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듣기
Bishop : Home, Sweet Home
Joan Sutherland
1990년 런던 코번트 가든 로열 오페라서 가진 마지막 공연 실황 중
http://youtu.be/_msQH902xkw
세기의 목소리, 조안 서덜랜드
Joan Sutherland,
지휘 : Francesco Molinari-Pradelli
Orchestra Royal Opera House Covent Garden
http://youtu.be/2u9BpKYkqU4
영국 여배우 주디 덴크(Judi Dench)는 1959년 2월 17일, 런던 코번트 가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있
었던 일을 다음과 같이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아름답고 긴 빨간 머리의 젊은 아가씨가 안개를 헤치고 아름다운 스코틀랜드 호수에 등장하는 모습을
잊을 수 없다. 또한 그 아가씨가 피 묻은 나이트가운을 입고 회색빛 성채의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도 잊을
수 없다.”
주디가 말하고 있는 젊은 아가씨란, 현존하는 모든 오페라 배역 가운데서 가장 잔인하고도 어려운 역으로
알려져 있는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에서 루치아를 완벽하게 노래한 당시 33세의 조안 서덜랜
드이다. 이 무대의 어마어마한 성공으로 또 하나의 전설적 오페라 디바가 탄생했다.
사실, 서덜랜드의 등장이 있기까지는 이 배역은 마리아 칼라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다. 감히 누구도 여
기에 도전하지 못하는 형편이었다. 광란에 빠지고 끝내는 살인까지 저지르게 되는 루치아 역은 그만큼 소
화하기 어려운 배역이었다.
그러던 차에 서덜랜드가 루치아 역을 맡았다는 소식을 칼라스가 들었다. 첫 드레스 리허설이 열리던 날
칼라스가 나타났다. 또 한 명의 디바 엘리자베트 슈바르츠코프도 이미 와 있었다. “우린 둘 다 어안이 벙
벙해졌다. 칼라스는 꼿꼿하게 앉아서 놀라움으로 그녀의 노래를 들었다. 칼라스는 자신의 목소리가 쇠퇴
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지금 무대 위에서 루치아를 노래하는 저 여인이 자신이 했
듯 환상적으로 그 역을 노래하는 유일한 가수라는 것에 놀랐던 것이다.” 엘리자베트 슈바르츠코프의 회고
담이다. 리허설이 끝나자 칼라스는 서덜랜드의 분장실을 찾아 아낌없는 축하를 했다. “아주 훌륭했어요!”
1959년, 런던 데뷔가 이처럼 대성공으로 장식되자 코번트 가든 측은 이후 8년간 서덜랜드에게 다양한 타
이틀 롤을 맡겼고, 라 스칼라, 파리, 메트로폴리탄 등 전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도 잇달아 루치아를 노래
하면서 벨칸토 오페라 리바이벌 현상을 일으켰다.
타이밍으로 보면, 칼라스의 쇠퇴에 때를 맞추어서 서덜랜드가 그 자리를 이어 받은 셈. 이후 40여 년간
에 걸친 그녀의 무대생활은 루치아로 대표되었고,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오페라의 대명사처럼 회자되었다.
소프라노 레지에로(leggiero)와 콜로라투라(coloratula) 부문에서 20세기 최고의 명인으로 평가되는 조안
서덜랜드는 1926년 11월 7일, 호주 시드니 교외 포인트 파이퍼에서 태어났다. 어머니가 미성의 메조 소
프라노였고 어린 서덜랜드도 노래하기를 좋아해서 일찍부터 성악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스승이
었다.
학부 시절은 시드니 음악원에서 지냈고, 1947년(21살)에 연주회 형식으로 열린 헨리 퍼셀의 오페라 <디
도와 에네아스>에서 노래해 연주활동을 공식적으로 시작한다.
1951년엔 유진 구센스의 <주디스 Judish> 타이틀 롤을 노래해 주목 받았고, 그 해에 열린 석유회사 주
최 경연대회에서 입상해 장학금을 받고 런던 왕립음악원에 진학했다. 유학 다음 해인 1952년, 코번트 가
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의 제1시녀를 노래하면서 영국 오페라에 데뷔했
다.
