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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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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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러(Mahler) 교향곡 제7번 마단조



◈ 음악듣기
Lucerne Festival Orchestra
지휘 : Claudio Abbado
http://youtu.be/QdxvC7NNSLQ

◈ 작곡 과정
흔히 제7번 교향곡 표제로 알려진 <밤의 노래>는 말러가 이 교향곡 전체의 표제로 붙인 것은 아
니다. <밤의 노래>는 제2악장과 4악장의 표제로 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번 교향곡이 밤의
분위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의심할 바 없다.

제7번 교향곡에서 가장 먼저 작곡된 부분은 제2악장과 4악장 <밤의 노래> 부분이었던 것으로 보
인다. 1904년, 6번 교향곡을 작곡할 때 거의 동시에 작곡된 것으로 보이는 이 부분은 평탄한 과
정을 거쳐서 나오지는 않았다. 말러는 오직 여름휴가 때만 작곡에 전념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때 가서 막상 악상이 떠오르지 않아 헤매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은 지옥이었을 것이다.

1904년에 악상을 얻기 위해 별장이 있는 마이에르니히를 떠나서 이탈리아 토블라흐(Toblach)와
남부 티롤지방을 여행했다. 이때 <밤의 노래> 악상이 떠오른 듯하다. 이탈리아 산정호수 미주리
나(Lago di Misurina)호수를 여행하던 중 <밤의 노래> 주제를 썼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듬해인 1905년에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두개의 <밤의 노래>의 악장들은 개성이 너무 뚜렷해
서 여기에 연결할 다른 악장들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던 탓이다. 말러는 다시 남 티롤지방을 여행
했지만 작곡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온 편두통과 투숙한 여관의 소음 때문에 작곡에 집중할 수 없
었다. 이어 찾아간 돌로미테(Dolomites)에서 2주 정도 지냈지만 역시 별 성과가 없었다.

결정적 순간은 말러가 작곡을 포기하고 돌아가려는 때에 나타났다. 말러가 알마에게 보낸 편지에
따르면, 모든 걸 포기하고 마이에르니히로 돌아가려고 호수를 건너기 위해 보트의 노를 젓는 순
간 제1악장 악상이 폭포처럼 쏟아졌다는 것이다. 그 때의 상황을 알마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다.

"여름에 7번 교향곡을 완성할 예정이었소. 이미 안단테 악장 두 개(밤의 노래)는 완성되어 있었
지. 당신도 잘 기억하겠지만 두 주일 동안 나는 집중이 안 되어 괴로워하다가 결국 돌로미테로
도망쳤소. 그곳에서도 마찬가지로 발버둥 치다가 포기하고 이 여름 허송세월했다고 결론내리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지. 크룸펜도르프(Krumpendorf)에서 보트에 올라 호수를 건너려고 노
를 젓기 시작했는데 노를 젓자마자 제1악장 도입부 주제가 떠올랐소. 그로부터 4주가 못되어 1,
3, 5 악장을 완벽하게 완성했지!"

말러는 마이에르니히로 돌아가서 4주 동안 1, 3, 5악장을 작곡했고 친구인 귀도 아틀러에게 8월
15일에 교향곡 7번의 완성을 알렸다. 완전판은 이듬해 1906년에 완성했다.

◈ 초연과 출판
교향곡 제7번을 완성했을 때는 아직 6번을 초연하기 전이어서 7번 초연은 더 뒤로 미뤄야 했다.
그러던 가운데 1908년에 초연의 기회를 잡았다. 프란츠 요제프 황제 통치 60주년을 기념하는 연
주회 지휘를 위촉받은 말러는 그 연주회에서 7번을 초연하기로 했다. 하지만 제6번 초연 성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초연 몇 주 전까지도 출판사를 구하지 못했다. 결국 자존심 구겨가면서 자비
로 오케스트라 악보를 만들었고, 우여곡절 끝에 라이프치히의 출판사 Lauterbach & Kuhn에서
1909년에 출판했다.

