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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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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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그림자 없는 여인(Die Frau Ohne Schatten) op.65


◈ 사진 ; 유령왕 카이코바트와 황후

◈ 유투브 감상
연주회 형식의 전곡연주실황
The Netherlands Radio Philharmonic Orchestra, Netherlands Radio Choir
지휘 : Vladimir Jurowski, 황제-Torsten Kerl, 황후-Anne Schwanewilms
유모-Jane Henschel, 바락-Johan Reuter, 바락의 아내-Christine Goerke
http://youtu.be/SQM1f02XRhU

Richard Strauss "Die Frau ohne Schatten" Suite op.65
Dudley Bright-trombone-solo, Pilharmonia Orchestra
지휘 : Arpad Joo
http://youtu.be/ClmULqztlsQ

♠ 3막의 오페라
♠ 각본 : 후고 폰 호프만스탈(Hugo von Hofmannsthal)
♠ 초연 : 1919년 10월 10일 빈(Wien) 국립극장

♠ 등장인물
황제(테너),
황후(소프라노),
유모(메조 소프라노),
유령의 사자(바리톤),
신전 입구의 감독(소프라노 또는 콘트라테너),
한 아름다운 청년의 음성(테너),
매 목소리(소프라노),
상부의 목소리(알토),
염색공 바락(Barak, 바리톤 또는 베이스),
바락의 아내(소프라노),
염색공의 형제들 애꾸눈(베이스), 외팔이(바리톤), 곱사등(테너),
여섯 명의 도시 어린이들(3 고음, 3 저음),
야경꾼들(베이스 또는 바리톤),
황제의 신하, 어린이, 유령들의 하인, 유령의 음성(합창단, 어린이 합창단)

♠ 시간과 장소 ; 동화 시대, 동화의 나라
♠ 상연시간 ; 약 3시간30분

♠ 대요(大要)
▶ 전사(前史)
높은 산과 검은 물로 둘러싸인 남동쪽의 외딴 섬에서 유령왕 카이코바트는 한
여인과 사랑하여 얻은 자기 딸이 사람과 접촉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어
머니가 인간인 그녀는 사람이 되고 싶어 했다. 이 딸은 유령왕으로부터 동물로
변할 수 있는 마법의 능력도 부여받았다. 어느 날 그녀가 하얀 영양이 되어 숲
속에서 뛰놀고 있을 때 사냥 온 젊은 황제에게 잡히게 되었다. 놀랍게도 이 영
양은 황제 앞에서 갑자기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했고 황제는 한눈에 그녀에게
반해서 유령왕의 딸을 부인으로 맞아 들였다.

▶ 제1막
그녀는 유모와 함께 정원 정자에 살고 있었다. 황제는 낮에 사냥에 전념하고
밤에는 그녀를 찾았다. 사람과 결혼한 유령왕의 딸은 영계에서는 벗어난 셈이
지만 유령계의 법에 따르면 그림자를 던져야, 즉 어머니가 되어야 완전히 인간
세계에 속하게 된다. 안절부절못하는 카이코바트는 매달 심부름꾼을 유모에게
보내서 살피게 했다. 심부름꾼이 열 두번째 왔을 때 사람과 황제를 싫어해서
유령계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유모는 이젠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
해서 아직 어떤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보고를 한다. 1년의 기한이 다 지나
가기 삼일 전 황후는 황제가 영양(자기 자신)을 사냥할 때 돕던 붉은 매를 다시
보게 되었다. 새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었던 그녀는 정자 위를 빙빙 돌며 탄성
을 지르는 이 매를 통하여 만일 자신이 3일 안에(모든 책임과 의무에 묶여진
인간 존재의 상징인) 그림자를 서게 하지 못하면 카이코바트가 규정한 대로
다시 유령계로 돌아가야 하고, 황제는 벌로 돌이 되어 버린다는 사실을 다시
상기하게 되었다. 남편을 사랑하는 황후는 유모에게 그림자를 조달해 달라고
간절히 부탁한다. 인간 세계에서 이런 것을 사정에 따라서는 사 들일 수도 있
다고 알고 있는 유모는 가난한 염색공 바락의 아내를 적임자라고 간주했다.
그녀는 힘든 가사 일과 식객으로 있는 불구자 시동생들의 질시 등으로 결혼 생
활에 넌더리가 나 짜증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운명에 불만족
한 나머지 부지런하고 선량한 남편을 업신여기며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남편의
염원인 자식을 낳아 주지 않고 있었다.