코벤트 가든 데뷔를 신호로 그녀는 세계 각처의 오페라 무대를 밟게 되는데, 그가 노래한 배역은
베르디 <가면무도회> 아멜리아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백작부인
베버 <마탄의 사수> 아가테
오펜바흐 호프만의 이야기 제3 소프라노
비제 <카르멘> 미카엘라
모차르트 <마술피리> 파미나
바그너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거> 에바
베르디 <오텔로> 데스데모나 등
비교적 드라마틱한 배역이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
1954년, 서덜랜드는 그녀의 음악인생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다 준 운명을 만난다. 저명한 오페라 지휘자
이자 18세기와 19세기 오페라 가창법 연구가 리처드 보닌지(Richard Bonynge, 1930년생)를 만나 결혼
한 일이다.
그녀의 소리를 처음 들어본 보닌지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엄청나게 큰 바그너 사운드를 들었다. 발성법
이 확실한 것이긴 했지만 그래도 나는 그녀의 가능성의 한계까지를 이끌어 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이후의 연습과정에 대해서는 “그녀와 연습할 때 나는 늘 ”조금만 더 높이!“라고 주문했던 것으로 기억한
다. 그 결과 Eb에 이르기까지 무리 없이 고음을 낼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는 그녀조차도 믿을 수 없을
만큼 경이로운 것 이었다”고 회고했다.
보닌지의 지도방법은 매우 학문적인 것이었고 아내의 재능을 한껏 격려하는 방식이었다. 이 같은 남편의
헌신적 가창법 지도를 받은 끝에 종래의 드라마티코에서 레지에로와 콜로라투라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소프라노로 새롭게 태어난다. 바야흐로 콜로라투라 기교의 절정을 들려주는 그녀의 화려한 경력이 시작된
것이다.
1957년과 1958년에 헨델의 오페라를 노래하면서 그녀의 달라진 가창법을 과시했고, 이어서 같은 레퍼토
리를 베네치아에서 노래해 경이롭다는 평가를 받기에 이른다. 남편의 지극한 사랑이 빚어서 완성시킨 서
덜랜드라는 작품이 드디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 무렵 그녀에게 붙여진 찬사는 “헨델 오페라 최고의
해석자”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성과는 그 후에 상연될 <루치아>의 대성공을 위한 일종의 워밍업
이었다.
앞에서 소개했듯 33년 만에 런던 코번트 가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부활 상연된 도니제티의 <람메르
무어의 루치아>에서 타이틀 롤을 맡아 일약 명성을 드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 공연의 성공을 계
기로 칼라스의 후계자라는 평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왕년의 명가수로서 전 세계를 풍미했었던 호주 출
신의 전설적 가수 넬리 멜바(Nellie Melba,1861-1931)가 서덜랜드를 통해 부활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1961년, <루치아>로 메트로폴리탄과 라 스칼라에 데뷔했고, 전 세계의 가극장에서 그 누구도 추종할 수
없는 완벽한 콜로라투라 창법의 달인, 청중의 심금을 울리는 너무도 아름다운 레지에로 소프라노로서 군
림했다.
서덜랜드는 오페라 가수로서는 최초로 클로스오버에 뛰어든 인물이기도 하다. 마치 이웃집 가족들을 위해
서 노래하듯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작품들을 노래했다. 그녀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1960년대에 미국의 인기 TV쇼 프로그램 <엘라 피츠제랄드와 다이나 쇼>에 출연해서 대중적 취향의 노래
를 불러 화제가 되었고, 무대와 영화, 레코드에서 가벼운 작품들도 즐겨 연주했다.
서덜랜드는 자기를 원하는 청중들이 있다면 어떤 무대이건 가리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호주와 뉴질
랜드 사람들이 그녀에게 그토록 열광했던 것은 다른 가수들이 기피하는 지역들 어느 곳이든 기꺼이 초청
에 응해 연주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출신의 프리마 돈나 키리테 카나와는 “우린 조안을 참으로 자랑스
럽게 여기고 있습니다”면서 그녀가 뉴질랜드에 자주 찾아 왔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1965년, 호주에 그녀 자신의 오페라 회사를 설립했고, 파바로티를 초청해서 제1회 공연을 치루는 등 오
페라 비지니스에서도 성공의 기틀을 다졌다.