초연은 1908년 9월 19일 프라하에서 체코 필하모닉의 연주로 이뤄졌다. 말러의 새 교향곡이 초
연된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말러의 친구들이 프라하로 몰려왔다. 제자 브루노 발터는 물론이고,
아르놀트 베를리너, 오십 가브릴로비치, 오토 클렘페러, 알렉산더 젬린스키등이 왔다. 그러나 이
들은 말러의 끊임없는 오케스트레이션 개정과 수정을 악보에 옮기는 작업에 동원되었다. 말러는
리허설이 끝날 때마다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보를 가져와서 수정하고 개정하는 작업에 친구들을
동원했다. 알마가 프라하에 도착해보니 말러의 숙소는 오케스트라 악보들로 난장판이 되어있었
다.

말러와 친구들의 열성적인 작업에도 불구하고 초연당시의 반응은 또 신통치 않았다. 말러의 아내
알마는 “이 곡을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일기에 썼고, 비평가들은 “뻔뻔스런 효과로 분
칠한 작품”, “무능하고 피상적인 괴물”등 악평을 퍼부었다. 심지어 초연 전에 말러를 도왔던 지휘
자 오토 클렘페러조차 “수수께끼 같다”고 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1909년 11월 3일에 열린 빈에서의 초연은 쇤베르크를 감동시켰다. 1909년 12
월 말 그는 말러에게 편지를 보내어, “어떤 악장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지 도저히 얘기할 수 없으
며, 모든 것이 투명하게만 보였으며, 형식의 섬세함을 느꼈고, 언제나 곡의 주 라인을 쫓아갈 수
있었으며, 왜 더 빨리 이런 곡을 쓰지 않았느냐”고 쓰고, 이어서 “완벽한 하모니에서 나오는 완
벽한 평화”라는 찬사를 보냈다. 이에 감동한 말러는 1910년 1월 바로 답장을 보내, 당신이 한
말을 100퍼센트 이해할 수 있으며 자신 또한 완전히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말러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들조차도 이 작품이 완벽한 평화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
다. 특히 가운데 세 개 악장은 환상적인 녹턴 스타일이고, 가끔은 불길한 느낌을 주는 등 그 악
장들만의 별세계를 이루고 있어서 로맨틱한 판타지를 지니고 있는 제2, 4악장과는 도저히 하나
가 되기 어려워 보인다는 주장도 했다.

교향곡 제7번의 악보 완성과 초연 사이 3년간은 말러의 삶과 경력에서 극적이고 비극적 사건이
있었던 시기였다. 1907년 3월, 빈 음악계가 그에게 등을 돌리자 자존심 상한 말러는 빈 국립오
페라 지휘자 직을 사임했다. 이 신작 교향곡의 초연을 빈이 아닌 프라하로 선택한 이유였다. 거
기에 더해 장녀 마리아 안나가 세상을 떠났고, 그 비통한 시간에 말러 그 자신도 치료가 몹시 어
려운 심장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불운이 그렇게 떼 지어서 그를 덮쳤고, 그래
서 애당초 낙천적이고 쾌활한 것으로 컨셉을 잡았던 이 교향곡을 초연을 눈앞에 두고 개정과 수
정 작업으로 그 기운을 애써 눌렀을 것 같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조성의 급격한 변화도 이런 사
건들과 전혀 무관해 보이진 않는다.

◈ 특징
이 곡은 매우 진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뭣보다도 제1악장 발전부 조성이 과감하게 전개되어
서 중심 조가 거의 없는 지경이다. 말러 교향곡에서 이런 특성은 갈수록 확장되어서 제9번 교향
곡에선 아예 중심 조성을 포기한다.

그러나 이 곡은 낭만적이기도 하다. 알마는 "밤의 음악을 작곡할 때 말러는 찰랑거리는 분수, 독
일 낭만주의 시인 아이헨도르프의 시적 감흥을 공유했다. 그 외의 프로그램은 없다."고 썼다. 요
제프 폰 아이헨드로프는 <숲의 시인>으로 불리는 19세기 독일 낭만주의 시인이다. 그의 시 가운
데 <밤의 꽃>이라는 시가 있다. 알마의 말을 따르면 밤이라는 주제는 아이헨도르프의 시에서 차
용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추정도 가능하겠다.

