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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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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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베르트(Schubert) 피아노삼중주 제2번 내림 마장조 D.929, op.100



▣ 아래 사진 / 제2악장의 슈베르트 자필악보

◈ 음악듣기
연주 / Trio Cleonice
http://youtu.be/LFjkIrRjZZU

슈베르트 생전에 성공적으로 연주됐을 뿐 아니라 악보가 곧 바로 라이프치히의 출판사 프로
브스트(Probst)에서 op.100으로 출판되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그의 주 무대였던 빈
이 아니고 라이프치히에서 출판되었다는 것은 이 작품이 예술성뿐 아니라 대중성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완성된 작품으로, 그의 다른 후기작품에서 공
통으로 나타나는 짙은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이 해에 ‘겨울 나그네’를 썼고, 그의 최후의
해인 1828년에는 ‘백조의 노래’를 썼다. 이들 가곡집에서 우리가 느끼는 슈베르트 특유의
깊고도 아름다운 서정은 물론, 마치 마지막 불꽃 같이 뜨겁게 불타오르는 열정이 차고 넘치
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는 작품이다.

슈베르트는 생애 마지막 해인 1828년 학교 다닐 때부터 가까운 친구였던 폰 스파운(Josef
von Spaun)의 약혼을 축하는 파티를 겸해서 열린 연주회에서 본인의 작품들만으로 프로그
래밍 된 작품들을 연주하게 됐는데, 그 가운데서도 이 작품을 제일 마음에 들어 했고 실제
로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당시 이 곡을 연주한 사람은 카를 마리아 폰 보클레트(Carl
Maria von Bocklet, 피아노), 이그나츠 슈판치히(Ignaz Schuppanzigh, 바이올린), 요제프 링
케(Josef Linke, 첼로)였다. 게다가 악보가 출판되면서 그의 생전 처음으로 대중적 명성과
경제적인 소득을 얻게 된다. 그러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어 그해 가을 31세의 나이에 세상
을 떠나게 된다.

작곡가 슈만은 이 작품을 “혜성같이 나타난 작품”이라고 극찬하면서 이 작품이 먼저 작곡된
피아노 3중주 D.898에 비해 좀 더 드라마틱하고 남성적인 힘으로 가득 차 있다고 평했다.  
슈베르트는 말년에 만나 실내악을 같이 연주하던 친구들 덕분에 피아노삼중주에 흥미를 갖
게 되어 두 곡의 피아노 트리오를 작곡 했는데, 특히 이 작품의 제2악장은 죽음을 예감하고
있는 슈베르트의 체념이 농도 짙게 투영되어 있는 것 같아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 작품은 슈베르트 당대에도 청중에게 인정받은 작품 가운데 하나일 뿐 아니라, 영화 ‘피
아니스트(The Piano Teacher)’, ‘배리 린든(Barry Lyndon,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1975년
에 연출한 영화)’, 전도연이 주연한 ‘해피엔드’, ‘The Hunger’, ‘Crimson Tide’, ‘내 인생의
남자(L'Homme de sa vie)’, ‘눈 먼 땅(Land of the Blind)’, ‘Dear White People’, ‘노란 집
의 추억(Recollections of the Yellow House)’, HBO 미니 시리즈 ‘John Adams’, ‘The
Mechanic’, ABC 다큐멘터리 ‘The Killing Season’에 제2악장이 삽입되는 등 오늘날에도 여
전히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아울러 전세계 무대에서 가장 자주, 널리 연주되는 실내
악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슈베르트는 평생 실내악 분야에 많은 작품들을 남겼으면서도 15세가 되기 전까지 피아노 3
중주곡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15살 때 쓴 피아노 3중주곡은 ‘소나타’라는 이름이 붙
은 단악장의 작품이다. 그러나 말년에 찾아온 친구들(초연자들이기도 하다) 덕분에 피아노
3중주에 흥미를 갖게 된 슈베르트는 단숨에 두 곡의 걸작을 탄생시켰다.

이 트리오는 악장들 간에 긴밀한 연관성을 느낄 수 있는 대작으로 특히 제2악장이 유명하
다. 악장을 여는 절름거리는 피아노의 리듬과 그 리듬을 타고 흐르는 첼로의 그윽한 선율은
한번 들어도 잊을 수 없는 인상적인 선율로, 제4악장 마지막에서 이 선율이 다시 한번 찬란
하게 빛나는 장조로 나타나 벅찬 감동을 안겨주며 한 편의 멋진 드라마를 완성한다. 그 드
라마틱한 여정은 마치 하나의 모티브를 바탕으로 ‘어둠에서 광명으로’ 향하는 베토벤의 교
향곡을 떠올리게 한다.

◈ 악장 구성
제1악장 Allegro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하이든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대담한 화성진행의 음형으로 시작하는
데,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가 다 같이 한 목소리가 되어 선언적인 주제를 연주하는 방식
은 베토벤이 그의 현악 4중주곡에서 종종 쓰던 충격적인 도입 방식이다. 이 작품에서 더욱
인상적인 선율은 슈베르트다운 신비함이 담긴 제2주제일 것이다. 미묘한 색채감을 뿜어내는
단조 화음을 바탕으로 반복되는 리듬 패턴은 우수를 자아낸다. 이 주제는 슈베르트의 사장
조 소나타 D. 894의 미뉴에트와 트리오의 주제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후 만화경처럼 반복
되는 주제는 슈베르트의 눈부신 음악적 기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활기찬 코다는 부드
럽게 시작했다가 다채로운 형식으로 발전한 후 놀랍게도 즉흥곡과 유사한 음형을 사용하고
있다.

제2악장 Andante con moto
이 작품 중 가장 유명하고 아름답고 명상적인 악곡으로, 스웨덴 민요 ‘날이 저문다’에서 따
온 악상으로 우수에 젖은 첼로의 선율과 긴장감이 느껴지는 피아노의 잔잔한 반주는 고독감
이 가득하다. 스웨덴에서 온 젊은 테너 이자크 알베르트 베르크가 1827년에 빈을 방문했을
때 ‘날이 저문다’라는 스웨덴 민요를 노래했는데, 당시 슈베르트도 베르크의 노래를 들었다.
이 노래의 반복되는 피아노 반주 음형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슈베르트는 이를 제2악장에 도
입해 지극히 매혹적인 주제를 완성했다. 마치 31세의 짧은 생애를 목전에 둔 슈베르트의 우
울한 비장함이 한껏 녹아있는 듯하다.

제3악장 Scherzando
사랑스런 캐논 악장이다. 캐논이란 한 성부가 주제 성부를 몇 마디 뒤에서 똑같이 모방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음악으로 일종의 돌림노래와 같다. 피아노의 뒤를 바짝 뒤쫓는 현악기들
의 추격과 가볍고 명랑한 분위기는 하이든의 음악을 닮았다.  

제4악장 Allegro moderato
마지막 악장은 처음의 주제가 계속 반복되는 론도 형식의 음악으로,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론도 주제 사이사이에 끼어들며 다채롭게 전개되고 있어 연주시간도 꽤 긴 편이다. 그런 까
닭인지 라이프치히에서 이 작품이 출판될 당시 제4악장 중 99마디가 생략된 채 출판되기도
했다. 빠르고 화려하게 진행되는 4악장 중간 부분에 제2악장의 주제가 회상되며 시적인 분
위기로 변화하는 순간은 이 곡에서 가장 특별한 부분이며, 마지막에 제2악장의 주제가 벅찬
장조로 마무리되는 여정 또한 매우 드라마틱한 감흥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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