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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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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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러(Mahler) 교향곡 제6번 가단조<비극적>



◈ 사진
위 : 말러 초상화 (체코 화가 Emil Orlik가 1902년에 그렸다)
아래 : 알마

◈ 음악듣기
지휘 : Andrés Orozco-Estrada
Frankfurt Radio Symphony
http://youtu.be/25tSq_dYL3c

▶ 작곡과정
고전적 형식미와 혁신적인 요소들을 함께 잘 조화시킨 작품으로 말러의 교향곡 가운데서도 최고
의 작품이라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비극적>이라는 표제 때문에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
켰다. 많은 사람들이 비극적이라는 단어가 말러의 개인적 비극을 가리킨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
렇지 않다. 왜냐하면 이 교향곡이 작곡된 시기는 말러의 비극적 터닝 포인트였던 1907년(장녀가
죽고, 자신도 심장병 진단을 받고, 반대파의 공격이 이때부터 심해졌다)이 아니라, 그보다 앞선
1903년이기 때문이다.

1903년은 말러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시기였다. 1902년 11월에 장녀 마리아 안나가 태
어났고, 1904년에는 알마가 둘째 아이를 출산했다. 이 교향곡을 쓰기 시작한 시점도 1903년 6
월 여름휴가 때였다. 알마의 일기에 따르면 이해 여름에 두개 악장을 작곡했고 동시에 다른 두
개 악장을 구상하는 등 작곡과정은 꽤 순조로웠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빈 국립오페라 음악감독이었던 말러는 타이트한 공연 스케줄 때문에 휴가기간에만 작곡에
집중할 수 있었고, 그래서 매년 여름 작업실이 있는 마이에르니히(Maiernigg) 별장으로 갔다.

교향곡 6번의 작곡은 이듬해 1904년 여름에도 이어졌다. 여름철마다 가족이 별장에서 지내는 것
이 연례행사이긴 했지만, 이 해엔 알마가 둘째 아이를 해산하기 직전이어서 말러 혼자 별장으로
갔다. 그해 7월 15일에 둘째 딸 안나 유스티나가 태어났고, 출산 후 알마가 별장으로 왔다. 나머
지 두개의 악장도 이 여름에 썼고, 그해 가을에 친구들에게 곡을 완성했다는 편지를 보냈다. 하
지만 총보가 완성된 시점은 이듬해 1905년 5월이었다.

▶ 초연
1906년 5월 27일, 말러 자신의 지휘로 에센의 알게마이너 도이치 무지크페라인 페스티벌이 열
린 잘바우 에센(Saalbau Essen)홀에서 초연이 행해졌지만, 성공한 연주는 아니었다. 여러 추측
이 나왔지만, 가장 큰 원인은 스케르초 악장과 안단테 악장의 순서를 정하는 데서 상당한 스트레
스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스케르초의 템포를 두고 상당한 고심을 했고, 장고 끝에 안단
테를 2악장으로 했던 것을 리허설이 진행되면서 순서를 바꿨고, 결국은 스케르초가 2악장으로
채택됐다.

또 하나의 원인, 알마의 회고에 따르면 말러는 초연 열흘 전부터 리허설을 시작했는데 심리적으
로 상당히 불안정해 보였다고 했다. 리허설 과정에서 말러 스스로가 이 곡이 지니고 있는 격정적
감정에 휩쓸린 것처럼 보였는데, 그걸 애써 억제시킨 탓에 연주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것.
말러의 팬으로 초연에 참석했던 지휘자 빌렘 멩겔베르크가 말러의 건강을 염려했을 정도로 말러
의 심리상태가 위험해 보였다고 했다.

▶ 특징
고전적 형식미와 혁신적인 요소들을 함께 잘 조화시킨 작품으로 말러의 교향곡 가운데서도 최고
의 작품이라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비극적>이라는 표제 때문에 숱한 오해를 불러일으
켰다. 많은 사람들이 비극적이라는 단어가 말러의 개인적 비극을 가리킨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이 교향곡이 작곡된 시기가 말러의 비극적 터닝 포인트였던 1907년(장녀가 죽고,
자신도 심장병 진단을 받고, 반대파의 공격이 이 무렵부터 심해졌다)이 아니라, 그보다 앞선
1903년이기 때문이다.

악기편성은 이 교향곡이 초연된 당시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특히 제4악장은 전례가 없는 무려
5관 편성인데다, 심지어 트럼펫은 6개나 동원됐다. 거기에 비하면 호른 8대는 오히려 좀 적어보
인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교향곡들 가운데서 5관 편성인 교향곡은 이곡 말고는 없다.

