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투브 감상
연주 : Patricia Kopatchinskaya(피아노), Sol Gabetta(첼로), Henri Sigfridsson(피아노)
독일 Schwetzingen Festival, 2009 실황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Q7XqmUdOecI
제5번 <유령>은 제6번과 함께 opus 70으로 출판되어 제4번까지의 3중주곡
과는 시기적으로 상당한 간격이 있으며 그만큼 음악적 내용도 다르다. 젊은
날의 습작기를 거쳐 유령이 작곡된 1808년은 이미 교향곡 제5, 6번과 피아노
협주곡 제5번이 작곡된 소위 걸작의 숲으로 불려지던 시기였다는 점에서 베토
벤다운 열정과 중후함을 맛볼 수 있다.
마리 폰 에로디(Marie von Erdödy) 백작부인의 저택에서 베토벤이 머물고 있
었던 시기에 써서 백작부인에게 헌정한 작품으로 1808년에 출판됐다.
이곡을 유령이라 부르는 이유는 제2악장 largo의 매우 드물게 볼 수 있는 대
담한 수법과 그것이 자아내는 정서의 침울하고 신비적인 뉘앙스에 있다. 그러
나 제1악장과 제3악장은 제2악장을 중심으로 양쪽에서 지탱해 주는 느낌이
있다. 결과적으로 전 3악장은 독창적인 베토벤의 원숙미와 놀라운 균형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제1악장 allegro vivace e con brio, 라장조, 3/4박자, 소나타 형식
전악기의 유니즌으로 처음부터 포르테시모로 발랄하게 제시되고 이어서 첼로
가 느릿한 가락을 연주하면 이것을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모방한다. 경과구를
거쳐 가장조로 아름다운 제2주제가 현악기에 의해서 연주되고 피아노는 뚜렷
한 리듬으로 응대한다. 전개부에서는 제1주제만이 전개되고 재현부에서는 제
2주제가 재현된다. 종지부에서는 곡머리의 스타카토의 동기가 연주되면서 힘
차게 마친다.
제2악장 Largo assai ed espressivo, 라단조, 2/4박자, 전개부가 제외된 소나타 형식
어렴풋한 환상을 나타내는 신비스러운 악장이다. 특히 피아노의 용법은 매우
독자적인 것으로 전체 분위기는 피아노에 의해서 심화된다. 제1주제는 sotto
voce(여리고 조용히)로 연주되는 현악기의 유니즌의 동기에 피아노가 답하
는 것으로 이후 피아노에 나타난 동기가 현악기로 여러번 되풀이 되는 동안
피아노는 48잇단 64분음표의 트레몰로 등을 연주하여 환상적인 뉘앙스를 자
아낸다. 제2주제는 바장조로 나타나는데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이
런 분위가 지속되다가 크레센도되어 포르테시모에 이르게 되고 첼로와 피아
노에 곡머리의 동기가 나타나 일단락을 짓고 다시 바이올린에 제1주제가 재현
된다. 제2주제도 라단조로 재현되고 코다에 들어가 모든 악기가 64분음표를
연주하면서 점점 음량을 줄여 악장을 마친다.
제3악장 presto, 라장조, 2.2박자, 소나타 형식의 명랑한 악장
제2악장의 음울한 악상과는 대조적인 악장이다. 우선 피아노를 중심으로 8마
디의 서주가 이 악장 전체의 기분을 암시하면서 밝게 연주되고 현의 이중주
로 제1주제가 제시된다. 이것은 피안노로 되풀이되고 유창한 경과구를 거쳐
부드러운 제2주제가 나타나고 점차 화려하게 고조되어 간다. 전개부에서는 제
1주제가 전개된 다음 조용히 제1주제가 피아노에 나타나 재현부가 되며 제2
주제도 재현된다. 현이 피치카토를 연주하면서 코다에 들어가 피아노도 가담
해서 절정에 이른 다음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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