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코지마
◈ 유튜브 감상
Siegfried Idyll / Richard Wagner /
바이올린 독주 및 지휘 : Elise Båtnes
Oslo Phiharmonic
http://youtu.be/TdfA8q82bvs
목가(牧歌, pastoral, idyll)의 사전적 미는 시대에 따라서 조금씩 그 의미가 달라지기는 했지만
문학과 미술에서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과 목동들을 주제로 삼은 작품의 경우 <목가>라는 이름을
붙였다.
음악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르네상스 시대 이후에 등장한 여러 작품들,
특히 헨델의 작품에서 <파스토랄 pastoral>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작품들이 있고,
이후 고전파와 낭만파의 작품들에서도 목가라는 제목의 작품들이 많이 발견된다.
이 작품 역시 그런 의미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바그너의 아내 코지마는 리스트와 다구 백작 부인의 11년 열애 가운데 태어난 딸이다. 27세 때
51세의 바그너를 만난 코지마는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남편인 지휘자 한스 폰 뷜러와 이혼,
바그너와 결혼한다.
이들이 결혼하기 1년 전 아들을 낳았는데 바그너는 그 아들에게 지그프리트라는 이름을 준다. 당
시에 악극<지그프리트>를 작곡하고 있었고 그래서 그 이름을 아들에게 준 것이다.
결혼한 그해, 1870년 12월 25일은 성탄절이자 코지마의 생일이었다. 바그너는 아내의 생일선물
로 이 곡을 생각하고 11월에 작곡을 마무리 했다. 악보를 한스 리히터에게 주고 아내가 모르게
비밀리에 연습할 것을 부탁한다. 한스는 연주자들을 선발해서 12월 21일에 첫 연습을 하고 24일
엔 바그너가 직접 지휘를 하는 가운데 은밀한 연습을 마쳤다.
25일 아침 트립센의 바그너 저택에 모인 멤버들은 코지마의 침실 옆 계단에 자리를 잡았다. 연
주는 7시30분에 시작됐다. 느닷없는 음악 소리에 잠을 깬 코지마는 뜻밖의 큰 선물에 얼마나 기
쁘고 감격했을까! 훗날, 지크프리트는 이 곡을 <층층다리 음악>이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앙상블
단원들이 층계에서 이 곡을 연주했기 때문이다.
옛 독일 자장가에서 힌트를 얻어 작곡한 이 소품은 아내와 아들에 대한 바그너의 사랑이 깃든
명곡이다. 지극히 목가적인 분위기에, 장남을 얻은 뿌듯한 기쁨과 아내에 대한 감사와 사랑이 깃
든 낭만적인 관현악 작품이다. 아름답고, 즐겁고, 사랑스러우며, 가정적인 즐거움을 느끼게 하여
연주회의 단골 레파토리로 자리를 잡았다.
코지마는 바그너보다 무려 50년 가까이 오래 살면서, 바이로이트 축제와 바그너의 음악적 유산
을 직접 관리했으며, 1930년 92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아들 지크프리트는 지휘자가 되어 아버지
의 악극을 연주하는데 전 생애를 바쳤다.
◈ 디스코그래피
http://en.wikipedia.org/wiki/Siegfried_disc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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