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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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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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레츠키 (Henryk Mikołaj Górecki) 교향곡 제3번 ‘슬픔의 노래’



◈ 음악듣기
Dawn Upshaw (soprano), 지휘 David Zinman, conductor
London Sinfonietta, CTS Studios, London
http://youtu.be/Mcfy3UmnyDY

National Polish Radio Symphony Orchestra in Katowice  
Zofia Kilanowicz (soprano), Antoni Wit (conductor)
http://youtu.be/v_pn_cVqGJQ

제2악장 연주 실황
Conductor: Sir Gilbert Levine,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Soprano: Zofia Kilanowicz
http://youtu.be/8MkjkoNo92I

1991년 빌보드 클래식 차트에서 31주 동안 연속 1위를 차지하고 팝뮤직을 포함한 모든 음
악 장르에서 6위에 오르며 단기간에 100만 장 이상 팔린 음반이 있다(우리나라에서도 3만5
천 장 넘게 팔렸다). 데이비드 진먼의 지휘로 런던 신포니에타가 연주하고 소프라노 돈 업
쇼가 노래한, 헨리크 구레츠키의 교향곡 제3번 <슬픈 노래들의 교향곡>을 담은 앨범이다.
이 곡은 한동안 ‘구레츠키 신드롬’을 낳았을 정도로 전 세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현
대음악이 이처럼 경이적인 판매량을 올린 예는 없다. 무슨 음악이기에 그처럼 날개 돋친 듯
음반이 팔려 나갔을까?

구레츠키(영어식 발음을 따라 고레츠키라 쓰기도 한다)의 교향곡 3번(흔히 ‘슬픔의 노래’라
한다)은 소프라노 독창과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이다. 1악장 26분, 2악장 9분, 3악장
17분 등 연주시간이 50분이 넘는 대곡이다. 삶의 근원을 상징하는 모성(母性)을 주제로 하
여, 1악장과 3악장은 어머니의 위치에서, 2악장은 아이의 위치에서 노래하는 이 곡은 하나
의 모티브가 재현되는 현대적 선법(旋法) 형식의 아주 간단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기본적
인 음형을 큰 변화나 전개 없이 각 악장마다 반복시키지만 음형 자체는 반복이 될지라도 악
기 편성과, 템포, 강약을 적절히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50분이 넘는 대곡임에도 단조롭다
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이 교향곡은 일종의 레퀴엠(Requiem, 진혼곡)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
에서 학살당한 폴란드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남서독 방송교향악단(Radio-Sinfonieorchester
Stuttgart des SWR)의 의뢰로 작곡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느리고 애절하다. 모
든 악장마다 '느리게' 연주하라는 렌토(lento)가 표기되어 있다. 구레츠키는 전쟁과 학살의
비통한 심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소프라노 독창과 단순한 선율을 도입했다. 한없이 느린 관
현악 반주를 뚫고 나오는 소프라노 독창에는 말할 수 없는 비애와 고통이 담겨 있다. 독창
은 음산한 구음(口吟)처럼 낮게 깔리다가 서서히 옥타브를 높여 때로는 절규를, 때로는 아
스라이 사라져 가는 듯한 천상의 기도 소리를 들려준다. 여기에 단조로운 음을 반복하면서
흐르는 현악기 선율은 마치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이 숨죽이며 흐느끼는 소리처럼 들려 더욱
애절하다.

콘트라베이스로 시작하는 1악장(너무 저음이라 PC 음향으로는 잘 들리지 않는다)에서 소프
라노가 부르는 노래의 가사는 오스트리아의 한 수도원에서 부른 ‘성모애가(성모 마리아의
슬픈 노래)’가 근저를 이루고 있으며, 2악장에서 소프라노가 부르는 노래의 가사는 게슈타
포에 의해 지하 감옥에 갇힌 18살 소녀가 죽기 전 감옥 벽에 새겨 놓아 어머니에게 전하는
짧은 기도문이다. 3악장에서 소프라노가 부르는 노래는 폴란드 남부 민요로 전쟁에서 잃은
아들을 위한 어머니의 절규에 찬 호소이다. 교향곡 3번 ‘슬픔의 노래’는 1976년 폴란드의
실레지아 지방에 있는 소도시 카토비체(Katowice)에서 작곡되어 1977년 4월 프랑스의 루
아양 페스티발(Royan Festival)에서 초연되었다.

