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투브 감상
모차르트 교향곡 제38번 K.504 <프라하>
빈 필하모니커
https://youtu.be/iaO20cAkvsA
바그너 탄호이저 서곡
메트로폴리턴 오페라 오케스트라
http://youtu.be/Cl_jp0EnV1Q
동글동글한 얼굴, 늘 싱글싱글 웃는 표정, 그러나 예리하게 빛나는 눈, 게다가 여기저기 땀을 뿌
려대며 열정적인 몸짓으로 포디엄을 가득 채우는 지휘자. 우리에게 비쳐진 레바인의 인상은 그토
록 예사롭지가 않다.
오페라 지휘가 전문이면서도 말러와 모차르트의 교향곡 시리즈(RCA, 도이체 그라모폰)녹음에 도
전해서 1980년대 후반에 대단한 관심을 모았던 가장 미국적인 지휘자이기도 하다. 미국 출생의
지휘자에게 구태여 <미국적인 지휘자>라는 이름을 부여하는 의미는 여러 각도에서 검증될 수 있
겠으나, 대표적인 것으로 케틀린 베틀, 제시 노먼, 흑인남성 합창단과 가졌던 흑인영가 공연실황
이나 조지 거슈윈의 <라프소디 인 불루> 음반을 통해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특유의 감성이 너무
도 미국적이어서다.
레바인은 1943년 6월 23일, 미국 오하이오州 신시네티에서 출생했다. 아버지는 <랠리 리>라는
애칭으로 불려진 댄스밴드의 리더이자 바이올리니스트였고 어머니는 배우였다. 후일, 레바인이
오페라 지휘자로 대성하는 데 어머니로부터 이어받은 극장에 대한 태생적 감각이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4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서 10살 때 신시네티 교향악단과 멘델스존의 협주곡을 협연할 정
도로 매우 빠른 진보를 보였다.
1956년, 루돌프 제르킨이 주최한 <말보로 음악제> 세미나에 참가해서 피아노와 실내악, 오페라
합창지휘 등을 배웠고, 1957년부터 1966년까지 매년 <아스펜 음악제>(콜로라도에서 열린다)에
참가해서 로지나 레빈(피아노), 월터 트렘플러(바이올린)에게 사사하는 한편 비제의 오페라 <진주
조개잡이>를 지휘했다.
1961년, 줄리어드 음악학교에 입학해서 쟝 모렐에게 지휘법을 사사하고, 아르바이트로 메트로폴
리탄 오페라의 연습 반주자로 일하면서 오페라에 대해 전문적 안목을 갖기 시작했다.
1964년, 줄리아드를 졸업하자마자 조지 셀의 부름을 받고 클리브랜드 교향악단의 부지휘자가 됐
는데, 이는 이 악단 역사상 최연소 부지휘자이기도해서 화제가 되었다. 이 자리에서 6년간 일하
면서 조지 셀의 지도를 받았다. 조지 셀은 매우 엄격하게 레바인을 지도했고 이 과정을 통해서
그에게 내재된 지휘자로서의 천재적 자질이 개발되었다.
6년 뒤, 부지휘자를 그만둔 레바인은 프리랜서로 시카고, LA, 필라델피아, 애틀랜타, 피츠버그,
덴버, 뉴욕, 런던에서 객원으로 지휘했다.
1971년 6월 5일, 레바인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지휘대에 섰다. 푸치니의 <토스카>였다. 1972
년엔 병을 얻은 이스트반 케르테츠 대신 시카고 교향악단을 이끌고 <라비니아 음악제>에 참가해
서 말러의 교향곡 제2번 <부활>을 지휘해서 큰 성공을 맛봤다. 이러한 2개의 주요한 지휘를 통
해서 제임스 레바인이라는 이름은 일약 주목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1973년, 필하모니아 교향악단을 지휘하면서 영국에 데뷔했고, 이듬해엔 코번트 가든 로열 오페
라의 초빙을 받아 베르디의 <운명의 힘>을 지휘했다. 1975년엔 런던 교향악단을 이끌고 잘츠부
르크 음악제에 참가했고, 다음 해에 이 음악제에서 모차르트의 <티토왕의 자비>를 지휘했다. 이
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지휘자로서 레바인의 입지가 튼튼하게 구축되었다.