1991년에 고별연주회를 가졌고, 영국 정부는 공로훈장 Order of Merit를 주었다. 평론가들은 서덜랜드
가 아무리 어려운 고난도의 작품이라 할지라도 너무도 쉽고 편안하게 노래하는 그녀의 기술에 대해서 최
고의 찬사를 보냈다. 앞으로도 이 같은 놀라운 기교를 구사하는 콜로라투라 가수의 출현은 결코 쉽지 않
을 것이다. 그러나 모음과 자음에서 발음의 명료도가 다소 뒤떨어지는 결점도 종종 지적되었다.
남편의 지휘로 녹음된 음반들이 그녀의 디스코그래피를 거의 메우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헨델, 벨리니,
도니체티, 로시니 오페라 전집 음반들은 역사적인 명연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많은 오페라 아리아집
이 있는데 1960년대에 녹음된 것들이 그녀의 황금시대를 실감하게 만들어 준다.
그런 가운데서도 최고의 명반으로 정평이 내려진 것은 벨리니의 <청교도>(Decca), 도니제티의 <람메르무
어의 루치아>(Decca),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EMI), <프리마 돈나의 예술>(Decca)등을 꼽고 있다.
무대 은퇴 이후엔 마스터 클래스를 열어 후진을 양성하는 한편 시드니에 있는 <서덜랜드 홀> 중심으로
연주가들을 후원하는 일에 열정을 바쳤다.
1998년 6월엔 2장짜리 CD가 새롭게 발표되었다. The Art of the Prima Donna라는 타이틀의 앨범이
다. 그 동안 그녀가 노래했던 16개 배역을 편집하고 있어서 애호가들의 기대를 모았다. Decca는 1960
년대에 같은 타이틀로 음반을 발표한바 있기는 하지만 이 편집은 제1집과 많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 주요 음반
오페라를 수록한 음반은 무려 55매에 이른다. 게다가 그 대부분이 전곡 녹음이다. 편의상 여기엔 리사이
틀 성격의 음반만을 소개한다.
서덜랜드 애창곡집
1962년과 1972년에 녹음된 것으로 지휘는 리처드 보닌지, 반주는 런던 심포니와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이다. 비숍의 <홈 스위트 홈>등 15곡의 소품이 수록되어 있다. London L-F28
서덜랜드 토킹 픽쳐
서덜랜드가 노래한 영화음악 앨범이다. 핸더슨의 <나는 몽상가>등 15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지휘는 리처
드 보닌지이다. 1986년에 영국 실내악단의 반주로 녹음되었고 London 레이블
서덜랜드의 크리스마스
1965년, 암브로시언 싱어즈, 뉴욕 필하모니와 녹음한 음반인데 지휘는 남편이다. 아담의 <오, 거룩한 밤>
등 14곡의 케롤이 수록되어 있다. London
Greatest Hits
1961년과 1963년, 서덜랜드의 전성기 녹음으로 헨델의 <삼손> 등 9개 오페라 아리아가 수록되어 있다.
