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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 마르틴 루터
아래 : 한스 레오 하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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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루터 : Ein feste Burg ist unser Gott 내 주는 강한 성이요
http://youtu.be/h6YwKYAo2r8?si=ZTvf4YaZyzRqA2X6
한스 레오 하슬러 : Cantate Domino 하느님께 노래하라
http://youtu.be/yAElf_dhOmQ?si=AgpkaToEs086qGZJ
16세기 초엽, 로마 가톨릭 교회는 대형 성당의 건설과 엄청난 분량의 성화(聖畵)와 성물(聖物) 등 교
회 장식품 제작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 부었다. 거기에 더해 막강한 신권을 구사하던 교회 지도자들
의 사적 공적인 문제도 세상에 그대로 들어나는 상황이었다.
사정이 급박해진 가톨릭교회 지도부는 면죄부를 발행하는 고육지책을 쓰기에 이르렀다. 그걸로 막대
한 재정수요를 충당하려는 정책이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엄청난 부작용을 가져왔다. 교회가 부정부
패의 온상처럼 인식되는 위기상황에 몰렸다. 일이 이 지경이 되면서 교회의 부패상과 신권의 타락을
혁신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루터 신부는 그런 생각을 가진 개혁인사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1517년, 로마가톨릭교회 성직자였던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는 96개조에 달하는
항의문을 자신이 시무하고 있던 비텐베르크 슐로스키르헤(Schlosskirche, 모든 성인 교회) 문에 게
시하고 교회의 잘못이 시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발표했다. 내친걸음으로 이듬해엔 교황 레오 10세
에게도 항의문을 보냈다. 이런 도전은 목숨을 건 무모한 짓으로 일부에게 받아들여지기는 했지만 비
텐베르크의 희랍어 교수 멜란흐톤 같은 유능한 협력자를 얻어 가톨릭이 루터를 권력으로 밀어붙일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교회 개혁운동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자 루터는 1521년부터 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하는 엄청난
작업을 위해 아이제나흐의 바르트부르크 성에 들어앉았다. 마틴 루터가 완성한 성서의 독일어 번역
은 독일의 종교는 물론 문학과 음악에 엄청난 변혁을 가져다주었고, 결과적으로 루터는 이 하나의
위업만으로도 독일 문학사와 음악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로 기록될 정도로 평가된다.
독일어로 번역된 성서는 수많은 작곡가와 작가들의 창작의 샘이 되었다. 팔레스트리나를 정점으로
하는 가톨릭 교회음악과 더불어 종교음악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개신교의 교회음악이 만
일 루터의 독일어 성서번역이 없었다면 전혀 다른 모습이 됐을 것이라는 가정이 가능할 만큼 루터
의 성서번역은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비교적 완전한 형식을 갖춘 프로테스탄트 교회음악이 등장한 연대는 1524년이다.
1524년에 바흐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독일의 작곡가 요한 발터(Johann Walther, 1490-1570)가
<비텐베르크 성가집 Wittemberg Gesangbuch>을 출판했기 때문이다. 발터는 작센 선제후(選帝候)
예배당 가수를 지냈고, 1548년부터 드레스덴 궁정 오르가니스트 겸 악장으로 활동했다. 특히 루터
의 음악적인 협력자이자 친구, 조언자로 초창기 종교개혁 운동에 지대한 공헌을 이룩했던 인물이다.
이 성가집엔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예배용 성가는 물론 모테트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발터의 비텐베르크 성가집보다는 마르틴 루터가 작곡한 독일 코랄이 프로테스탄
트 교회음악에서 더 큰 비중으로 취급되고 있다. 루터의 코랄은 독일어 성서 번역과 더불어 그의
불멸의 공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루터가 생각하고 있던 교회음악은 누구든지 쉽게 노래할 수 있는
평이성과 종교적 감정을 한껏 높일 수 있는 힘찬 느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이러한 그의 의
지가 반영된 것이 바로 코랄(Chorale)이다.
코랄은 독일인의 기질과 새로운 교회를 지향하는 신학적 이념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음악이었다. 그
것은 새롭게 등장한 독일적 종교민요라고 부를만 했다. 자료에 따르면 루터가 직접 작곡한 코랄은
약 30여곡에 이른다.
