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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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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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낙소섬의 아리아드네(Ariadne auf Naxos) op.60



◈ 유투브 감상
Karl Böhm conducts
Gundula Janowitz, Edita Gruberova, Trudelise Schmidt, Walter Berry, Rene Kollo.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VugbX5UgrLY#t=66

지휘-Pinchas Steinberg, 파리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
Ariadne-Katarina Dalayman, 자곡가-Sophie Koch, Zerbinetta-Natalie Dessay
Bacchus-Jon Villars
http://youtu.be/_gjpv2Ehtro

◈ 사진
위 : 낙소스의 잠자는 아리아드네, John Vanderlyn의 유화
아래 : Emily Magee(Ariadne), Jonas Kaufmann(Bacchus), Salzburg Festival 2012

◈ 서극(Prologue)을 포함한 1막의 오페라

극작가 호프만스탈(Hugo von Hofmannsthal)이 대본을 쓰고, 슈트라우스가
1916년에 완성한 작품으로, 왁자지껄한 코미디와 완성도 높은 아름다운 오페
라 음악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서극(序劇)과 오페라로 구성된 작품으로, ‘수준
높은 고급예술과 대중예술의 경쟁’이라는 재미있는 구도를 보여주는데, 특히
극중 인물 체르비네타가 노래하는 아리아는 예술성과 극적인 개성에서 매우
뛰어난 완성도를 들려주는 대목으로 유명하다.

▶ 작품의 배경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크레타의 왕 미노스의 아들 안드로게오스는 아테네에
서 열린 경기에 참가했다가 죽임을 당했다. 아들의 목숨에 대한 댓가로 미노스
는 아테네에게 9년에 한 번씩 총각과 처녀 각각 7명을 바치게 했다. 이 인신공
물을 미궁(迷宮)으로 보내어 괴물 미노타우로스에게 주었다. 이렇게 두 번의
공물이 바쳐지고 세 번째 공물이 바쳐질 즈음,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가 희생
물로 자원하여 이 미궁 속으로 들어가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크레타의 공주
아리아드네가 준 붉은 실의 도움으로 길을 찾아 미로에서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 후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와 함께 아테네로 향한다. 그러나 낙소스
섬에 이르러 휴식하던 중, 아리아드네가 잠자는 사이 테세우스는 명예롭지 못
하게 이유도 밝히지 않고 혼자서 아테네로 가버렸다. 호프만스탈이 그리스 신
화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창작한 이 오페라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테세우스가 왜 아리아드네를 남겨 두고 떠났을까?”에 대한 추측은 여러 가지
다. 위험한 바다 폭풍우로부터 그녀를 보호하려고?, 테세우스가 아리아드네와
항해를 계속할 경우 크레타 섬에 있는 그녀의 상속재산이 모두 없어지므로?,
아니면 자기 가족을 배반한 아리아드네가 행복해져서는 안 되므로 그녀의 가
족이 테세우스에게 혼자 떠나라고 강요했다는 것이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볼
때 테세우스가 불구대천의 적인 미노스의 딸과 아테네에 나타나길 원치 않았
을 수도 있다. 또한 아리아드네의 도움 없이 미노타우루스를 이길 수 없었다
는 것을 언젠가는 인정해야 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주목
해야 할 사실은 아버지와 협정하길 그의 배가 아테네의 시계(視界)에 닿으면
크레타 섬에서의 성공을 알리는 표시로 검은 돛을 흰 돛으로 교환하기로 했으
나 잊어버리고 검은 돛을 단 채 계속 항해했다는 것이다. 에고이스는 심히 낙
담해서 아크로폴리스에서 뛰어내려 죽고, 그 결과 아테네에 도착한 테세우스
는 왕이 된다. 결과적으로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에게 삽화적인 여인이었을
뿐이었다.