▶ 악기편성
플루트 5, 피콜로(4악장에서만 사용), 오보에 4(3, 4는 잉글리시 호른 2, 3으로 겸함, 잉글리시
호른 2는 2악장에서만 사용), 잉글리시 호른(4악장에서만 사용), 클라리넷 E♭조와 D조(4번 주자
가 A조 클라리넷을 겸함), 클라리넷 3, 베이스 클라리넷 2, 파곳 4(파곳 4는 4악장에서만 사용),
콘트라 파곳, 호른 8, 트럼펫 6 (트럼펫 5, 6은 4악장에서만 사용), 트롬본 4(트롬본 4는 4악장
에서만 사용), 튜바

● 타악기
팀파니 2조, 조율되지 않은 종(4악장에서만 무대 밖에서 사용), 큰북, 작은북, 글로켄슈필, 실로
폰, 트라이앵글, 심벌즈, 탬버린, 탐탐, 방울, 루테, 카우벨(1악장과 4악장에서는 무대 밖에서 사
용되고, 3악장에서만 무대 위에서 사용), 목제 해머(4악장에서만 사용), 첼레스타 2, 하프 2대,

현 5부

이 교향곡에서 제일 주목되는 부분은 기능도 다양한데다 수효도 엄청난 타악기들이다. 말러는 이
교향곡에서 당대 기준으로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엄청 다양하고 많은 타악기를 사용하고 있다.
말러는 "이들이 모여 단 하나의 타악기처럼 들릴 것이다. 나는 여러 타악기들을 이용해 음색의
다양함을 이용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말러의 타악기들은 탁월한 효과를 내는데, 특히 제1악장에 등장하는 카우벨(워낭)의 울림은 실제
로 멀리서 딸랑딸랑거리는 소리를 내며 풀을 뜯는 소가 보일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말러는 1906
년 악보에서 "정말 소방울 소리처럼 들리도록 신중하게 연주되어야 한다. 가축들이 들에서 풀을
뜯는 것처럼 들려야하며, 그 어떤 해석도 허락되지 않는다."라고 적었다. 말러의 의도는 멀리서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였다. 그걸 반드시 지키라는 말러의 강력한 지시다.

어쨌든, 당시 사람들에게 교향곡에서 이렇게나 많은(15종의) 타악기 사용이 인상 깊었던지, 초연
을 듣고 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에센 음악대학에 타악기 교수 증원을 제안했다는 이야기도 전
해진다. 현대 관현악곡에서는 말러보다 더 많고 다양한 타악기를 동원하는 곡을 쓰는 작곡가도
있고, 심지어는 수많은 타악기들만 모아서 연주하는 곡도 있다. 이런 사실을 생각해보면 현대음
악에서 관악과 타악을 중시하는 경향의 선두에 말러가 서 있음이 확실하다.

연주상의 난이도도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곡으로 꼽힌다. 음악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던 카라얀이 이 작품을 지휘할 때 직접 심박측정기를
몸에 달고 지휘 했는데, 지휘 도중 생명이 위험할 정도 수준까지 심박 수가 올라갔다고 한다.

독일 음악평론가 파울 베커(Paul Bekker)가 지적하고 있듯이, 승리의 합창으로 끝나거나(1번, 2
번, 5번, 7번, 8번), 정화된 분위기의 결말을 가진(3번, 4번, 9번, 대지의 노래) 다른 교향곡과
달리 6번은 완전히 어두운 결말을 가진 말러의 유일한 교향곡이다. 심지어 음악학자 콘스탄틴 플
로로스는 이 곡의 4악장 일부분(No. 165-166)을 레퀴엠으로 간주했다.

◈ 악곡의 구성
제1악장, Allegro energico, ma non troppo, A단조 4/4박자 소나타 형식.
이전의 말러가 교향곡에서 소나타 형식을 엄격하게 지키지는 않았던 것과는 달리, 6번의 1악장
은 그야말로 소나타 형식의 정석을 보여주는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정석적인 소나타 형식
은 제시부에서 두개의 주제가 제시되고 한번 다시 반복된 다음, 전개부로 넘어가서 두개의 주제
가 결합, 발전한다. 그리고 재현부에서 제시부의 주제가 발전된 형태로 다시 제시되면서 마무리
되는 형태인데, 말러의 이전 교향곡들은 전개부가 엄청 크고 복잡하게 확대되어 있는데다, 제시
부와 재현부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도 어려운 곡도 있었다(특히 3번). 그러나 6번의 1악장은 아주
명료한 고전적 소나타 형식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거기에 담긴 음악언어는 엄청 새로운 것이다.