염색공 바락이 이 날도 부인과 싸우고 밖으로 나가자 황후와 유모는 그 집으
로 들어간다. 황후를 자신의 딸이라고 하면서 유모는 염색공 부인에게 자신이
3일간 하녀로 봉사하겠노라는 제안을 했다. 그리고는 염색공 부인에게 각종
마법을 동원하여 좋은 음식과 장식품과 시녀들이 나오는 쾌적한 생활을 보여
주었다. 이 좋은 모든 것을 다 소유할 수 있는데 그 대가로 단순히 그림자만 팔
면 된다고 하니 욕심에 눈이 어두어진 바락 부인은 동의하고 만다. 잠시 후에
생선이 끓고 있는 프라이팬에서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기 아이들의 신음소리
를 듣게 되자 곧 후회하지만 이미 쏟아진 물이었다. 주문으로 염색공 부부 침
대는 두 개로 갈라진다. 집으로 돌아온 바락은 부인에게 버림받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아내를 사랑하는 그는 아내의 마음을 천천히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
각한다. 밖에서 결혼과 어버이로서의 신분을 찬양하는 야경꾼의 노래 소리가
들려 온다.

▶ 제2막
유모의 계략에 말려든 이 부부는 이제 정화의 시험을 받아야 했다. 이튿날 유
모는 먼저 아름다운 청년의 환영을 바락 부인에게 나타나게 했다. 일찌기 그녀
는 이 청년을 만나 감탄한 바가 있었다. 바락 부인은 남편을 배반하지 않았지
만 유모의 농간으로 결국 간통하였다고 믿게 되었다. 황후는 남의 가정에 불화
를 가져다주며 자신의 소원을 성취하는 것이 아닌가 하여 근심에 쌓인다. 이날
저녁 사냥을 마치고 온 황제는 자기 부인이 부정하다는 의심이 들어 조사하려
다가 포기하지만 절망스러워 숲속으로 뛰쳐나간다. 바락은 변해버린 아내에
대해 불안해하며 이유를 묻지만 헛수고였다. 황후는 편치 않은 잠자리에 들었
다. 잠이 들자 꿈을 꾸었는데 황제가 매와 같이 묘지가 있는 바위굴에 들어가
는 것이었다. 황제가 청동문을 통과하자 이 문이 뒤로 다시 닫혀 버렸고 매는
슬프게 소리를 질렀다. "황후가 그림자를 서게 하지 못해서 황제는 돌이 되어
야만 합니다!" 비명 소리를 지르며 황후는 잠에서 깨어난다. 그녀는 자기의 탓
으로 황제와 바락을 멸망으로 몰아넣었다는 이중의 압박을 받는다.

이런 견디기 어려운 긴박 상태는 결국 바락의 집에서 폭발해 버렸다. 대낮인
데 염색공의 집이 점점 어두어지자 형제들은 불안해져서 갑자기 소리높이 울
었다. 이렇게 화를 품은 상황이 되자 바락의 아내는 남편에게 자신의(실제로는
저지르지 않은) 부정과 임신능력을 포기하고 자신의 그림자를 팔았다고 고백
한다. 바락의 형제들이 불을 지피자 정말로 그녀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다.
(유모는 성공적으로 일이 마무리되었음에 의기양양해서 황후에게 빨리 그림자
를 낚아채라고 재촉한다.) 이때 양순하기만 했던 바락이 돌변한다. 마력으로
공중으로부터 그의 손에 쥐어진 검으로 그는 이런 치욕을 보복하려 했다. 공포
에 빠져 황후는 사람의 피를 치르고 얻어야 하는 그림자를 거부한다고 말한다.
이러자 바락의 부인이 사실은 자기가 부정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남편에게 다
가간다. 그리고 남편의 감정을 놀이개로 삼은 일에 대한 죄로 자신을 죽이라
고 한다. 이때 천둥 번개를 동반하며 쏟아진 홍수로 집이 쓸려가고 땅이 벌어
지며 바락과 그의 아내는 따로 따로 구덩이에 빠져 버렸다.

