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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틱한 레퀴엠을 쓴 베를리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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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oz : Requiem
Tenor Andrew Staples
지휘 : Jukka-Pekka Saraste
Tschechischer Philharmonischer Chor Brno
WDR Rundfunkchor Köln
http://youtu.be/HofoFYxqIgU
“이 세상 모든 살아있는 존재는 반드시 죽는다.”
프랑스의 상징시인 라마르틴은 생명의 탄생을 죽음의 전주곡으로 파악했고, 종교의 대부분은 죽
음을 평화로 인식하고 있다. 살아있는 것은 곧 현세의 고통이고, 때문에 죽음은 고통의 종식이자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고 종교의 교의(敎義)는 설명한다.
분명한 것은 죽음은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고 동시에 생의 종언을 뜻하는 것이어서 그것은 누구에
게나 공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선사시대의 샤마니즘에서 오늘의 종교에 이르기까
지 신앙의 대상은 죽음과 결부되어 생성됐다고 보는 견해가 타당하다.
특히, 종교의 교의는 죽음의 문제에 거의 모든 메시지가 집합되어져 있다. 죽음이 무섭고 겁나고
두려운 것은 그것이 삶의 끝이라는 사실과 죽음 뒤의 일을 알 수 없다는 인식의 어두운 한계가
전제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종교의 교의는 죽음과 그 이후의 일들을 초논리(超論理)로 설명, 설득
함으로써 죽음을 공포의 대상이 아닌 <영원한 삶의 한 과정>으로 인식케 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
는 경우가 많다.
그리스도교는 구원의 종교다. 그리스도를 믿고 그의 가르침에 순종하는 신앙만이 죽음의 계곡에
서 탈출하게 하며, 죽어도 죽는 것이 아니며 이 세상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福樂의 세계에서 영
생을 누리는 길로 가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교 신학은 인간의 탄생을 특
별한 은총으로 믿는다. 탄생이 있고, 거기에 신앙이 보태어지고, 그래서 죽음을 통해 영생으로 가
는 축복이 부여 된다고 설명한다.
<죽은 者를 위한 미사>의 첫 고유문(固有文)이 레퀴엠(Requiem)으로 시작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라틴어 레퀴엠은 안식(安息)을 뜻한다. 삶의 긴 여로를 걸어와 이제 비로소 안식을
찾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크리스천에게 죽음은 곧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편
히 쉬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죽은 사람들은 최후의 심판 날을 기다려야 한다. 이 심판에서 義人
으로 판정받아야 비로소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
죽은 사람의 영혼이 하느님 나라의 영접을 받을 수 있도록 살아있는 사람들이 모여 미사를 드리
는 예전, 이것이 가톨릭교회 진혼미사의 참 뜻이다. 한 사람의 신도가 선행을 베풀고, 또 그가 남
을 위해서 기도할 때 그 공이 살아있는 다른 신도들에게는 물론 최후의 심판을 기다리며 무덤 속
에 잠들어 있는 신도들에게도 미친다고 하는 것이 가톨릭 교리이다. 때문에 죽은 사람의 친지들
이 모여 기도를 하면 그 공덕이 곧 미친다는 믿음이 진혼 미사의 정신이다.
레퀴엠 미사는 매년 11월 2일에 전 교회가 동시에 올리는 <만령절 레퀴엠>을 비롯해서 죽은 자
의 기념일, 혹은 전몰용사를 위한 기념 미사, 죽은 자의 祭日에 올려진다.