<내 주는 강한 성이요, Ein feste Burg ist unser Gott>가 그의 대표적인 코랄로 알려져 있고, 이
것은 바흐를 비롯한 수많은 작곡가들에 의해 여러 가지 형태의 종교음악의 재료로 쓰인바가 있듯이
그의 코랄의 의도는 교회예배에서 일반 신도들도 함께 노래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음을 알게 한다.
<내 주는 강한 성이요>는 페스트가 유럽 대륙을 휩쓸고 있던 1528년에 작곡됐는데 시편 46편을 루
터式으로 번안해서 텍스트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루터의 코랄 가사는 거의가 1523-24년 사이에 작
성됐고, 그가 붙인 선율은 새롭게 창작된 것은 거의 없고 대부분은 독일민요, 암브로시우스 성가,
중세시대의 독송(讀頌), 그레고리우스 성가 등에서 가져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러한 재료
들을 단순하게 모방만 한 것은 아니고 그가 의도한 새로운 교회상과 신학적 이상에 알맞도록 뛰어
난 솜씨로 변용 시켰다. 루터의 코랄은 다음과 같은 음악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1) 노래하기 쉬운 단순한 선율
2) 명쾌한 조형성
3) 힘차고 신선한 리듬
4) 아름다운 선율
이런 특성을 갖고 있는 코랄은 교회음악 사상 처음으로 3화음을 채택해서 단순하고 호모포닉한 오
르간 반주로 연주되었다. 이것은 음악사상 전혀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
러나 루터가 세상을 떠나자 코랄에 위기가 닥쳐온다. 그것은 16세기 후반에 닥쳐왔다.
하나는 베네치아악파의 복합창양식(複合唱樣式, Polychoral style)이고,
또 하나는 17세기의 이탈리아의 협주양식(協奏樣式, Concertizing style)이었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현저하게 코랄에 위협적인 존재가 됐는데, 협주양식이 만들어 낸 오페라, 오라
토리오, 칸타타 등의 극음악 형식과 소나타, 협주곡, 칸소네, 리체르카레(ricercare) 등 새로운 음악
양식의 등장과 눈부신 발전이 코랄의 발전에 커다란 장애가 되었다. 이들 새로운 양식의 출현으로
독일의 많은 작곡가들의 관심은 코랄로부터 떠나게 되었고, 어느새 코랄은 낡아빠진 음악으로 전락
할 위기를 맞게 되었다.
프로테스탄트 교회음악은 이탈리아 스타일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세속주의에 물들게 되었고
신선하고 기품 있던 선율이 있어야 할 자리에 천박한 음악이 대신 들어오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한편, 프로테스탄트의 종교개혁에 대항해서 반종교개혁 운동을 벌이고 있던 로마가톨릭은 이런 이탈
리아 음악의 유행을 교묘하게 이용했다. 특히 예수회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이탈리아의 미술과 음
악을 독일에 보급하는데 앞장섰다. 따라서 17세기는 독일에 있어서 이탈리아적인 경향과 독일적인
전통의 치열한 각축의 시대라고 규정해도 좋겠다.
그러나 독일 음악이 전통성을 완전히 상실하지 않고 오히려 전례가 드문 위대한 음악예술을 수립할
수 있었던 것은 17세기에 활동했던 몇 사람의 뛰어난 대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의 한 사람
이 레오 하슬러이다.
◉ 독일적 프로테스탄트 음악의 기수
▶ 한스 레오 하슬러 (Hans Leo Hassler, 1564–1612)
교회혁신 운동의 발상지 독일 출신답게 가장 독일적인 프로테스탄트 음악의 기초를 확립한 작곡가
하슬러는 1564년 뉘른베르크에서 태어나 1612년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서 세상을 떠난 인물이다.
교회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하던 아버지 이자크(Issak, 1530-1591)에게 오르간을 배우고, 1584년에
베네치아로 가서 당시 최고의 음악교사이자 작곡가였던 안드레아 가브리엘리(A. Gabrielli)를 사사
하는 한편, 안드레아의 조카 조반니 가브리엘리의 영향도 아울러 받았다. 이런 인연으로 알렉산드로
의 추천을 받아 아우구스부르크의 금융인 푸게르(Fugger family)의 오르가니스트로 임명되어 활동
하다가, 1601년, 고향으로 돌아가 뉘른베르크 제1음악가(Oberster Musicus)겸 성모교회 오르가니
스트로 시무했다.
