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Gedichte aus 'Letzte Blätter', Op.10
헤르만 길름(Hermann von Gilm)의 시집 '마지막 장'에 의한 8개의 가곡.
1885년에 작곡된 이 작품을 시작으로 슈트라우스는 평생 가곡을 지속적으로
쓰게 된다. 8곡 모두 피아노 반주를 붙였다.
◈ 슈트라우스와 가곡
슈트라우스는 총 200여곡의 가곡을 작곡하였다. 첫 작품도 가곡이고 마지막
작품도 가곡이다. 첫 작품은 글을 모르던 6살 때 작곡하였는데, 어머니가 악
보 밑에 가사를 써 주었다고 한다. 85세로 일생을 마치기 전 해에도 가곡을 작
곡하였는데, 하이네(Heine)와 아이헨도르프(Eichendorff)의 시에 곡을 붙인 ‘4
개의 마지막 노래(Vier letzte Lieder)’와 마지막 곡으로 여겨지는 크노벨
(Knobel)의 시에 곡을 붙인 ‘마르벤(Malven)’이 있다.
슈트라우스가 가곡을 작곡하게 된 동기로 두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첫째
로 시대적 배경이다. 음악의 낭만주의는 그 어원인 ‘로망(le roman)’에서도 찾
아볼 수 있듯이 문학과의 관련성이 매우 긴밀하며, 특히 낭만주의 미학이 가지
는 이상은 언어를 뛰어 넘어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19세기
의 작곡가와 청중에게 동시에 애호되던 분야였다. 둘째로 개인적인 배경이다.
슈트라우스는 1886년 뮌헨 궁정오페라 극장의 지휘자가 되었고, 1887년 라이
프치히에서 지휘하면서 소프라노 가수 파울리네 데 아나(Pauline de Ahna)를
사랑하게 되었고, 1894년에 결혼하였다. 많은 곡들이 결혼 초기에 아내를 위
해 작곡되었으니, 이 점에서는 슈만과 클라라의 경우처럼 ‘사랑과 창작’에 비
례되는 낭만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많은 곡들이 파울리네에 의해 불
려 졌지만, 엘리자베스 슈만과 파울 크뉘퍼(Paul Knüpfer) 같이 특정한 가수에
게 헌정된 곡도 상당수 있다.
슈트라우스의 가곡을 시기별로 살펴보면, 초기의 습작시대를 거쳐 1885년(21
세)은 가곡 작곡가로서 슈트라우스에게 전환점이 되는 시기이다. 아직은 자신
의 형식과 스타일을 추구하는 시기이지만, 전통적인 간결한 구조 속에서도 잦
은 전조를 통한 화성으로 효과적인 서정성을 뛰어나게 묘사하고 있다.
밤, 꽃, 자연, 사랑 등 낭만적 소재를 담고 있는 헤르만 폰 길름(Herrmann von
Gilm)의 시에 붙여진 '마지막 장'에 의한 8개의 가곡 op.10은 21세에 쓴 초기작
품이고, ‘헌정’, ‘밤’, ‘만령절’ 등 3곡은 오늘날까지도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젊은 청년의 신선하고도 정열적인 낭만이 훌륭하게 작품에 반영되었다. 이때
부터 1891년까지 슈트라우스는 해마다 가곡을 작곡했였다. 이 시기의 곡들은
앞선 시기와 마찬가지로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는 시인들의 작품을 텍스트로
삼았는데, 아마도 파울리네 만으로도 슈트라우스의 음악적 영감을 끌어내는
데 충분했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4개의 노래’ op.27은 그들이 결혼하던 1894
년에 작곡되었는데, 여기에는 ‘잠들어라 나의 영혼이여’, ‘체칠리에’, ‘은근한
유혹’, ‘내일’ 등 오늘날에도 애창되는 곡들이 들어있으니 다시금 슈만과 클라
라의 러브 스토리를 따라가는 셈이다.
