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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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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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Beethoven)‘멀리있는 연인에게(An die ferne Geliebte)’ Op.98


◈ 사진
시인 알로이스 야이텔레스

제목에서부터 아련한 그리움이 느껴지는 이 곡은 유대계 체코 출신의 의사이자 시인이고 극작가
였던 알로이스 야이텔레스(Alois Isidor Jeitteles, 1794-1858)가 보내준 시를 텍스트로 삼았다.
야이텔레스는 체코의 브륀(지금의 브루노) 지역에 창궐했던 콜레라를 헌신적으로 치료한 젊은 의
사로 유명했고, 자기 사촌과 함께 브륀신문과 <시오나>라는 주간지를 발행하면서 왕성하게 문필
가와 시인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이런 매체를 통해서도 베토벤이 그를 잘 알고 있었을 개연성도
있지만, 아무튼 그의 인도주의 정신에 감명 받은 베토벤이 편지로 격려한 일이 있었는데, 이 일
이 계기가 되어 야이텔레스에게서 연작시를 답례로 받았고(1815년), 그 시에 곡을 붙인 작품이
1816년에 완성된 연가곡 〈멀리 있는 연인에게〉이다. 결과론적인 것이긴 하지만 음악이 붙을 것
을 전제로 해서 만들어진 연작시일 개연성도 충분하다. 야이텔레스의 입장에서 그보다 영광스런
일은 없었을 터.

주로 테너가 부르는 이 가곡집은 베토벤이 완성한 유일한 가곡집이라는 의미 말고도, 독일 가곡
사상 최초의 연가곡집이라는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이 연가곡은 슈베르트, 슈만, 카를 레
뵈 등 연가곡으로 유명한 독일 낭만파 작곡가들의 전범(典範)이다. 이 작품은 베토벤 후원자 가운
데 한 사람인 요제프 프란츠 폰 로브코비치(Joseph Franz von Lobkowitz)공작에게 헌정 되었
다. 1804년에 교향곡 제3번이 초연(공식적인 초연에 앞선 사적인 초연)된 장소가 로브코비치 공
작의 궁전이었고, op.18로 작곡된 6곡의 <현악4중주곡>․<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3중 협
주곡>․<교향곡 제3번>․<교향곡 제5번>․<교향곡 제6번>․<현악4중주곡 op.74>도 공작에게 헌정될
만큼 두 사람은 아주 긴밀한 관계였다.
    
‘불멸의 연인에게’라는 수신인 미상의 편지를 쓴 이후 베토벤의 창작력이 한동안 침체기를 맞는
다. 결정적인 원인은 청력의 상실에서 온 심각한 좌절감이었다. 이런 시기에 작곡된 연가곡집
<멀리 있는 연인에게>는 당연히 베토벤의 유품에서 발견된 불멸의 연인에게 보낸 편지를 연관
지어서 갖가지 상상과 추측을 낳게 했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의 대상이었던 불멸의 연인을 생각하
면서 이같이 절절한 마음을 담은 음악을 만들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되는 것이다.

베토벤 전기를 쓴 작가 로맹 롤랑은 이 곡이 불멸의 연인에게 바치는 사랑의 노래라고 했다. 또
다른 사람은 어떤 특정한 후원자나 친구의 죽음을 슬퍼해서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작곡했
다는 주장도 있다. 당시 중병이 들어 죽어가고 있었던 로프코비츠 공작에게 이 곡을 헌정했기 때
문이다.

어떤 이견도 없이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 사실은 이 연가곡이 독일 낭만주의 작곡가들이 시도했던
예술적 리트(lied)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 담겨져 있는 낭만적인 울림, 듣는 사람
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아름다움과 고독이 곧 낭만주의 시대 연가곡(song cycle)의 효시라
는 것이다.

베토벤은 6곡의 노래를 이어서 연주하도록 반주를 연결하여 결합했다. 가사의 초반에는 연인과
헤어져 있는 괴로움을 토로하는 젊은이의 노래를 들을 수 있지만, 그 고통과 안타까움은 “사랑의
노래 앞에서는 모든 공간과 시간이 사라지고, 그러면 내 사랑은 그대의 사랑에 닿을 수 있으리”
라는 희망으로 옮겨가고, 마지막 6곡에서는 멀리 있는 자신의 연인도 이 노래를 함께 불러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무리된다.