제1악장: 렌토
현의 저음부에서 아주 작은 음량으로 주제가 제시되고 이 주제가 특별한 변화나 발전 없이
일정한 패턴으로 계속 반복된다. 악기들이 하나둘씩 가세하면서 점점 소리가 풍성해지고.
고음부에서도 주제가 나타나면서 대위법적으로 진행하다가 모든 악기들이 일제히 연주하는
클라이맥스로 이어진다. 중반 이후에 소프라노 독창이 ‘애통의 노래’를 부르며 곡은 정점을
향한다. ‘애통의 노래’는 15세기 후반 폴란드의 성십자가 수도원에서 부른 애가
(Lamentation)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바라보는 마리아의 슬픔(스타바트 마테르)이 담
겨 있다.

Synku miły i wybrany
나의 아들, 선택되고 사랑받는 아이야
Rozdziel z matką swoje rany
너의 상처를 이 어미에게 나누어주렴
A wszakom cię, synku miły, w swem sercu nosiła
사랑하는 아들아, 내 언제나 너를 가슴에 품고 있노니
A takież tobie wiernie służyła
말을 해 보려무나 이 어미가 기뻐하도록
Przemów k matce, bych się ucieszyła
또 언제나 성심으로 너를 섬기노니
Bo już jidziesz ode mnie, moja nadziejo miła
너는 이미 나를 떠나고 있지만, 내 가슴에 품은 희망이여

제2악장: 렌토 에 라르고
폴란드 남부 타트라 산맥 기슭에 위치한 자코파네(Zakopane)라는 작은 마을에 2차 세계대
전 당시 게슈타포 사령부의 지하 감방이 있었다. 종전 후 지하 감방 3호실 벽에 기도문이
새겨져 있는 것이 발견되었는데, 짧은 글귀와 함께 ‘헬레나 반다 부아주시아쿠브나(Helena
Wanda Błażusiakówna)’라는 이름과 ‘18살, 1944년 9월 25일부터 수감’이라고 쓰여 있었다.
소프라노 독창이 이 짧은 기도문을 반복해서 부르고 오케스트라는 주로 반주 역할을 하는
데, 2악장의 이 소프라노 독창은 교향곡 3번 ‘슬픔의 노래’의 하이라이트이다.

Mamo 엄마
nie płacz, nie 울지 말아요
Niebios Przeczysta Królowo 천상의 정결한 여왕께서
Ty zawsze wspieraj mnie 언제나 우리를 지켜주실 거예요.
Zdrowaś Mario, Łaskiś Pełna 은총이 충만하신 마리아

청아할 정도로 아름다운 이 노래는 이 교향곡이 ‘슬픔의 노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신비하
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대목이 우리에게 슬픔과 고통을 뛰어넘어 평안과 위로
를 안겨주는 이 곡의 미덕이기도 하다. 또한 인간이 저지른 야만과 폭력에 대해 깊이 성찰
하라는 작곡가의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현대음악이면서도 듣기에 거북하지 않
은 선율과 심금을 울리는 음악적 메시지가 결합됨으로써 그토록 이 곡이 이례적으로 선풍적
인 인기를 끌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여기에는 데이비드 진먼의 지휘와 소프라노
돈 업쇼의 역할도 한몫했다.

제3악장: 렌토
1악장과 마찬가지로 오케스트라는 같은 음형을 계속 반복하는데, 클라이맥스로 이어지는 점
층 수법은 나타나지 않는다. 피아노가 타악기 역할을 해주고, 소프라노의 애절한 노래가 등
장하는데, 폴란드 남쪽 오폴레(Opole) 지방의 민요로, 전쟁에 나간 아들이 돌아와 쉴 따뜻
한 침대를 마련했건만 아들의 시신조차 거두지 못한 가련한 어머니가 울부짖는 내용이다.
가사는 민요답게 정제된 표현보다 비통하고 혼란스러운 화자(어머니)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반면, 음악은 슬픔과 분노의 표출보다는 진혼이나 위령에 가까운 정화되고 평온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사를 추려 옮긴다.

사랑하는 아들아, 어디로 갔느냐
반란이 일어났을 때
잔인한 적들이 너를 죽였겠지
아, 너희 나쁜 인간들아
신성하신 분 하느님의 이름으로
내게 말해보아라.
왜 죽였느냐 내 아이를
내가 통곡에 통곡을 하여
내 늙은 눈에서 비통의 눈물이 흘러내려
오데트 강이 하나 더 생긴다 하더라도                                            
내 아들은 되살아오지 못하리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물어보아도
내 아들 묻힌 곳 알 수 없네
불쌍한 내 아이
차갑고 험한 도랑에 누워 있지는 않으려나
하느님 곁에서 노래하는 너희 새들아
내 아들을 위해 노래해 다오
이 어미는 그 아이를 찾을 수 없구나
하느님 곁에 핀 너희 작은 꽃들아
내 아들 묻힌 곳에 고운 꽃을 피워 주렴
내 아이가 행복하게 잠들 수 있도록

◈ 출처 / 라라와 복래 블로그
    폴란드어 가사 및 사진 /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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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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