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위 : 말러
아래 : 알마 쉰들러
◈ 유투브 감상
지휘 : Claudio Abbado
Lucerne Festival Orchestra
https://youtu.be/vOvXhyldUko
말러는 보헤미아의 칼리슈트 출생으로 부모는 유대인 상인이었다. 10살 때 이흘라바(Jihlava)에
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처음으로 열었고, 15살에 빈 음악원에 입학해서 졸업할 때까지 브루크너,
월프 등과 교제하면서 그들의 영향도 받았다.
1877년부터 3년간 빈 대학 철학과에서 역사와 음악사를 공부하고, 그 사이에 <피아노 5중주>
<바이올린소나타>, 오페라 <슈바벤의 에른스트공>등을 발표했는데 기록으로만 남아있고 악보는
파기 되서 현존하지 않는다.
1880년(20세)부터 지휘를 시작했고, 1883년에 바이로이트에서 바그너의 <파르지팔>을 처음 본
이후 바그너에게서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28살 때 부다페스트 왕립오페라극장 지휘자, 31세∼37세엔 함부르크 시립오페라극장 지휘자를
거치면서 작곡가로도 명성을 얻었다.
1897년(37세)에 빈 궁정오페라극장(지금의 빈 국립 오페라)지휘자로 임명되어 1908년(48세)까지
재직했고, 그 후 뉴욕에서 살았지만 1911년에 심장병이 깊어져 지휘활동이 불가능해지자 빈으로
옮겨 그곳에서 사망했다. 향년 51세.
말러는 미완성인 제10번을 포함해서 모두 10곡의 교향곡을 썼지만 본질적으로는 가곡 작곡가의
성향이 강했고, 교향곡은 모두 가곡 작곡과 지휘활동의 체험에서 얻어진 것이다.
주요 작품은 교향곡 9곡 이외에 한스 베트게의 <중국의 피리>라는 중국 고대 시인들의 시를 독
일어로 번역한 시집에 곡을 붙인 오케스트라 작품 <대지의 노래>(1908), 자작의 가사로 된 두 개
의 가곡집 <탄식의 노래>(1880), <방랑하는 젊은이의 노래>(1884)가 있다. 피아노 반주가 아닌
관현악 반주로 된 가곡을 주로 써서 후진들에게 가곡작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말러는 낭만주의와 근대의 과도기에 속한 인물로 낭만파 교향곡의 마지막 작곡가라는 평가를 받
는다.
말러는 극과 극을 오간 사람이다. 음악적으로는 위대한 인물이지만 인간적으로는 원만하지 못한
성격 때문에 외롭고 고독한 사람이었다. 그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면서 완벽을 추구했다. 그러나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유럽의 오케스트라는 그렇게 완벽하지 못했고, 그래서 말러는 단원들
과 항상 부딪쳤다. 말러의 이상은 늘 하늘을 찔렀지만 현실은 항상 바닥을 헤맸다.
말러의 원만하지 못한 성격은 여자관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나이 마흔이 넘도록 여러 여자들
과 염문이 있기는 해도 결혼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 이유 역시 여자에 대한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았거나 지나치게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음악에서 완벽성을 추구하듯이 더 아름답고 더 능력 있
는 여자를 찾아 방황했다.
그러다가 1902년(42세)에 20살 나이가 어리지만 당시 빈 사교계에서 가장 유명한 여인이었던
알마 쉰들러를 아내로 맞이한다. 그러나 음악과 여인은 같을 수가 없었다. 말러는 인물값 하는
알마와 숱한 갈등을 겪었고, 그들의 사랑과 갈등은 1911년에 말러가 죽으면서 겨우 끝을 맺는
다.
말러는 음악을 통해 모든 세계를 표현하고자 했다. 말러의 교향곡에는 인간이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세계가 담겨있다. 말러는 평생 가곡과 교향곡의 세계에 살았고, 그의 교향곡은 세상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또 다른 우주였다.
