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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위 : 톤 쿠프만(Ton Koopman) 지휘 앨범,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아래 : 톤 쿠프만
◈ 유투브 감상
독창자 : Anne Grimm (소프라노), Lothar Odinius (테너), Klaus Mertens (베이스)
지휘 : Ton Koopman
The Amsterdam Baroque Orchestra & Choir
http://youtu.be/Ougfizf6sZw
16세기 말엽, 베네치아를 통해서 이탈리아로 들어온 커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 그
러나 전통적으로 유럽 교회는 이슬람들이 마시는 커피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그래
서 "이교도의 음료, 사악한 나무의 검은 썩은 물"이라며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권장했
지만 일단 커피 맛에 빠진 사람들은 계속 빠져들었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일단의
성직자들과 신도들이 교황 클레멘스 8세에게 커피를 공식적으로 금지해달라는 압력을
가했다.
결정에 앞서 일단 커피를 맛본 교황이 말했다. "이 사탄의 음료는 이교도 놈들만 마시
도록 놔두기에는 너무 맛있다!" 하면서 반대를 물리치고 커피를 축복함으로써 승인했다
고 한다. 이 야사가 실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커피가 대략 이 시점부터 유럽에서 대중
화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렇게 교황의 허락이 떨어지자 커피는 단숨에 유럽을 휩
쓸었다. (출처 : 나무위키)
독일엔 1670년 무렵에 영국으로부터 커피가 전해졌는데,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 인기를 끌었다. 얼마나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었든지 커피 수입으로 국고 유출이 걱
정될 정도였다. 그래서 국왕 프리드리히 2세가 1777년에 커피 금지령을 내렸지만 국
민적 저항이 워낙 커서 오래가지 못했고, 이후 독일은 이탈리아나 프랑스에 버금가는
커피 소비국이 되었다.
1723년, 바흐는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 교회 부속학교 합창장으로 임명되면서 그 지역
여러 교회의 음악감독도 겸했다. 그래서 처음 5∼6년은 주로 칸타타, 수난곡 등 교회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하는데 몰두했다.
<마태오 수난곡>,
<나단조 미사>,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등 160여곡의 교회음악을 이 무렵에 썼다.
1729년 봄, 선배 작곡가 텔레만이 1701년에 설립해서 이끌고 있던 대학 앙상블 <콜레
기움 무지쿰 Collegium Musicum>의 지휘권을 물려받으면서 그때부터 기악곡과 세속
칸타타 등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는 전기를 맞았다.
매주, 고트프리트 치머만 커피하우스에서 연주하는 콜레기움 무지쿰엔 프로 연주가들도
몇몇 있었지만 주로 대학생들이 참가했다. 바흐의 아들들도 정규 멤버로 가담했다. 이
들은 두 가지 활동을 했다.
하나는 치머만 커피하우스에서 열리는 비교적 소규모의 정규 콘서트였고(바흐의 많은
칸타타가 여기서 연주됐다),
다른 하나는 라이프치히의 다양한 장소에서 열리는 귀족들의 축하행사나 대학의 학술
행사를 위해 연주하는 일이었다. 후자의 경우 연주규모가 커서 정규 멤버 외에 연주자
와 가수들을 엑스트라로 추가 했다.
당시 정규 콘서트에서 어떤 작품들이 연주되었는지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 다만 추측
컨대 바흐 자신의 협주곡(특히 하프시코드 협주곡)과 세속 칸타타, 소나타들이 프로그
램에 포함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겁고 천사처럼 아름다우며 사랑처럼 달콤하다”는 커피. 이
커피에 얽힌 예술가들의 일화도 커피 종류만큼 다양하고 커피 향기처럼 진하다. 베토
벤은 매일 아침 정확히 60알의 원두를 일일이 세어서 그라인딩하고 커피를 내려 먹었
다고 했다. 놀라운 것은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한 잔의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 사용되는
커피 양이 원두 약 7~8g인데 이 무게에 해당되는 원두가 약 55개~60개라고 한다.
바흐도 대단한 커피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그가 활동했던 1700년대 초반 독일에서
여자들이 하도 커피를 좋아해서, 당시 의사들은 커피가 불임의 원인이고 얼굴빛이 검
어진다면서 여성들에게 커피를 못 마시게 했다. 그러나 마니아들의 커피 사랑을 막지
는 못했고, 바흐 역시 커피를 너무 좋아해서 1735년에 세계 최초의 커피 예찬음악인
<커피 칸타타>를 작곡했다.
딸이 커피에 열광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아버지.
커피를 못 마시게 하면 차라리 죽겠다는 딸.