1891년(27세) 이후 슈트라우스는 비에르바움드(Otto Julius Bierbaumd)나 데멜
(Richard Dehmel) 같은 동시대 시인들의 작품을 택하게 되며, 1890년대의 사랑
을 주제로 한 가곡 ‘황혼의 꿈(Traum durch die Dämmerung)’ op.29, 1, ‘사랑
을 안고서(Ich trage meine Minne)’ op.32, 1, ‘너를 사랑해(Ich liebe dich)’
op.37, 2 외에 사회비판에 관한 가곡도 작곡한다. ‘노동자(Der Arbeitsmann)’
op.39, 3(1897)과 ‘스타인클뤼페의 노래(Das Lied des Steinklöfers)’ op.49, 4
(1901)를 예로 들 수 있다. 세기를 넘으면서 슈트라우스의 문학적 관심은 뤼케
르트(Rückert), 하이네(Heine), 괴테(Goethe)등 대가의 작품으로 옮겨가기 시작
한다. 또한 이 시기에 처음으로 관현악 반주에 의한 가곡을 작곡하는데, ‘4개
의 노래(Vier Gesänge)’ op.33(1896-97)와 ‘2개의 중요한 노래(Zwei
grössere Gesänge)’ op.44(1899)가 바로 그 작품들이다. 초기의 작품들을 관
현악으로 편곡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인데, ‘체칠리에(Cäcilie)’ op.27, 2,
‘내일9Morgen)’ op.27, 4, ‘사랑의 찬가(Liebeshymnus) op.32, 3 등이 같은
해인 1897년에 관현악으로 편곡되었다. 관현악으로 관심을 돌린 탓일까, 파울
리네의 은퇴는 1906년까지 아직 몇 년이 남았건만, 슈트라우스는 잠시 가곡
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는 것 같다.
실제로 1903년부터 1918년엔 전혀 가곡을 작곡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시기동
안 ‘살로메(Salome)’, ‘엘렉트라(Elektra)’, ‘장미의 기사(Der Rosenkavalier)’,
낙소스의 아리아드네(Ariadne auf Naxos) 등과 같이 우리에게 잘 알려진 걸작
오페라들이 작곡되었다. 1918년에 가곡으로 회귀한 후에 슈트라우스는 30년
간 꾸준히 가곡을 써 나가는데, 오페라의 성악적 영향과 함께 초기의 바그너적
인 낭만성과는 다르게 오히려 더욱 보수적인 화성 경향을 보였다.
후기 가곡에 나타나는 또 다른 특징으로는 그의 음악어법이 소박해졌다는 것
이다. 리듬, 선율, 화성에서 바그너적인 영향에서 벗어나 ‘시대착오적’이라는
비난을 들을 정도로 단순해졌는데, 이는 모든 기교와 명성을 경험한 거장의 깊
은 내면에서 나오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것으로 이해되어야 하며, 음악사적인
맥락에서는 전통으로의 복귀를 주장하는 신고전주의의 한 경향으로 해석되어
야 할 것이다. 실제로 신고전주의 경향을 띠는 작품들은 슈트라우스 말기의 작
품들과 비슷한 시대를 공유한다. 후기낭만의 완성자로 꼽히는 슈트라우스의
말기 작품에서 새로운 사조를 예시하고 있다면 베토벤이 고전과 낭만의 경계
선에 섰던 것 처럼 그 역시 후기낭만과 신고전주의의 경계에서 두 경향을 모
두 섭렵한 대가로서의 위치를 확고부동하게 만든 자로 재평가 받아야할 것이
다.
No.1 Zueignung 헌정
◈ 유투브 감상
Fritz Wunderlich, Symphony Orchestra of the Bavarian Radio
Jan Koetsier, conductor
http://youtu.be/ijjc7hJMSok
제1곡 ‘헌정’만 1940년에 반주를 오케스트라 용으로 편곡했다. 소프라노 비오
리카 우르술레아크(Viorica Ursuleac)의 독창회를 위해서였다. 불과 30마디밖
에 안 되는 짤막한 곡이지만 매우 세련되고 아름다운 노래여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시나요, 소중한 님이시여!
그대 멀어진 나의 이 괴로움을,
사랑으로 병이 든 것을,
고맙소!
예전에 자유의 술꾼.
나는 연수정의 술잔을 높이 들었고,
그대는 축배를 들었소,
고맙소!
