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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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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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베르트(Svhubert) 겨울나그네 곡목별 대의 및 가사(한국어, 독일어 대역)


1. 안녕히 (Gute Nacht)
길고도 절망적인 방랑의 시발점인 첫 곡은 단조로우면서도 설득력이 강한 유절 가곡의 형태
를 지니고 있다. D단조로 된 제1.2절은 똑같은 선율의 반복이지만, 제3.4절에서는 다소 변
형된 모습을 보인다. 이 곡의 아름다움은 소박하면서도 애절한 마음을 매우 효과적으로 표
현하고 있다는 점인데, 쓸쓸하지만 단조로운 피아노 반주는 결코 노래의 범주를 넘어서지
않으면서도 이 곡이 담고 있는 정서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연인을 잃은 젊은이는 그의 문
앞에서 "안녕히"라고 한 마디 남기며 정처 없는 방랑의 길을 떠난다.

Fremd bin ich eingezogen, Fremd zieh' ich wieder aus
낯선 이방인으로 왔다가 다시 이방인으로 떠나네
Der Mai war mir gewogen, Mit manchem Blumenstrauß
5월은 수많은 꽃다발로 나를 맞아 주었었지

Das Mädchen sprach von Liebe, Die Mutter gar von Eh'
소녀는 사랑을 이야기했고 어머니는 결혼까지도 이야기했지만
Nun ist die Welt so trübe, Der Weg gehüllt in Schnee
그러나 이제 세상은 슬픔으로 가득차고 길은 눈에 덮였네

Ich kann zu meiner Reisen, Nicht wählen mit der Zeit
가야할 길조차도 내 자신이 선택할 수 없으나
Muß selbst den Weg mir weisen, In dieser Dunkelheit
그래도 이 어둠 속에서 나는 길을 가야만 하네

Es zieht ein Mondenschatten, Als mein Gefährte mit
달 그림자가 길동무로 함께 하고
Und auf den weißen Matten, Such' ich des Wildes Tritt
하얀 풀밭으로 들짐승의 발자국을 따라가네

Was soll ich länger weilen, Daß man mich trieb hinaus?
사람들이 나를 쫓아낼 때까지, 나는 왜 서성이며 기다리는 것일까?
Laß irre Hunde heulen, Vor ihres Herren Haus
길 잃은 개들아 마음대로 짖어보렴
Die Liebe liebt das Wandern, Gott hat sie so gemacht
사랑은 방랑을 좋아한다네. 신이 그렇게 정해 놓았네
Von einem zu dem andern, Gott hat sie so gemacht
여기저기 정처 없이 헤매도록, 신이 그렇게 정해 놓았네
Die Liebe liebt das Wandern, Fein Liebchen, gute Nacht !
사랑은 방랑을 좋아한다네. 그러니 내 사랑이여, 이제는 안녕!
Von einem zu dem andern, Fein Liebchen, gute Nacht!
여기저기 정처 없이 헤매도록. 내 사랑이여, 이제는 안녕!

Will dich im Traum nicht stören, Wär schad' um deine Ruh'
너의 단꿈을 방해하지 않고, 너의 휴식을 훼방치도 않으리
Sollst meinen Tritt nicht hören, Sacht, sacht die Türe zu!
발걸음 소리 들리지 않도록 살며시 다가가, 그대 방문을 닫고!
Schreib im Vorübergehen, Ans Tor dir Gute Nacht
'안녕히'라고 적어놓은 다음 그대로 떠나리라
Damit du mögest sehen, An dich hab' ich gedacht
그러면 그대는 알게 되겠지 내가 그대를 생각했다는 것을

2. 풍향기(風向旗) (Die Wetterfahne)
제2곡은 그 심리적인 동요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피아노 전주에서부터 확연히 느껴지는
것인데, 연인의 집 지붕 위에 세워져 바람이 부는 대로 그 방향을 바꾸는 풍향기는 변심한
옛 연인을 냉소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슈베르트의 천재성이 예리하게 빛나는 독특한 아름다
움을 지닌 곡으로 최소의 음표만으로 솟구치는 비애를 끌어내고 있다. 실연한 남자가 바람
에 나부끼는 깃발에 여심을 비긴 자학적 노래다. 주인공은 연인의 집 지붕에서 펄럭이는 풍
향기에서 그녀의 나부끼는 마음의 상징을 본다. a단조로 갑자기 터뜨려지는데, 굴곡이 많고
강약의 변화도 심하다. 피아노 전주가 거센 바람을 안고 펄럭이는 깃발을 묘사한다. 비록
짧지만 절도 있는 아름다운 곡이다. 통작형식을 취한다.

Der Wind spielt mit der Wetterfahne Auf meines schönen Liebchens Haus
바람이 아름다운 연인의 집 풍향기와 즐기고 있네
Da dacht' ich schon in meinem Wahne
나는 혼란스러웠네
Sie pfiff den armen Flüchtling aus
불쌍한 추방자를 희롱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Er hätt' es eher bemerken sollen
좀 더 빨리 알아챘어야 했는데
Des Hauses aufgestecktes Schild So hätt' er nimmer suchen wollen
지붕 위에서 휘날리는 깃발을 좀 더 일찍 보았더라면
Im Haus ein treues Frauenbild
이 집에서 진실한 여인을 찾으려 안 했을 텐데

Der Wind spielt drinnen mit den Herzen
바람이 소리는 내지 않지만
Wie auf dem Dach, nur nicht so laut
지붕 위에서처럼 그리 떠들썩하지는 않아도
Was fragen sie nach meinen Schmerzen?
내 고통 따위가 이 집사람들에게 무슨 상관이랴?
Ihr Kind ist eine reiche Braut
그들의 자식은 유복한 새색시인 것을

3. 얼어붙은 눈물 (Gefror'ne Tränen)
제2곡의 격정적인 분위기에서 다소 가라앉은 그러나 더욱 슬픈 곡이다. 약박의 악센트를 가
지고 상승하는 악구로 시작해 곧 하강하는 흐름으로 바뀌는 피아노의 전주가 매우 함축적으
로 곡의 성격을 표현해 주고 있다. 통작가곡의 형태로 눈물을 담고 있는 매우 아름다운 곡
이다.