그러나 아버지는 커피를 끊지 않으면 절대로 시집 못가는 줄 알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하는 수 없어진 딸 리센은 일단 커피를 끊고 결혼은 하되 커피를 좋아하는 신랑감을
직접 찾아 나선다는 이야기다.
“아, 커피 맛은 정말 기가 막히지.
수천 번의 입맞춤보다도 더 달콤하고,
맛좋은 포도주보다 더 순하지.
커피, 커피를 난 마셔야 해.
내게 즐거움을 주려거든 제발 내게 커피 한잔을 따라줘요!”
이렇게 재미있는 가사로 노래되는 소프라노 아리아는 경쾌하고, 마지막엔 커피를 예찬
하는 삼중창이 노래된다. 원래 이 곡의 대본은 아버지의 승리로 끝나게 돼있었지만 커
피 애호가 바흐가 딸이 결혼 후에도 커피를 계속 마시는 것으로 바꿨다고 한다.
대본의 내용이 세속적이어서 <세속 칸타타>로 분류되지만 교회 칸타타처럼 이 작품도
레치타티보와 아리아로 구성되어 있고
상황을 설명하는 내레이터(테너)와
딸 리센(Lieschen 소프라노),
아버지 쉬렌드리안(Schlendrian 베이스)이 플루트, 현악기, 하프시코드와 류트 등 지
속저음악기 반주로 작은 희극 오페라처럼 연주한다. 교회 칸타타엔 코랄이 반드시 들
어가기 때문에 합창이 필수적 요소지만 세속 칸타타엔 코랄이 없기 때문에 합창도 당
연히 없다.
모두 10곡으로 구성되었고 대본은 바흐가 좋아했던 지인이자 <피칸더>라는 필명으로
불려졌던 작사가 헨리치(Christian Friedrich Henrici, 마태오 수난곡의 대본작가)가
썼다. 바흐는 단 한편의 오페라도 쓰지 않았지만 이 칸타타가 오페라 같은 재미가 있
어서인지 오페라처럼 의상을 입고 연기를 곁들여서 연주하는 경우도 있다.
◈ 악곡의 구성
먼저 내레이터가 “조용히 하세요! 잡담을 그치길!”이라는 레치타티보로 관객들의 주의
를 끌면서 공연이 시작된다. 그는 딸 리센과 그녀의 아버지 쉬렌드리안을 소개하면서
“잘 들어보세요! 아버지가 왜 화가 나있는지?”라고 노래한다. 쉬렌드리안이 투덜대며
“애를 낳아봐야, 아무 소용도 없다니까! 그저 속상한 일만 잔뜩 생길 뿐이지!”라는 우
스꽝스러운 아리아를 노래한다. 뚝뚝 끊어지는 음표와 딱딱한 리듬에서 아버지의 개성
과 희극 오페라 못지않은 익살을 즐기게 한다.
아버지가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할수록 딸의 커피에 대한 집착은 더 강해질 뿐이다.
이어지는 리센의 아리아는 “커피는 어쩜 그렇게 맛있을까”라며 커피를 향한 강한 애착
을 노래한다. 이 아리아에 플루트가 오블리가토로 붙는다. 플루트의 매혹적인 연주는
이 칸타타에서 가장 매력적인 대목이다.
마지막 3중창이 연주되기까지 몇 차례의 레치타티보와 아리아로 커피 때문에 갈등하는
부녀의 실랑이가 계속된다. 쉬렌드리안은 딸에게 말을 안 들으면 산책을 못하게 할테
고, 잘 들으면 예쁜 패티코트를 사주겠다며 딸을 설득하지만 딸은 다른 건 다 없어도
커피만은 꼭 마셔야 한다고 버틴다. 벌컥벌컥 화를 잘 내는 성격의 아버지는 부점 리
듬 등의 허둥대는 음악으로 표현되고 영리하고 재치 있는 딸은 상큼하고 명랑한 음악
으로 표현된다.
아버지는 최후의 압박으로 커피를 끊지 않으면 시집을 보내지 않겠다고 위협하고 이에
딸이 굴복한다. 그러나 이것은 딸의 작전상 후퇴. 영리한 딸은 다시는 커피를 마시지
않겠다고 맹세해서 결혼 승낙을 받아낸 후 혼인계약서에 ‘커피의 자유 섭취’ 조항을 슬
쩍 끼어 넣었다. 이렇게 결혼과 커피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다.
커피 칸타타의 마지막 장면에선 해설자와 아버지, 딸 세 사람이 모두 나와서
“고양이는 쥐잡기를 그만 둘 수 없지”라는 3중창을 부르며 끝난다.
