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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감상
Nikolai Kapustin : 즉흥곡 op.66 no.2
카푸스틴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작곡가 자신의 연주
http://youtu.be/Yn9fTO7zp5Q
Kapustin : 연주회용 연습곡 Op.40 No.6, 7, 8
손열음
http://youtu.be/9FvzPVofjyU
Nikolai Kapustin : Trio for Flute, Cello and Piano Op.86
플루트 서지원
첼로 정승원
피아노 조강은
http://youtu.be/0-JvjQfjBtU
Nikolai Kapustin : Suite in the old style op.28
Pavel Nersessian, piano
http://youtu.be/DeVgpUvVtdE
현대를 살면서 과거의 전통적 화성을 지키면서 창작활동을 한다는 일이 그리 간단치 않다. 구식
(舊式), 즉 올드 패션이라는 비아냥에 시달리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화성을 지키면
서도 아주 독창적이고도 신선한 아이디어를 발명해서 독보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대중적 지지도 이끌어 내서 성공한 용감한 올드패션 작곡가도 전혀 없는 게 아니다.
<영적 미니멀리즘>으로 성공한 아르보 페르트, 간소한 소재의 끊임없는 반복으로 미니멀리즘의
신세계를 구축한 필립 그라스, 현대적인 음렬주의를 사용하면서도 대중적 친화력이 엄청난 <크레
도>와 <히로시마 희생자에게 바치는 애가>의 작곡가 펜데레츠키, 20세기 이후 서양음악의 또 하
나의 중요한 트렌드가 된 재즈를 접목시켜서 성공한 조지 거슈윈과 아론 코플랜드, 레너드 번스
타인이 그런 작곡가들이다. 이런 작곡가의 대열에 추가될 인물이 니콜라이 카푸스틴이다.
니콜라이 카푸스틴은 우크라이나의 작곡가, 피아니스트이다. 전통적 화성을 기본으로 하지만 워
낙 재즈적 색채가 강해서 일종의 <퓨전 재즈>로 그의 작품 특성을 규정해도 좋겠다. 기악곡만 썼
는데, 그 중에서도 피아노곡, 특히 연습곡은 난이도가 상당해서 피아니스트들의 도전 의식을 자
극한다.
카푸스틴 본인이 녹음한 음원을 들어보면 10도 화음을 마치 3화음, 7화음 치듯 아무렇지도 않게
연주하고, 소나타 제8번에는 검은건반 옥타브 글리산도가 나오는데 심지어 양손으로 치는 꼼수를
부리지 못하도록 왼손에 굳이 없어도 될 펼침화음까지 넣었다. 이런 요소들을 종합해보면 피아니
스트로서 카푸스틴의 기량과 신체적(손이 엄청 컸을 것)조건이 매우 남달랐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의 작품 중 연주회용 연습곡은 꽤 많은 인기를 얻어서 국내에서도 손열음을 비롯한 몇몇 피아
니스트들이 연주하고 있다. 까다로운 테크닉 때문에 국내 대학교 입시곡으로 출제되고 있다.
◈ 생애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호를리우카에서 태어났다. 7세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13살 때 최
초의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했다. 14세 때 모스크바로 이주해서 블라디미르 호로비츠를 가르쳤던
명교수 아브렐리안 루바흐(Avrelian Rubakh)에게 피아노를 배웠고, 2년 후 입학한 모스크바 음
악원에서는 러시아 피아노악파의 거장 알렉산더 골덴바이저를 사사했다.
재학 중에 재즈에 흥미를 갖게 되면서 재즈와 바로크의 푸가, 고전주의의 균형미, 낭만주의의 서
정 등 다양한 클래식 음악을 결합시킨 형태의 퓨전적 트렌드가 강한 작품을 썼다.
모스크바 음악원을 졸업한 1961년부터 1972년까지 소련에서 자신이 조직한 퀸테트, 재즈 오케
스트라 <유리 사울스키 빅 밴드>, <올레그 룬드스트렘> 멤버로 연주했다. 그리고 1980년에 차이
콥스키 홀에서 자신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연주한 것을 끝으로 오로지 작곡에만 전념했다. 그
래도 2016년까지 무대에 서지 않았을 뿐이지 자작곡을 자신이 연주한 앨범은 꾸준히 발표했다.