Gefrorne Tropfen fallen Von meinen Wangen ab
얼어붙은 눈물이 볼을 타고 떨어진다
Ob es mir denn entgangen Daß ich geweinet hab'?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울었던가?

Ei Tränen, meine Tränen
눈물이, 나의 눈물이
Und seid ihr gar so lau
너는 그렇게 미지근하구나
Daß ihr erstarrt zu Eise
얼음으로 변해 버리다니
Wie kühler Morgentau?
차디찬 아침 이슬이니?

Und dringt doch aus der Quelle
눈물은 샘처럼 솟아나고  
Der Brust so glühend heiß
가슴은 뜨겁게 불타오른다
Als wolltet ihr zerschmelzen
모두 녹여 버린다는 듯
Des ganzen Winters Eis!
겨울의 모든 얼음을!

4. 곱은 손 (Erstarrung), 또는 동결, 언 가슴
다시 감정이 고조되어 매우 우울하면서도 동요가 심한 악상을 담고 있는 통절 가곡이다.  
불안하고 심한 동요를 반주가 끊임없이 셋잇단음표를 담고 흐름으로써 극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시의 내용만큼이나 음악도 무겁고 어둡다. 거리를 빠져나온 방랑자는 연인의 모습을
광활한 들판에서 찾는다. 추억은 때때로 장조로 밝아지기도 하지만 다시 어두워진다. 적막
감이 감도는 작품이다.

Ich such' im Schnee vergebens, Nach ihrer Tritte Spur
하얀 눈 속에서 그녀의 발자국 찾아보건만 모두가 헛된 일
Wo sie an meinem Arme, Durchstrich die grüne Flur
그녀가 내 품에 안겼던 푸르렀던 들판
Ich will den Boden küssen, Durchdringen Eis und Schnee
눈과 얼음을 꿰뚫어 대지에 입맞추리
Mit meinen heißen Tränen, Bis ich die Erde seh'
내 뜨거운 눈물로 대지를 볼 수 있을 때까지

Wo find' ich eine Blüte, Wo find' ich grünes Gras?
꽃은 어디에? 초록 풀은 어디에?
Die Blumen sind erstorben, Der Rasen sieht so blaß
꽃은 시들고 초목은 말랐으니
Soll denn kein Angedenken, Ich nehmen mit von hier?
정말 이곳에서 거두어들일 그 어떤 추억도 없단 말인가?
Wenn meine Schmerzen schweigen, Wer sagt mir dann von ihr?
내 고통이 침묵할 때 누가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줄는지?
Mein Herz ist wie erstorben, Kalt starrt ihr Bild darin
내 마음은 죽었고, 그녀의 모습은 얼어버렸다
Schmilzt je das Herz mir wieder, Fließt auch ihr Bild dahin!
언젠가 내 가슴 녹는다면 그녀 모습도 다시 흐르겠지

5. 보리수 (Der Lindenbaum)
이제까지 줄곧 단조의 세계만 펼쳐지다가, 이 곡에 이르러 녹색을 상징하는 E장조로 바뀐
다. 웬지 이 곡에만 밝음이 깃든 것 같다. 애절한 동경이 담긴 명가(名歌)다. 유절형식이지
만 전체적으로 변화가 많다. 너무나도 유명해서 독립되어 불리기도 하는 곡이다. 그러나 이
곡의 아름다움은 이 가곡집 전체와 관련짓지 않으면 온전하게 느낄 수 없다. 지나간 사랑의
자취를 보리수에 담아 표현한 슬프고도 아름다운 곡이다. 제2절 전반부에 단조로 변하고 제
3절은 동요가 매우 심한, 대단히 변형된 유절 가곡의 형태를 띠고 있다. 피아노 반주가 묘
사하는 보리수 나뭇잎의 흔들림이 인상적이다. 카펠은 이 곡에 대해 "거의 노래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고 말했다.

Am Brunnen vor dem Tore
성문 앞 우물 곁에
Da steht ein Lindenbaum
서 있는 보리수
Ich träumt' in seinem Schatten
나는 그 그늘 아래서
So manchen süßen Traum
수없이 달콤한 꿈을 꾸었지
Ich schnitt in seine Rinde
나는 그 보리수 가지에 새겼지
So manches liebe Wort
수많은 사랑의 말을
Es zog in Freud' und Leide
기쁠 때나 슬플 때나
Zu ihm mich immer fort
이곳에 찾아왔지

Ich mußt' auch heute wandern
나는 이 곳을 서성이네
Vorbei in tiefer Nacht
이 깊은 밤에도
Da hab' ich noch im Dunkeln
어둠 속에서도
Die Augen zugemacht
두 눈을 꼭 감고

Und seine Zweige rauschten
가지는 산들 흔들려
Als riefen sie mir zu
내게 속삭이는 것 같네
‘Komm her zu mir, Geselle
'이리 내 곁으로 오라
Hier find'st du deine Ruh'!
여기서 안식을 찾으라!'

Die kalten Winde bliesen
찬 바람 세차게 불어와
Mir grad'ins Angesicht
얼굴을 매섭게 스치고
Der Hut flog mir vom Kopfe
모자가 바람에 날려도
Ich wendete mich nicht
나는 돌아보지 않았네

Nun bin ich manche Stunde
난 오랫동안
Entfernt von jenem Ort
그곳을 떠나 있었건만
Und immer hör' ich's rauschen
내 귀에는 아직도 속삭임이 들리네
Du fändest Ruhe dort!
이곳에서 안식을 찾으라!

6. 넘쳐흐르는 눈물 (Wasserflut)
보리수의 따뜻한 여운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다시 침울한 노래로 가라앉는다. 이 가곡집 중
에서 가장 음정의 폭이 넓은 선율로 씌어 있으며, 느릿한 템포가 한층 숨막히는 느낌을 자
아낸다. 특히 점음표의 단순한 반주가 곡의 성격을 명확히 해주고 있다. 이 곡은 그 뛰어난
아름다움으로 보리수와 함께 단독으로도 잘 연주되는 명곡이다.