교향곡은 신, 사랑, 자연, 죽음 등을 다뤄 그 주제의 폭이 넓고 길이도 길다. 교향곡 하나의 연주
시간이 2시간 내외나 되고, 그런 교향곡을 9곡이나 썼다. 성악 교향곡 <대지의 노래>와 미완성
10번을 포함하면 10곡이지만, 그 역시 베토벤처럼 9의 벽을 넘지 못했다. 완성시킨 교향곡이 9
개나 되지만 저주의 숫자로 여긴 9를 피해서 아홉 번째 교향곡에 9를 달지 않고 <대지의 노래>
라고 꾀를 부렸지만 ㅠㅠ
◈ 제4악장 <아다지에토>에 나타난 알마에 대한 사랑
말러 교향곡 제5번의 제4악장은 이 작품에서 가장 짧은 악장이다. 그러나 이 악장은 이 교향곡
의 다른 어떤 악장들보다도 가장 강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많은 말러 음악 애호가들이 바로 이
곡으로 그의 음악에 입문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말러의 교향곡이라면 그 길이
땜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들까지도 단번에 매혹 당하는 이 아름다운 아다지에토가 처음
으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루키노 비스콘티(Luchino Visconti) 감독의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
음>에서 이 음악이 배경 음악으로 사용 되면서부터다.
말러의 노년을 주제로 삼은 토마스 만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작곡가 구스
타프 아셴바흐가 베니스에서 만난 미소년 타치오에 대한 안타까운 사랑의 시선이 화면을 가득 채
울 때마다 말러의 아다지에토가 흐른다. 영화에 몰입된 관객은 아셴바흐의 시선으로 타치오를 보
게되는데 그 때마다 슬프고 아름다운 고뇌와 아픔이 말러의 서정적인 아다지에토 선율을 타고 펼
쳐진다.
말러의 아다지에토의 의미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이 음악이 <노래>라는 점에서는 모
두 동의한다. 이 곡이 교향곡의 한 악장이지만, 형식으로나 선율의 흐름으로나 가곡이라는 것.
전형적인 가곡의 3부 형식에 따라 말러의 아다지에토 역시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한다. F장조의
선율(1-38마디)과 G플랫 장조의 두 번째 선율(39-71마디), 그리고 첫 번째 선율을 반복하는 종
결부(72-103)로 구분된다.
이 노래는 제1악장 장송행진곡과 제2악장의 분노와 평화의 갈등, 제3악장의 날뛰는 춤곡에 비해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롭다. 마치 그 이전의 모든 갈등과 고통을 잠재우는 듯한 아다지에토에 대
해 철학자 아도르노도 "이전 악장들의 반항적 모습을 정화하고, 제5악장으로 이끌어주는 전주부
일 뿐만 아니라, 교향곡 전 악장들 가운데서 하나의 집중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단순한 듯 보이는 형식과 아름다운 선율 속에는 예상외로 복잡하고 다양한 특징들이
잠재되어 있기에 이 곡을 들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발견하게 된다.
말러의 제자이자 저명한 지휘자인 빌렘 멩겔베르크는 이런 말을 했다. "이 아다지에토는 알마에
대한 말러의 사랑 고백이다! 그는 편지 대신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이 자필 악보를 그녀에게 보냈
다. 그녀는 그 의미를 알아차리고는 내게 오라는 내용의 답장을 그에게 보냈다. 나중에 그들은
이 에피소드를 내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멩겔베르크는 아다지에토 악보에 제1바이올린 선율의 의미를 다음과 같은 시로 적어놓았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릅니다.
그대 나의 태양, 당신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을 나는 알지 못합니다.
단지 나의 열망이 당신에게 하소연할 뿐.
나의 사랑과 나의 기쁨을!"
그러나 이상하게도 알마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담은 아다지에토에는 열렬하고 안타까운 사랑의
감정뿐만 아니라 고독과 쓸쓸함을 포함한 복잡한 정서들이 녹아있고, 실제로 이러한 다양한 정서
는 음악적 모티브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아다지에토에는 이룰 수 없는 비극적 사랑 이야기,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연주되는
<시선의 모티브>와 이 세상을 떠난 영혼의 노래, 뤼케르트 가곡 <나는 세상에서 잊혀지고>의 모
티브가 공존해서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알마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음악 속에 바그너의 <시선의 모티브>를 사용해서 안타깝고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말러가 이 사랑의 노래에 뤼케르트 시에
곡을 붙인 자신의 가곡 <나는 이 세상에서 잊혀지고>의 모티브를 사용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세상에서 잊혀져버린 한 영혼의 울림은 첼로와 베이스의 저음으로 나타난다. 뤼케르트 가곡 <나
는 이 세상에서 잊혀지고>의 마지막 가사 “내 사랑 안에서, 내 노래 안에서” 선율이 아다지에토
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클라이맥스에 등장한다.