▶ 제3막
신비하게도 그 자리에 나타난 나룻배로 유모는 황후를 구출하고, 황후가 지난
밤 꿈 속에서 본 신전 입구에 도착했다. 유모는 한사코 말렸지만 황후는 겁도
없이 문턱을 넘어 섰다. 동시에 한 유령의 목소리가 지하에서 서로 갈망하여
애타게 그리워하는 바락과 그 부인을 위로 불러 냈다. 서로를 찾는 그들이 차
례로 지나가며 길을 묻자 유모는 틀린 방향을 가르쳐 준다. 유모가 신전에 발
을 디디려 하자 유령의 사자는 길을 막았고 카이코바트는 직무를 완수하지 못
했다며 그녀를(그녀가 싫어하는) 사람의 세계로 처넣었다.

신전 안에서 황후는 남편이 거의 돌이 되어 옥좌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녀는 아버지 카이코바트에게 그림자를 간청하였다. 신전 감독의 목소리가 바
닥으로부터 솟아 나오는 생명수를 마시라고 일러준다. 그러면 염색공 부인의
그림자가 그녀의 그림자가 되고 황제는 새 생명을 얻게 될 거라고 하였다. 그
러나 황후는 두 인간의 행복을 파괴까지 하면서 자신의 행운과 남편의 생명을
사려 하지 않았다. 이런 사욕 없는 양보는 그녀에게 승리의 순간을 가져다 주
었다. 갑자기 그녀의 육체는 신전의 둥근 천장을 통과하는 빛으로 또렷한 그림
자를 던지게 되었고 황제는 일어나서 이제 진짜로 자기 아내가 된 황후를 껴안
을 수 있었다. 밖에서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어린이들의 환성이 들렸다. 간주
곡이 흐른 뒤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나타난 황제와 황후는 높은 암석 위에
서 환희의 노래를 인간들에게 내려 보내며, 하부의 염색공 부부도 행복하게 재
회하고 위를 향하여 노래 불렀다. 여기에 두 세계를 상징적으로 묶는 보이지
않는 합창단의 음악이 합류한다.

♠ 작품의 배경
‘장미의 기사’를 초연하고 한 달 후 호프만스탈의 메모장에는 환상극 ‘그림자
없는 여인’에 대한 구상이 기재되어 있었다. 그는 1911년 3월 오페라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의 각본을 머리속에서 완성하였다고 알리는 편지에 희미하지
만 괴테의 ‘독일 이민의 대화’를 기초로 삼은 마법 동화의 윤곽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슈트라우스가 정작 작곡에 들어간 때는 1914년이다. 이미 쓰고 있었
던 발레곡을 완성해야 한데다가 호프만스탈이 여러 번 개작을 했기 때문이다.

호프만스탈이 이 오페라 각본을 쓸 때 여러 전설이 섞인 바그너의 대본을 상세
히 연구해서 어느 정도 이 방법에 숙달되어 있었다. 그 결과 동서양의 동화와
전설, 문학적 에센스를 자신의 동화 줄거리에 차용했다. 예를 들면, 상처를 입
히는 매, 영양 모습을 한 요정, 돌로 변화하는 왕, 프라이팬에서 끓고 있는 생
선이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을 상징하는 것 등은 페르시아나 아라비아의
신화, 천일야화에서 차용한 제재이고, 그림자로 임신 능력을 상징화한 것은 북
유럽 전설에 뿌리를 둔 것이다. 영혼을 팔아 버리는 것은 그리스도교적 문헌
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로 이것을 그림자를 매매하는 것으로 치환시켰다. 작가
는 이 각본에서 시적 상징을 통해서 태고적부터 전해진 윤리적 요구를 주제화
시켰다고 볼 수 있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행복은 극기를 통해 이루어지며, 윤
리적 힘의 부족으로 사악한 부추김에 빠지면 어쩔 수 없는 힘의 처벌을 받게
된다는 메시지인 것이다.