마치 군대가 돌격하듯 격렬한 행진곡풍의 제1주제로 곡이 시작된다. 이 격렬한 제1주제 뒤에 잠
시 숨을 고르는 목관악기의 코랄이 연주되고, 이어서 전혀 다른 분위기의 제2주제가 연결된다.
이 제2주제는 <알마의 주제>라 불리는 것인데, 알마를 음악적으로 승화시켰다고 한다. 이런 순서
로 한 번 더 반복된 다음(연주시간을 줄이기 위해 이 반복을 삭제하는 경우가 많다) 전개부로 넘
어간다. 전개부에서는 제시부에서 나타난 주제들이 발전하며, 그 사이에 카우벨(워낭)이 울리는
전원풍의 주제가 나온다. 재현부로 들어가면 제시부의 순서대로 주제들이 차례로 등장하며 화려
한 울림 속에 곡이 마무리 된다.

제2악장, Scherzo A단조 3/8박자 Wuchtig (묵직하게). Trio 4/8박자, 3/8박자, 3/4박자를 교
대로 Altväterisch (고풍스럽게)

스케르초와 트리오의 반복으로 이어지는데, 스케로초-트리오-스케르초1-트리오1-스케르초 2-코
다 순이다. 스케르초와 트리오의 주제는 반복 될 때 마다 많은 변형을 거친다. 스케르초와 트리
오 주제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인데, 스케르초의 주제가 <죽음의 춤>이라 불릴 정도로 무시무시한
느낌이라면 트리오는 가볍고 장난끼가 느껴진다.

스케르초 주제는 제1악장의 주제와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알마는 트리오 주제에 대해서
“모래위에서 깡충거리며 노는 아이들을 묘사한”것이라 회고했는데, 아마 알마는 이 악장에서 전
율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의 장난을 묘사한 트리오가 악장의 끝에서는 폭력적인 스케르초
의 결말로 치닫기 때문이다.

트리오 주제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가정교향곡>의 스케르초 주제와 흡사하다. <가정교향곡>이
출판되기 전에 말러가 제2악장을 작곡하지 않았다는 것은 거의 분명해서 말러가 가정교향곡 스
케르초의 주제를 인용(혹은 패러디)했을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물론 알마의 회고만으로 말러의
진의는 알 수 없다.

제3악장, Andante moderato (안단테 모데라토) E♭장조 4/4박자. 3부 형식.
말러의 느린 악장 중 가장 아름다운 곡으로 교향곡 5번의 제4악장 아다지에토를 꼽지만, 이 악
장도 그에 못지않게 아름답다. 곡의 구조는 두개의 주제가 번갈아 가며 등장하는 형태로 파트
A-파트 B-파트, A1-파트 B1-파트 A2의 순으로 나타난다. B주제가 A주제의 발전 형태에서 나
왔다는 점이 특징이다. 4악장에서 나타나게 될 처절한 투쟁을 염두에 두고 안단테 모데라토 악장
을 듣는다면 안단테 모데라토는 태풍의 전조라고 여겨도 좋겠다.

제4악장, 피날레. 서주부 Sostenuto(소스테누토) C단조 2/2박자-Allegro moderato(알레그로
모데라토)
말러의 교향곡 중에서 가장 처절한 악장이다. 이전 교향곡의 승리에 찬 피날레나 정화를 연상시
키는 피날레와는 달리 제6번의 피날레는 처절한 투쟁과 패배로 끝을 맺는다. 소스테누토의 서주
부에 이어 공격적인 제1주제와 그와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은 제2주제가 제시된다. 발전부에
선 두개의 주제는 물론 코랄의 주제도 등장하며, 두 번의 해머 타격으로 전투는 극한까지 치닫는
다. 알마는 이 해머에 대해서 "영웅은 적으로부터 세 번 공격을 받으며 세 번째는 나무처럼 넘어
져 버린다" 라고 자신의 회고록에서 언급했다.

재현부에서는 다시 소스테누토의 서주가 등장하며, 제1주제와 제2주제의 순서가 뒤바뀌어 등장한
다. 코다에서 마치 최후의 단말마를 연상시키는 듯한 고통스러운 음악의 증폭이 일어나고, 이 대
목에서 최후의 세 번째 해머 타격이 가해진다. 결국 피치카토로 어둠속으로 잦아들며 이 격렬한
투쟁은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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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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