말러와 알마가 처음 만난 날은 1901년 11월 7일. 그때 말러의 교향곡 제5번은 아직 미완성 단
계였다. 그러나 이미 그때부터 “내 사랑 안에서, 내 노래 안에서”라는 뤼케르트 가곡의 가사처럼
이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알마와 결합할 수 있기를 열망했을 터. 그것이 알마에 대한 그의 사랑을
담은 아다지에토 속에 뤼케르트 가곡 '사랑과 음악 속에서' 모티브를 숨겨놓은 이유였을까? 아무
튼 말러는 아다지에토라는 노래를 통해 그녀의 사랑을 획득했다.
말러가 1901년 12월 8일에 알마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그는 이미 당신(Sie)이라는 존칭어가 아
닌 너(Du)라는 친근한 호칭을 사용하고 있고, 그로부터 사흘 후인 12월 11일자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음악이, 그 울림이 너를 향한 나의 열망을 더욱 이끌어낸다면, 너는 매일 아침 그
음악을 들을 수 있을거야. 너를 향한, 너를 위한 모든 것은 내 안에 있어. 나의 사랑하는 알마
여!"
잘 알려져 있다시피, 말러의 아다지에토와 화가 코코슈카의 <바람의 신부>는 같은 여인에 대한
사랑이 빚어낸 걸작이다. 알마 쉰들러라는 여인은 작곡가 말러의 아내이자 화가 코코슈카의 연인
으로 두 사람의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녀에 대한 사랑이 빚어낸 말러의 아다지에토는 아름다운 선율 뿐 아니라 그 속에 담겨진 말러
의 사랑의 메세지로도 유명하고,
코코슈카는 그녀에 대한 사랑과 집착, 연민을 작품 속에 그려냈고 헤어진 후에도 꾸준히 그녀에
대한 사랑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오스트리아 화가 오스카 코코슈카(1907~1980)는 알마와 사랑에
빠졌던 세 남자 중 하나였고, 당시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화가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 최초의 절대음악으로 쓴 교향곡
말러가 "이 곡은 스스로 완전한 모습을 갖춘 4개 악장의 교향곡이 될 것'이라고 1901년 무렵에
이야기 한 것도 이 곡이 교향시나 칸타타 형식의 초기 교향곡과는 달리 절대음악으로서의 교향곡
을 쓰고자 하는 말러의 첫 구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나중에 알마를 만난 말러가 그녀를
염두에 두고 예정에 없던 아다지에토를 삽입하면서 곡의 구조는 애초의 아이디어에서 조금 벗어
나기는 했다.
말러는 제5번 교향곡을 통해 제1번부터 4번까지 끈질기게 계속되었던 그의 가곡집 <어린이의 마
법의 뿔피리>의 전용이라는 이른바 뿔피리에서 벗어난다. 말러 스스로 4곡의 교향곡을 작곡하면
서 쌓은 관현악법에 자신감을 가지고(비록 이 자신감이 오래가지 않았고 이 곡의 오케스트레이션
을 수 없이 개정하긴 했지만) 완전히 새로운 곡을 작곡하려고 했던 의도는 여러 자료에서 엿볼
수 있다. 특히 그가 이 곡을 작곡할 무렵 바흐의 다성 음악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연구한 결과
복잡하고 다채롭고도 정교한 대위법을 갖추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 곡의 스케르초나 론도-
피날레에 그토록 자주 등장하는 푸가 패시지들이 그런 노력을 증명한다.
이 곡은 처음부터 절대음악으로 설계되었다. C샵 단조의 장송행진곡으로 시작해서 라장조의 밝
은 코랄, 그리고 스트레타(곡의 마지막에서 속도를 높이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것)의 코다로
끝나는 것도 <고난에서 광명으로>라는 베토벤에서 기원한 독일 교향곡 전통을 충실히 따른 플로
트로 여겨진다.