◈ 대본
1. 레치타티보(테너) / 내레이터
조용히 하세요! 잡담을 그치고 지금 벌어지는 일에 귀 기울여 봐요.
저기 쉬렌드리안 씨가 딸 리센과 함께 오고 있군요.
그는 곰처럼 소리를 치고 있어요.
대체 딸이 무슨 일을 저질렀기에 저러는지 들어봅시다!
2. 아리아(베이스) / 쉬렌드리안
자식이 있으면 수백 수천가지 짐을 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지.
매일 딸 리센에게 하는 말을 저얘는 한쪽 귀로 듣고 또 한쪽 귀로 흘려버리지!
3. 레치타티보 (베이스, 소프라노)
◐ 쉬렌드리안
이 망할 자식,
몹쓸 딸년 같으니
아, 내 소원을 이루면 얼마나 좋을까?
아제 커피 좀 그만 마시라는 내 소원을.
◑ 리센
아버지, 너무 그렇게 까다롭게 굴지 마세요!
커피를 하루에 세 번 이상 마시지 못하면 전 고통에 차서 쪼그라들고 말거예요.
너무 구운 염소 고기처럼요.
4. 아리아(소프라노)
◑ 리센
아, 커피 맛은 정말 기가 막히지.
수천 번의 키스보다 더 달콤하고, 맛좋은 포도주보다도 더 순하지.
커피, 커피를 난 마셔야 해.
내게 즐거움을 주려거든 제발 내게 커피 한잔을 따라줘요!
5. 레치타티보(베이스, 소프라노)
◐ 쉬렌드리안
커피를 끊지 않는다면, 결혼식장에도 데려가지 않을 거고,
산책도 가지 않을 거야.
◑ 리센
좋아요, 좋아!
하지만 커피만은 그냥 내버려두어요.
◐ 쉬렌드리안
저기, 조그만 원숭이 보이지?
게다가 너에게 테두리 달려있지 않은 예쁜 페티코트를 선물하마.
◑ 리센
그런 건 없어도 되요.
◐ 쉬렌드리안
넌 창문에서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도 못 보게 될지도 몰라.
◑ 리센
상관없어요. 하지만 커피만은 계속 마시게 해주세요.
◐ 쉬렌드리안
네 신부 면사포에다 은줄이나 금줄도 달아주지 않을테다!
◑ 리센
좋아요, 좋아! 제가 좋아하는 것만 그냥 내버려두시면 되죠.
◐ 쉬렌드리안
아, 이 철부지 리센아. 난 네게 말한 것들을 무엇이건 다 해준다니까.
6. 아리아(베이스)
◐ 쉬렌드리안
고집쟁이 여자들은 쉽게 꺽이지 않는 법.
하지만 그녀의 약점을 알면 해낼 수 있다구!
7. 레치타티보(베이스, 소프라노)
◐ 쉬렌드리안
아버지 말에 귀 좀 기울여봐.
◑ 리센
커피만 아니면 뭐든지요.
◐ 쉬렌드리안
그렇다면, 안됐지만 난 너의 짝도 지어주지 않을 테다.
◑ 리센
그래 좋아요. 아버지, 남편이야 뭐...!
◐ 쉬렌드리안
난 이미 결심을 했단다. 절대 난 널 결혼시키지 않는다고.
◑ 리센
제가 커피를 포기할 때까지란 말이죠?
음, 그렇다면, 이젠 커피를 단 한 방울도 마시지 않을게요.
◐ 쉬렌드리안
그러면 조만간 내 너의 짝을 지어주마!
8. 아리아(소프라노)
◑ 리센
그러면, 아버지. 오늘 당장 그렇게 해주세요.
아, 신랑을 갖게 되다니! 정말이지, 너무나도 멋진일이 될거야!
커피 대신 신랑을 금방 가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아!
오늘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용맹한 애인을 갖게 되다니.
9. 내레이터의 레치타티보(테너)
이제 늙은 쉬렌드리안은 밖으로 나가서 딸 리센에게 적합한 남편감을 물색하겠죠. 하
지만 리센은 몰래 방을 붙여서 자신에게 청혼하려는 자는 언제나 커피를 마셔도 된다
는 것을 약속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죠.
10. 3중창-소프라노, 테너, 베이스
고양이는 쥐잡기를 포기하지 않는 법. 나이든 여자들이 여전히 커피를 끓이면서 함께
모여 있어요. 엄마도 커피 마시는 습관이 있고, 할머니도 늘 그랬죠. 그렇다면 그 누가
딸을 탓할 수 있으리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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