1604년, 우름으로 옮겨 일하던 중 이듬해에 결혼했고, 1608년엔 파격적인 봉급을 받는 조건으로
드레스덴 작센 선제후 궁정 오르가니스트로 일하게 되는데 1612년, 황제의 선거가 있어 선제후를
따라 프랑크푸르트로 갔다가 그곳에서 객사한다. 하슬러는 황제 루돌프2세로부터 귀족의 예우를 받
았고 정신(廷臣) 겸 궁정 오르가니스트 칭호를 받았다.
하슬러는 이탈리아의 감미로움과 독일의 중후함을 결합시키는 것을 이상으로 삼으면서도 각론에 들
어가서는 이탈리아 음악이 지니고 있는 지나친 감성이나 장식적 취향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배제시켜
서 결과적으로 독일적인 새로운 프로테스탄트 음악의 전통을 확립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가 발표한 칸초나와 마드리갈에서 발견되는 섬세한 선법이라든지 심지어는 다합창양식에서 들려
오는 미학적 기준에서조차 그는 일관되게 독일적 전통의 확립을 의식하고 있었다.
그의 종교음악을 대표하는 수난 코랄 <피 흐르는 주님의 머리>는 바흐가 특히 사랑했던 작품으로
자신의 <마태오 수난곡>과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에서 인용할 정도였다.
하슬러는 독일과 이탈리아라고 하는 두개의 음악적 경향 사이에 놓인 작곡가였다. 그는 이 둘 사이
에서 서로 융합될 수 있는 성질을 가려내는 정확한 심미안과 재주를 갖고 있었다. 때문에 그의 음
악에는 당시의 어떤 작곡가에게서도 발견하기 어려운 밝고 신선한 매력이 넘쳐흘렀다. 이런 의미에
서 그 시대에 하슬러를 능가할만한 음악가는 아무도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악의 역사와 사상>이라는 저서를 쓴 후고 라이히텐트리트는 하슬러를 이렇게 평가했다.
“그의 즐거운 다성가곡(多聲歌曲)은 이탈리아 기질의 우미(優美)와 발랄(撥剌), 이탈리아 무용 리듬의
우아함, 이탈리아의 음색 효과의 아름다움과 색체의 풍부함에 곁들여 독일적인 정서의 깊이와 성실,
또한 독일다운 웅건한 힘이 넘친 가곡의 구성력을 혼합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조화와 혼재는 매우
그 유례가 드문 것이다. 독일의 전통인 음 울림의 딱딱한 것, 지루한 것, 거친 것이 하슬러의 음악
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그의 음악은 그때까지의 어떤 독일 음악에도 뒤지지 않게 독
일적이다.”
독일적인 것과 이탈리아적인 것의 융합을 과제로 삼았던 하슬러는 종교음악에서는 가톨릭적인 경향
과 프로테스탄트적인 경향의 중간을 선택했다. 따라서 그의 종교음악엔 양립할 수 없는 이 두 개의
음악적 요소들이 교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결합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하슬러는 가톨릭 신자였다. 그
렇다고 해서 의도적으로 자심의 종교적 입장을 음악에 반영하지 않았다. 그는 종교음악을 통해서 신
학적으로는 오히려 도그마(Dogma)의 벽을 허물고자 노력했고 민족적으로는 독일적인 기질과 특징
을 나타내고자 힘썼다. 이런 특징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의 음악은 종파를 초월해서 독일 국민의 사
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 물론 이언 전통은 그 후 바흐와 헨델에게 계승되고 특히 바흐에 의해 위대
한 완성을 보았다.
하슬러 이후 독일 프로테스탄트 음악의 전통은 북부독일과 중부독일, 특히 작센과 튀링겐 지방을 중
심으로 뿌리를 내리게 되고, 이와 달리 가톨릭 세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남부독일과 오스트리아 지방
엔 프로테스탄트와는 궤를 달리하는 음악적 행로를 취하게 되었다.
▶ 하슬러의 종교음악 작품들
1) 4-8성을 위한 모테트 집, 1591년 작, 증보 1597, 1961년
2) 4-8성을 위한 미사곡, 1599년, 1961년 증보
3) 4-12성을 위한 모테트 집, 1601년, 1612, 1961년
4) 4성을 위한 코랄과 모테트 집, 1607, 1965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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