기적과 마법이 자주 쓰이고 도깨비들이 등장해서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이야
기와 상징적인 의미를 모르는 관객은 이 오페라의 줄거리가 몹씨 엉켜져 있다
는 인상을 받기 쉽다. 황제는 다른 존재에 대해 폐쇄된 의식의 총체이고, 황후
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은 극 전체를 의미한다. 황후에 대한 고착적인
사랑에 빠진 유령계의 유모는 그녀를 보호하지만 끝까지 동반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악을 원하는 그녀는 결국 선을 조달한다. 매는 유령계의 전령인데 또
한 예리한 분석의식을 뜻한다. 비유적으로 채택된 염색공이란 직업은 모두에
게 색채, 성격 그리고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황제와 대립을 이루는 염색
공은 따뜻한 감정을 구현하고 있다. 4명의 중심인물 중 단 한 명이 바락이라는
이름을 갖고 등장한다. 기형의 시동생들은 불완전한 인간의 속성을 상징화한
다. 상황 판단에 어둡다는 의미로 볼 때 매와 대립하는 존재다. 변덕스런 염색
공의 젊은 아내는 도덕적인 목표 없이 혼돈 속에서 헤매는 무질서한 동력으로
인간 존재 자체(그림자)의 상실마저 부를 뻔 했다. 그러나 건강한 본성 덕택으
로 결국 시험에 통과하게 되었다. 야경꾼들의 목소리는 창조자와 피조물의 조
화를 뜻하는 단 하나의 수단으로 사랑을 찬미하고,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의 목
소리는 잠재적으로 창조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각본 작가가 직접 모차르트의 ‘마적’에 비유했듯이 이 오페라에도 서로 상반되
는 두 세계가 대결하고 있다. 황제 부부가 지배하는 세계와 염색공 부부의 지
배를 받는 세계. 그리고 이 두 세계는 ‘마적’의 자라스트로처럼 카이코바트라
는 강력한 유령왕의 보호와 세력 아래에 존재한다. 결혼의 임무가 어린아이를
출산한다는 데 있다고 볼 때 양쪽 부부 다 이런 윤리적인 요구를 채우고 있지
않다. 염색공 부부의 경우 바락의 아내에게 책임이 있고 황제 부부인 경우 남
자에게, 즉 황제의 지나친 자부심과 이기심에 원인이 있다. 그는 사냥꾼이며
연인일 뿐이었다. 이런 상계와 하계의 병렬 외에 두 오페라의 유사성은 여러
이국적인 신화의 차용, 자연현상, 수많은 장면의 전환, 여러 가지의 유혹과 시
험, 영적인 사랑과 육적인 사랑의 교전 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차이점은 ‘마
적’의 대본작가 쉬카네더(Emanuel Schickaneder)가 무대 효과를 의식해서 각
본을 쓸 때 불합리한 말도 너그럽게 통과시켰지만 호프만스탈의 각본은 그가
애초 반주 음악이 따르는 희곡이 될 지도 모르겠다 했듯이 예민하고 섬세한 언
어로 씌여져 때때로 일반 관중에게 무리일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작곡
가와의 공동 작업에 문제와 갈등을 초래했다. 슈트라우스는 호프만스탈의 연
마된 미각을 전적으로 용인하였지만 무대 효과에 대해서는 자신의 생각이 더
옳다고 믿었다. 그러나 호프만스탈과 슈트라우스는 충분히 의견 교환을 하면
서 이 작품을 완성시켰다. 제1차 대전 중인 1917년에 완성된 이 오페라는 호프
만스탈이 때때로 종군하느라고 작업이 지연되었다. 이런 연유로 슈트라우스
는 이 작품을 "역경에서 태어난 아이"라고 표현했다.

‘그림자 없는 여인’에서 슈트라우스는 또다시 입체적인 동기로 감탄을 자아냈
다. 부정적이고 악을 따르는 유모의 불안한 성격과 내면적인 모순을 뾰죽한 음
정 도약으로 반영시켰고, 인간의 테마는 여러 종류의 4도 음정(보통, 단 4도,
증 4도)을 쌓아 올려 모순투성이인 인간 자체를 보여 주고 있다. 돌로 굳어지
는 모습은 진기한 화성의 연속으로, 모험적인 변화화음으로는 무시무시한 상
황을 그려 내었다. 반복하는 리듬 위에 기본음에서 안정적인 음정인 4도음와 5
도음을 자료로 하여 상향하는 음형은 그림자가 지지 않는다는 것을 표시하는
데, 그림자가 생기는 순간에 글라스하모니카를 사용해서 분위기를 띠운다. 슈
트라우스의 음악을 통해 관객은 차갑고 굳어있는 카이코바트의 영역, 온정이
흐르는 염색공의 집, 감각을 마비시킬 듯이 풍요로운 요술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이 오페라는 ‘엘렉트라’의 ‘아가멤논의 테마’처럼 카이코바트를 상징하
는 동기로 시작하는데 무대에는 등장하지 않는 이 유령왕이 관련될 때마다 되
풀이하여 울린다.

