라)
• Recitativo Holofernes : In tentorio supernae(높은 장막에서)
• Aria : O servi, volate(오, 종(從)들아 날아라, 그리고 내 주를 위한 저녁을 준비하라)
• Recitativo : Vagaus et Abra : Tu quoque hebraica ancilla(당신도 히브리 여인)
• Aria : Veni, veni, me sequere fida(오라, 오라, 나를 믿고 따라오라)
• Recitativo Abra: Venio Juditha(나는 유디트)
• Aria : Fulgeat sol frontis decorae(햇빛이 너의 얼굴에 쏟아지리라)
• Recitativo di Abra : In urbe interim pia(경건한 도시)
• Coro : Mundi rector de caelo micanti(세상의 지배자)

▶ 제2부
• Recitativo Ozias : Summi Regis in mente(마음속의 높은 임금님)
• Aria : O sydera, o stellae(별과 별)
• Recitativo Ozias et Holofernes : Jam saevientis in hostem(이미 광란적)
• Aria : Nox obscuro tenebrosa(어두운 밤)
• Recitativo Holofernes et Juditha : Belligerae meae sorti(나의 수많은 전쟁)
• Aria : Transit aetas(인생은 어차피 떠나는 거)
• Recitativo Holofernes et Juditha : Haec in crastinum serva(다음 날을 지키시오)
• Aria : Noli, o cara, te adorantis(오, 사랑이 없다)
• Recitativo Juditha et Holofernes : Tibi dona salutis(당신이 구원을 주나)
• Coro : Plena nectare non mero(전부 꿀에 불과한걸)
• Recitativo Holofernes : Tormenta mentis tuae(폭발할 것 같은 마음)
• Aria : Vivat in pace, et pax regnet sincera(평화에 산다)
• Recitativo Juditha : Sic in Pace inter hostes(원수간의 평화)
• Aria : Umbrae carae, aurae adoratae(사랑스런 그늘)
• Recitativo Vagaus : Quae fortunata es tu (당신은 운이 좋다)
• Aria : Non ita reducem(그렇게 다시)
• Recitativo Abra : Jam pergo, postes claudo(이곳을 폐쇄하고 갈꺼다)
• Aria : In somno profundo(깊은 밤에서)
• Recitativo accompagnato Juditha : Impii, indigni tiranni(가치 없는 사악한 폭군)
• Recitativo Juditha et Abra : Abra, accipe munus(아브라, 당신의 역할을 하시오)
• Aria : Si fulgida per te propitia caeli fax(당신이 빛나는 경우)
• Recitativo di Vagaus : Jam non procul ab axe(더 이상의 간격이 없다)
• Aria : Armatae face, et anguibus(네 팔로 성화를 치켜 올려라)
• Recitativo Ozias: Quam insolita luce(얼마나 쓸모없는 빛인가)
• Aria : Gaude felix(행복의 기쁨)
• Recitativo accompagnato Ozias: Ita decreto aeterno(그토록 영원한 법)
• Coro : Salve, invicta Juditha, formosa(안녕, 무적의 유디트)  ** 번역/ 곽근수

▶ 유디트(Juditha)
적진에 안착한 자신을 거친 바람을 헤치고 마침내 순풍을 만나 안도하는 한 마
리의 제비에 빗댄 유디트의 아리아 “불신의 어리석음으로 그를 조정하리라
(Agitata infido flatu)”는 미묘한 에로티시즘에 물들어 있다. 거사를 앞둔 유디트
가 자신의 하녀 아브라를 격려하는 “오라, 오라, 나를 믿고 따라오라(Veni,
veni, me sequere fida)”에서 비발디가 현악기로 섬세하게 묘사한 유디트의 흥
분한 가슴, 뛰는 심장박동에서조차 에로틱한 감정이 느껴진다면 지나친 것일
까? 마침내 자신의 매력에 굴복하여 침실 앞에서 조급해하는 홀로페르네스를
상대로 솔로 만돌린의 정적에 가까운 반주와 함께 인생의 덧없음을 노래하며
홀로페르네스가 자초하는 멸망을 조롱하는 유디트의 노래 “인생은 어차피 떠
나는 거(Transit aetas)"는 어느 화가들 보다 더 섬짓하게 그린 팜므 파탈의 전
형이라고 할 수 있다.

▶ 홀로페르네스(Holofernes)
구약의 외경에서 포악한 침략자로 묘사된 홀로페르네스는 비발디에 의해서 오
히려 부드러운 시인으로 변한다. 스스로에게 다가올 처참한 결말을 무의식중
에 예견하면서도 유디트의 아름다움을 칭송하기에 바쁜 그의 언어 “어두운 밤
(Nox obscura)”은 단순한 욕정 이상의 그 무엇이다. 오르간과 오보에의 이중
주에 맞추어 구애의 노래 “오, 사랑이 없다(Noli, o cara)"를 부르는 홀로페르네
스에게서 정복자의 풍모는 없다. 화가 크리스토파노 알로리는 자신이 연모하
던 고급 창녀를 유디트로 그리면서 유디트가 들고 있는 홀로페르네스의 머리
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어 여인에게 돈과 마음을 모두 빼앗겨 마치 거센 된
것처럼 나약해져버린 자신의 무상함을 표현했다고 한다. 세상을 지배하는 것
은 남자요, 그 남자를 지배하는 것은 여자라고 그 누가 말하였던가? 약음기를
낀 바이올린 소리만큼이나 달콤한 유디트의 자장가 “평화롭게 살리라(Vivat in
pace)”를 들으며 홀로페르네스는 죽음의 깊은 수렁으로 빠져든다.

▶ 바고아(Vagaus)
홀로페르네스의 심복이자 내시인 바고아 역시 첫 눈에 유디트의 아름다움에
넋이 나가 유디트를 그의 주군에게 소개시키고 결국 주군의 명을 재촉하고야
만다. 바고아는 사실 비발디의 이 오라토리오에서 다소간 특별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주연이라고 할 수 있는 홀로페르네스보다 오히려 부르는 아리아의 수
가 더 많다. 잠든 주군 홀로페르네스에 대한 그의 애정이 담긴 아리아 “사랑스
런 그늘(Umbrae care)"는 너무나 서정적이고 아름다와서 그가 주군에 대하여
충성심 이상의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묘한 느낌이 들
정도다.

현란한 콜로라투라 테크닉과 분노로 가득 찬 분위기 때문에 바고아의 아리아
“네 팔로 성화를 치켜 올려라(Armate face)”는 그 어떤 아리아보다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이탈리아의 메조 체칠리아 바르톨리, 캐나다의 소프라노 카리
나 고벵의 연주 등이 유명하다. ‘유투브 감상’에 올려놓은 이들의의 연주를 놓
치지 마세요). 목이 달아난 채 침실에 피투성이로 쓰러져있는 주군을 발견하
고 분노와 복수심에 치를 떠는 바고아의 아리아 “Armate face”는 전광석화 같
은 빠른 템포와 리듬에 실려 화려한 콜로라투라 테크닉이 수반되는 아리아로,
노래하는 가수에겐 대단한 부담이 되지만 청중들에겐 매우 깊은 인상을 남기
게 된다.

♥ 출처 / 위키피디아(영어 및 라틴어 번역 / 곽근수), 가톨릭 성서 유딧기,

♥ 참고문헌 / 임성우씨의 해설글(▶표 부분), 이용숙씨의 '무지크바움' 글(♣표 부분)

◈ 퍼가는 것은 좋으나, 반드시 출처를 밝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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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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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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