호프만스탈의 테세우스는 신의 지시로 아리아드네를 떠났다. 신화에 의하면
주신(酒神) 바커스는 테세우스의 꿈에 나타나 아리아드네를 요구했다. 여인을
놓고 신과 다툰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어서 테세우스는 그에게 양보한 것
이다. 더욱이 바커스는 아리아드네가 테세우스를 알기 전 그녀의 연인이었다.
호프만스탈은 아리아드네와 바커스의 만남에서 불가사이하고 신비한 변형을
본 것이다. 그는 1911년 7월 중순 슈트라우스에게 보낸 편지에 다음과 같이 썼
다. "이것은 간단하나 엄청난 생의 문제, 즉 정조라는 문제에 관계되어 있습니
다. 잃은 것에 집착하고 영원히 죽을 때까지 인내할 것인가, 아니면 계속 살아
가고, 극복하고, 변화하고, 심령의 총체를 포기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변화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인간으로 머물어 기억력이 없는 동물로 퇴화되
지 않을 것인가? 아리아드네는 오로지 한 남자의 아내이거나 애인일 수 있었
고, 오직 한 남자의 유가족이며, 버림받은 여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런 그녀를 위해서도 남겨져 있는 요소가 있습니다. 기적, 신. 그녀는 신에게 몸
을 바칩니다. 바커스 신은 죽음이자 동시에 생명인데 이런 그의 고유한 천성을
그녀에게 드러내어서 작고 불쌍한 아리아드네를 마술사로 만들었고, 이 세상
에 있는 그녀에게 내세를 불러내어, 그녀를 보존하기도 하고 또한 변화시켰던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로 간단히 테세우스의 식어 버린 사랑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테세
우스와 아리아드네가 크레타 섬에서 떠날 때 여러 다른 여인들도 동반했기 때
문이다. 유모와 요정들 외에 아리아드네의 자매 페드라와 에글레인데, 이 세
자매들 이름의 뜻을 음미하면 테세우스의 아리아드네에 대한 사랑에 관련해
서 상당한 메시지가 발견된다. 페드라는 "반짝인다"는 뜻을 갖고 있고, 에글레
는 "밝은", 아리아드네는 "아주 맑은" "아주 성스러운"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
리고 아리아드네의 다른 이름인 아리델라는 "그 후, 장래에 보이는" 이라는 뜻
을 포함한다. 테세우스를 도운 그녀는 빛을 방사할 뿐만 아니라 진지하고, 신
성하고, 의무나 고귀한 과업도 공모했다. 이런 그녀였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
라 너무 엄격해서 테세우스에게 힘든 존재가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가 "밝
은" 에글레를 사랑하기 위해 아리아드네를 떠난 것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에글레와는 인생이 더 수월하고 사랑도 덜 강요적이다. 구출 작업을 위해서 테
세우스는 아리아드네가 필요했다. 괴물 미로타우루스를 죽이는 일에 오로지
그녀만이 적합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후 그녀가 단호하게 정절을 지키려고 하
거나 테세우스와 동등한 존재감을 주장했을 때 그녀가 편한 상대가 아니었을
것이다. 테세우스는 신성하거나 순진한 사람이 아니었다. 다만 모험가로 변화
를 원했을 뿐이었다. 때문에 비겁하게도 밤에 몰래 안락을 좋아하는 에글레와
낙소스 섬을 떠난 것이다. 아리아드네에게 그는 너무 경솔하고 가볍다. 결국
어느 지상 사람이고 그녀에게는 너무 약하다. 그녀를 도울 수 있는  존재는 신
뿐이다. 그리고 이때 바커스가 나타난 것이다.

호프만스탈의 작품에서 아리아드네를 동반하는 인물은 체르비네타이다. 여기
서 그녀는 에글레같이 무언의 여인이 아니라 언어화 된 신화의 가볍고 경박한
여인이다. 아리아드네가 한 남자만을 기다리고 순결함을 동경하고 있는 동안
체르비네타는 인생의 고유한 수수께끼를 예고한다. “어느 누구에게도 불가해
한 심장이 뛰고 있어서 변화의 해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어떻게 일
어나는지 알지 못하지만 한 사랑에서 다른 사랑으로, 어떤 행복감에서 또 다
른 행복감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경솔함이나 야비한 배반이 아니라 집착
하면 실패자가 된다는 경험이 우리를 이렇게 행동하도록 한다. 어쩔 도리가 없
다는 사실을 납득해야 한다.” 이런 중대한 통지를 하는 체르비네타가 이 오페
라에서 특별한 역으로 등장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연속되는 트레몰로와 c-
d의 음역, 벨칸토 창법도 소화해 내야하는 이 역은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를 위
해 씌여진 역할 중에서도 아주 힘든 역할에 속한다.