콜로라투라 대가로서의 진면목을 즐기게 한다. 존 프리처드가 지휘했다. Decca
Opera Gala
1959년 녹음으로 벨리니의 <노르마> 등 4개의 오페라 아리아가 수록되어 있다. 넬로 산티의 반주로 녹
음된 명반이다. Decca
Romantic French arias
오펜바흐의 <로빈슨 크루소>등 8개의 프랑스 오페라 아리아 모음집이다. 1969년의 녹음인데 2장의 LP로
발매된 것을 CD로 복각한 것이다. 지휘는 리처드 보닌지. Decca
Operetta Gala
레하르의 <윈저의 유쾌한 아낙네>등 10개 작품의 아리아가 수록되어 있다. 보닌지가 지휘하는 뉴 필하모
니아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았고, 1966년에 LP로 발매되어 인기를 모았던 음반이다. 풍요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타고 놀랍게 펼쳐지는 서덜랜드의 기교가 돋이는 명연이다. 암브로시안 합창단의 연주도 일품이
다. Decca
The age of Bel canto
마릴린 혼과 공연한 아리아집으로 보닌지가 지휘를, 런던 교향악단과 런던 필하모니가 반주를 맡은 음반
이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등 12개 작품의 아리아가 수록되어 있다. 특히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로서의
서덜랜드의 매력을 발견하게 하는 명연이 수록되어 있다. Decca
Command Performance
1963년에 발표된 음반이다. 베버의 <오베론>을 비롯한 8개 오페라 아리아를 수록하고 있다. 보닌지의 지
휘로 런던 심포니와 뉴 필하모니아가 반주를 맡고 있다. Decca
Tribute to Jenny Lind
아르디티의 <입맞춤>등 19세기의 명가수 제니 린드가 즐겨 노래했던 레퍼토리를 모아 기획력에서 돋보이
는 음반이다. 10곡의 아리아와 가곡이 수록되어 있다. 지휘는 존 프리처드와 리처드 보닌지. 1961년과
1962년, 1969년에 발표된 음반들 중에서 선정해서 재편집한 음반이다. Decca
The art of Prima Donna
서덜랜드의 가장 뛰어난 음반의 하나로 기억되고 있는 명반이다. 18세기와 19세기의 역사적 명가수들이
즐겨 노래한 곡목들로 편집된 것이 이 음반의 특징이다. 런던 코번트 가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 합창단과
의 공연 앨범인데 지휘는 몰리나리 브라델리가 맡았다. Decca
Prima Donna assoluta
데카에서 염가판으로 발매한 것으로 서덜랜드가 노래한 오페라 전집에서 발췌하여 편집했다. <호프만의
이야기>등 6개 오페라 아리아가 수록되어 있다. Decca
Russian Music
아주 뛰어난 평가는 받지 못한 음반이다. 글리에르, 스트라빈스키, 큐이, 글라주노프 등의 협주곡을수록
했는데, 서덜랜드는 주인이라기보다는 객(客)의 신분이다. 하피스트 오시언 엘리스와 리처드 보닌지가 독
주자로 함께 등장하고 있다. 편집의 특수성을 즐기는 애호가들에겐 재미를 줄 수도 있겠다. Decca
서덜랜드․마릴린 혼․루치아노 파바로티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세 성악가의 듀오와 트리오가 수록된 보기 드문 명반이다.
베르디의 <오텔로> 중 ‘사랑의 이중창’, <일 트로바토레>의 ‘마지막 장면’은 일품이다. 지휘는 보닌지.
Decca
서덜랜드․ 파바로티
라 트라비아타,
오텔로,
아이다,
몽유병 여인,
<샤모니의 린다>에서 노래되는 이중창 모음집이다. 이중창의 매력과 감동을 이 음반처럼 표현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 지휘는 리처드 보닌지, 반주는 워싱턴 국립 교향악단과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이다. Decca
서덜랜드․ 파바로티
1960년대에 두 스타가 함께 녹음한 전집 음반에서 발췌한 <루치아>와 <사랑의 묘약>, <리골레토), <청교
도> 등에서 노래되는 이중창이 수록곡이다. Decca
◈ 오페라 전곡 앨범
벨리니 / 청교도 (1975년 발매)
조안 서덜랜드, 루치아노 파바로티, 피에로 카푸칠리, 니콜라이 기아우로프
지휘 : 리처드 보닌지
런던 코번트 가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제작 : Decca 417 588-2
서덜랜드는 10년 전에도 이 작품을 녹음했는데, 구판에 비하면 이 음반이 한결 신선하고 표현에 있어서
도 보다 농밀한 감정이 반영되고 있다. 서덜랜드의 발성은 아주 밝고 상쾌한 느낌을 준다.
구판에서는 서덜랜드 음악의 최대 취약점이라는 딕션의 문제(특히 자음의 발음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가
있는데다 박자도 흔들리는 곳이 비교적 많다. 이에 반해서 이 음반은 놀랄 만큼 정확한 딕션과 완벽한 박
자감을 들려준다. 매우 극적인 부분에서조차 서덜랜드의 음악은 평균적 정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바로 이런 측면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리처드 보닌지의 해석은 벨리니 음악이 지니고 있
는 서정성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고 있다. 어찌됐든 이 음반은 서덜랜드가 발표한 오페라 전집 가운데
최고의 명연으로 평가되고 있다.
◈ 디스코그래피
343종 음반 리스트
http://www.discogs.com/artist/838930-Joan-Suther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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