Manche Trän' aus meinen Augen
넘쳐흐르는 눈물은
Ist gefallen in den Schnee
눈 위에 떨어진다
Seine kalten Flocken saugen
찬 눈은 주린 듯 빨아드린다
Durstig ein das heiße Weh
내 뜨거운 탄식을

Wenn die Gräser sprossen wollen
새싹이 돋아나고
Weht daher ein lauer Wind
훈풍이 불어오면
Und das Eis zerspringt in Schollen
얼음은 조각나고
Und der weiche Schnee zerrinnt
눈은 녹아버리겠지

Schnee, du weißt von meinem Sehnen
눈이여, 내 그리움을 알고 있는 눈이여
Sag', wohin doch geht dein Lauf?
도대체 너는 어디로 가려 하느냐?
Folge nach nur meinen Tränen
그냥 내 눈물을 따라가면
Nimmt dich bald das Bächlein auf
작은 시내가 너를 맞아 줄텐데

Wirst mit ihm die Stadt durchziehen
시내를 따라 도시에 이르러
Muntre Straßen ein und aus
활기찬 거리 이곳저곳을 헤매다 보면
Fühlst du meine Tränen glühen
내 눈물이 뜨거워지는 곳이 있으리라
Da ist meiner Liebsten Haus
바로 그곳이 내 사랑하는 이의 집이지

7. 냇물 위에서 (Auf dem Flusse)
지금까지의 어느 곡보다도 변화가 풍부한 극히 내면적인 성격의 음악이다. 흐름 자체는 어
둡고 무겁지만 텍스트가 지닌 성격은 매우 선명하게 포착되어 있고, 정서가 풍부한 곡이다.
스타카토를 담고 있는 피아노 반주는 힘없이 비틀거리는 절망한 젊은이의 심정과 발걸음을
묘사한 일종의 장송 행진곡과도 같은 곡으로 성악부의 음폭도 넓어서 거의 2옥타브에 이르
고 있다.

Der du so lustig rauschtest
유쾌하게 흐르던 냇물아
Du heller, wilder Fluß
너 해맑고 힘차게 흐르던 냇물아
Wie still bist du geworden
어째서 그토록 조용해졌느냐
Gibst keinen Scheidegruß
한마디 작별인사도 없이

Mit harter, starrer Rinde
단단한 껍질로
Hast du dich überdeckt
온몸을 뒤덮어
Liegst kalt und unbeweglich
추위 속에 꼼짝도 않고
Im Sande ausgestreckt
모래 위에 늘어져 있구나

In deine Decke grab' ich
너의 껍질 위에
Mit einem spitzen Stein
뾰족한 돌로
Den Namen meiner Liebsten
내 연인의 이름과
Und Stund' und Tag hinein
시간과 날짜를 새기련다
Den Tag des ersten Grußes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을
Den Tag, an dem ich ging
내가 떠나던 날을
Um Nam' und Zahlen windet
그러나 이름과 숫자 주위에는
Sich ein zerbroch'ner Ring
조각난 반지가 뒹굴 뿐

Mein Herz, in diesem Bache
내 마음아, 이 냇물에서
Erkennst du nun dein Bild?
너의 참 모습을 알아볼 수 있겠느냐?
Ob's unter seiner Rinde
너의 껍질 밑에는
Wohl auch so reißend schwillt?
아마도 격류가 흐르겠지?


8. 회상 (Rückblick)
일상에에 대한 마지막 회고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곡은, 실연의 아픔을 안고 도망가듯 떠나
는 젊은이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마을을 되돌아보는 모습이, 저성부의 8분 음표와 도처에
16분 쉼표를 포함한 16분 음표로 그려진 고성부를 가진 피아노 반주의 리듬을 통해 절묘하
게 묘사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상마저도 어딘지 초조하고 쫓기는 듯한 비통함을 담고 있
다.

Es brennt mir unter beiden Sohlen Tret' ich auch schon auf Eis und Schnee
얼음과 눈을 밟고 있지만 발 밑은 불에 타는 듯 하네
Ich möcht' nicht wieder Atem holen, Bis ich nicht mehr die Türme seh'
저 탑이 보이지 않을 때 까진 다시 숨도 쉬고 싶지 않구나

Hab' mich an jedem Stein gestoßen, So eilt' ich zu der Stadt hinaus
돌에 걸려 휘청거리며 나는 서둘러 마을을 빠져 나왔네
Die Krähen warfen Bäll' und Schloßen, Auf meinen Hut von jedem Haus
지붕 위 까마귀들은 내 모자 위로 눈 싸라기를 던져대고

Wie anders hast du mich empfangen
이전처럼 나를 맞아주지 않는구나
Du Stadt der Unbeständigkeit !
비정한 도시여!
An deinen blanken Fenstern sangen
양지바른 창가에선
Die Lerch' und Nachtigall im Streit
꾀꼬리와 종달새가 다투어 노래했건만

Die runden Lindenbäume blühten
보리수는 꽃피어 만발하고
Die klaren Rinnen rauschten hell
시냇물은 소리 내어 흘렀지
Und ach, zwei Mädchenaugen glühten
그리고 오, 소녀의 두 눈은 초롱초롱 빛났다네
Da war's gescheh'n um dich, Gesell!
하지만 친구여, 모든 것은 지나간 일 일뿐!

Kommt mir der Tag in die gedanken
그 시절 생각나면
Möcht' ich noch einmal rückwärts seh'n
다시 한 번 보고 싶고
Möcht' ich zurücke wieder wanken
다시 비틀거리며 돌아가 아무 말 없이
Vor ihrem Hause stille steh'n
그녀 집 앞에 서있고 싶네

9. 도깨비불 (Irrlicht)
도깨비불에 홀려 길을 잃었건만 방랑자는 그 일로 인하여 후회하지는 않는다. 방랑자의 심
리적 전기를 반영한 곡으로써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넓은 음정 사이를 비약하는 멜로디와
특이한 화음이 방랑자의 헛짚는 걸음걸이와 들쭉날쭉한 심리의 진폭을 유감없이 그려낸다.
b단조로 씌어진 박력 있고 대담한 노래로서, 비록 짧기는 하지만 아주 인상적이다. 이곡을
기점으로 그는 단순히 쓰라린 사랑의 기억으로부터 심리적 파멸의 기초인 어두운 환상 속으
로 빠져든다. 통작형식.