레퀴엠의 전례문은 일반 미사 기본 순서에 일부 고유문(Proporium, 미사가 행해지는 날, 목적에
따라 고유하게 쓰이는 禮文을 이른다. 이와 대칭되는 경우는 통상문(通常文)이라고 부른다.)이 첨
가되어 있는 형태를 취하는데 대체로 전통적인 순서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예문 전체는 끝에
소개하기로 한다)
1) 入堂頌(Introtus)
2) 키리에(연민의 찬가)
3) 층계송(Graduale)
4) 連頌(Tractus)
5) 부속가(Dies Irae, 진노의 날)
6) 봉헌송(Offertorium)
7) 상투스(Sanctus, 감사의 찬가)
8) 아뉴스 데이(Agnus Dei, 하느님의 어린양)
9) 영성체송(Communio)
이상의 예문들 가운데 (2)(7)(8)은 보통의 미사에서도 쓰이는 통상문에 해당되며 나머지는 고유문
이다. 따라서 레퀴엠에서는 일반 미사에서 사용되고 있는 <글로리아 Gloria> <크레도 Credo> 또
는 <알렐루야 Alleluja>같은 기쁨의 예문은 쓰지 않는 것이 관례다. 그리고 <연송(連頌)>(혹은 ‘詠
唱’)같은 예문은 사순절 미사와 같은 내용으로 “죽은 모든 신자들의 영혼을 온갖 죄의 사슬에서
풀어 주소서”라고 간절히 기구하게 되며, 부속가인 <진노의 날>은 레퀴엠에만 사용되는 독특하고
긴 예문이다.
레퀴엠의 입당송 첫 구절은 “주여,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Requiem aeternam dona
eis Domine”라고 되어 있는데 이 기도는 두 번째 예문 층계송의 첫 구절에서 또한번 그대로 등
장한다. 특히 층계송은 레퀴엠 고유문 중 가장 오래 된 것으로, 구약성서 제4에스라書 제2장
34-35절에 기초한 것이며, 同 성서는 교황 게라시우스I세(재위 492～496)시대에 공인되었으니
성립 연대가 매우 오래 되었다.
부속가 <진노의 날>은 14세기에 성립된 것으로 그레고리우스 선법으로 만들어진 曲조차 대단히
극적인 요소를 갖고 있는데 이 부분이 극적이어야 한다는 전통 또한 매우 오랜 것이라 여겨진다.
레퀴엠 작곡에 있어서 반드시 9개 부분으로 구분되기보다는 작곡가에 따라서 가감(加減)되는 경우
가 오히려 더 흔하다. 한 개의 예문을 2개로 세분하거나 2개의 예문을 하나로 묶는 경우도 왕왕
있다. 또 어떤 경우엔 성가나 리베라․메(Libera Me, 주여 나를 자유롭게 하소서)같은 전통적 미
사 예문과 관련 없는 악장이 삽입되기도 한다.
예외는 오케겜(Ockegam)이 쓴 레퀴엠에서도 발견된다. 그는 층계송과 연송에 일반 예문과 전혀
다른 텍스트를 채용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예는 피에르 드 라 뮈, 모랄레스, 팔레스트리나, 라수
스의 작품에서도 발견된다.
<진노의 날>을 묘사적이고 극적으로 표현하는 전통은 18세기 후반, 관현악법의 발달에 힘입어 극
대화의 양상을 띠게 되는데, 미하엘 하이든, 치마로자로부터 모차르트의 레퀴엠으로 이어지고,
19세기엔 더욱 그 표현의 강도가 높아져 본래의 전례적인 성격에서 벗어난 듯한 작품들이 등장
하게 된다. 그 최초의 예는 모차르트의 레퀴엠에서 나타나는데, 트럼본 1개가 지극히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여 최후심판의 공포가 묘사되고 있다.
베를리오즈의 작품은 이것이 보다 극적으로 에스컬레이트 되는데, 대편성의 오케스트라를 사용하
여 경천지동(驚天地動)의 무시무시한 최후의 심판이 연출되고 있다. 베르디도 베를리오즈 못지않
은 극적 표현을 하고 있기는 하나 오히려 간소한 느낌이어서 특이하다.
레퀴엠엔 뛰어난 작품들이 그야말로 무수하다. 신앙심 깊은 작곡가들에게 있어서도 죽음은 그들
의 가장 큰 숙제였기 때문이리라. 케루비니, 드보르작, 브루크너, 생상스, 포레의 레퀴엠은 그중에
서도 특히 뛰어나며 독자적인 스타일과 분위기를 갖고 있다.
20세기에 와서도 레퀴엠은 꾸준히 작곡되었다. 뒤뤼플(M.Durufle)은 그레고리우스 성가를 기반
으로 하는 레퀴엠을 써서 중세기적 현대 레퀴엠의 새로운 예를 남겼고, 전례문의 용법에서 최대
의 자유를 구사한 스트라빈스키의 레퀴엠도 명작의 서열에 놓아야 할 것이다.
