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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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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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고르 레비트(Igor Levit, 피아니스트. 1987- )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3월 11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세계
적 대유행, 즉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었다. 이 선언이 있기 하루 전 월드스타급의 피아니스
트 이고르 레비트는 함부르크에서 콘서트를 가졌고, 다음 날엔 쾰른에서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었
다. 그런데 팬데믹이 선언되면서 쾰른 공연은 취소되었고 그 갑작스러운 통보에 이고르는 페닉
상태에 빠졌다. 정부에서는 약 두 주간쯤 지나면 사태가 가라앉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고르는 그
오랜 시간을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결심하고 “내일 저녁에 비대면 연주회를 갖겠습니다”라고 트
윗을 날렸다. 트윗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그러나 이렇게 선언은 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실시간 스트리밍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는 전혀 갖
고 있지 못한 상태였다. 트윗으로 장시간 스트리밍이 가능한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25유로를 주
고 휴대폰 스탠드를 구입하고 친구를 불러서 피아노 앞에 앉혀놓고 스트리밍이 되는지를 체크하
는 등 주변의 도움을 받은 끝에 벼락같이 준비를 끝내고 바로 그 이튿날 3월 12일에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21번 <폭풍>을 시작으로 비대면 영상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하우스콘서트
Hauskonzerte>를 베를린 자택 거실에서 5월4일까지 약 3개월간 단 사흘만 쉬고 52회를 가졌다.

하우스콘서트를 계속하는 한편, 베를린의 한 스튜디오에서 에릭 사티가 작곡한 <백사시옹
Vexation 짜증>이라는 작품을 5월30일 오후 2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 30분까지 총 15시간
30분 동안 연주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고르의 하우스콘서트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한 연주자에 의해서 매일 영상으로 수개월간 송출된 재택 연주회였고, 이로써 이고르는 글로벌
스타가 됐고, 그 놀라운 집념과 훌륭한 연주로 코로나로 인해 상처받은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큰 위안을 주었다. 이에 감동받은 것일까? 노벨재단이 이고르를 2020 노벨상 콘서트의 연주자로
초빙했다.
註 : 백사시옹 / 네 줄짜리 악보를 840번 연주한다. 존 케이지는 1963년 뉴욕에서 피아니스트
10명과 함께 18시간 동안 이 곡을 연주했고, 1970년엔 피터 에반스(Peter Evans)가 혼자 완주
에 도전했지만 595번 반복 후 포기했다
        
레비트는 2020년 8월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과 베를린 음악제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8회 공연에 걸쳐 연주했다. 그리고 2020년 11월에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에서도 전곡 연주를
이어갔다. 한 피아니스트가 평생 한 번 하기도 힘든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를 4개월 동안 세
번이나 연속 완주한 것이다. 뛰어난 연주력과 음악성뿐 아니라 충분한 에너지가 없으면 할 수 없
는 도전이다. 그의 넘치는 에너지와 멈추지 않는 도전이 참으로 흥미롭다.

레비트는 스스로를 <운동가>로 부른다. 그의 트윗 계정엔 Activist Mensch라고 표기했다. 자신
의 정치적 소신을 서슴치 않고 표현하는 음악가다. 2017년 BBC 프롬스 개막 무대가 하나의 예
가 되겠다. 축제 주최측인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레비트와 협연한 무대였는데 베토벤 협주곡
3번을 연주한 후 청중의 열렬한 박수로 다시 무대에 나온 레비트는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를
리스트가 편곡한 버전으로 연주하기 시작했다. 축제 주최측도 알지 못했던 기습 앙코르였다. 환
희의 송가는 유럽연합(EU)의 공식 국가다. 레비트는 옷깃에 EU 배지를 달고 있었다. 1년 전 영
국이 EU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한 브렉시트에 대한 정면 비판이었다. 오클라호마에 사무소를 둔
예술평론 사이트 Art Desk는 “레비트는 이미 자신의 sns를 통해서 영국의 결정에 항의의사를 표
했었다”면서 이러한 그의 행동은 영국의 브렉시트에 대한 명백한 항의표시라고 평가했다.

이고르는 러시아 고르스키(현재의 니즈니 노브고로드)에서 유대인의 아들로 태어나 3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8살 때 가족들이 독일로 이민하면서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테움 음악원과 하노버
음악대학교에서 공부했다. 2004년(17세)에 아테네에서 개최된 <마리아 칼라스 콩쿠르>에서 준우
승, 같은 해에 일본 <하마추 피아노 콩쿠르> 우승, <키신저 피아노 콩쿠르> 준우승, 2005년 텔
아비브에서 열린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피아노 마스터 경연대회> 은메달 등 여러 국제 콩쿠르
수상경력을 가졌고, 2011년엔 리스트 스페셜리스트로서 이고르를 조명하는 45분 길이의 다큐멘
터리 방송으로 주목 받았다. BBC 라디오3는 2011년부터 2년간 이고르를 <신세대 아티스트>로
선정했다. 그리고 2019년 겨울학기부터 모교인 하노버 음악대학교의 교수가 되었다.

◈ 수상
2017 Beethoven Ring (베토벤의 고향 본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베토벤의 시민들’이 주는 상)

2018 Gilmore Artist Award (미국 미시간의 길모어 기금이 4년에 한번씩 콘서트 피아니스트
에게 주는 상)

2020 Order of Merit of the Federal Republic of Germany (독일연방공화국 공로장)

◈ Discography
2007 (20세) Beethoven piano concertos 쾰른 체임버 오케스트라, 지휘 Helmut
Muller-Bruhl, Naxos records

2013, Beethoven 후기 피아노 소나타 Nos. 28 to 32, Sony Classical Records, 2016년에
그라모폰이 <올해의 레코드>로 선정  

2014, Sebastian Bach partitas, Gramophone Magazine이 <이달의 음반>으로 선정

2015,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베토벤 디아벨리 변주곡, 미국의 미니멀리즘 작곡가 프레데릭 체
프스키(Frederic Rzewski)의 ‘똘똘 뭉친 백성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 The People United
Will Never Be Defeated!

2018 앨범 타이틀 <삶 Life> Busoni, Bach, Schumann, Rzewski, Wagner, Liszt, Bill
Evans. 막역한 친구이자 공연예술가인 Hannes Malte Mahler의 죽음을 생각하며 연주한 앨범.  
사랑하던 사람을 잃은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기에, 이고르 레비트는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음
악으로 죽음을 생각했다. 실제로 죽음과 연관이 있거나 죽음과 비슷한 소리를 내는 작품을 골라
녹음했다. 그리고 <삶>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2019,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Sony Classical
그라모폰상 독주곡 부문과 오푸스 클라식 어워드 베스트셀러 부문 수상

2020, 그라모폰 이 <올해의 연주자>로 선정

레비트는 2017년 9월 13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와 함께 라
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연주했다.

◈ 음악듣기
Johannes Brahms 11 Chorale Preludes Op. 122
Beethoven Piano Sonata No. 8 in C minor Op. 13 'Pathétique'
Brahms 4 Serious Songs Op. 121
http://vimeo.com/465838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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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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