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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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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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루크너(Bruckner) 교향곡 제3번 D minor, WAB 103


◆ 음악듣기
WDR Symphony Orchestra Cologne, Conductor: Jukka-Pekka Saraste
http://youtu.be/Nvd-eEK5l7c

◆ 개요
브루크너의 다섯 번째 교향곡으로, 별칭은 <바그너 교향곡>이다. 브루크너 자신이 붙인
것은 아니고, 반 브루크너들이 곡을 비하하기 위해 조롱조로 부른 경우가 많았다. 브루
크너의 교향곡 가운데서는 중기를 여는 작품이고, 이곡부터 본격적으로 연주 빈도가 높
아진다. 앞선 교향곡들은 완성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브루크너 스페
셜리스트라 불리는 지휘자들 가운데서도 이 곡부터 레퍼토리에 포함하는 지휘자들이 있
다.

1872년부터 작업을 시작하여 1873년 12월 31일에 완성했다. 작곡 도중에 바그너를 바
이로이트에서 처음 만나서 이미 완성시킨 2번과 작곡 중이었던 3번을 바그너에게 보여
주고 바그너에게 헌정할 목적으로 선택을 부탁했다. 바그너는 3번을 택했고, 완성 뒤 브
루크너는 3번 교향곡을 바그너에게 헌정했다.

이렇게 바그너에게 헌정된 교향곡 3번에는 바그너 음악에서 차용한 인용구가 여럿 있었
다. 그러나 여러 차례에 개정을 거치면서 바그너 인용구는 거의 사라졌다.

작곡을 완료한 이듬해부터 빈 필과 여러 차례 리허설을 가졌지만 초연은 계속 연기되었
다. 그때마다 브루크너는 작품을 개정했고, 그 결과 이 작품은 브루크너 교향곡 가운데
서도 가장 복잡한 판본 문제를 가진 작품이 되었다. 초판에 포함되었던 바그너 인용구는
이 과정에서 거의 삭제되어 초연 시점에는 사실상 하나를 제외하고 바그너로부터 직접
인용한 부분은 모두 제거되었다.
1877년 대대적인 개정을 거친 끝에 마침내 빈 필을 통해 초연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대
놓고 바그너빠를 인증한 결과 빈에서 초연은 전작인 1번과 2번의 그것을 능가하는 대실
패를 기록했다. 특히 브람스파의 에두아르트 한슬릭은 “베토벤의 제9번이 바그너의 발퀴
레와 만났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들의 발굽 아래 짓밟혔다”고 평하며 이 작품의 독창성
을 문제 삼았다. 이 모욕적인 평으로 브루크너는 자살 충동을 느낄 정도였다.

◆ 곡의 형태
4악장 구성이고, 소나타 형식(1,4악장)과 3부 형식(2,3악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
만 여러 차례의 대폭 개정을 통해 곡의 구조까지 계속 바뀌었고, 최종적으로 개정을 완
료한 1889년에 이르러서는 상당 부분 삭제되고 긴축된 형태로 다이어트가 이뤄졌다.
처음 완료했을 때는 바그너에게 바친다는 동기 때문이었는지 <트리스탄과 이졸데>나 <발
퀴레>등 바그너 오페라에서 인용한 악상들이 곳곳에 사용되었다. 하지만 하도 이걸 가지
고 시비를 거는 바그너까들이 많아서 여러 차례 개정을 거치면서 결국 바그너 인용 구
절을 거의 다 지워버렸다. 다만 바그너 인용으로 곡이 더 바그너스러워졌냐 하면, 그것
도 아니었다. 오히려 브루크너 교향곡으로서 더 전형적인 모습이 많이 나타나는데, 1악
장 첫머리의 경우 희미한 현의 트레몰로 위에서 트럼펫 솔로가 조용히 주제를 부는 등
금관악기를 당시 관점에서 꽤 파격적으로 쓰고 있다.

브루크너 특유의 파이프오르간 스타일 사운드도 이 곡을 기점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
고, 4악장에서는 선행 3개 악장의 중심 주제를 가져와 총결산하는 기법도 쓰고 있다. 또
한 같은 악장의 후반에 등장하는 반음계적 모티브는 다음 교향곡인 4번 1악장에 거의
비슷한 형태로 등장하기도 한다. 여러 모로 봤을 때 브루크너 교향곡의 중기를 장식하는
걸작인데, 실제로 00번과 0번을 위시해 초기 교향곡을 졸작으로 여기는 지휘자들도 이
3번에서부터 레퍼토리를 구축한 경우가 많다.

◆ 관현악 편성
플루트 2/오보에 2/클라리넷 2/바순 2/호른 4/트럼펫 3/트롬본 3/팀파니/현 5부라는
확대된 2관 편성. 단, 2번까지는 두 대였던 트럼펫이 이 곡에서부터 세 대로 늘어난다.