리하르트 슈페흐트에 따르면, 말러의 지지자들은 곡의 첫 악장이나 전체의 제목을 <밤의 산책>으
로 생각했다고 한다. 곡에 제목이나 표제붙이기를 싫어했던 말러도 이런 의견엔 별로 반발하지
않았다고 했다. 제2악장 <밤의 노래>는 '오랫동안 잊혀졌던 행진곡 리듬과 곰곰이 생각에 잠긴
듯한 옛 노래에 맞춰서 움직이는 유령 경비들의 행진'이라고 했고, 제4악장 <밤의 노래>는 '작고
기묘한 한 작은 마을의 달빛 비치는 광장에서의 달콤한 사랑의 노래, 신비한 속삭임, 분수의 찰
랑거림, 보리수의 살랑거림으로 채워져 있다'고 했다. 2, 3, 4악장을 통틀어서 <밤의 목소리>라는
제목을 붙일 수 있고 마지막 악장은 <아침으로>라고 불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말러의 의도가 그들과 같았는지 알 수 없지만, 이 교향곡이 낭만적인 것은 부인할 수 없겠다. 사
실 그 당시에 낭만주의는 이미 19세기의 유물로 여겨지던 시점이었다. 말러의 제자 브루노 발터
는 이 곡이 "이미 지나가버린 낭만주의를 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발터는 이 곡의
템포를 엄청 느리게 잡아서 그의 연주시간은 무려 100분이나 된다. 아바도는 77분에 이 곡을 연
주했다.

이 교향곡은 말러의 그 어떤 작품보다도 풍부한 상상력이 발휘되고 있다. 악기편성에서 테너 호
른, 만돌린, 기타, 카우벨, 낮은 음역 벨처럼 통상적 오케스트라 편성에서 볼 수 없는 악기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고 우리에게 제법 익숙한 악기들도 이 곡에서는 놀라울 만큼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제3악장 스케르초에서 클라리넷은 비명을 지르고, 첼로와 베이스는 날렵한 피치카토를 구사하는
데, 튕겨진 현이 되돌아와 지판에 거세게 부딪칠 정도로 현을 세게 뜯는다. 첫 번째 <밤의 노래>
가 나오기 직전에 목관악기들이 트릴을 구사하는 것도 색다르다. 두 번째 <밤의 노래>에선 하프
가 가담한다. 곤두박질치듯 울리는 팀파니는 제4악장의 시작을 알린다.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
곡이라 일컬어도 될 작품이 바로 이 교향곡이다.

◈ 악기편성
피콜로, 플루트 4, 오보에 3, 잉글리시 호른 3, 클라리넷 4, 베이스 클라리넷, 파곳 3, 콘트라 파
곳, 테너 호른(미국은 알토 호른, 독일은 콘트랄토 잭스 호른으로 부른다), 호른 4, 트럼펫 3, 트
롬본 3, 튜바, 팀파니, 심벌즈, 트라이앵글, 큰북, 작은북, 탬버린, 탐탐, 방울, 워낭(cowbells),
류트, 튜블러 벨, 글로켄슈필, 기타, 만돌린, 하프, 현5부.

제1악장 : Langsam (Adagio) - Allegro risoluto, ma non troppo, 소나타 형식.
호수에서 노를 젓는 듯한 서주가 현으로 연주된 후 테너 호른 솔로로 어두우면서도 불길한 느낌
의 제1주제를 연주한다. 다분히 신비로운 이 선율은 말러 특유의 장송행진곡풍의 느낌도 담고 있
다. 이 주제가 1악장을 지배한다. 제2주제는 서주의 주제와 장송행진의 리듬을 변화 발전시킨다.

제1주제는 이 곡에서 가장 이상하고 편안하지 못한 느낌을 주는 화성을 포함하고 있다. 이런 화
성은 쇤베르크의 <실내교향곡 1번>을 연상시킨다. 아마도 쇤베르크를 열광시킨 것도 이 대목이었
을 터. 제1주제와는 대조적으로 현악기로 연주되는 제2주제는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제시부의
끝은 서주의 행진곡풍 주제를 사용해서 시작된다. 이어 서주와 제1, 2주제가 활용되어 발전하는
전개부로 이어진다. 재현부는 악기의 사용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제시부의 순서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말러는 별장을 향해 호수를 건너려 노를 젓다가 악상이 떠올랐다고 했다. 아마도 말러는 노 젓는
리듬에서 죽은 자의 영혼을 강 건너 영원한 안식처 하데스로 실어 나르는 뱃사공 카론의 이미지
를 떠올렸을 터. 이 리듬 위에서 테너 호른이 노래한다. 말러는 이를 <자연의 소리>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장엄할 뿐만 아니라 불길하기도 한 자연이다. 이 느린 도입부는 크게 확장되면서 맹렬
하고 분투적인 제1주제에서 느리고 열정적인 바이올린 선율로 넘어간다.