In die tiefsten Felsengründe
깊은 바위틈에서
Lockte mich ein Irrlicht hin
도깨비 불이 나를 유혹하네
Wie ich einen Ausgang finde
하지만 도망칠 곳을 찾는 일에
Liegt nicht schwer mir in dem Sinn
신경을 쓰진 않아

Bin gewohnt das Irregehen
길을 잘못 드는 건 이제 익숙한 일
's führt ja jeder Weg zum Ziel
모든 길은 어디론가 통하게 되어 있으니
Uns're Freuden, uns're Leiden
우리의 기쁨도, 우리의 고통도
Alles eines Irrlichts Spiel!
모두 도깨비 불의 장난일뿐!

Durch des Bergstroms trockne Rinnen
격류가 흐르던 메마른 시내를 따라
Wind' ich ruhig mich hinab
조용히 길을 내려가네
Jeder Strom wird's Meer gewinnen
모든 냇물이 바다를 만나듯이
Jedes Leiden auch sein Grab
모든 고뇌도 죽음을 맞는 법


10. 휴식 (Rast)
이 곡의 제목은 볼 때 역설적이다. 어둡고 긴 여정의 피로를 완화시키는 기분 좋은 휴식이
아니라, 몸의 휴식이 마음의 상처를 더욱 자극한다. 육체적 고통은 휴식을 강요하건만, 그것
을 바랐던 육체는 고사하고 마음까지 심한 아픔을 겪는다. 순탄한 선율에 이어 굴곡 깊은
선율이 따른다. 약간 변화시킨 2절의 유절가곡이다.

Nun merk' ich erst wie müd' ich bin
누워서 휴식을 취하려 하니
Da ich zur Ruh' mich lege
내 얼마나 피곤한지 이제서야 알 것 같아
Das Wandern hielt mich munter hin
황량한 길을 따라 방랑하는 건
Auf unwirtbarem Wege
차라리 즐거운 일

Die Füße frugen nicht nach Rast
그냥 서 있기에는 너무 추워서
Es war zu kalt zum Stehen
다리는 쉬자고 불평도 못하네
Der Rücken fühlte keine Last
등짐도 무겁지 않아
Der Sturm half fort mich wehen
세찬 바람이 등을 밀어주니

In eines Köhlers engem Haus
비좁은 숯장이의 움막에서
Hab' Obdach ich gefunden
휴식처를 얻었네
Doch meine Glieder ruh'n nicht aus
하지만 상처가 화끈거려서
So brennen ihre Wunden
사지가 편치 못하네

Auch du, mein Herz, in Kampf und Sturm
너 역시, 내 가슴이여, 사납고 거친 폭풍에 시달려
So wild und so verwegen
고요함 속에서야 비로소
Fühlst in der Still' erst deinen Wurm
찌르는 듯 아픈
Mit heißem Stich sich regen!
상처를 느끼는구나!

11. 봄꿈 (Frühlingstraum)
줄곧 단조로 된 노래만 듣다가 이 노래에 이르면 가벼운 안도감에 잠기게 된다. 모처럼 대
하는 밝은 노래다. 이처럼 짧은 노래에 이같이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은 과연 천재
의 재능이다. 2절의 유절 가곡이지만 개개의 절이 극적으로 변해가는 청년의 다양한 생각과
절망을 담고 있다. 꿈과 현실을 넘나들면서 자신의 헛된 희망에 대한 자각을 표현한 이 아
름다운 노래는 그의 수많은 가곡들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것들 중의 하나다. 피아노 전주도
맑고 꿈결 같은 도입부를 거쳐 문득 들이닥치는 현실 자각과 어둡고 씁쓸한 자조(自嘲) 등
을 잘 묘사하고 있다.

Ich träumte von bunten Blumen
나는 꿈속에서 찬란한 꽃들을 보았다
So wie sie wohl blühen im Mai
마치 5월에 화사하게 피어오른 것처럼
Ich träumte von grünen Wiesen
초록의 벌판을 꿈속에서 보고
Von lustigem Vogelgeschrei
싱그러운 새들의 지저귐도

Und als die Hähne krähten
닭이 우는 소리에
Da ward mein Auge wach
눈을 떠보니
Da war es kalt und finster
세상은 춥고 음습해
Es schrien die Raben vom Dach
지붕 위에선 까마귀가 울어대고

Doch an den Fensterscheiben
누가 유리창에
Wer malte die Blätter da?
꽃잎을 그려 놓았을까?
Ihr lacht wohl über den Träumer
몽상가를 비웃지는 않을는지
Der Blumen im Winter sah?
혹시 한 겨울에 꽃을 본?

Ich träumte von Lieb um Liebe
나는 사랑을 위한 사랑을
Von einer schönen Maid
아름다운 소녀를
Von Herzen und von Küssen
진실한 마음과 키스를
Von Wonne und Seligkeit
기쁨과 축복을 꿈꾸었네

Und als die Hähne krähten
수탉이 울어
Da ward mein Herze wach
내 마음이 깨어나면
Nun sitz' ich hier alleine
여기 홀로 앉아
Und denke dem Traume nach
꿈을 되새겨 보리

Die Augen schließ' ich wieder
눈을 다시 감으니
Noch schlägt das herz so warm
아직 가슴은 따듯이 뛴다.
Wann grünt ihr Blätter am Fenster?
창가에 나뭇잎 푸르를 날 언제인가?
Wann halt' ich mein Liebchen im Arm?
내 사랑하는 이 안아볼 날 언제인가?