레바인은 1973∼1974년 시즌의 메트로폴리탄 수석지휘자로 지휘했고(이전에는 메트에 수석지휘
자를 두지 않았다), <라비니아 음악제>와 <신시네티 5월음악제>의 음악감독을 맡는 등 그의 지휘
활동이 매우 왕성한 상태에 이르렀다. 1976년엔 메트 음악감독으로 승격됐고 이때부터 오페라
전문 지휘자로서의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정력적 활동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1976년, 뉴욕 필하모닉의 말러 음악제에 초빙되었고, 이 무렵에 필라델피아 관현악단과 말러의
교향곡 전곡 녹음이라는 야심에 찬 작업이 개시되었다. 33살 때의 상황이다. 1980년대엔 빈 필
하모니와 모차르트 교향곡을 시리즈로 녹음하면서 특별한 관계를 형성했다.
레바인은 오페라 전문 지휘자답게 바이로이트 축제 포디움에서도 갈채를 받았고, 메트에서는 바
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 전곡을 녹음해서 바그네리언으로서의 면모도 보였다.
1991년부터는 콘서트에도 힘을 쏟기 시작하는데, 메트 오케스트라와 기획한 독자적인 콘서트 투
어로 카네기 홀을 비롯한 유명 콘서트홀에서 정기적으로 연주회를 열어 성공했고, 이미 말러의
교향곡 시리즈에서 받은 호의적인 평가의 기세를 몰아 <걸출한 콘서트 마에스트로>라는 위상을
확립시켰다. 이로써 레바인은 음악사상 보기 드문 오페라와 콘서트에서 두루 능한 지휘자로 우뚝
서게 되었다.
평론가들은 레바인을 "다재다능한 음악가"라고 칭했다. 그도 그럴 것이 피아니스트로서, 실내악
연주자로서, 또한 오페라와 콘서트 지휘자로서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 없는 뛰어난 재능을 발휘
하는 음악가가 아닌가!
게다가 레바인은 미국이 낳은 최초의 오페라 전문 지휘자이기도해서 더더욱 칭송의 대상으로 부
상했다. 뿐만 아니라 메트의 예술감독으로서 레바인은 뛰어난 기획의 명수였고, 소프라노 케틀린
베틀같은 뛰어난 신인을 발굴해 내는 매니저로서의 역할도 대단했다.
말러의 교향곡 녹음은 "새로운 말러의 시대를 열었다"는 찬사를 받았고, 베르디의 오페라 전곡 녹
음을 완성하면서 레코딩 히스토리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녹음도 다수가 존
재한다.
그 가운데서도 <요술피리>는 빈 필하모니와 빈 국립가극장이 최초로 녹음한 음반이어서 큰 반향
을 불러일으켰다. 빈 필하모니와 녹음한 모차르트 교향곡 전집도 레바인의 위대한 예술적 결실로
평가되고 있다. 모차르트 교향곡 전집은 이미 몇몇 지휘자들에 의해서 달성된 작업이기는 하지만
"가장 중용적인 모차르트가 담겨져 있다" "전형적인 모차르트 연주를 들려주는 음반"이라는 평가
를 받았다.
그의 음악은 다이내믹하고 명쾌하며 미국적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지금까지 발표한 레코드
가운데 말러의 교향곡 제5번(필라델피아 관현악단)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개관 100주년
기념 연주회 실황음반, 케틀린 베틀의 피아노 반주를 맡은 리사이틀 실황 등이 특히 대중들로부
터 큰 환영을 받았다.
제임스 레바인이 77세를 일기로 2021년 3월 9일 캘리포니아 팜 스프링스에서 사망했다. 레바인
은 40년간 메트를 이끌며 거장으로 추앙받았지만 다수 남성들의 '미투' 폭로로 불명예스러운 말
년을 보냈다.
1976년부터 메트의 음악감독을 맡아온 레바인은 2,500회가 넘는 공연을 지휘했다. 보스턴과 뮌
헨의 오케스트라도 이끌었다. 그러나 다양한 분야에서 미투 바람이 불면서 그에 대해서도 수십
년에 걸쳐 젊은 남성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자체 조사 결과 사실로 확인되어 메트
는 2018년 그를 해고했다.
건강 문제도 그의 말년을 괴롭혔다. 신장암으로 고통 받았고, 2006년엔 보스턴 심포니 홀 무대
에서 발을 헛디딘 후 회전근개 수술을 받기도 했다.
◈ 음반들
1. 베르디 / 아이다 <全曲>
메트로폴리턴 가극장 관현악단과 합창단
캐스트 : 아프릴 밀로, 플라시도 도밍고, 도롤라 자직크
제작 : Sony, S3K 45973(3), 1990년
연주 내용에 관한 평가에서 극단적인 양상을 보여주는 음반이다. 대체로 캐스트들의 연주는 기대
에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지만 오케스트라가 나타내는 표현력은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극
적인 표현도 듣는 이를 끌어들이는 힘을 지니고 있고, 전반적인 짜임새도 치밀한 편이다.