이어지는 이 악장의 핵심인 화려한 몽상의 느린 섹션에서는 불가사의한 자연의 묘사가 화창하게
탈바꿈한 새로운 주제와 결합한다. 그러자 갑자기 도입부의 장송곡풍 리듬이 이번에는 테너 호른
과 몽상을 깨는 솔로 트롬본이 연주하는 <자연의 소리>와 함께 재등장해서 화창한 하늘에 먹구
름을 드린다. 제1악장은 거의 광적인 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제2악장: 밤의 노래 1. Allegro Moderato, C장조 4/4 박자.
도입부-주부-트리오1-트리오 2-주부-트리오 1-도입부의 구조로 이뤄진 곡. 2, 3, 4악장은 교향
곡 안의 교향곡이라 불리는데 어둠과 밤의 인상을 표현하고 있다.

비밀스럽고 그윽한 호른의 호출에 이어 말러 최고의 목관 구사 중 하나로 꼽히는 대목이 나온다.
말러는 교향곡의 목관 부분을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썼지만, 이 대목은 그중에서도 압권이다. 악
기들이 하나씩 트릴(trills, 떤꾸밈음), 턴(turns, 돈꾸밈음), 아라베스크를 구사하면서 등장하고  
정점에 이르면 12파트의 목관 악기들이 저마다 완벽히 독자적으로 연주한다. 이러한 합주 아래
도입부의 호른의 호출을 튜바가 이어받아 되풀이한다.

그 결과는 기묘한 새벽의 합창과도 같다. 지금은 물론 밤이지만. 그 절정에서 트럼펫, 호른, 팀파
니, 베이스 드럼이 제6번 교향곡의 <운명> 모티브를 되살리는데, 가짜 새벽의 느낌이 기묘하게
지속된다. 이어서 이전작품 〈방랑하는 젊은이의 노래〉에서처럼 느린 녹턴 풍의 걸음걸이가 등장
한다.

말러는 램브란트의 명화 〈야간 순찰〉에서 영감을 얻어 이 악장을 작곡했다고 설명했다. 이 그림
도 어둠과 빛의 섬세한 뉘앙스를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카우 벨(워낭)이 등장하고 도입부의
비밀스러운 호른 호출도 되풀이된다. 제6번 교향곡에서는 말러가 채용한 상징 소리들의 의미를
비교적 뚜렷하게 파악할 수 있었지만 이 작품에선 그 의미가 답답할 만큼 해독이 안 된다. 엔딩
은 특히 더 수수께끼 같다. 목관 합주의 아우성은 이번에도 <운명>의 코드를 거쳐 공, 심벌즈의
부딪침, 깊은 호른 가락, 마지막으로 첼로의 높게 속삭이는 하모니 속으로 흩어진다.

제3악장: 스케르초. Schattenhaft(그림자처럼) D단조 3/4 박자.
<그림자처럼>이라는 말이 암시하듯 3악장의 중심적인 화두는 <그림자>라고 할 수 있다. 음산하고
악몽 같은 밤의 정경을 묘사하는 이 악장에서 스케르초는 그런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
다. 마치 자신의 그림자가 무섭게 자신을 따라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 악장은 흔히 리하
르트 슈트라우스의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에 비교되기도 하고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
곡의 마지막 악장인 <마녀들의 밤의 향연>을 연상시킨다. 환상교향곡과 비교하면 그렇게 과격하
게 들리지는 않다는 점에선 <틸 오일렌슈피겔>이 연상되지만, 음산한 분위기로는 환상교향곡이
연상된다.