그대는 그 속에서 악령을 몰아내고
난생 처음으로 나는
성스럽고, 성스럽게
그대 가슴에 파묻혔소,
고맙소!
No.3 Die Nacht 밤
◈ 유투브 감상
Jessye Norman, soprano, Geoffrey Parsons, piano
http://youtu.be/8zvmHKAFzlQ
andantino의 속도인데, 딸림음이 여섯 번 울리면, 밤이 소리 없이 다가온다. 매
우 서정적인 가곡이다.
밤은 숲을 빠지고
나무 사이를 스며 나와서
주위를 지켜보고 있다.
이 세상의 빛
모든 꽃
모든 빛을 지우고
빼앗아 가버린다
베어서 가둔 밭의 다발을
사랑하는 것을
흐르는 운율
가람 지붕의 황금을 보아라
수풀도 모든 것을 빼앗기고 서있다.
가까이 오라 영혼과 영혼이여
아, 나의 손에서도
밤은 너를 빼앗아 가려는 것인가
No.7 Die Zeitlose 샤프란 꽃
◈ 유투브 감상
Dietrich Fischer-Dieskau, Gerald Moore, piano
http://youtu.be/qoo0Yvoi_KU
세계에서 가장 비싼 향신료가 샤프란이다. 최근까지도 샤프란의 무게는 금의
무게와 대등한 값으로 매겨졌다 하는데 그것은 한 개의 구근에서 2~3송이의
꽃이 피고, 그 한 송이 꽃에 3갈래로 갈라진 1개의 빨간 암술이 있어 이것을 따
서 말려 사용한다. 샤프란은 마르면 실같이 가늘어지는데 1g의 샤프란을 얻으
려면 500개의 암술을 말려야 하며 대개 160개의 구근에서 꽃이 핀 것을 따서
말린 무게라는 것이다. 더욱이 일일이 하나씩 손으로 따야 하므로 수고비가 가
중되어서 금값처럼 비쌌던 것이다.
예부터 귀중한 약초이기도 했는데 이란에서 인도로 건너간 값비싼 교역품의
하나로 카레의 착색제였으며, 인도나 그리스에서는 최음제로 썼으며, 우울증
의 치료제였다. 천연두의 약이었다고도 하며, 빈사상태의 환자라도 사프란차
를 먹으면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했을 정도로 약효를 높이 평가했다. 꽃
말은 ‘후회 없는 청춘’.
갓 정돈된 초원에
외톨이 샤프란이 서있다
나리처럼 생긴 줄기에
장미 빛의 꽃
잔같이 보이는 꽃
독을 담았다
순전한 붉은색
그 마지막 꽃-마지막 사랑
아름답지만 둘 다 치명적이다
No.8 Allerseelen 위령의 날(만령절)
◈ 유투브 감상
KIRI TE KANAWA & Georg Solti
http://youtu.be/pr5aDN5ll4Y
이 가곡에 담겨져 있는 아름다움과 청순함은 그의 모든 교향시곡들이 모두 사
라져버린다해도 아깝지 않을 만큼 고귀핟. 시가 지니고 있는 콘트라스트 때문
에 심한 조바꿈이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곡의 흐름을 방해하는 일은 없고 후
반의 정점을 향해서 에스컬레이트 된다. “나의 가슴으로 오라 내가 너를 다시
안을 수 있도록”의 대목에서는 정열이 연소하고, 그 다음의 “마치 예전의 오월
처럼”이라는 조용한 추억과 좋은 대비가 된다.
탁자위에 향긋한 레세다를 갖다놓고,
최근에 핀 붉은 과꽃을 여기에 갖다놓고,
그리고 우리 다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자,
마치 예전의 오월처럼.
내게 손을 달라, 내가 그것을 은밀히 잡을 수 있도록,
그리고 사람들이 보아도 나는 개의치 않는다:
나에게 단지 너의 달콤한 눈길을 달라,
마치 예전의 오월처럼.
모든 무덤에 오늘은 꽃이 피고 향기롭다,
일년 중 하루는 죽은 사람도 자유롭다;
나의 가슴으로 오라 내가 너를 다시 안을 수 있도록,
마치 예전의 오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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