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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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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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지엘로(Paisiello) / Missa Defunctorum(레퀴엠)

  
◈ 유투브 감상
전곡
1 - Introitus
2 - Kyrie
3 - Graduale
4 - Tractus
5 - Sequentia
6 - Offertorium
7 - Sanctus - Benedictus
8 - Agnus Dei
9 - Communio
10 - Libera me, Domine
http://youtu.be/imlgzyyaud4

파이지엘로(Giovanni Paisiello, 1740-1816)는 나폴리 악파에 속한 작곡가로
서 특히 오페라 코믹 장르에서 뛰어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그는 100
여편의 오페라를 써서 18세기 후반기 이탈리아 오페라에 커다란 공헌을 했던
작곡가다. '세비야의 이발사'같은 오페라 코믹 작품은 1816년에 로시니가 쓴
동명의 오페라가 발표되기 이전까지는 아주 특출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었
다. 물론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가 대단한 작품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에 파이지엘로의 걸작이 단숨에 가
려지고만 결과는 두고두고 아쉬운 사건으로 남는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두고
"졸속으로 이루어진 19세기 극음악에 대한 즉결심판이 파이지엘로의 영광을
빛바래게 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에게 일방
적으로 손을 들어준 世評에 오류가 있었으며, 파이지엘로의 세비야의 이발사
가 로시니의 그것에 비해 결코 뒤쳐지는 작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오늘에 와서 비극적 코믹으로 분류되는 그의 또 하나의 오페라 '니
나'가 파이지엘로를 대표하는 극장음악으로 평가됨으로써 그나마 이 작곡가
의 체면을 살려주고 있다. 실제로 이 오페라는 파이지엘로 스타일의 전형을 나
타내고 있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지중해 특유의 열정을 가장 극적으
로 나타내는 작품이고, 바로 이러한 특성이 파이지엘로 오페라의 기본적인 컨
셉이라는 것이다.

니나가 초연된 1789년 6월 25일, 카세르타 궁정극장엔 부르봉 왕조의 페르디난
드4세가 친히 임석하고 있었는데, 니나역을 노래한 메조 소프라노 첼레스테 콜
테리니(Celesta Coltellini)가 숭고하고도 전율적인 아리아 '내 사랑 언제 오려
나(il mio ben, quando verra)'를 노래했을 때 감동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에서도 이 오페라의 속성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만큼 파이지엘로의 작품
은 마치 직격탄이 목표 지점에 명중하듯 사람들의 가슴에 그대로 꽂혀서 거역
할 수 없는 감동의 회오리를 경험하게 하는 대단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
이다.

니나가 초연 되기 6개월 전, 스페인 왕가(王家)와 나폴리 부르봉 왕실은 수차
례에 걸쳐 엄청난 비극을 겪었다. 당시 마드리드를 휩쓸었던 천연두로 인해서
불과 수 주간 사이에 페르디난드4세의 동생 가브리엘, 그의 아내 마리안나 빗
토리아, 그들의 갓난 아기 카를로가 차례로 죽어갔고, 이에 충격을 받은 노왕
(老王) 카를로3세마져 별세하는 비극이 왕가를 덮쳤던 것이다. 이 끔찍한 비극
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페르디난드4세의 어린 두 아들, 젠나로(8세)와 카를로
(6개월)도 한달 사이에 천연두에 희생되는 최악의 사태로 나아갔다.

국왕과 나이 어린 두 왕자가 세상을 떠나자 파이지엘로는 그들을 위해서 레퀴
엠을 쓰기로 작정한다. 그는 충심으로 부르봉 왕가를 존경하고 그들이 당한 비
극을 슬퍼하는 마음으로 작곡에 정진했던 것이다. 악곡의 규모는 최대한 웅대
한 것으로, 성격은 비극적인 것으로 설정했다. 악곡의 구조는 4명의 독창자, 2
개의 합창단, 2개의 오케스트라를 사용하는 것으로 했다.

이 작품의 악보는 싼 피에트로 마젤라 음악원(Majella Conservatory)에서 발
견되었다. 이 악보가 1930년대에 출판되었고, 파이지엘로 탄생 200주년이었던
1940년, 타란토(Taranto)에서 비아죠 그리말디(Biagio Grimaldi)의 지휘로 금
세기에 이르러 처음으로 연주되었다. 그리고 20년 뒤, 제 23회 프로렌스 5월 음
악제에서 연주되었다.

