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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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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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벨리우스(Sibelius), 교향곡 제5번 내림 마장조


Symphony No.5 in E flat major, Op.82

◈ 유투브
Leonard Bernstein, Wiener Philharmoniker
http://youtu.be/dACRUFfmMeo

1915년은 시벨리우스가 50번째 생일을 맞는 해였다. 핀란드 국민들은 이 세계적이고 민족적
인 대음악가를 위한 기념행사를 거국적인 규모로 거행하는 준비를 했다. 콘서트가 축하행사의
중심이었던 것은 당연했고 시벨리우스는 프로그램에 신작 교향곡을 넣었다. 새 교향곡에 대한
구상은 1914년 가을에 이미 하고 있었지만 1차 세계대전 발발 등의 이유로 미루다가 이듬해
봄 산책길에서 새 교향곡의 영감을 얻게 되고 드디어 교향곡 5번을 완성하게 된다.

1915년 4월 18일 그의 일기의 내용이다. “나는 새로운 교향곡에 대한 강렬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비전. (중략) 나는 16마리의 백조를 보았다. 세상에, 얼마나 아름다운지!
백조들은 내 주위를 선회하다가 이윽고 햇살 어렴풋한 아지랑이 속으로 은색 리본처럼 사라져
갔다. 내 생애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으로 남을 것 같다.”

교향곡 5번은 그의 생일인 12월 8일 헬싱키에서 작곡가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국경일이
나 다름없는 분위기 속에서 연주된 이 초연은 핀란드 국민들의 기대와 열광에 보답하듯 크게
성공해서 세 번의 추가 콘서트가 열렸다. 그런데 이런 압도적인 호응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불
만을 느낀 시벨리우스는 1916년 가을에 교정판을 내놓았다. 그러나 1차 개정에도 만족하지
못한 시벨리우스는 다시 개정에 매달려서 1919년 가을에 2차 교정판을 완성했다. 원래 4악장
이었던 구성이 1차 교정판에서는 1악장과 2악장을 휴지 없이 연주하게 했다가 2차 교정판(출
판사 이름을 따서 Hansen판이라 한다)에서는 1악장과 2악장을 합쳐서 3악장 구성으로 만들
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음반은 한센 판으로 연주되지만, 초판과 최종판 연주를 함께 수록한
음반(오스모 벤스케 지휘/라티 교향악단/BIS)도 있다.

음악적 에너지와 아이디어가 충만한 제1악장과 제3악장의 사이에 아름다운 왈츠 풍의 제2악
장이 삽입되어 있는 구조로 긴장과 완급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다. 조그마한 음악적 모티프가
곡이 진행되면서 가지를 치고 뻗어나가 대단원에 이르러 듣는 이로 하여금 거대한 음악적 조
형물을 보게 하는 경이로움과 통쾌함을 선사한다. 짙은 구름에 뒤덮힌 북유럽의 자연 분위기
의 제1악장, 비올라, 첼로의 피치카토로 시작되어 관으로 넘겨져 변형되는 제2악장의 잔잔하
고 소박한 주제, 제2번 교향곡의 피날레를 연상시킬 만큼 관이 장대한 고조를 들려주는 제3악
장, 모두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감독적인 음악이다.

제1악장 : Tempo molto moderato- allegro moderato
초판의 1, 2악장을 합친 까닭에 최종판 제1악장의 구성은 복잡하다. 이 악장은 크게 두 개의
음악적 아이디어에 의해 주도되고 한 개의 아이디어는 각각 두 개의 테마를 가지게 된다. 따
라서 4개의 테마가 등장한다. 호른과 목관악기가 연주하는 서주가 주제를 제시하고 토카타 풍
의 섹션을 거쳐 장엄하게 마무리된다. 이 악장을 교향곡 사상 가장 위대한 도입부라고 말하는
평자도 있다.

제2악장: andante mosso quasi allegretto
관악기에 이끌려 비올라와 첼로의 피치카토로 제시되는 짧은 도입부 후에 간결한 목가적 주제
가 느리게 진행되며 자유롭게 변형되어 가는 변주곡 형식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베토벤의 교
향곡 제7번 제2악장과 유사하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는다. 깔끔하고 정감 있는 악장이다.

3악장: allegro molto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악장 가운데 가장 극적인 음악으로 꼽히는 곡이다. 팀파니로 시작해서
격렬한 바이올린의 트레몰로가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대면 여기에 순차적으로 첼로 등 다른 현
악기들이 가세하고 이어서 플루트, 오보에, 바순 등 목관이 합류하면서 정점에 오른다. 이윽고
호른이 3박자의 새로운 주제를 연주한다. 시벨리우스는 이 대목에서 16마리 백조의 모습에서
받은 강렬한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 영국의 음악학자 도널드 토비(Donald Tovey)는 호른이
연주하는 이 주제를 토르(Thor,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천둥의 신)가 망치를 휘두르는 소리
에 비유했다. 이 주제가 한동안 발전되다가 플루트가 새로운 선율을 내는데 이 아름다운 멜로
디는 시벨리우스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다. 마지막 종지에서 들려주는 코다도 다
른 작곡가의 작품에서 듣기 어려운 꽤나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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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벨리우스(Sibelius) - 교향곡 제6번 D단조 op.10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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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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