오페라의 주요 등장인물들이 가면이나 의상 없이, 말하자면 사적인 인물로 등
장하는 서극은 오페라 부파와 오페라 세리아가 특별히 결합된 모습을 보여준
다. 주로 서창(recitativo)으로 진행되는데 자서전적인 성향을 띠는 작곡가 역
은 마치 청소년처럼 활달하게 들리는 가락으로 대변된다. 이 신선한 작곡가의
동기는 개막극이 진행되는 동안 주요 테마로서 여러 번 변화된 형태로 나타난
다. 실제의 오페라는 아리아드네의 고통, 영적인 상심, 당혹 등을 묘사하는 서
곡으로 시작한다. 이 서곡의 주제들은 아리아드네의 구슬픈 독백에 다시 사용
되고 있다. 극이 진행되며 등장하는 죽음의 동기, 사랑의 동기 등으로 비장한
이 음악극에 오페라 부파의 익살스럽고 반어적인 작은 세계가 대립하는데 부
분적으로 두 세계가 서로 교차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희극배우들이 늘 쾌활하
지는 않다는 것이다. 위로를 받을 수 없어 우는 여인이 머물고 있는 고독한 섬
은 그들에게 서먹서먹한 세계라 조심스런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래
서 익살극의 등장인물들은 자유분방한 성격보다는 도리어 진지한 모습이다.
아리아드네를 위안하려는 희극배우들은 또한 슬픈 배우이기도 하다.

바로 전 작품인 ‘장미의 기사’에서 대규모의 오케스트라를 사용했던 슈트라우
스가 이 작품에서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음악은 36명의 실내 앙상블이 연
주하고 맑고 투명하다. 그래서 이 작품은 글자 그대로 실내오페라라고 할 수
있다. 원래 몰리에르 작품에 근거를 둔 이 오페라에서 슈트라우스는 바로크 오
페라 형식을 채용했다. 현대적 어법의 화성에도 불구하고 번호 붙은 완결된 성
악곡들과 체르비네타 장면에서 기술적으로 어렵고 화려한 바로크 아리아가
그 증거다. 특별히 관현악에 통주저음 악기(피아노, 하르모니움, 하프)를 넣은
협주곡 스타일의 솔로-투티 양식도 바로크적인 것이다. 게다가 오페라 세리아
와 오페라 부파적인 요소까지 섞여있다. 바로크 풍의 아리아드네의 비가, 부
파-앙상블의 유쾌하고 단순한 가락이 있는가 하면, 바그너의 낭만적인 표현법
을 상기하게 하는 아리아드네와 바커스의 사랑의 이중창을 듣게 되고, 또한 벨
리니나 도니체티를 생각나게 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이 작품의 현대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슈트라우스가 어떤 새로운 음악 어법을 창조해서가 아니라 특정
양식을 인용함으로써 과거의 음악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다. 정조의 문
제, 고전적인 소재, 르네상스 희극, 빈을 배경으로 하는 점, 꿈과 현실 등이 함
께 결합된 이 작품은 일반 대중을 위한 오페라이기 보다는 알아볼 줄 아는 사
람들에게 참된 즐거움이 되는 작품이다. 슈트라우스는 생전에 그리스 낙소스
섬의 명예시민이 되었다.

이 오페라의 발생사는 좀 복잡하다. 오늘날 ‘낙소스섬의 아리아드네’라는 제목
으로 연주되는 작품은 개정판이고, 첫 번째로 작곡된 오페라(op.60-I)는 슈투
트가르트에서 1912년 10월 25일 작곡가 지휘로 초연되었고 몰리에르의 연극
‘평민귀족’이 상연된 다음 연이어 연주되었다.