이런 동기들이 대위법적으로 세공되어 음악극의 대화가 이끌어지는 사이 ‘낙
소스 섬의 아리아드네’에서처럼 서정적이며 대칭적으로 지어진 성악곡(번호붙
은 완결된 성악곡)이 등장한다. 간단한 화성의 민속적 가락으로 다루어진 염색
공 바락의 주제, 야경꾼의 노래, 태어나지 않은 어린이들의 가창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유령계의 영웅적인 서창은 인간 아래 세상의 실제적인 담화에 맞서
게 하였다.

장면 전환이나 그간에 일어난 일 또 등장인물의 심리적 상태는 많은 간주곡을
통해 요약된다. 이 모든 것을 충분히 표현하기 위해 작곡가는 그의 오페라 중
제일 거대한 관현악단을 요구했을 뿐 아니라 음향을 아주 섬세히 분화시켰다.
전체적으로 영의 세계는 작은 관현악으로, 이때 특히 저음 악기를 제외시켜서
자유롭게 떠다니며 투명한 꿈의 영역임을 알린 반면 사건 많고 혼잡한 인간 세
계는 큰 편성의 관현악으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두 극단 사이는 여러 세분화
된 음향으로 채워져 있다. 외로운 황제의 독백은 첼로 독주로 선도된다. 변화
가 많은 악기 편성으로 이 오페라는 특유하고 유혹적인 음향 세계를 들려준다.
새로운 악기로 글라스하모니카와 중국의 징을 도입하여 마술이 쓰인 이 작품
의 개성을 설득력 있게 강조하였을 뿐 아니라 인간의 목소리를 관현악에 참가
시켜 청각적인 효과를 증대시켰다. 일반적으로 비교하면 남자역의 음악에는
흐르는 듯한 슈트라우스 특유의 가락이 유지된 반면, 여성역의 음악은 이질적
이며 기괴하게 들린다.

합창은 큰 그룹이 아니고 개별화시킨 그룹으로 등장하고 있다. 제1막에서 마
법으로 세상에 나와 거울을 들어 보이는 여자 노예들, 제2막에서 바락으로부
터 먹을 것을 받는 거지 어린이들, 3막의 시중드는 유령들, 법관과 아직 태어
나지 않은 어린이들의 음성 등으로 세분화된 합창을 사용하고 있다. 오페라의
마지막 두 장면은 음악극이라기보다는 무대 위에서 상연되는 칸타타나 오라토
리오에 가깝다고 하겠다.

총보는 1917년 여름 완성되었으나, 초연은 1919년 10월 10일 빈 국립극장에
서 프란츠 샬크(Franz Schalk)의 지휘로 이루어졌다. 청중들과 비평가 모두에
게서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성공적인 초연이었다. 그러나 특별한 무대 시
설, 장치, 기술을 요하는 이 오페라를 전쟁 중에 상연하기에는 무리가 많았다.
그래서 비용을 충분히 들여 무대 장치를 할 수는 없었지만 빈 필하모니커와 로
테 레만(Lotte Lehmann)등 유능한 성악가들의 출연으로 성황을 이룬 초연이었
다. 허지만 노래하기에 힘든 성악 성부와 까다로운 무대 장치로 두 번째 무대
인 드레스덴에서는 문제가 많았다. 후에 슈트라우스는 이런 큰 작품을 전쟁 직
후에 규모가 작은 극장에서 상연하도록 한 것은 실책이었다고 술회했다. 일상
적인 생활과는 동떨어져 벌어지는 이 추상적 심리극이 오늘날 여러 오페라 극
장 레파토리에 포함된 것은 1960년대부터 대극장이나 축제에서 성공적으로
상연되어 관객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오페라는 위에 열거한
문제뿐만 아니라 호프만스탈의 복잡하고 상징적인 독일어 각본을 적절히 번역
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독일어권이 아닌 외국 무대에서는 자주 상연되지 못하고 있다.

◈ 출처 / 위키피디어, 이경선의 ‘리햐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의 오
페라’, 이경선은 독일 본대학에서 음악학 박사학위를 받고, 본 오페라 악보자
료실에서 일했고, 2000년 이후 스위스 취리히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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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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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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