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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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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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차르트 현악4중주 제15번 라단조 K, 421 / 417b


◈ 음악듣기
연주 / Varty Manouelian, Movses Pogossian(violins), Paul Coletti(viola),
Clive Greensmith(cello)
http://youtu.be/QLHDRzv2VzQ

◉ 완성 : 1783년
◉ 악보출판 : 초판은 1785년, 이후 라이프치히의 Breitkopf & Härtel에서 1882년에 제2판
발행

20곡이 넘는 모차르트 현악4중주 가운데서 가장 독특한 작품을 꼽는다면 ‘하이든 4중주곡’
으로 불려지는 6곡 가운데 하나인 K. 421 d단조일 것이다. 신중에 신중을 다해서 하나하나
완성시킨 이들 6곡의 하이든 4중주곡 중 이 작품은 두 번째로 완성되었고, 유일한 단조의
작품이다. 모차르트는 이 작품을 통해 여흥을 위한 장르로 인식되던 현악4중주의 격을 한층
높여 개인적이고 내밀한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모차르트의 단조 음악이 그러하듯, 이 곡 역시 드러나지 않는 은근한 멜랑콜리를 지니고 있
기에 듣는 이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한다. 언뜻 들어보면 그 시대의 다른 현악4중주곡들과
마찬가지로 우아하고 아름답기만 한 음악인 듯하지만, 어느 순간 이 음악에 숨어있던 기묘
한 불안감에 사로잡히게 되면 이 곡의 비범한 매력에 이끌리게 될 것이다. 이런 독특한 느
낌은 슈베르트의 현악4중주 ‘죽음과 소녀’ 제2악장의 ‘내향적 슬픔’과 유사하다. 그래서 알
반 베르크 현악4중주단과 쌍벽을 이루는 하겐 현악4중주단도 모차르트의 K. 421을 슈베르
트의 현악4중주 ‘죽음과 소녀’와 함께 커플링 한 영상물을 선보여 두 작품의 정서적 유사성
을 암시하기도 했다.

본래 작곡 과정에서 거의 수정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모차르트였지만, ‘하이든 4중주’에서
만큼은 유난히 많은 시간과 수고의 대가를 치렀다. 그 치열한 노력의 증거는 자필 악보에
수없이 나타나는 수정의 흔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음악학자 알프레드 아인슈타인은  
“모차르트는 이 곡을 통해 완전한 자신을 발견했다”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제1악장(Allegro moderato)의 서두는 조용한 바이올린의 주제로 시작되는데, 그 어두운 불
안감은 처음부터 듣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단조의 주제는 어느새 장조로 뒤바
뀌며 기쁨으로 탈바꿈 한다. 이렇게 제1주제와 제2주제의 대비가 극명하다. 발전부에 이르
러 단조와 장조, 슬픔과 기쁨의 미묘하고 급격한 변화는 더욱 복잡해지고, 이 과정에서 주
제를 다루는 모차르트의 발전 기법은 섬세하고 용의주도하다. 조울증과도 같은 정서불안은
결국 재현부에 이르러 슬픔으로 결론을 맺는다. 주제를 다룸에 있어서 모차르트가 얼마나
열심히 바흐와 하이든을 연구했는지, 이 악장이 들려주는 대위법적 구조와 진행에서 여실하
게 들어나고 있어서 감동을 배가된다.

야상곡 풍의 제2악장 안단테에서도 장조와 단조의 교차는 여전히 감상자를 불안으로 몰고
간다. 주제는 매우 침착하고 우아하고 너무나 아름답다, 그러면서도 그 아름다움과 그 침착
함이 서서히 달아오르면서 대단한 긴장을 형성하고 있어서 듣는이의 마음도 덩달아 긴장하
게 만든다. 더구나 중간부의 불협화음이 그 긴장의 도를 최고조로 이끄는 대목은 가히 압권
이다.

짤막한 제3악장(Menuetto and Trio. Allegretto)의 미뉴에트는 반음계와 각진 리듬으로 노
골적인 비장미를 나타낸다. 그 때문에 제1 바이올린의 노래와 피치카토로 이를 받침하는 다
른 세 악기의 밝은 D장조의 중간 트리오 부분과의 대조가 더욱 뚜렷하게 부각되면서 다시
금 장단조 교체의 불안정한 순환을 계속한다.

변주곡인 제4악장(Allegretto ma non troppo)은 부점 리듬을 바탕으로 한 활기찬 주제로
시작된다. 장단조 순환의 고리는 피날레에서도 역시 만나게 된다. 오히려 그 변화 수법은
마법처럼 신비롭고 정교해졌다. 변주가 계속될수록 감정의 파고는 점점 높고 거칠어져 가고
마지막 코다에 이르러 슬픔의 절규로 폭발하면서 마침내 영원할 것만 같았던 슬픔과 기쁨의
순환을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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