12. 고독 (Einsamkeit)
고요하고 청량한 날씨조차 삶의 고통을 증폭시킬 뿐인 청년의 고통에 찬 여정을 조용함과
거칠음, 맑음과 황량함, 담담함과 극적 정열을 대비시킴으로써 잘 표현해 내고 있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고요하고 담담함은 절제된 아름다운 선율로, 내면의 어두운 격정은 거친 불
협화음을 사용하여 효과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 천재적이다. 전반은 담담히 가라앉은 가
락이고, 후반은 극적 고조를 보인다. 반주도 후반에서는 긴장감을 돋운다. 거의 구원의 길이
막힌 광적(狂的)인 어두움을 담은 노래다. b단조로 된 통작형식.

Wie eine trübe Wolke
어두운 구름 뚫고
Durch heit're Lüfte geht
맑은 바람 지나가듯
Wenn in der Tanne Wipfel
미루나무 가지에
Ein mattes Lüftchen weht
미풍이 힘없이 불면

So zieh ich meine Straße
나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Dahin mit trägem Fuß
나의 길을 가네
Durch helles, frohes Leben
밝고 행복한 인생을 나만
Einsam und ohne Gruß
외롭고 쓸쓸하게

Ach, daß die Luft so ruhig!
아, 하늘이 이토록 고요하다니!
Ach, daß die Welt so licht!
아, 세상이 이토록 찬란하다니!
Als noch die Stürme tobten
폭풍우가 몰아 쳤을 땐
War ich so elend nicht
이처럼 비참하진 않았는데


13.우편 마차 (Die Post)
여기부터 뒤의 제2부는 앞부분에서 반년이상 후에 작곡되었다. 우편마차의 나팔 소리를 모
방한 피아노 반주의 느낌 때문에 밝고 쾌할한듯 하지만 밑바닥엔 헛된 환영에 대한 깊은 절
망감이 드리워져 있다.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사람을 설레고 들뜨게 만드는 우편마차의 나팔
소리를 듣고 아직도 가슴 설레는 청년의 마음을, 불가능한 행복에 대한 어렴풋한 희망과 참
담한 현실에 대한 선명한 각성으로 대비시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밝고 약동적인 피아노
반주조차도 희망을 향한 환영을 갖게 하지는 않는다. 반주는 밝고 약동하는 첫 부분과는 달
리 곡의 흐름에 따라 어두운 화성으로 바뀌게 되고, 매 절마다 명암이 엇갈리는 이두 부분
을 자유로이 넘나들고 있다. ‘내 마음이여(Mein Herz)’라는 대목은 절규(絶叫)에 가깝다.

Von der Straße her ein Posthorn klingt
거리에서 우편마차의 나팔 소리가 들린다.
Was hat es, daß es so hoch aufspringt
왜 그토록 흥분하는 건가?
Mein Herz?
나의 마음이여?

Die Post bringt keinen Brief für dich
너에게 온 편지는 한 장도 없는데
Was drängst du denn so wunderlich
왜 그토록 초조해 하는가
Mein Herz?
나의 마음이여?

Nun ja, die Post kommt aus der Stadt
그렇지, 우편마차는 바로 그 도시에서 왔지
Wo ich ein liebes Liebchen hat
내가 그녀와 사랑을 나눴던 곳
Mein Herz!
나의 마음이여!

Willst wohl einmal hinüberseh'n
다시 한 번 살펴보고
Und fragen, wie es dort mag geh'n
그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묻고 싶었는가
Mein Herz?
내 마음이여?  

14. 백발 (Der greise Kopf)
어두운 허탈감이 곡 전체를 지배하고 있고, 반주도 지극히 우울한 이곡은 바로 앞 곡인 우
편마차의 헛되고 들뜬 환상과 기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데, 이 곡으로부터 마지막 곡까지
악상은 점점 더 어두워져만 간다. 노래는 시작해서 겨우 2마디만에 11도를 비약했다가 다
음 두 마디에서 11도가 떨어져 흩어진다. 곡의 부분 부분에 나타나는 미묘한 장식음들은 한
없이 우울하다. 방랑자의 마음 가운데 죽음에 대한 바램이, 이 곡 이후부터 전면에 나타난
다. 노래도 반주도 나른한 표정 속에, 처리할 길이 없는 암담한 심연(深淵)을 드려낸다.

Der Reif hatt' einen weißen Schein
서리가 머리에 내려
Mir übers Haar gestreuet
하얗게 덮어 버렸네
Da glaubt' ich schon ein Greis zu sein
이제 늙었구나 하고
Und hab' mich sehr gefreuet
한없이 기뻐했네

Doch bald ist er hinweggetaut
그러나 서리는 이내 녹아버리고
Hab' wieder schwarze Haare
머리는 다시 검게 되었네
Daß mir's vor meiner Jugend graut
나의 젊음이 한없이 슬퍼지니
Wie weit noch bis zur Bahre!
무덤까지는 아직도 그 얼마나 먼 길인가!

Vom Abendrot zum Morgenlicht
저녁놀부터 아침햇살이 비추기까지 사이에
Ward mancher Kopf zum Greise
백발이 된 사람도 많건만
Wer glaubt's ? und meiner ward es nicht
누가 믿을 것인가? 내 머리가 아직도 검으니
Auf dieser ganzen Reise!
기나긴 여정 속에서도!


15. 까마귀 (Die Krähe)
지극히 아름다운 곡이 불길한 전조를 상징하는 까마귀를 통해 불행하고 어두운 파국을 예시
한다. 곡은 모두 세 부분으로 되어 있고, 첫 부분의 우울하면서도 아름다운 악상은 점점 어
두운 정열을 띄게 된다.

피아노 반주가 보여주는 상징 -오른손의 끝없는 삼연음(까마귀가 하늘을 맴돌면서 따라오
는 모습)과 왼손의 느리고 어두운 움직임(방황하는 젊은이의 지친 발자국)-이 최후의 몇
마디에 가서 극적으로 뒤바뀌면서 다함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방황은 결국 죽음으로
통할 것'이라는 것을 노래 못지않게 암묵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겨울 나그네' 전체를 통해
서도 가장 인상적인 곡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아주 쓸쓸한 느낌을 자아내는 곡이다. 노래도 반주도 얼어붙은 듯이 응축(凝縮)되어 있다.
전주 부분에서 우선 노래의 선율이 나타나는데, 노래하는 도중 줄곧 왼손에 노래 선율과 똑
같은 선율이 따른다. 그것이 정말로 주인공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까마귀를 나타내듯 을
씨년스러운 기분을 자아낸다. 통작형식.