◈ 음악듣기
Zachary Rioux tenor, Jennifer Tung, piano
http://youtu.be/_vfoKgx_oC8

Dietrich Fischer-Dieskau, Gerald Moore(피아노)
http://youtu.be/KOk7EWYbyqk
  
◈ 가사  
1. Auf dem Hügel sitz ich spähend
언덕 위에 앉아 바라보네. E flat장조 3/4박자

Auf dem Hügel sitz’ ich, spähend
언덕 위에 앉아 바라보네
In das blaue Nebelland
푸르고 흐릿한 경치를
Nach den fernen Triften sehend
먼 곳의 초원을 바라본다
Wo ich dich, Geliebte, fand
사랑하는 당신을 알게 된 그 곳을

Weit bin ich von dir geschieden
나는 당신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지요
trennend liegen Berg und Tal
언덕과 계곡이 우리를 갈라놓고
Zwischen uns und unserm Frieden
우리와 우리의 평화 사이를
Unserm Glück und uns’rer Qual
우리의 행복, 그리고 우리의 고뇌를

Ach, den Blick kannst du nicht sehen
아, 당신은 볼 수 없겠구나
Der zu dir so glühend eilt
그대를 향한 그토록 격렬한 열정을
Und die Seufzer, sie verwehen
한숨이 흩어진다
In dem Raume der uns teilt
우리를 갈라놓은 공간 속으로

Will denn nichts mehr zu dir dringen
당신에게 다가갈 방법이 없구나
Nichts der Liebe Bote sein?
사랑의 전령사가 될 수 없나요?
Singen will ich, Lieder singen
그렇다면 노래를 불러야겠구나
Die dir klagen meine Pein!
내 고통을 슬프게 전할 노래를!

Denn vor Liedesklang entweichet
노랫소리를 들으면 사라지겠죠
Jeder Raum und jede Zeit
모든 공간과 시간이
Und ein liebend Herz erreichet
그리고 사랑은 이루어지겠죠
Was ein liebend Herz geweiht!
사랑하는 마음은 거룩해질 겁니다!

2. Wo die Berge so blau
   산들이 그렇게 푸르른 곳, G 장조 6/8박자

Wo die Berge so blau
산들이 그렇게 푸르른 곳
Aus dem nebligen Grau
안개처럼 희미한 회색빛에서
Schauen herein
아래를 내려다본다
Wo die Sonne verglüht
햇빛이 사라지는 곳
Wo die Wolke umzieht
구름들이 몰려드는 곳
Möchte ich sein!
난 그곳에 있고 싶구나!

Dort im ruhigen Tal
고요한 계곡이 있는 그곳에
Schweigen Schmerzen und Qual
슬픔이나 고통이 침묵하고
Wo im Gestein
바위들 사이엔
Still die Primel dort sinnt
프림로즈(앵초)가 조용히 명상에 잠겨 있고
Weht so leise der Wind
바람도 그렇게 부드럽고
Möchte ich sein!
난 그곳에 있고 싶구나!

Hin zum sinnigen Wald,
생각에 잠긴 숲에선
Drängt mich Liebesgewalt,
사랑의 힘이 날 밀쳐낸다오
Innere Pein
내면의 슬픔 속으로
Ach, mich zög's nicht von hier, Könnt ich,
아, 무엇도 나를 여기서 끌어내진 못하네.
Traute, bei dir Ewiglich sein!
나의 사랑이여, 당신 곁에 있게 해주오!
Ewiglich sein!
영원토록!

3. Leichte Segler in den Höhen
   높이 떠 있는 가벼운 구름아, A flat 단조 4/4박자

Leichte Segler in den Höhen
높이 떠 있는 가벼운 구름아
Und du, Bächlein klein und schmal
그리고 너, 작고 좁게 흐르는 시냇물아
Könnt mein Liebchen ihr erspähen
내 사랑을 찾아만다오
Grüßt sie mir viel tausendmal
천만번이라도 내 안부 전해다오

Seht ihr, Wolken, sie dann gehen
너 구름아, 그녀가 걷는 것을 지켜봐다오
Sinnend in dem stillen Tal
고요한 계곡을 명상에 잠겨서
Laßt mein Bild vor ihr entstehen
그녀 앞에 내 모습이 떠오르게 해다오
In dem luft'gen Himmelssaal
바람 잘부는 하늘에서

Wird sie an den Büschen stehen
그녀가 숲 가까이 지나가면
Die nun herbstlich falb und kahl
이제는 가을이 되어 나뭇잎도 다 떨어졌으니
Klagt ihr, wie mir ist geschehen
내게 일어났던 일들, 애통한 맘으로 전해다오
Klagt ihr, Vöglein, meine Qual
작은 새들아, 내 고통 그녀에게 슬프게 전해다오

Stille Weste, bringt im Wehen
고요하게 부는 서풍, 그대의 산들바람
Hin zu meiner Herzenswahl
내 마음이 선택한 모습이구나
Meine Seufzer, die vergehen
나의 한숨은 흐터지는구나
Wie der Sonne letzter Strahl
태양의 마지막 빛줄기처럼

Flüstr' ihr zu mein Liebesflehen
속삭여다오 그녀에게 나의 사랑의 간절함을
Laß sie, Bächlein klein und schmal
작고 좁게 흐르는 시냇물아
Treu in deinen Wogen sehen
분명하게 너의 물결 안에서 보여줘라
Meine Tränen ohne Zahl!
셀 수 없는 나의 눈물을!