슈트라우스와 호프만스탈은 ‘장미의 기사’ 초연에서 큰 도움을 준 연출가 막
스 라인하르트를 위해 특별한 작품을 구상하기 시작해서 실내악을 위한 아주
작은 오페라를 만들어 라인하르트의 연극에 끼워 상연하게 한다는 계획을 세
웠다. 호프만스탈은 1911년 3월 슈트라우스에게 30분짜리 오페라 ‘낙소스섬
의 아리아드네’의 각본을 머리속에서 완성했다고 알렸다. 5월에 그는 슈트라
우스에게 라인하르트가 좋아하는 작가 몰리에르(Jean Baptiste Molière 1622-
1673)의 ‘평민귀족’을 번안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5막짜리 이 작품은 2막으로
요약되었고, 18세기 의상을 입은 영웅(신화의 인물들)들과 이탈리아 익살극
(Commedia dell'arte)의 인물들이 뒤섞인 오페라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는
원작의 연회 장면 다음 무용극이 나오는 부분에 손님들을 위한 오락음악으로
상연되어 전 작품을 마감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슈트라우스는 연극을 위한 서곡, 연극에 나오는 춤 장면을 위한 음악과 오페라
를 작곡했다. 연극과 오페라가 잇달아 상연되는 이 어중간한 형태의 작품은 슈
투트가르트 초연에서 너무 긴 작품(전날 총연습 때 거의 5 시간이나 걸려 대
폭 줄였음에도 약 4 시간이 걸렸음)으로 실증되었다. 더구나 연극 관람자들은
오페라를 들으려 하지 않고, 오페라 관중은 연극을 보려 하지 않는 경향이어
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작품은 ‘문화적인 몰이해’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슈투트가르트 판(op. 60 I)이 이미 여러 극장(뮌헨, 베를
린 등지)에서 순조롭게 무대에 올려진 뒤였지만 호프만스탈과 슈트라우스는
연극 부분과 오페라 부분을 분리시키기로 결정했다. 슈트라우스의 제안으로
호프만스탈은 서극(프롤로그)을 새로 완성했고, 슈트라우스는 이를 작곡했다.
오페라도 약간 수정해서 1916년 6월 20일, 빈 국립오페라에 의해 10월에 초연
된 개정판을 완성시켰다. 오늘날엔 주로 개정판이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이들은 라인하르트와 그의 앙상블을 위해 1917년 연극 부분도 수정하기로 결
정했다. 부분적으로 쟝 밥티스트 륄리(Jean-Baptiste Lully)의 음악을 수용하여
새로 편곡한 17곡의 극음악이 들어 있는 후고 폰 호프만스탈의 ‘평민귀족
(op.60 III)’은 베를린에서 1918년에 초연됐지만 실패였다.(이때 오페라 부분은
삭제되었다.) 슈트라우스는 17곡의 음악을 9곡의 독자적인 관현악 모음곡으
로 요약해서 1920년 1월 31일 빈의 프린츠 오이겐 팔레에서 초연 지휘했다.
이 모음곡은 때에 따라서 몰리에르 희극의 내용을 갖는 발레를 위한 음악으로
쓰이기도 하였다.

♠ 각본 : 후고 폰 호프만스탈
♠ 초연 : 1916년 10월 4일 빈 (궁정극장)

♠ 서극의 등장인물
청지기(나레이터),
음악교사(바리톤),
작곡가(메조 소프라노),
테너 가수 바커스(테너),
장교(테너),
무용교사(테너),
가발 제작자(베이스),
하인(베이스),
체르비네타(Zerbinetta, 소프라노),
프리마돈나(The prima donna, 아리아드네, 소프라노),
하를레킨(Harlequin, 배우, 바리톤),
스카라무치오(Scaramuccio, 배우, 테너),
트루팔딘(Truffaldino, 배우, 베이스),
브리겔라(Brighella, 배우, 테너).

♠ 오페라의 등장인물
아리아드네(Ariadne, 소프라노),
바커스(Bacchus, 테너),
물의 요정(소프라노), 나무의 정령(알토), 산요정(소프라노),
개막극에서 이탈리아의 민속적 익살극에 나오는 다섯 인물 체르비네타, 하를레킨,
스카라무치오, 트루팔딘, 브리겔라.