도밍고는 라다메스역에 분명히 적합한 가수이기는 하지만 이 음반에서의 역할은 상당한 아쉬움이
있다. 밀로(아이다역)와 자직크(암네리스역)의 경우도 썩 다가서는 느낌이 약하다. 게다가 밀로는
감정이입이 지나쳐서 오디언스의 몫을 남겨두지 않고 있고, 자직크의 노래는 생경한 구석이 너무
많아서 어색하다. 그러나 합창은 나무랄 데 없이 뛰어난 연주를 들려준다. 그들의 극적 감각은
두고두고 귀에 남을만한 가치가 있다.
2. 베르디 / 돈 카를로
메트로폴리턴 가극장 관현악단과 합창단
캐스트 : 마이클 실베스터, 아프릴 밀로, 도롤라 자직크
제작 : Sony, S3k 525000(3), 1992년
전반적으로 오케스트라의 표정이 다채롭고 극적 박진감이 뛰어나고 앙상블이 스마트하다는 느낌
을 강렬하게 준다. 캐스트의 경우도 앞의 음반 <아이다>의 인물들이 거의 출연하고 있으나, 아이
다의 경우와는 달리 연주 결과는 만족스럽다. 특히 미국 출신의 테너 실베스터(돈 카를로 역)는
힘이 넘치는 영웅적인 발성에서나 산뜻한 소리결에 있어서나 깔끔한 발성 처리에 있어서 주인공
의 캐릭터 재현에 탁월한 성과를 냈다. 미국 테너로는 보기 드문 성과여서 주목된다. 엘리자베타
역의 밀로 역시 적절한 극적 표현으로 자기 몫을 충분하게 커버하고 있다. 디지털 음질은 풍요하
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3. 말러 / 교향곡 제5번
필라델피아 관현악단
제작 : RCA, 1977년
레바인이 발표한 말러 교향곡 전집 가운데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명반 가운데 명반이다. 앙상
블은 치밀하고도 농밀한 짜임새를 들려주고, 지휘자는 오케스트라를 완벽하게 통제한다. 오케스
트라는 최선의 기량과 열성으로 청중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특히 감동적인 서정
미는 비교할 연주가 드물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4. 모차르트 / 교향곡 제 25, 26번, 27번
빈 필하모니커
제작 : 도이치 그라모폰, 1985년
콘서트 지휘자로서의 자질을 당당하게 알린 화제의 명반이다. 천진스러운 약동감과 깔끔하게 처
리되고 있는 세련미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레바인이 들려주는 모차르트는 천의무봉의 경이로움이
과연 어떤 것인지를 들려준다. 특히 유려하게 흐르는 오케스트라의 노래는 오페라 전문 지휘자로
서의 체질이 녹아든 것이어서 깊은 감동을 남긴다.
5. 무소르그스키 / 전람회의 그림, 스트라빈스키 / 봄의 제전
메트로폴리턴 오페라 하우스 오케스트라
제작 : 도이치 그라모폰, 1992년
오페라 반주 전문악단인 메트로폴리턴 오페라 하우스 오케스트라가 오페라 이외의 작품을 최초로
녹음한 역사적 음반이다. 메트 오케스트라가 1883년에 창설됐으니 무려 109년 만에 영역의 확
장을 꾀한 셈이다. 이로써 이 악단은 콘서트 오케스트라의 몫을 당당하게 처리하면서 또 하나의
도약에 성공했다. 이 음반은 오케스트라 지도자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실증하는 살아
있는 샘플인 셈이다.
6. 베토벤 / 피아노 협주곡 전집
독주 : 알프레드 브렌델, 시카고 교향악단
제작 : 필립스, 1983년
브렌델은 이 전집의 녹음으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3번이나 녹음하는 위업을 달성한다.
연주실황 녹음으로 제작된 이 음반들은 뛰어난 음질에서 우선 콜렉터들의 찬사를 받은 바 있었
고, 연주 내용의 충실도에 있어서도 최상의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것으로 여겨진다. 독주자, 지휘
자, 오케스트라의 삼위일체는 참으로 이상적인 앙상블을 들려준다.
◈ 디스코그라피
Presto Music 카탈로그
http://www.prestomusic.com/classical/conductors/2085/browse?format=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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