벤자민 브리튼(B.Britten)의 <전쟁 레퀴엠> 역시 현대 레퀴엠의 독특한 사례가 될 것이고, 브람스
의 <도이치 레퀴엠>은 마틴 루터가 번역한 독일어 성서를 토대로 독자적인 텍스트를 선택함으로
써 가톨릭 전례와 무관한 특이한 선례가 되었다. 때문에 그의 작품은 <도위치 레퀴엠>으로 불러
야 하는 것이다.
◈ 레퀴엠의 고유문 * (통상문 생략)
▶ 입당송
주여,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천주여, 시온에서 찬미함이 진정 마땅하오니,
예루살렘에서 당신께 서원이 바쳐지리이다.
주여, 내 기도를 들어 주소서.
모든 사람이 당신께 오리이다.
주여, 그들에게 길이 비추소서.
▶ 층계송
주여,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언짢은 소식에도 그는 놀라지 않으리니
주께 바라는 그 마음은 든든하도다.
▶ 연송
주여, 죽은 모든 신자들의 영혼을 온갖
죄의 사슬에서 풀어 주소서.
그들을 주의 은총으로 도우시어,
형벌의 심판을 면하고,
영생복락을 길이 누리게 하소서.
▶ 부속가 (진노의 날)
진노의 날 그날이 오면
다위 시빌 예언따라
세상 만물 재 되리라.
모든 선악 가리시려
심판관이 오실 그때
놀라움이 어떠하랴!
곳곳 무덤 진동하며
나팔 소리 사람 불러
어좌(禦座) 앞에 모으리라.
심판주께 답변하러
조물들이 부활할 제
죽음 만물 혼겁하리.
모든 선악 기록한 책
만민 앞에 펼쳐 놓고
세상 심판 하시리라.
심판관이 좌정할 제
숨은 죄악 탄로되어
벌 없는 죄 없으리라.
성인들도 불안커든
불쌍한 나 뭘 말할까
어느 변호 청해 보랴?
지엄 대왕 자비로와
사람 거저 구하시니
나도 함께 구하소서.
나도 주의 강생 이유
착한 예수 기억하사
그날 멸망 거두소서.
나를 찾아 기진하고
십자가로 나를 구한
이런 은총 보람되리.
공의로운 심판주여
심판하실 그날 전에
우리 죄를 사하소서.
죄인 내가 지는 죄로
얼굴 붉혀 구하오니
죄인 간구 들으소서.
마리아도 사하시고
우리 간구 들으시고
내게 희망 주셨도다.
나의 기도 부당하나
주의 인자 베푸시어
영원 화염 꺼 주소서.
산양에게 나를 가려
면양 중에 자리 주고
오른편에 세우소서.
악인들을 골라 내어
화염 속에 던지실 제
내게 축복 베푸소서.
재 되도록 마음 타며
부복하여 구하오니
나의 종말 돌보소서.
눈물겨운 그날 오면
심판 받을 죄인들이
먼지에서 일어나리.
주여 죄인 사하소서
인자하신 주 예수여
그들 안식 주옵소서
아멘.
▶ 봉헌송
영광의 왕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여,
죽은 모든 신자들의
영혼을 지옥벌과 깊은 구렁에서 구하소서.
그들을 사자의 입에서 구하시여,
지옥이 그들을 삼키지 못하게 하시고,
그들로 하여금 어둠 속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또한 기수이신 성 미카엘 인도를 받아
일찌기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언약하신
거룩한 왕명의 세게로 들어가게 하소서.
주여, 찬미의 제물과 정성된 기도를 드리오니,
오늘 우리가 추도하는
영혼들을 위하여 받아 들이시어,
그들로 하여금 일찌기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언약하신 대로 죽음의 나라에서
생명의 나라로 건너가게 하소서.
▶ 영성체송
주여,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자애로우신 주여, 당신 성인들과 함께 비추소서.
주여,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주소서.
자애로운 주여, 당신 성인들과 함께 비추소서.
◈ 레퀴엠 음반 목록 e-bay 카탈로그
http://www.ebay.com/b/Requiem-Music-CDs/176984/bn_232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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