말러는 이 곡을 주제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는 세 부분, 즉 첫 2개의 악장과 스케르초, 그리고
마지막 2개의 악장으로 나누고 있는데, 여기서 스케르초가 가운데 놓여 있는 것은 눈 여겨 볼만
하다. 사실 말러의 교향곡 중에서도 이 곡만큼 스케르초가 복잡하고 큰 구조로 작곡된 경우는 없
다. 이 복잡한 구조의 다성음악적 스케르초는 1901년 여름에 작곡됐다. 스케르초는 폭풍과도 같
은 어두움의 첫 파트와 밝은 희망으로 나아가는 세 번째 파트 사이에서 완벽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말러가 이 곡을 작곡한 1901년은 그의 생애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였다. 빈 왕실가극장의 감독으
로 4년째 일하며 지휘자로 확고한 명성을 얻었고, '괴짜', '이방인'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작곡
가로서도 존경을 받기 시작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20살의 아름답고 총명한 알마를 만나 사
랑하게 된 행복한 시기였다. 하지만 그해 여름에 작곡하기 시작한 이 5번 교향곡에도 인간이 피
해 갈 수 없는 운명과 삶의 적나라한 얼굴을 그리고 있다. 20세의 아리따운 젊은 연인 알마에게
결코 그 무게를 함께 짊어지게 할 수 없었던 말러의 거대한 내면, 그 고독한 세계를 그리고 있
다.
1904년 봄, 빈 필하모닉 시범연주에서 같이 감상한 알마는 “타악기를 위한 교향곡” 같다고 평했
고 말러 자신도 그렇게 느꼈던지 타악기를 대폭 축소했다. 타협을 모르던 말러였지만 알마의 충
고는 쉽게 수용했다.
◈ 작곡 과정
말러의 음악 변화 단계에서 1901년은 매우 의미 있는 전환점이었다. 1901년 여름 휴가 때 5번
교향곡의 3개 악장과 8곡의 가곡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말러 자신도 이 해의 성과에 흡족했던지
친구들에게 자랑 할 정도였다.
제5악장 론도-피날레가 아다지에토와 주제에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을 고려하면 마지막
악장은 이듬해 1902년에 작곡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902년 6월, 말러는 크레펠트에서 교향
곡 3번을 연주한 후 마이에르니히 별장으로 돌아와 교향곡 5번의 나머지를 작곡하는데 열중했
다. 이때는 결혼한 아내 알마도 같이 있었는데 말러가 작곡한 악보를 필사하는 일을 도왔다. 그
해 가을에 전곡을 완성하고 알마 앞에서 피아노로 연주해 들려주었다.
이전 교향곡에 비하면 작곡 과정은 순탄한 편이었지만, 엉뚱하게도 개정과 출판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1903년에 오케스트레이션은 완료가 되었지만 말러는 계속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사실은 말러 자신부터 만족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전의 4개의 교향곡
들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곡이기 때문에 새로운 관현악법을 적용해야 했던 것. 사실, 말러는 죽
을 때까지 5번 교향곡 개정에 매달렸다.
왕창 개정한 것만 따져도 세 가지 다른 버전이 존재하고, 자잘한 수정판본은 수없이 많다. 말러
는 이 곡을 연주할 때마다 수정해서 단원들에게 나눠줬다고 하는데, 과정이 이 지경이니 말러 자
신도 몇 번 수정했는지, 몇 개의 버전이 존재하는지 조차 정확하게 몰랐다. 마지막 수정은 1910
년, 말러가 병으로 쓰러지기 전에 행해졌고, 이 수정이 말러 생전의 마지막 음악작업이었다.
악보는 말러 생전에 한 번 출판되었지만(라이프치히 페터스 판본), 그 이후의 수정 사항들을 모아
1960년대에 국제말러협회에서 유니버설 판본이 출판됐다. 2000년대 이후에도 더 추가된 수정판
본이 나왔고, 그걸 사이몬 래틀과 베를린 필하모니커가 채택했었다.