▶ 서극의 시간과 장소 ; 18세기 빈, 부유한 백작의 호화 저택
▶ 오페라의 시간과 장소 ; 신화시대의 그리스 낙소스 섬
▶ 상연 시간 ; 약 2시간 20분

▶ 서극(Prologue)의 내용
빈(Wien)의 한 백작은 자신의 호화 저택에서 진수성찬의 연회를 베푼 다음 손
님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어서 젊은 작곡가로 하여금 오페라 ‘낙
소스섬의 아리아드네’를 작곡하도록 했다. 무대 뒤에서 이 작품의 상연을 위한
준비에 한창인데, 집 주인은 이런 진지한 오페라가 손님들을 지루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에 이 오페라가 끝난 다음 계속해서 유명한 무용수며 요염한
체르비네타와 그녀의 희극 배우단이 제공하는 유쾌한 익살극도 보여 주겠다
는 결정을 내린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작곡가는 자기 작품의 가치를 저하시킬
것이라는 추측에 대단히 실망 한다. 젊은 그는 아직 극장 주변과 세상의 폭풍
을 경험하지 않은 이상주의자로 죽음만을 기다리는 공주 아리아드네에 대한
비극 상연에 연이어서 어떻게 익살극을 무대에 올릴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절망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음악 교사는 예술적인 이상과 이상의 실현 사이
에는 언제나 틈, 아니 때때로는 심연이 있기 마련이라며 어쨌든 오늘 저녁의
중요 사건은 그의 오페라가 될 것이라며 위로한다. 체르비네타의 무용교사도
그렇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곧 더 기가 막히는 일이 벌어졌으니 청지기가 백작의 뜻에 따라 오페라
와 익살극을 연속해서가 아니라 동시에 상연하라고 지시하는 것이다. 작곡가
는 오페라의 품위를 떨어뜨리느니 차라리 굶는 편이 낫다며 작품을 철회하려
고 한다. 음악교사의 생각은 그러나 실제적이다. 어떻게든 이 오페라가 상연되
면 젊고 가난한 작곡가가 사례비를 받아 여러 달 생계를 유지하게 되고 다시
작곡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무용교사에게 다가가 교섭한다.
이 무용교사는 주인의 착상이 그리 이치에 어긋나 보이지 않았다. 적막한 섬만
을 보여주는 오페라의 장면은 까다로운 관객에게 그렇지 않아도 매혹적인 구
경거리가 되기 어렵고 아리아드네의 기나긴 가창을 가벼운 선율과 춤으로 희
석시키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런 동시상연이 있은 다음 정각 9시에 불꽃놀이가 시작되어야하니 시간
이 촉박해 오페라를 단축해야만 했다. 음악교사는 외교술을 피워 테너 가수에
게는 바커스 역에서는 악보하나 빠지지 않지만 프리마 돈나의 두 아리아가 삭
제된다고 말하고, 프리마 돈나에게는 그녀의 소프라노 역은 그대로 남지만 테
너의 노래는 절반이 잘려 나간다고 말한다. 이 사이 무용교사는 즉흥적으로 출
연해야 하는 체르비네타에게 이 오페라의 내용을 설명한다. “아리아드네 공주
는 테세우스(Theseus)와 같이 도주했는데 그녀에게 싫증을 느낀 테세우스가
공주를 낙소스 섬에 남겨 두고 떠나 버렸다.”라고. 그녀가 맡은 역할처럼 변덕
스럽고 매혹적인 체르비네타에게 이해가 잘 가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런 아리
아드네가 “기다리다 지쳐서 죽음만을 고대하고 있다”고 하자 체르비네타는 동
의하지 않는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실제로는 죽고 싶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애인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는 것이란다.”라고 무용교사가 말을 바꾸자, 이
말은 들은 작곡가는 흥분하여 끼어든다. "아니오! 아리아드네는 평생 오로지
한 남자에게만 속하는 여인이라오." 체르비네타는 이런 터무니없는 소리는 들
은 적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작곡가가 마음에 들어 크게 항변하지 않는다. 작곡
가는 계속 설명하길 이런 아리아드네에게 죽음의 사자 대신 청년 바커스가 나
타난다고 말한다. 체르비네타는 그녀가 벌써 그럴 줄 알고 있지 않았냐며 의기
양양해 한다. “새 애인이 등장한 거라구요.” 그러나 작곡가는 “아리아드네가
그를 죽음의 신으로 간주하기에 그의 배를 타는 것”이라고 말한다.