◆ 초연
교향곡 2번의 초연이 실패했지만, 1873년 이 곡이 완성되자 지휘자 요한 헤르베크는 다
시 한 번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설득해서 마침내 1874년부터 초연 준비를 시작했
다. 그러나 연습을 한 차례 했지만 단원들이 곡의 규모와 연주 기술을 갖고 시비를 거는
바람에 초연은 취소(연기)되었다. 이후 실제로 초연되기까지 수년간 '리허설 -> 초연 취
소-> 작품 개작 -> 리허설 재개 -> 초연 취소 -> 다시 개작' 사이클이 몇 차례나 반복
되었다. 거의 매년 리허설 재개와 개작이 반복된 끝에 브루크너는 1877년에 곡을 대폭
개정했다. 특히 바그너 인용구를 대폭 삭제했고, 곡의 규모를 줄여 연주시간도 상당히
단축되었다. 특히 2악장과 4악장이 대폭 삭제되었을 뿐만 아니라 2악장은 후반부가 거
의 새롭게 쓰여졌다. 개정 완료 후 브루크너는 헤르베크와 교섭을 재개했고, 헤르베크는
지휘가 서투른 브루크너 대신 자신이 직접 빈 필을 지휘해 초연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
연 준비 단계까지 간 상태에서 헤르베크가 갑작스레 사망하는 바람에 지휘에 서툰 브루
크너 본인이 무대에 서야만 했다. 1877년 12월 16일이었다.

결과는 참담한 대실패였다. 그 실패의 규모는 그 때까지의 브루크너 작품 초연 무대 중
최악의 것이었다. 1,700명 가량 수용할 수 있던 공연장에서는 각 악장이 끝날 때마다
청중들이 자리를 떴고, 연주가 끝나고 객석에 있던 청중은 불과 20여 명 뿐이었다. 게다
가 악단 단원들마저 연주 종료 직후 브루크너와 청중들에게 답례도 안하고 그냥 나가버
렸다. 결국 이 공연 이후, 브루크너는 두 번 다시 자작 교향곡의 초연을 지휘하지 않았
다. 상황이 이 지경이다 보니 브루크너는 한동안 좌절에 빠져 한동안 창작에 손을 대지
않았고, 특히 교향곡의 경우 1879년까지 피했다. 그나마 최소한의 위안이 된 것은 이렇
게 철저히 망한 곡을 출판해주겠다는 대인배가 나타났다는 것이었는데, 음악출판업자인
테오도어 레티히가 자신의 출판사에서 곡을 출판해주겠다고 제의를 해왔다.

브루크너는 그 제의에 응했는데, 다만 관현악용 악보는 아니었고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편곡보의 형태로 1878년에 출판되었다. 편곡을 담당한 이들은 구스타프 말러와 루돌프
크시차노프스키였는데, 당시 브루크너가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빈 음악원에서 음악을 공
부하던 10대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끔찍하게 끝난 초연 때도 청중으로 끝까지 남아서
브루크너를 응원한 제자들이기도 했다. 관현악용 악보로 출판된 것은 최종 개정을 마친
뒤였고, 출판과 함께 곡에 대한 긍정적인 재평가도 진행되었다.

브루크너 교향곡 가운데서도 판본 문제가 가장 복잡하다. 다른 교향곡들의 경우 판본 문
제가 복잡한 4번, 8번 등도 단순화하면 크게 두 가지 범주로 압축되지만, 3번의 경우
단순화해도 세 가지 범주로 대별된다. 문제는 이 세 가지 범주의 판본이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정판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 판본
1873, 1874, 1876, 1877, 1889, 1890, 1899 등. 이외에 브루크너 협회에서 공인된
판본을 조합한 '비공인 개정판' 도 있다

◆ 1889년판본
1887년부터 1890년에 걸친 대규모 개정 작업(2차 개정파동)의 일환으로 개정되었다. 이
개정 파동은 8번 교향곡의 초연을 레비가 거절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교향곡 1번, 3번,
4번, 8번등이 이 시기에 대규모 개정을 겪었다. 같은 시기에 개정된 4번등과 마찬가지
로 제자인 요제프와 프란츠 샬크 형제 등의 도움을 받아 진행되었다. 1877년판에서 추
가로 대대적인 첨삭이 가해졌다. 특히 3, 4악장에서 삭제된 부분이 있어 곡의 길이는 더
욱 짧아졌다. 현재 1889년판의 원전판본(Original Version)은 노바크판본이 유일하다.

이 곡의 1악장 첫머리는 나치 독일의 정치 집회장에서 개회를 알리는 팡파르로 줄기차
게 사용되었는데, 이유는 바그너가 좋아했던 음악이었다는 것.

1악장: Gemäßigt, mehr bewegt, misterioso
1악장 도입부는 인상적인 트럼펫 주제로 시작한다. 바그너는 교향곡 3번 도입부의 트럼
펫 주제를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나중에 브루크너는 이 교향곡의 트럼펫 주제 때문에
‘트럼펫 브루크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전반적으로 1악장의 음향은 마치 오르간과 같
은 특징을 보이고 있어 오르가니스트였던 브루크너 특유의 개성을 느낄 수 있다.

2악장: Adagio. Bewegt, quasi Andante
1악장과는 대조적으로 여린 다이내믹의 스트링 사운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명상적인
음악이다. 군데군데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로엔그린>을 연상시키는 부분도 나
타난다.

3악장: Scherzo. Ziemlich schnell
메인 섹션과 트리오의 두 부분으로 되어 있지만 두 부분의 대비는 그다지 크지 않다. 트
리오에서 도약하는 선율의 제스처는 오스트리아 민속 춤곡인 렌틀러와 요들을 닮았다.

4악장: Finale. Allegro
8분음표의 빠른 음형의 반복으로 인해 긴박감을 주는 음악이다. 바그너 풍의 느낌이 두
드러지고 휴지부가 많아서 브루크너 음악 중에서도 가장 모자이크 같은 작품이기도 한
다. 하지만 브루크너가 오케스트라로 기념비적이고 장엄한 울림을 실현해내는 솜씨는 놀
랍다. 특히 금관은 윤기가 흐르고 풍성한 사운드는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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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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