이 작품은 1789년에 작곡되어 1799년 9월 7일, 교황 비오6세의 장례미사와 프
랑스 혁명의 영웅 호쉐(Hosce)를 위해서 연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복수의 인물을 위해서 레퀴엠이 연주되는 경우도 매우 드문 것이지만, 장례 미
사에서 파이지엘로의 행진곡이 레퀴엠과 동시에 연주되는 파격도 이루어 졌
다. 이러한 파격에 대해서 다메리니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자코벵당
에 대한 추종과 나폴레옹의 희생자인 교황의 명예를 동시에 묶는 이러한 배합
(호쉐 장군과 교황의 장례 미사를 함께 묶는)은 갑작스러운 정권 교체에 그들
스스로를 적응 시켜야하는 시대에 살았던 예술가들의 필요성과 나폴리의 역사
에 의해서만 설명될 수 있는 것이다". 다메리니는 이런 설명도 추가한다. "이
미사의 배후에 도사린 이유를 누구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호쉐 장군이든 교
황이든 두 사람 모두가 이 작품 속에 포함되어 있다". 즉, 이 레퀴엠이 복수의
인물을 추도하는 목적으로 작곡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곡자가 이 작품을 연주한 과정을 살펴보면 교황의 장례 미사가 먼저
이고, 2년 뒤 호쉐 장군의 미사에서 다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나타난다. 따
라서 파이지엘로가 이 작품을 처음부터 두 사람을 모두 생각해서 쓴 것이 아닐
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나폴리에 혁명 기운이 팽배하던 1799년, 파이지엘로는 나폴리 공화국 정부에
서 그에게 제의한 국립 합창단(Cappella Nazionale) 지휘자 자리를 수락했
다. 공교롭게도 이 무렵부터 혁명운동은 숨가쁘게 진전되었고, 부르봉 왕가가
나폴리로 귀환하게 되는데, 결과적으로 그들의 귀향이 사상적 혼돈을 일으켜
엄청난 무정부 상태를 초래하기에 이른다. 바로 이러한 상황 하에서 이 작품
이 연주되었던 것이다.

파이지엘로는 레퀴엠을 쓰는 한편 오페라 '니나'도 거의 동시에 쓰고 있었다.
그런데 이 당시 그가 집중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예술적 주제는 '인간' 이었다.
결과적으로 그것이 두 작품에 고르게 반영되었던 것은 물론이다. 따라서 음악
적으로 두 작품은 필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니나가 그의 다른 코믹 오페라
작품에 비해서 월등하게 심각한 성격을 지니게된 것이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
고, 동시에 그의 레퀴엠이 다분히 오페라적인 서정성과 극적인 비극성을 지니
게된 것도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18세기 후반에 쓰여진 종교음악이 다분히 센티멘털한 경향을 지니
고 있는 까닭은 그 시대의 문화적 상황에서 연유된 것으로 분석된다. 로시니
의 '스타바트 마테르(stabat mater, 聖母哀歌)'와 파이지엘로의 이 작품이 그
러한 사실을 증명하는 모델이 되는셈이다. 이처럼 서정적이고 애상적인 보컬
라인을 지니는 성모애가나 레퀴엠이 결코 흔한 것이 아니다. 바로 이러한 특성
이 18세기 후반기 종교음악을 감상하는 키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
서, 18세기 후반기의 종교음악은 과거 시대의 그것들이 요구하고 있는 관례나
상식을 거의 무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소프라노와 합창으로 노래되는 '입제창(入祭唱introito)'에서 이미 파격이 나타
난다. "종교음악이 어떻게 이토록 서정적인 것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튀
어나올 지경이다. 마지막 심판 날의 공포를 그리는 것을 상식같이 여기는 '진
노의 날(dies irae)'에서조차 음악은 서정적이고 애상에 넘쳐있으니 놀라운 일
이다. 합창으로 연주되는 '하느님의 어린 양(agnus dei)'와 '나를 자유롭게 하
소서(libera me Domine)'는 어떤 오페라 합창곡에도 못지않은 극적이고 아름
다운 힘이 깃들어 있으니 이 역시 과거의 레퀴엠과는 현저하게 차별되는 부분
이다.

** 악곡의 구성
제1곡 입제창(入祭唱)
제2곡 키리에(Kyrie)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제3곡 층계송(層階誦)
제4곡 영창송(詠唱誦)
제5곡 진노의 날
제6곡 봉헌송(奉獻誦)
제7곡 쌍투스 베네딕투스
제8곡 하느님의 어린 양
제9곡 성체배령(Communio)
제10곡 나를 자유롭게 하소서

** 음반
지휘 : 알베르토 젯다(Alberto Zedda)
독창 : 다니엘라 뎃시(소), 카르멘 곤잘레스(메), 파올로 바르바치니(테), 조르
지오 타데오(베)
합창 : 캠브릿지 대학 실내 합창단(Cambridge University Chamber Choir)
마르티나 프랑카 페스티발 오케스트라(Orchestra del Festival di Martina
Franca)
* 마르티나 프랑카 대성당 연주 실황 녹음. 1981년.
제작 : Ataliao, Fonit Cetra, CDS 92, ADD, CD

제노아 태생의 소프라노 다니엘라 뎃시의 연주가 발성에서나 음질의 특성에
서 특별한 호감을 갖게한다. 대단한 매력과 호소력이 있는 연주다. 발성은 확
실한 힘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니 막힘이 없고 시원시원하다. 테너 바르바치니
의 소리도 아름답고 신선하다. 파이지엘로가 의도한 서정성의 표출에서 그의
어택이 너무도 자연스러워서 거의 생래적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합창의 질감에서 힘과 윤기를 강렬하게 느끼게 한다. 독창이나 중창과 어울릴
때 그들의 음악적 통제력이 더욱 돋보인다. 중창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작품
의 특성을 무엇보다도 우선한 독창자의 선정 안목에 호감을 느낀다. 연주실황
녹음인데도 스튜디오 녹음에 못지 않은 품질관리가 반영된 우수한 녹음이다.
이 음반은 파이지엘로의 레퀴엠을 수록한 유일한 것이기도 하다.

** 퍼 가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출처를 밝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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