Eine Krähe war mit mir
까마귀 한 마리 날 따라오네
Aus der Stadt gezogen
마을에서부터
Ist bis heute für und für
지금 이 순간에도
Um mein Haupt geflogen
내 머리 위를 맴도네

Krähe, wunderliches Tier
까마귀야, 너 수상한 짐승아
Willst mich nicht verlassen?
내게서 떠나지 않으련?
Meinst wohl, bald als Beute hier
날 덮쳐 잡아서
Meinen Leib zu fassen?
먹이로 삼으려는 건 아니겠지?

Nun, es wird nicht weit mehr geh'n
이제 나는 지팡이에 의지해
An dem Wanderstabe
더 이상 걸을 수도 없어
Krähe, laß mich endlich seh'n
까마귀여 내가 죽을 때까지
Treue bis zum Grabe!
무덤까지 충실함을 보여다오!


16. 마지막 희망 (Letzte Hoffnung)
이 곡은 기교적으로 매우 특이하고 억센 가락을 지니고 있다. 전주에 나타나는 스타카토 리
듬이 곡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겨울나무에 붙어 있는 몇몇 잎 중의 하나에 자신의 희망을
매단다는 발상 자체는 통속적이지만 작곡기법이 극히 교묘해 이런 평범한 분위기를 일소하
는 아름다움을 만든다. 멜로디는 매우 불안하여 마지막 희망이 지닌 어두움을 표현하고 날
카로운 스타카토 피아노 반주는 바람에 떨어져 흩어지는 나뭇잎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
다. 특히 최후의 '울어라(wein)'를 반복하는 부분에서는 말러의 젊은 시절의 작품인 '방황하
는 젊은이의 노래'와 흡사한 느낌을 받게 된다. 통작형식.

Hie und da ist an den Bäumen
여기저기 나무 위에
Manches bunte Blatt zu seh'n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나뭇잎
Und ich bleibe vor den Bäumen
종종 나는 나무 앞에 서서
Oftmals in Gedanken steh'n
상념에 잠겼지

Schaue nach dem einen Blatte
한 장의 나뭇잎을 보네
Hänge meine Hoffnung dran
나의 희망을 매달고 있는
Spielt der Wind mit meinem Blatte
바람이 나의 나뭇잎을 흔들면
Zittr' ich, was ich zittern kann
나는 치를 떨 수밖에

Ach, und fällt das Blatt zu Boden
아, 나뭇잎이 떨어지면
Fällt mit ihm die Hoffnung ab
나의 희망도 같이 떨어지네
Fall' ich selber mit zu Boden
나도 바닥에 떨어져
Wein' auf meiner Hoffnung Grab
내 희망의 무덤 위에서 울리라

17. 마을에서 (Im Dorfe)
'마지막 희망'에서도 그러했듯이 곡은 더 이상 멜로디 중심이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시
자체가 갖는 내용의 전달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D장조로 씌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조의
맑음은 전혀 찾을 길이 없는 적막한 노래다. 모두가 잠든 거리를 배회하며 일상적인 삶과
유리되는 젊은이의 비통함을 쫓아내듯 경계하는 개의 동작과 대비시켜 놓은 것이 한층 가슴
을 파고든다. 서두의 반주 음형(音型)은 곡 가운데서도 자주 나타나는데, 개 짖는 소리라고
도 하고 쇠사슬이 철걱거리는 소리라고도 한다. 어쨌든 음악적으로 절묘한 효과를 얻고 있
다. 곡 중 ‘Je nun(그래도)’라는 가사에서 표정은 더없이 아름답다. 통작형식.

Es bellen die Hunde, es rasseln die Ketten
개는 짖어대고, 사슬 소리 요란한데
Es schlafen die Menschen in ihren Betten
사람들은 잠을 자고 있구나
Träumen sich manches, was sie nicht haben
사람은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꿈꾸는 법
Tun sich im Guten und Argen erlaben
좋은 꿈이든 나쁜 꿈이든 그것으로 원기를 회복하네

Und morgen früh ist alles zerflossen
물론 아침이 되면 모든 것은 사라지지만
Je nun, sie haben ihr Teil genossen
그래도 그들은 그 꿈을 즐기며
Und hoffen, was sie noch übrig ließen
무언가 남아있기를 기대해서
Doch wieder zu finden auf ihren Kissen
다시 베개 위에서 뒤척인다

Bellt mich nur fort, ihr wachen Hunde
짖어라 개들아, 마음대로 짖어보렴
Laßt mich nicht ruh'n in der Schlummerstunde!
잠자리에 들 시간에도 쉴 수 없게 말이야!
Ich bin zu Ende mit allen Träumen
나는 모든 꿈을 끝내 버렸으니
Was will ich unter den Schläfern säumen?
자고 있는 사람들 틈에 있을 필요가 있겠나?

18. 폭풍의 아침 (Der stürmische Morgen)
이제까지의 분위기와는 달리 힘차고 정열적이다. 그것은 아마도 모든 것을 인정하고 혼자서
황량한 겨울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한 데서 오는 것일 것이다. 대담하고 힘찬 느
낌을 얻기 위해 전주는 저돌적으로 나아가고, 노래는 반주와 완전히 유니즌을 이루고 있는
데, 슈베르트는 이런 시를 이용해 힘차고 동적인 곡을 만들었다.

Wie hat der Sturm zerrissen, Des Himmels graues Kleid!
폭풍은 하늘이 걸치고 있는 잿빛 옷을 갈기 갈기 찢어놓고!
Die Wolkenfetzen flattern, Umher im matten Streit
자잘한 다툼 속에 조각난 구름들이 나부끼고 있구나

Und rote Feuerflammen, Zieh'n zwischen ihnen hin
붉은 화염이 그 사이에 번쩍이니
Das nenn' ich einen Morgen, So recht nach meinem Sinn!
이것이야말로 아침이지, 내가 원하는 바로 그것!

