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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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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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Beethoven) 대 푸가 B플랫장조 작품 133


Great Fugue in B flat major, op.133

◈ 음악듣기
Alban Berg quartet
http://youtu.be/XEZXjW_s0Qs

Brentano String Quartet
http://youtu.be/lxzHQrFuDkk

Felix Weingartner의 오케스트라 편곡 버전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
http://youtu.be/CmvNS52VN_8
http://youtu.be/JvO44mrmYnE

베토벤의 현악 4중주 작품으로, 제목 그대로 '크고 아름다운 푸가'이다. 현악4중주 제13번의
마지막 악장으로 계획되었던 것이 여러 사연으로 따로 떨어져 출판된 것이 지금까지 내려오
고 있다. 영화 ‘카핑 베토벤’의 오프닝 곡으로 쓰이기도 했다.

교향곡 제9번을 완성한 베토벤은 말년에 주로 현악4중주의 작곡에 매달렸는데, 러시아의 부
유한 귀족 니콜라이 갈리친 공작이 베토벤에게 의뢰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분야에서
자신의 마지막 걸작들을 남기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갈리친 공작을 위해 작곡한 현악 4중주는 제12번과 13번, 15번 세 곡인데, 첫 12번은 전통
적인 4악장제였지만 15번은 5악장, 13번에선 6악장 식으로 점차 규모가 확대되었다. 특히
제13번의 경우는 마지막에 연주시간 15~18분이나 걸리는 대규모 푸가 악장을 넣어서 전체
연주 시간이 40~50분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의 작품이 되었다.

하지만 이 거대한 4중주가 1826년 3월에 슈판치히 4중주단에 의해 초연되었을 때는 간주
곡 격인 독일 춤곡 풍의 제4악장과 느리고 감동적인 카바티나인 제5악장 정도만이 대중적
으로 호평을 받았고, 특히 제6악장 푸가의 경우는 반응이 좋지 않았다. 베토벤 자신도 이런
여론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긴 것 같은데, 초연 후 베토벤을 찾아온 비올라 주자 칼 홀츠가
4~5악장이 앙코르를 받았다고 하자 "왜 푸가는 앙코르가 안됐는데?! 그게 됐어야지! 띨띨
한 놈들 같으니!!"라며 화를 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곡의 난해함에도 불구하고 출판하겠다고 나선 출판업자 마티아스 아르타리아는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푸가 악장이 너무도 복잡기괴해서 그대로 출판하면 안 팔릴 것 같다고
생각해서 1826년 4월에 “푸가가 점차 인기를 얻고 있고, 피아노 연탄용 편곡의 의뢰가 들
어 왔으니 푸가만 출판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베토벤은 이 제안에 응해 마지막
현악4중주를 작곡하면서 동시에 푸가 악장을 직접 편곡했고, 이 편곡 판은 작품 번호 134
번으로 따로 출판되었다. 하지만 아르타리아는 아직까지 현악4중주를 원본 그대로 출판하기
를 꺼리고 있었고, 결국 자신보다는 베토벤과 훨씬 면식이 있던 비올리스트 홀츠에게 베토
벤한테 이야기 좀 잘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홀츠는 새 악장을 써준다면 그 곡에 대해 아르
타리아가 작곡료를 지불할 것이고 푸가와 4중주의 악보에 별도 인세가 매겨지므로 저작권
수입이 늘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베토벤은 이 제안에 응했고, 1826년 10~11월에 조카 칼을 데리고 동생 요한의 집으로 가
서 요양하면서 새롭고 좀 더 평이한 6악장을 작곡해서 아르타리아에게 보냈다. 아르타리아
는 계약대로 베토벤이 죽은 지 두 달 뒤에 새로 받은 제6악장을 덧붙인 4중주와 푸가의 악
보를 따로 출판했는데, 이 과정에서 푸가는 그 규모에 걸맞게 '대(大)'라는 수식어가 붙어
제목으로 고정되었다.

이 작품은 당시 현악4중주의 마지막 악장으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규모
에 치밀한 구성과 드라마틱한 면모로 점철되어 있는데,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24마디는 이탈리아어로 서주(Overtura)라고 되어 있고, B플랫장조 으뜸화음의 어느 음
에도 해당하지 않는 솔(G)음을 기세좋게 켠 뒤 다소 무조 풍으로 거칠게 시작한다. 이어 다
소 가라앉은 분위기를 유지하며 두 번째 단편적인 악상이 나오고, 여기에 비올라와 바이올
린이 번갈아 가며 대선율을 붙여 반복한 뒤 또 중단된다. 첫 푸가는 2중 푸가로, 바이올린
이 조용히 제시하는 주제로 시작된다. 하지만 주제가 끝난 뒤 곧 부점 리듬으로 격하게 오
르락내리락 하는 대선율이 붙으면서 격렬하고 복잡하게 진행된다. 여기에 셋잇단음표로 분
주하게 움직이는 또 다른 대선율이 붙고, 이어서 크로스 리듬, 당김음 등 리듬까지 복잡해
지면서 기존의 대위법 체계를 거의 붕괴시킬 정도로 대담하게 진행된다.