2016년까지 쓴 작품은 161곡에 달하지만 오랜 무명 시절을 보냈다. 누구도 자기 작품을 연주하
지 않으니 자신이 직접 연주하고 레코딩해서 음반을 발매했다. 그러던 가운데 캐나다 출신 피아
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마르크 앙드레 아믈랭(Marc-André Hamelin, 1961년생)이 카푸스틴의 작
품(연주회용 연습곡 Op.40, 변주곡 Op.41, 다른 음정에 의한 5개의 연습곡 Op.68)을 최초로
연주하고 음반으로 발표해서(2004년) 그의 음악세계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아믈랭의 뒤를 이어서 또 다른 연주자들이 연주하고 음반도 내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국내에
서는 손열음이 자주 연주한다. 손열음은 2020년 7월 카푸스틴의 부음을 들은 직후 자신이 2011
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그의 피아노 변주곡(작품번호 41)영상을 SNS에 올려 애도했
다.
스스로를 재즈 피아니스트가 아닌 그저 작곡가일 뿐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재즈 음악가가 결코
아니고,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려고 한 적도 없다는 것. 재즈 연주의 핵심인 즉흥연주도 관심 없
다고 말했었다. 다만 작곡하기 위해서, 남다르기 위해서 재즈를 창작의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했
다는 설명으로 이해되는 발언이다. 실제로 그는 연주가이기 보다 작곡가로 불려지기를 희망했다.
2020년 7월 2일 82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2016년에 Op.161을 발표하고 나서 한동안 신곡 소
식이 없었는데, 그때부터 그의 건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실제로 그의 페이스북 계
정으로 오랜 지병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추모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 특징
피아노 곡 등 오로지 기악곡만 남겼다. 재즈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했고, 재즈를 공부했기 때문에
재즈의 영향이 막강하다. 이런 이유로 그의 작품엔 블루스, 비밥, 스윙, 스트라이드, 부기-우기
등 다양한 재즈 이디엄이 녹아있다.
대표적인 작품의 하나로 1977년에 작곡된 <옛 스타일 모음곡> 작품28을 들여다보면, 바로크 시
대에 크게 유행했던 여러 춤곡의 모음곡 형식을 취하면서도 재즈 음악 특유의 즉흥성을 강렬하게
느끼도록 설계한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악장의 배치도 바로크 시대 모음곡 그대로다.
1악장 알르망드
2악장 가보트 1, 2
3악장 사라방드
4악장 부레 1, 2
5악장 지그
또 하나를 예로 들면, <8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작품번호 40>이다. 이 역시 퓨전적 취향이 강한
작품인데 누구라도 한번만 들어봐도 금방 쏙 빠지게 되는 아주 매력적인 작품이다. 친화력이 뛰
어나다는 뜻이다.
곡명엔 특이한 것들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붙인 표제에 연연해서 들으면 곤란하다. 표제와
음악의 내용이 꼭 일치하지 않아서다. <자오선 Op.34>를 예로 들어봐도 표제와 음악은 어떤 연
관성도 없이 들린다.
◈ 기타
본인의 곡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8개의 연주회용 연습곡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라흐마니노프의 프렐류드 <종>에 비유하면서 자기 작품도 이 작품 못지않게 지겹다고 했다. 그런
데 사실 이 작품이 카푸스틴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하다.
세상 떠날 때까지 활동한 작곡가였기에 저작권 문제로 그가 만든 곡들의 악보는 아직 <국제 악
보 도서관 프로젝트 IMSLP>에서 구할 수 없다. 2071년 1월 1일에 퍼블릭 도메인으로 전환되기
전까지 보호된다. 이 때문에 카푸스틴의 악보는 예술의전당 구내에 있는 대한음악사에 문의하는
방식으로 구해야 한다. 외국 출판사인 Schott music의 홈페이지에서 대부분의 전자판 악보를 구
매할 수 있다.
◈ International Music Score Library Project, IMSLP
국제 악보 도서관 프로젝트는 구독에 기반한 프로젝트로, 퍼블릭 도메인 악보에 대한 가상 도서
관이다. 인쇄업자였던 오타비아노 페트루치의 이름을 따와 페트루치 음악 도서관으로도 알려져
있다. 2006년 2월 16일에 처음 개설한 이후로, 18,000명 이상 작곡가들의 152,000여 개를 넘
는 작품들과 495,000여 개 이상의 악보, 59,000여 개 이상의 기록들이 업로드 되었다. 위키 원
리에 기반하여, 이 프로젝트는 미디어위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2018년 7월 10일에는
iOS 앱을, 2019년 3월 28일에는 안드로이드 앱을 출시했다. 또한 2010년 6월 6일 이래로는
IMSLP는 퍼블릭 도메인과 허가된 녹음을 포함하여 악보 없이도 공부할 수 있게 만들었다.
◈ 디스코그라피
http://www.discogs.com/artist/1321675-Nikolai-Kapus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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