Mein Herz sieht an dem Himmel, Gemalt sein eig'nes Bild
내 마음은 하늘에 그려진다,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고있네
Es ist nichts als der Winter, Der Winter kalt und wild!
이것이 바로 겨울이지, 춥고 난폭한 겨울이지!

19. 환영(幻影) (Täuschung)
이후로 계속되는 곡들은 병적인 착란 상태로 흐르고 있다. 절망으로부터 시작된 이 곡이 파
멸로 끝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기묘한 곡은 다신 선율적인 요소가 강
화된 짧지만 아름다운 곡으로, 차라리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이 더욱 마음이 편할 수밖에 없
는 비참한 현실을 잘 묘사하고 있다. 삶의 일상적인 요소는 모두 깨져 버리고, 기묘한 자기
기만만이 현실의 절망과 과거의 추억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절망한 젊은이는 영혼의 밑바
닥까지 파괴되어서 일종의 정신착란에 빠진다. 이 곡은 젊은이가 본 따뜻한 집과 사랑하는
것의 환영을 노래한다. 노래도 반주도 비교적 단순하고 반주의 오른손은 계속 옥타브를 짚
는다. 통작형식.

Ein Licht tanzt freundlich vor mir her
정겨운 빛이 내 앞에서 춤을 추고
Ich folg' ihm nach die Kreuz und Quer
나는 이리저리 그 빛을 쫓아가네
Ich folg' ihm gern und seh's ihm an
방랑자를 홀리는 빛이련만
Daß es verlockt den Wandersmann
나는 기꺼이 그 빛을 따라가네
Ach ! wer wie ich so elend ist
아! 화려한 속임수에 몸을 맡기는
Gibt gern sich hin der bunten List
나처럼 가련한 자 어디 있으랴
Die hinter Eis und Nacht und Graus
얼음과 밤과 공포 그 너머로
Ihm weist ein helles, warmes Haus
밝고 따뜻한 집
Und eine liebe Seele drin
그리고 사랑스런 영혼이 살고 있는 집
Nur Täuschung ist für mich Gewinn!
오직 환영만이 내것이구나!


20. 이정표 (Der Wegweiser)
피아노의 낭랑한 반주는 발걸음의 리듬을 지니고 있지만, 남들이 다니는 큰 길을 피해 좁은
산길이나 눈 덮인 계곡을 따라 방랑을 계속하는 젊은이의 어두운 심정을 담은 노래는 단순
하고 간결하면서도 비통하고 무겁다. 슈베르트가 마지막까지 손보고 있던 곡이 이 '이정표'
라고 전한다. 슈베르트의 전 가곡 중에서도 굴지의 명곡에 속한다. 담담하게 흐르는 속에
체념같은 것이 담겨있어서 아주 뜻이 깊다. 전조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면서 비할데 없는
효과를 내고있다. 큰 변화를 가진 유절가곡으로 보아도 좋고, 통작형식이라 보아도 무방하
다.

Was vermeid' ich denn die Wege
다른 사람들이 가는 길을
Wo die ander'n Wand'rer geh'n
왜 나는 피하는 걸까
Suche mir versteckte Stege
숨은 길을 찾기 위해
Durch verschneite Felsenhöh'n?
왜 눈 덮인 높은 절벽을 지나는 걸까?

Habe ja doch nichts begangen
그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는데
Daß ich Menschen sollte scheu'n
사람들에게 부끄러워 해야할
Welch ein törichtes Verlangen
어떤 어리석은 욕망이
Treibt mich in die Wüstenei'n?
나를 황무지로 내모는 걸까?

Weiser stehen auf den Straßen
길 한 모퉁이에 이정표가 서있어
Weisen auf die Städte zu
마을로 가는 길을 가리키네
Und ich wandre sonder Maßen
그리고 나는 쉼 없이 걸으며
Ohne Ruh' und suche Ruh'
휴식도 없이 평안을 찾는다

Einen Weiser seh' ich stehen
이정표 하나가 내 앞에 서 있네
Unverrückt vor meinem Blick
꼼짝도 않고 내 앞에 서 있네
Eine Straße muß ich gehen
나는 그 길을 가야만 하네
Die noch keiner ging zurück
그 누구도 돌아오지 않은 길을

21. 여인숙 (Das Wirtshaus)
여기서 말하는 여인숙이란 길 떠난 사람들의 안식처인 무덤을 말한다. 앞의 곡 못지않게 조
용하고 아름다운 노래다. 방랑 끝에 마침내 묘지에까지 이르게 되었지만, 죽음의 안식마저
자신을 거부하고 있는 것을 깨닫게 된다. 더욱 고통스러운 여정을 계속하는 젊은 방랑자의
침통한 마음이 한없이 고요하게 가라앉은 피아노 반주에 실려 마치 저녁 기도(Verpers)의
힘누스(Hymnus)처럼 종교적 기운마저 지니고 있는 듯하다. 템포는 장송곡을 연상케 할 정
도로 느리지만 제2부로 접어들면서 매우 비통해진다. 장조인데도 불구하고 단조로 씌어진
곡보다 더 비창감(悲愴感)을 돋운다. 반주가 아주 충실한 화음으로 받쳐준다. 통작형식.

Auf einen Totenacker
나를 무덤으로 인도했네
Hat mich mein Weg gebracht
내가 택한 길이
Allhier will ich einkehren
나는 생각했지
Hab ich bei mir gedacht
이곳의 투숙객이 되려고

Ihr grünen Totenkränze
파릇한 죽음의 화환은
Könnt wohl die Zeichen sein
징표이겠지
Die müde Wand'rer laden
지친 방랑자를 초청해서
Ins kühle Wirtshaus ein
차디찬 여인숙으로 인도하는

Sind denn in diesem Hause
하지만 이 여인숙도
Die Kammern all' besetzt?
손님으로 가득 찬 것은 아닐까?
Bin matt zum Niedersinken
나는 맥없이 쓰러지네
Bin tödlich schwer verletzt
큰 상처를 입어 곧 죽을 것만 같네

O unbarmherz'ge Schenke
무정한 주인이여
Doch weisest du mich ab?
정말 나를 거절하려는가?
Nun weiter denn, nur weiter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앞으로 가보자
Mein treuer Wanderstab!
나의 충실한 여로의 지팡이여!