4. Diese Wolken in den Höhen
   높은 곳에 떠 있는 구름아, A flat 장조 6/8박자

Diese Wolken in den Höhen,
높은 곳에 떠 있는 구름아
Dieser Vöglein muntrer Zug,
즐겁게 몰려다니는 작은 새들아
Werden dich, o Huldin, sehen.
너흰 내 연인이 보이겠지
Nehmt mich mit im leichten Flug!
나도 너희처럼 가볍게 날도록 해주겠니!

Diese Weste werden spielen
서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Scherzend dir um Wang' und Brust,
그녀의 뺨과 가슴을 놀려대고 있겠지
In den seidnen Locken wühlen.
비단결 머리칼을 흐뜨리면서
Teilt ich mit euch diese Lust!
그 즐거움 너와 함께 나누고 싶구나!

Hin zu dir von jenen Hügeln
이 언덕에서 그녀에게
Emsig dieses Bächlein eilt.
작은 시냇물이 서둘러 흘러가는구나
Wird ihr Bild sich in dir spiegeln,
그녀의 모습 너희들에게 비쳐지면
Fließ zurück dann unverweilt!
지체 말고 얼릉 돌아오너라!

5. Es kehret der Maien, es blühet die Au’
   5월이 돌아오고 목장엔 꽃이 피네, C 장조 4/4박자

Es kehret der Maien, es blühet die Au
5월이 돌아오고 목장엔 꽃이 피네
Die Lüfte, sie wehen so milde, so lau
산들바람 그렇게 부드럽고 훈훈하게 불어오고
Geschwätzig die Bäche nun rinnen
시냇물도 이제 졸졸 흐르네

Die Schwalbe, die kehret zum wirtlichen Dach
제비는 보금자리 지붕에 다시 돌이와
Sie baut sich so emsig ihr bräutlich Gemach
부지런히 신방을 꾸미네
Die Liebe soll wohnen da drinnen
사랑이 그곳에서 움트겠지

Sie bringt sich geschäftig von kreuz und von quer
여기저기서 바쁘게 재료를 가져오네
Manch weicheres Stück zu dem Brautbett hieher
신부의 침대를 위해서는 부드러운 것을
Manch wärmendes Stück für die Kleinen
새끼들을 위해서는 포근한 것을

Nun wohnen die Gatten beisammen so treu,
이제 오손도손 함께 살고 있네
Was Winter geschieden, verband nun der Mai
겨울이 갈라놓았지만, 5월이 다시 합쳐놨네
Was liebet, das weiß er zu einen
사랑은 어떻게 하나 되는지 아네

Es kehret der Maien, es blühet die Au
5월이 돌아오면, 목장엔 꽃이 피고
Die Lüfte, sie wehen so milde, so lau
산들바람 그렇게 부드럽고 온화하게 부는구나
Nur ich kann nicht ziehen von hinnen
오로지 나만 여기를 벗어날 수 없구나

Wenn alles, was liebet, der Frühling vereint
모든 것이 사랑할 때, 봄은 하나가 되는데
Nur unserer Liebe kein Frühling erscheint
우리 사랑에게만 어떤 봄도 오지 않고
Und Tränen sind all ihr Gewinnen
눈물만 우리의 유일한 위안이구나

6. Nimm sie hin denn, diese Lieder
  이 노래들을 들어다오, E flat 장조 2/4박자

Nimm sie hin denn, diese Lieder
이 노래들을 들어봐요
Die ich dir, Geliebte, sang
사랑하는 당신에게 내가 노래한 걸
Singe sie dann Abends wieder
그것들을 저녁에 다시 노래해주오
Zu der Laute süssem Klang!
달콤한 류트 반주에 맞춰서!

Wenn das Dämm’rungsrot dann ziehet
황혼의 붉은 빛이 움직일 때
Nach dem stillen blauen See
고요하고 파란 호수를 향해
Und sein letzter Strahl verglühet
마지막 햇살은 죽어간다
Hinter jener Bergeshöh’
산 꼭대기 너머로

Und du singst, was ich gesungen
그대가 노래하네 내가 불렀던 노래를
Was mir aus der vollen Brust
내 마음 깊은 곳에서
Ohne Kunstgepräng’ erklungen
자연스럽게 울려 나온 노래
nur der Sehnsucht sich bewusst
그리움만이 그것을 알고 있으리

Dann vor diesen Liedern weichet
이제 이 노래로 녹여버리리
Was geschieden uns so weit
우리 사이를 그렇게 멀리 갈라놓았던 것들을
Und ein liebend Herz erreichet
그리고 사랑의 마음은 이어질 것이네
Was ein liebend Herz geweiht
사랑의 마음은 거룩해질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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