대부분은 유니버설 에디션으로 연주되는데, 1960년대 초 녹음들은 말러 생전에 출판된 판본(페
터스 판본)에 의한 연주다. 물론 지금도 이 판본으로 연주하는 지휘자도 있다.
◈ 악기편성
플루트 4, 오보에 3(제3 오보에는 잉글리시 혼을 겸한다), 클라리넷 3(제3 클라리넷이 D조 클라
와 베이스 클라를 겸한다), 바순 3(제3 바순이 베이스 바순을 겸한다), 호른 6(제3악장의 독주 호
른 포함), 트럼펫 4, 트럼본 3, 튜바, 팀파니 4, 베이스 드럼, 스네어 드럼(제1악장에서만 사용),
심벌즈, 트라이앵글, 위프(제3악장에서만 사용되는 채찍), 탐탐, 글로켄슈필, 하프, 현악기 5부
◈ 초연
1904년 10월 18일, 쾰른에서 말러 자신의 지휘로 초연됐다. 귀르체니히 콘서트의 지휘자인 프
리츠 슈타인바흐가 쾰른 축제 기간에 이 곡을 공연하고 싶어 했지만 알마 말러가 참석할 수 없
다는 이유로 말러는 연주회를 10월로 연기했다. 그러나 10월 초연에 알마는 오지 못했다. 연주
회가 끝나고 객석에서 야유와 갈채가 함께 터져 나왔지만, 대체로 아다지에토와 론도-피날레는
호평을 받았다. 다음 날 신문들은 별로 좋은 리뷰를 하지 않았다. 말러는 이 초연을 두고 "아무
도 내 작품을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죽은 지 50년 후에나 첫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1악장 Trauermarsch. In gemessenem Schritt(신중한 속도로, 엄격하게, 장례행렬처럼) 2/2
박자, C#단조. 장송 행진곡. 2개의 트리오(B플랫단조 & A단조)를 가진 겹세도막 형식
일반적으로 교향곡의 첫 악장은 소나타 형식을 채용하지만, 이 교향곡에선 장송행진곡으로 시작
한다. 말러의 작품에서 장송행진곡 혹은 죽음의 행진이라는 테마는 여기저기서 등장한다. 교향곡
제1번 <거인>의 제3악장이라든지, 제3번의 제1악장, 심지어는 가곡 <북치는 소년>과 <기상나팔>
에까지 등장한다.
곡의 시작은 트럼펫의 팡파르로 시작하는데(사실 교향곡을 팡파르로 시작했던 경우는 말러 이전
에는 찾아보기 어렵고 말러 이후에도 그렇다.) 매우 특이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게다가 군대의
기상나팔 같은 기분도 드는 리듬이다. 이 트럼펫의 첫 소절은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에서
연주되는 <결혼행진곡>의 시작과 똑같다. 다만 세 번째 반복의 네 번째 음이 갑자기 감화음(반음
이 줄어드는 것)으로 등장해서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이것을 <운명의 동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제2악장 Stürmisch bewegt. Mit größter Vehemenz(폭풍 같이, 격렬함을 가지고) 2/2박자, A
단조. 소나타 형식
실질적인 제1악장이라고 볼 수 있는 곡이다. 소나타 형식이며, 실제로 첫 버전에는 제시부에 반
복표시까지 있었다. 이런 점 때문인지 말러는 자필 악보에 이 악장을 <주 악장 Hauptsatz>이라
고 표현하고 있고, 출판사에 보내는 편지에도 그렇게 언급했다. 이 악장은 앞의 악장과의 연계가
분명해서 트럼펫 팡파르의 셋잇단음 리듬이 악장을 지배하고 있고, 제2주제는 앞 악장의 두 번째
트리오에서 가져온 것이다.
처음 첼로와 베이스가 거칠게 동기들을 연주하고, 금관악기들이 날카로운 고음으로 연이어 등장
한다. 앙상블이 흐트러지지 않고 이 대목을 잘 연주해야 말러의 의도가 명백해 진다. 재현부에선
갑자기 승리와 환호의 멜로디(코랄)가 나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승리와 환호의 분위기를 가진
마지막 악장의 전조라고 본다. 하지만 2악장의 코랄은 결국 좌초하고 만다. 이 코랄은 5악장의
마지막에 (2악장에서와는 다소 다른 형태지만) 다시 등장해서 마침내 찬란하게 작품을 마무리 짓
는다. 이모저모 제1번 교향곡 <거인>의 마지막 악장을 연상시키는 악장이다.