22. 용기! (Mut!)
뮐러의 시에서는 '거리의 악사' 바로 앞에 위치한 이 시를 슈베르트는 좀 더 앞쪽에 있던 '
또 다른 태양'을 뒤로 이동시키고 그 앞에 놓음으로써 곡상을 바로잡고 있다. 비통함과 자
조(自嘲)가 섞여 힘찬듯 하면서도 서글픈 감정을 자아내게 하는 이 노래는 슈베르트의 음악
에서는 비교적 드문 날카로운 냉소가 섞여 있다. 최후의 섬광과도 같은 기묘한 밝음이 피아
노 반주와 밀착되어 나타나지만 마음을 지배하지 못하고 단지 메아리로 끝나고 만다.

'마지막 희망' '폭풍의 아침'과 같은 경향의 씩씩하고 힘찬 노래인데 절망한 자의 마지막 몸
부림같은 느낌이 든다. 선율의 깊은 굴곡이 소름을 돋게 한다. 반주는 아주 아름답다. 통작형식.

Fliegt der Schnee mir ins Gesicht
내 얼굴에 눈이 내리면
Schüttl' ich ihn herunter
그것을 털어버리자
Wenn mein Herz im Busen spricht
내 가슴속에서 마음이 말하면
Sing' ich hell und munter
밝고 즐겁게 노래해야지

Höre nicht, was es mir sagt
뭐라고 말하는지 들을 수 없어
Habe keine Ohren
그런 귀는 나에게 없다.
Fühle nicht, was es mir klagt
뭐라고 탄식하는지 알 수 없어
Klagen ist für Toren.
탄식은 바보들을 위한 것이니까

Lustig in die Welt hinein
모든 것을 즐기자
Gegen Wind und Wetter!
세상풍파에 맞서
Will kein Gott auf Erden sein
세상에 신이 없다면
Sind wir selber Götter!
바로 우리가 신인 것을!


23. 환영의 태양 (Die Nebensonnen)
'겨울나그네'는 이제 여정의 끝에 가까이 왔다. 젊은이의 정신상태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
제는 산송장이 방황을 계속할 뿐이다. 비교적 단순한 노래인데 특별히 두드러지는 특색은
없지만 전후 연계에서 멋진 효과를 얻고 있다.

의미심장한 시의 내용처럼 음악도 내면적이다. 곡 형태는 3부 형식으로 되어 있으나 변화가
심한 것은 아니다. 세 개의 태양은 '사랑. 희망. 생명'을 상징하고 있다는 것이 통설이다. 하
지만 세 개의 태양 가운데 사랑과 희망의 태양은 이미 져버렸기 때문에 마지막 남은 태양도
져버리기를 바란다. 선율은 단 네 마디에 걸쳐 있고, 4도 이내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격정적
인 중간부에서도 5도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겨울 나그네'에 등장하는 마지막 장조곡이
지만 악상은 결코 밝지 않고 한없이 우울하기만 하다.

Drei Sonnen sah ich am Himmel steh'n
하늘에 세 개의 태양이 떠있어
Hab' lang und fest sie angeseh'n
오랫동안 가만히 그들을 지켜보았네
Und sie auch standen da so stier
그들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네
Als wollten sie nicht weg von mir
마치 내게서 멀어지지 않으려는 듯
Ach, meine Sonnen seid ihr nicht!
아, 그러나 그대들은 나의 태양이 아니야!

Schaut ander'n doch ins Angesicht!
차라리 다른 이의 얼굴을 보아라!
Ja, neulich hatt' ich auch wohl drei
그래, 나도 다른 날에 세 개의 태양을 얻었지만
Nun sind hinab die besten zwei
좋았던 두 개는 지고 말았지
Ging nur die dritt' erst hinterdrein!
그러나 세 번째 역시 가라앉아라!
Im Dunkel wird mir wohler sein
어둠 속이 나는 훨씬 편하거든

24. 거리의 악사 (Der Leiermann)
이 연가곡집의 마지막노래다. 젊은이는 거리에서 허디 거디(중세의 현악기, 핸들로 바람을
보내어 현을 울린다)를 연주하고 있는 늙은 악사에게 끝없는 공감을 느낀다. 이곡은 늙은
악사의 쓸쓸한 모습을 담고 있다. 노래도 반주도 아주 간소하다. 전조도 없고 시종 가성과
피아노가 전후하면서 허디 거디의 연주음을 닮은 단편적 선율로써 진행된다. 노래의 여운은
더할 나위 없이 방랑을 계속하는 젊은이의 처절한 뒷모습을 연상케한다. 통작형식.

이 곡이 담고 있는 정서는 어둡고 우울하지만 그것보다 더욱 우리의 가슴을 지배하는 것은
한없이 길게 늘어진 여운이라고 할 수 있다. 가슴 저미는 비애의 그림자이기도 하다.

Drüben hinterm Dorfe Steht ein Leiermann
마을 저편에 손풍금 연주가가 있네
Und mit starren Fingern Dreht er was er kann
곱은 손으로 연주하네 누구도 보지 않아도
Barfuß auf dem Eise Wankt er hin und her
얼음 위에 맨발로 서서 이리저리 비틀거리네

Und sein kleiner Teller Bleibt ihm immer leer
그의 조그마한 접시는 언제나 텅 비어 있고
Keiner mag ihn hören Keiner sieht ihn an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아무도 쳐다보지 않네
Und die Hunde knurren Um den alten Mann
개들은 으르렁거리지만 그 노인을 보고

Und er läßt es gehen Alles wie es will
그는 신경도 쓰지 않네 오로지 연주를 계속할 뿐
Dreht, und seine Leier Steht ihm nimmer still
돌려라, 그리고 그의 손풍금은 멈추질 않네
Wunderlicher Alter! Soll ich mit dir geh'n?
기이한 노인이여! 내 당신과 동행해도 될는지?

Willst zu meinen Liedern Deine Leier dreh'n?
내 노래에 맞추어 당신의 손풍금으로 반주를 해줄 순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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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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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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