서로 전혀 다른 두 세계, 즉 아리아드네와 체르비네타의 세계가 펼쳐진 것이
다. 모든 것을 가볍게 생각하는 체르비네타와 정반대인 아리아드네 그리고 작
곡가 사이를 잇는 다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체르비네타는 그러나 작곡가를 위
해 그 말의 깊은 뜻을 이해하는 체한다. 그리고 풍자와 진심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과시적인 언어로 작곡가에게 용기를 불어넣는다. 이윽고 그가 모든 것을
다른 눈으로 보게 되고 음악교사를 향해서 ‘성스런 음악’에 대해 비장하고 열
광적인 찬가를 보낸다. 그러나 그는 곧 거친 현실로 돌아와야 했다. 체르비네
타가 상연을 위해 휘파람으로 동료들을 불러냈기 때문이었다. 이들을 보자 작
곡가는 다시 고통스러워졌다. 작품을 도로 회수하고 싶었다. 이 추한 세상에
서 도주해 버리고 싶을 지경이었다.

이런 개막극에 이어 극 중의 극인 오페라가 상연되기 시작한다. 관중은 부자
집에 초대된 손님으로 이 오페라를 감상하게 되는 것이다.

▶ 오페라의 내용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Theseus, 아테네의 영웅)에게 버림받고 황량한 섬에
남아 슬퍼하고 있다. 물, 나무, 산의 요정들은 슬픈 노래로 그녀에 대한 동정심
을 나타낸다. 테세우스와의 사랑을 기억하며 고통스러워 하는 그녀는 이제 죽
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호송하는 신의 사절 헤르메스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때 희극 배우들이 나타나 춤과 노래로 그녀를 위로하고 기분전환을 하도록
하지만 그들에게 거의 주목하지 않는다. 드디어 체르비네타는 그들을 내보내
고 대담한 콜로라투라 아리아로 온갖 종류의 조언을 아리아드네에게 하며 가
벼운 인생관을 갖도록 애써보지만 이것도 헛수고였다. 죽음만을 생각하는 아
리아드네는 다시 동굴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만다.

희극 배우들은 계속 시시덕거리다가는 무대에서 퇴장한다. 그들은 서로 체르
비네타의 환심을 사려고 했는데 결국 하를레킨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
다. 이때 요정들이 청년 바커스가 탄 배가 다가온다고 알린다. 그는 제우스와
제멜레의 아들인데 제멜레가 그를 낳은 후 제우스의 빛을 받고는 재가 되어 버
려서 이 요정들에 의해 양육되었다. 바커스는 방금 첫 번째 모험 여행을 성공
적으로 해내고 돌아 온 것이다. 즉 베틀에 앉아 있는 마녀 치르체가 그녀에게
오는 낯선 사람들마다 식사에 초대한 뒤 마술지팡이를 써서 동물로 변하게 하
였는데 바커스에게는 그녀의 요술이 통하지 않았다. 바커스는 처음에 동굴에
서 나온 아리아드네를 보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했으나 혹시 치르체와 같은
마녀가 아닐까 하며 의심한다. 반면 아리아드네는 바커스를 죽음의 사자로 추
측해서 자기를 영원한 망각의 나라로 데려다 달라고 간청한다. 이 순간 반신
바커스는 처음으로 자기의 진정한 과업이 생명과 사랑을 증여하는데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가 아리아드네를 끌어안자 기적이 일어났다. 지금까지 죽음
만을 갈망하던 아리아드네에게 삶에 대한 의욕과 사랑을 불러 일으켰고, 바커
스는 신이 되었다. 체르비네타는 무대 뒤에서 긴장하여 바라보다가 승리의 몸
짓을 한다. 그녀가 부른 아리아의 내용이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포도잎과
담쟁이덩굴로 만들어진 하늘덮개가 하늘로부터 내려와 아리아드네와 버커스
를 덮는다.

◈ 출처 / 위키피디아(번역/곽근수, 초연  및 재연의 경과, 등장인물들의 외국
어 표기, 작품에 대한 평가 등), 그리스 신화, 이경선의 ‘리햐르트 슈트라우스
(Richard Strauss)의 오페라’, 이경선은 독일 본대학에서 음악학 박사학위를 받
고, 본 오페라 악보자료실에서 일했고, 2000년 이후 스위스 취리히에 거주하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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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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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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