제3악장 Scherzo. Kräftig, nicht zu schnell.(스케르초. 활기 있게, 너무 빠르지 않게)3/4박자,
D장조
교향곡 사상 최대의 스케르초 중 하나다. 그때까지의 전통에서 스케르초는 가장 짧은 악장이었지
만 이 교향곡에선 가장 긴 악장으로서 단독으로 2부를 형성하고 있는 거대한 악장이다. 이 작품
에서 가운데 축 역할을 하고 있고, 이 3악장을 중심으로 1,2악장과, 4,5악장이 대칭적으로 구성
되어 있다. 거대한 악장인 만큼 전형적인 스케르초는 아니고 소나타 형식과 결합된 스케르초로
주제들이 다양하게 변형, 발전되고 있다. 구조는 주부 - 트리오 1 -주부의 짧은 재현 - 트리오
2 - 발전부 - 재현부 -코다의 순으로 구성된다.
발전부에서 다루어지는 주제는 트리오 1이고, 재현부에서는 상당히 변형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주
부의 주제와 두 트리오 모두 등장한다. 사실 말러 자신이 직접 스케르초라고 악보에 적은 것은 5
번이 처음이었다. 또한 말러가 늘 애용하는 렌틀러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보통 말러의 교향
곡에서 드러나던 패러디나 아이러니가 여기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꽤나 독특한 악장이다.
제3악장은 일종의 호른 협주곡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3악장에서만 corno obligato라 명시된 독
주 호른 파트가 존재한다. 이 독주 호른은 앉아서 연주하기도 하지만 자리에서 서서 연주하거나,
높은 베이스 의자에 앉아서 연주하거나, 지휘자 옆에서 협연자처럼 서서 연주하기도 한다. 또는
지휘자 옆에서 앉아서 하는 경우도 있다. 지휘자 옆에 서서 연주하는 전통은 말러 생전부터 이
작품을 지휘했던 멩겔베르크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휘자 옆에 서서 연주하는 것
을 말러가 직접 지시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작곡가가 obligato라고까지 지칭한 만
큼 협주곡의 협연자에 해당하는 파트이므로 지휘자 옆에 서서 연주하는 것은 타당하다. 또한 과
거에 나온 음반을 제외하면 근래에 나오는 거의 모든 음반에 호른 솔로 주자의 이름이 명시된다.
제4악장 Adagietto. Sehr langsam(아다지에토) 4/4박자, F장조, 현악 앙상블만으로 연주한다.
말러의 모든 교향곡을 통틀어서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곡이다. 이 악장이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이탈리아의 감독 루키노 비스콘티가 토마스 만의 소설을 각색해 만든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에서 쓰인데서 기인한다.
이 악장에 관해서 멩겔베르크가 말하는 에피소드가 유명하다. 멩겔베르크에 의하면, 말러는 알마
에게 아다지에토 악장의 악보를 보냈고, 알마는 악보를 보고난 후 자신에게 오라고 답장을 보냈
다는 것이다. 멩겔베르크는 이 이야기를 말러와 알마에게 모두 들었다고 했다. 자기가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게 얼마나 감격스러웠던지 멩겔베르크는 악보 여백에 이 사실을 써넣기까지 했다.
심지어 다른 여백에다 “나의 태양,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로 시작되는 시까지 적
고 있다. 열렬한 말러 애호가이자 수집가로 나중엔 아마추어 지휘자로까지 변신한 길버트 카플란
도 멩겔베르크의 이야기에 동의하면서 아다지에토를 빠른 속도로 연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
다.
어떤 이들은 아다지에토 악장을 가리켜 <존재의 슬픔을 그린 음악> 혹은 <슬프지만 슬픔을 드러
내지는 않음을 표현한 악장>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아마 실제 사실은 멩겔베르크의 주장이 옳
을 것이고 후자의 철학적인 심오한 해석은 너무 과도한 해석일지도 모르지만. 아다지에토를 러브
레터로 받아들이든 그 안에서 철학적인 심오한 것을 느끼든 그건 듣는 개개인의 자유일 것.