이 악장은 <죽음의 춤>으로도 불린다. 말러 자신은 그런 호칭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떼어내기 어
려운 꼬리표다. 빈 대중음악(특히 왈츠)을 거칠고 기발하게 변형시켜놓은 부분들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가시 돋치고 신랄한 관현악적 색채, 주요 악상을 다루는 기이하고 환각적인 방식에서 말
러가 자신이 선택한 빈이라는 도시의 음악적 풍토에 대해 다분히 적의를 품고 있음이 드러난다.
특히 마지막에 그런 느낌이 가장 두드러진다. 팀파니와 비올라의 피치카토 연주가 왈츠의 '쿵작
작 쿵작작'하는 반주를 짧게 그러나 난폭하게 해체해버린다.

제4악장: 밤의 노래 2. Andante Amoroso F장조 2/4 박자. 3부 형식.
제2악장 밤의 노래와는 달리 제4악장은 세레나데에 가까운 밤의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애매모호
한 밤과 악몽 같은 밤을 넘어서 그야말로 고요하고 평안한, 마치 달빛에 둘러싸인 밤에 인도된
느낌을 준다. 말러는 이 분위기를 위해 의도적으로 트럼펫, 트롬본, 튜바, 타악기 등의 무거운 악
기를 제외시켰고, 남은 관악기의 규모도 대폭 줄여서 사용했다. 만돌린과 기타는 밝은 심상을 묘
사하고, 관악기들도 사랑스러움을 표현하고 있다.

도입 부분은 낭만적인 현악 선율이 연주되고, 이어지는 부분은 감미롭고 아주 섬세한데다 에로틱
한 은유까지 담겨 있다. 여기에 만돌린, 기타, 하프가 등장해서 세레나데의 느낌을 강조해준다.
그러나 스케르초 악장에서와 마찬가지로 불길하고 석연치 않은 깊은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엔딩
은 매혹적으로 모호하다. 조용하게 낄낄거리는 듯한 낮은 트릴이 달콤하고 장식적인 작은 반전을
엮어낸다. 너무나도 환상적인 교향적 소세계를 마무리하는 심술궂은 미소다. 천진난만하면서도
빈틈없는 소세계다.

제5악장: Rondo Finale - Tempo I (Allegro ordinario), C장조 4/4 박자. 론도 형식.
평론가들의 지탄을 받은 악장이다. 4악장까지 밤의 이미지가 지속되다가 느닷없이 여기서 일출광
명을 묘사하는 것 같은 급격한 전환 때문이다. 5악장에 대한 부정적 평가의 포문은 테오도어 아
도르노(Theodor Ludwig Wiesengrund Adorno, 1903-1969)가 제일 먼저 열었다. 아도르노는
"이 악장은 연극적, 완고한 온음계, 이런 푸른 하늘은 축제 목장 근처에나 있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팀파니 독주로 시작되는 부분은 밤의 기운을 몰아내고 새로운 세계로 나가는 발걸음을 묘사하는
듯하다. 금관악기들의 론도 주제에 의한 행진곡풍의 분위기는 시끌벅적한 마지막 악장의 분위기
를 고조시킨다. “4악장과 5악장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는 경과구를 넣어 밤에서 아침으로 넘어가
는 여명의 순간을 표현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말러의 생각으론 4악장의
중후반부에서 여명을 묘사했으니 5악장으로의 귀결은 당연했다고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영국 음악학자 데릭 쿡(Deryck Cooke)도 '말러가 이번만은 자기가 매우 혐오하는 카펠마이스터
음악 (형식적으로는 틀리는 데가 없으나 독창성이 없는 작품)을 썼다'고 했다. 더구나 어떻게 이
악장이 이제까지 펼쳐온 내용의 결론이나 총정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끝부
분에 가까워지면 제1악장 알레그로의 주제가 다시 등장하는데, 비록 승리의 종소리로 고양된 형
태이긴 하지만 어딘지 안간힘을 쓰는 듯한 느낌이 있다.

이 교향곡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때로 이 대미를 <말러리안 아이러니 Mahlerian irony>의 또 다
른 사례로서 정당화한다. 그러나 피날레의 길이나 정체된 느낌은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 말러는
아이러니스트 음악가 중 한 사람이다. 아마도 그중 가장 위대한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가 음악에 중의적인 내용을 담아내는 데 천재적이라고 해도 이 피날레와 같은 드문 실패를 정
당화하는 데에 그 천재성을 끌어다 붙이는 건 억지이다.

◈ 출처 : 위키피디어, 나무위키,
         말러, 그 삶과 음악 (스티븐 존슨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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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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