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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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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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프(Hugo Wolf) - 미켈란젤로의 시에 의한 3개의 가곡, Drei Lieder nach Gedichten von Michelangelo



◈ 유투브 감상
Evgenia Chaverdova -- Nicht mehr zu dir zu gehen, Op.32 No.2
http://youtu.be/A-5uia6SrK8

흔히 천재라 하면 몇 가지 특징을 떠올린다. 기인, 괴팍한 성격, 집착, 경제적
궁핍, 요절, 정신질환 등… 볼프는 이들 모두를 가져서 “나는 세상에서 가장 처
참한 인간”이라고 스스로 외친 인물이다. 그는 들어가는 학교마다 물의를 일으
켜 퇴학을 당했고, 잘츠부르크 시립 가극장합창단 지휘자 자리를 얻었지만 직
설적이고 고집스러운 성격 때문에 1년도 못가서 스스로 사임하였을 정도였다.
휴고 볼프만큼 희망과 절망의 기슭을 헤엄친 작곡가도 없었다.

평소 거의 작곡활동을 하지 않다가 1888년부터 2년 동안 160여 곡의 가곡을 작
곡할 만큼 순간적으로 창작열을 불살랐고, 한번 작곡에 몰두하면 어떤 일에도
관심이 없었고 영감이 샘물처럼 흘러 넘쳐서 하루에 2∼3곡을 작곡할 정도였
다. 3개월 동안 `뫼리케 가곡집'을 완성하였고 괴테 시에 51곡, 스페인 시에 44
곡과 이탈리아 가곡집들을 쉴 새 없이 써내려갔다. 그의 가곡을 들어보면 이상
할 만큼의 구심력과 그 뒤에 광기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엄청난 곡들
을 쏟아 부었던 해가 지나고 그에게 `침묵의 해'가 찾아왔다. 그는 더 이상 자
신에게 삶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시 편지에서 이렇게 고백하
고 있다. “나는 훨씬 전에 죽은 사람이다. 단지 외견상의 죽음이라면 좋으련만
나는 죽고 매장되어 있는 것이다. 자기 몸을 지배하는 힘이 내가 살아있음을
내게 증명한다. 이미 가버린 정신의 뒤를 육체가 빨리 쫓아가도록!” 작가에게
있어서 쓸 수 없게 되어버리는 일은 죽음이나 다름없다. 그의 절망은 그의 정
신을 좀먹고 있었다.

5년간의 침묵, 이 공백은 그를 손상시키고 상처를 주었다. 하루에 몇 번이고 그
는 오선지와 피아노 사이를 방황하였으나 하나의 선율도 쓸 수 없었다. `죽
음'속에 살고 있던 볼프는 친구에게 이렇게 편지를 보낸다. “내 번뇌엔 이 지상
의 어떠한 약도 효험이 없다네. 다만 하나님만이 나를 구제할 수 있어. 내게 영
감을 돌려주고 내 속에서 잠들고 있는 신을 불러일으켜 새로이 볼 수 있도록
불을 붙여다오! 그러면 나는 당신을 신이라 부르고 당신을 위해 재단을 만들
것이다.” 그런 후 다시 1896년에 중단했던 `이탈리아 가곡집' 제2권을 완성하
였다.

1897년 미켈란젤로가 쓴 시를 작곡하기 시작했고 3곡을 썼을 때 발작이 그를
엄습하였다. 1897년 9월 빈의 스베린 박사에 의해 정신병원에 실려 간 볼프는
1903년 2월 생을 마감했다. 젊은 시절에 걸렸던 매독의 결과로 초래된 여러 증
상이 그의 죽음의 원인이었다. 말년의 볼프가 관심을 끌었던 미켈란젤로의 시
는 놀랍게도 회고적인 시들이며 자기에게 닥친 운명을 관조하는 인생의 황혼
기에 있는 일련의 비관주의를 나타내고 있는 체념적인 시들이다. 그가 오랜 고
통을 거쳐 얻은 창작의 모든 에너지는 이 가곡에 압축되어 있다. 그것은 르네
상스의 천재 미켈란젤로에 대한 넘칠 듯한 사랑에 기인한 것으로 이 작품이야
말로 영원의 시간을 정복하는 걸작 중 걸작이다.

19세기말 유럽은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격변을 정점으로 사회적 불안과 긴장
이 고조되면서 다른 예술과 같이 음악계에서도 불안과 긴장이 다양하고 급진
적인 실험을 통해 나타났다. 당시 바그너는 유럽 음악가들에게 거대한 매력을
느끼게 하였다. 볼프 역시 그의 가곡에서 피아노 반주를 붙인  가곡이라는 독
일 전통을 따르면서도 바그너의 영향인 여러 요소들을 도입하였다.

▶ 제1곡 나는 잠시 지난날을 생각한다  Wohl denk ich oft an mein vergangnes Leben
볼프는 말하기를 “그것에 있어서 음악은 울적하게 시작되고… 점차 발전한 기
운을 되찾아 마치 미켈란젤로를 존경하는 동시대인에게 그것들이 들리는 것처
럼 승리에 찬 팡파르와 함께 활기차게 끝난다.”

▶ 제2곡 생명 있는 것 모두 Alles endet, was entstehet
죽어가고 있었던 볼프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한 이 곡은 죽은 자의 노래이고,
영원 앞에서 선 죽은 자의 냉혹한 발언이며,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의 사멸에 대
한 잔인한 진실을 노래하고 있어 세 곡 중에서 가장 극적인 시이다. 허무의 세
계관을 음악이 강렬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선율은 대체로 하행이 많고 끝없이
침잠하려는 느낌을 주고 있다.

▶ 제3곡 내 혼은 나를 만드는 신의 동경의 빛을 느낀다 Fühlt meine Seele das ersehnte Licht
작별의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개인적인 고백이다. 마치 죽음 이후 세계를 가
본 사람처럼 그 자신이 이 지상에 있지 않음을, 곧 이 세상에 있지 않을 것임
을 친구들에게 고백하고 있다.

** 출처 / 오재원의 클래식 이야기, The Lied, Art Song, and Choral Texts 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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