제5악장 V. Rondo-Finale. Allegro giocoso (론도-피날레, 알레그로) 2/2박자, D장조
말러의 교향곡들을 중에서도 특히 밝고 환희에 찬 피날레 악장 중 하나다.
대위법의 향연이 펼쳐지는 악장이다. 곡은 호른과 오보에 등 관악기의 지저귐으로 조용하게 시작
된다. 바로 론도 주제가 등장하고 평화롭게 진행된다. 이후 살짝 빠른 현악기 중심의 음악이 나
오고, 이후 조금 빠른 분위기로 다시 주제가 등장한다. 그러나 곧 감상적인 곡이 뒤를 이으면서
작은 클라이막스를 쌓고 잦아들지만 다시 빨라지기도 하며 이런 분위기를 유지한다.
중간에 제4악장 주제도 슬쩍 나타난다. 중반부 쯤에 주제가 다시 나오는데 앞서보다 매우 빠르게
등장한다. 이후 긴박한 부분이 되풀이되고 곡의 대미를 장식하는 환희의 코랄로 들어간다. 제2악
장 말미에서는 코랄이 좌절하고 말았지만 5악장 마지막에 다시 등장하는 D장조의 코랄은 찬란한
빛을 뿜으면서 화려함 속에 마무리 된다.
◈ 음반
Mahler / Symphonie No. 5
Wiener Philharmoniker
Pierre Boulez
CD DDD 453 416-2 GH
제작 : DG, 1 CD, 발매 : Jan.1997 ** 사진
Mahler / Symphonie No. 5
Berliner Philharmoniker
Claudio Abbado
CD DDD 437 789-2 GH
SACD DDD 477 071-2 GSA 2
제작 : DG, 1 CD, 발매일 : Aug.1993
Mahler / Symphonie No. 5
Wiener Philharmoniker
Leonard Bernstein
CD |D|D|D| 423 608-2 |G|H|
제작 : DG, 1 CD, 발매일 : Jun.1988
Mahler / Symphonie No. 5
Chicago Symphony Orchestra
Claudio Abbado
CD ADD 474 169-2 GEN
Entrée
제작 : DG, 1 CD , 발매일 : Mar.2003
Danish National Symphony Orchestra/DR
지휘 : Leif Segerstam
제작 : Chandos /CHAN 9572(12)
Mahler: Symphony No. 5 (Live Recording)
Dallas Symphony Orchestra
지휘 : Andrew Litton, Conductor
제작 : Dorian / DOR-90193
MAHLER / Symphonies Nos.4-10, Das Lied von der Erde
Marjana Lipovsek, Ben Heppner
Kolner Rundfunk-Sinfonieorchester
지휘 : Gary Bertini
제작 : EMI / 0946 3 40238 2 5 (11CD)
MAHLER / Symphonies/Symphonien Nos.1-10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지휘 : Klaus Tennstedt
제작 : EMI / Budget Boxed Sets / 7243 5 72941 2 6 (11CD)
MAHLER / Symphony No.5
Berliner Philharmoniker
지휘 : Sir Simon Rattle
제작 : EMI / 7243 5 57385 2 3
수상 : Diapason d'Or
MAHLER / Symphony No.5
G?zenich-Orchester K?ner Philharmoniker
지휘 : James Conlon
제작 : EMI / Encore / 7243 5 74978 2 4 Dog & Trumpet version
MAHLER / Symphony No.5
New Philharmonia Orchestra
지휘 : Sir John Barbirolli
제작 : EMI / Great Recordings of the Century / 7243 5 66910 2 5
Angel version: 7243 566962 2 8
수상 : Penguin Guide
MAHLER / Symphony no.5
Orchestre National de l'ORTF
지휘 : Hermann Scherchen
제작 : Harmonia Mundi HMA1955179
Mahler: Symphony No. 5 [CD]
지휘 : Lorin Maazel
Wien Philharmoniker
제작 : Essencial
Mahler: Symphony No. 5
지휘 : Bruno Walter
New York Philharmo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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