격한 푸가가 한 차례 클라이맥스를 이루고 진정된 뒤 속도가 다소 느려지는 세 번째 대목으
로 들어간다. 서주의 두 번째 악상에 대선율을 붙인 형태가 기본 악상이 되고 G플랫장조로
조가 바뀌어 진행되는데, 이 부분에서도 물론 푸가의 주제가 교묘하게 얽히는 등 대위법 기
교를 포기하지 않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더 편안하고 때로는 명상적인 분위기까지 풍긴다.
이렇게 완만한 분위기로 나가다가 갑자기 서주 첫머리에 나온 격한 리듬의 악상이 등장하면
서 네 번째 대목이 시작된다. 분위기는 첫 푸가와 비슷하지만 엄밀한 의미의 푸가는 아니
고, 오히려 푸가 주제를 드라마틱하게 변형시키는 소나타 형식의 발전부 분위기다. 게다가
여기에는 세 번째 대목에서 나온 서정적인 악상이 같이 얽히기도 하고, 자체적인 재현부까
지 두는 등 사실상 소나타+푸가의 이종교배 격인 복잡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마지막 종결부는 첫 푸가에 나온 대선율이 갑자기 튀어나왔다가 끊기고, 이어 서주에서 제
시된 가라앉은 분위기의 악상이 나오다가 맨 첫머리의 무조풍 악상이 또 튀어나오는 등 악
상 제시 순서를 거꾸로 뒤집은 식으로 시작된다. 이어 다시 푸가 주제가 잠시 나온 뒤 짤막
한 이행부를 거쳐 푸가의 첫머리를 변형한 악상을 연주하며 활기있게 끝맺는다.

이렇게 푸가라고는 해도 그 안에 교향곡이 압축된 듯한 엄청난 응집력을 갖고 있고, 18세기
의 대위법 논리를 완전히 초월한 무지막지한 전개와 4중주단에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팀워
크, 연주자 개개인의 기교 수준까지 모든 것을 시험하는 듯한 곡이라서 지금도 난곡으로 손
꼽힌다.

◈ 사후의 재평가
여타 후기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 곡도 베토벤 사후 한참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후배들인 멘델스존이나 슈만도 워낙에 복잡난해한 작품이다 보니 “아, 그거 대
선배님의 걸작이죠”라는 요식 행위성 찬사만 보냈을 뿐이고 곡을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
다. 19세기 후반에도 이런 경향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정도였고, 20세기에 와서야 쇤베르크
와 스트라빈스키 등이 곡을 분석하고 연구하면서 본격적인 재평가를 받게 되었다.

다만 베토벤이 아르타리아의 제안을 받아들여 제6악장을 교체한 것에 대해서는 지금도 찬
반 의견이 분분하다. 비록 베토벤 자신이 이 결정을 하기는 했지만, 그것이 자신의 진정한
의지라기 보다는 조카 칼의 자살 기도에 의한 멘붕이나 수입 개선을 위한 궁여지책이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대 푸가가 진정한 제6악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로 이 푸가가 그 자
체로 완성도를 갖고 있고, 베토벤이 오페라 피델리오를 위해 두 번째로 작곡한 서곡인 레오
노레 서곡 제3번처럼 이전 1~5악장의 존재감마저 압도할 정도이므로 곡의 균형을 깨뜨렸
다고 여기는 이들은 새로 들어간 제6악장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1960년대를 전후해 베토벤의 원래 의도대로 카바티나의 제5악장 다음에 대 푸가를
제6악장으로 연주하는 4중주단이 나오기 시작했고, 도이체 그라모폰이 1990년대에 내놓은
베토벤 전집 앨범의 현악4중주 파트에서도 대 푸가를 제6악장으로 놓고 새로 작곡된 제6악
장은 보너스 트랙처럼 뒤에 실어놓는 등 초연 당시의 모습 그대로 연주/녹음하려는 경우도
많아졌다.

◈ 편곡
베토벤은 아르타리아의 제안에 따라 현악4중주에서 피아노 연탄용으로 직접 편곡판을 만들
었고 피아노 듀엣들이 종종 선곡해 연주/녹음하고 있다.

현악4중주 편성에 콘트라베이스를 더해 대규모 현악 합주로 연주하는 경우도 있는데, 펠릭
스 바인가르트너가 만든 편곡판이 많이 쓰인다. 바인가르트너 편곡판은 빌헬름 푸르트벵글
러, 오토 클렘페러, 칼 슈리히트, 피에르 몽퇴, 에르네스트 앙세르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등 레전드급 지휘자들이 녹음을 남겼고, 지금도 수준급 현악 합주단이나 관현악단이 종종
연주/녹음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악 4중주나 현악 합주가 아닌 정규 편성 관현악단을 위한 편곡도 시도되고 있
는데, 1999년에는 스페인의 작곡가 마누엘 이달고가 베베른 식의 점묘법 스타일 관현악 편
곡 버전이 나오기도 했다. 이 편곡판은 2009년에 오스트리아의 현대음악 전문 음반사 카이
로스(Kairos)에서 나온 이달고 작품집 CD에도 로타 차그로세크가 지휘한 쾰른 서부독일 방
송 교향악단의 연주로 수록되었다.    ◉ 출처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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