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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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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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Beethoven) 피아노 소나타 제29번 B플랫장조 ‘함머클라비어(Hammer-Klavier)’


◈ 유투브 감상
Beethoven Sonata No. 29 'Hammerklavier' Daniel Barenboim
http://youtu.be/FwZsDzGY1XA

베토벤이 피아노 소나타 제29번을 쓰기 시작한 것은 1817년이고, 이듬해 가을
에 완성해서 1819년에 출판하면서 자신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였던 루돌프 대
공(Archduke Rudolf)에게 헌정했다. 베토벤 후기(제3기)의 작품이다. 이 무렵
의 베토벤은 완전히 귀가 들리지 않았고 타인과의 대화는 필담으로만 가능했
다. 이때부터 세상을 떠나기 한 해 전인 1826년까지, 베토벤의 창작 편수는 눈
에 띄게 줄었지만 서양음악사의 가장 높은 봉우리라고 할 만한 곡들이 태어난
다. ‘함머클라비어’를 포함한 말년의 피아노 소나타 4곡, ‘장엄 미사’, 교향곡
제9번 ‘합창’, 5곡의 현악4중주 등이다.

베토벤은 이 작품 악보 머리에 ‘함머-클라비어를 위한 대 소나타(Große
Sonate für das Hammerklavier)’라고 썼다. 이 곡을 ‘함머클라비어’라는 이름
으로 부르게 된 단서다. 베토벤은 피아노 소나타 제28번에도 같은 표기를 했지
만 이 작품만 이런 별명으로 부르고 있다. 베토벤은 4개의 악장에 장대한 스케
일과 난해한 테크닉, 심오한 정신세계를 아로새겼다. 이 작품은 대중적으로 인
기 있는 곡이 아닐 뿐 아니라 피아니스트들에게도 난곡(難曲)으로 손꼽히는 곡
이다. 물론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중에서도 난곡이지만, 현존하는 모든 피아
노 소나타 작품들 가운데서도 가장 연주하기가 녹녹치 않은 작품이기도 하다.
연주시간이 45분이 넘을 정도로 규모가 큰 데다 기술적으로도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베토벤의 교향곡이나 협주곡에서도 연주시간 45분을 넘는 작품이
흔하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피아노 독주곡의 연주시간이 이토록 길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에 속한다. 그만큼 이 작품에 쏟은 베토벤의 음악
적 열정이 각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1악장은 이 소나타의 교향악적 규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강력한 4마디의 화
음으로 시작된다. 여기에 이어지는 4마디는 아주 여리고 선율적이다. 이러한
강약의 대비는 악장이 끝날 때까지 여러 차례 반복된다. 반복을 거듭하면서 음
악이 확장되는 장면들이 광대무변하게 펼쳐지는 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제2악장은 간주곡 성격의 스케르초다. 아주 짤막한 악장인데 전체 4악장 중에
서 가장 리드미컬한 진행을 보여준다. 반복적인 리듬으로 주제를 제시하는 장
면, 빠르고 매끄럽게 펼쳐지는 음표의 상승과 하강을 통해서 냉소적인 유머가
자유로운 기풍으로 펼쳐지고 있는 악장이다.

제3악장은 이 곡 가운데서 가장 길고 심원하다. 아다지오 소스테누토(Adagio
Sostenuto), ‘느리게, 한 음 한 음을 깊이 눌러서’라는 지시어가 붙어 있다. 아
주 느릿한 걸음의 명상적 선율이 끝없이 이어진다. 애수와 비탄을 머금은 제1
주제가 연주되고 제2 주제는 그보다 좀더 환한 느낌으로 연주된다. 이전의 작
품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약간의 몽환, 그러면서도 청명한 슬픔의 기색이 완연
하다. 그러나 음악적 긴장의 끈은 지속된다. 코다로 들어서기 직전, 음악이 거
의 꺼질 듯이 잦아들었다가 다시 상승한다. 그리고 마침내 코다에 도달하고,
먼저 제2주제 주제를, 이어서 제1 주제를 여리게 연주하면서 마치 일종의 체념
처럼 음악은 끝난다.

제4악장은 라르고(Largo)의 느릿한 서주로 시작한다. 역시 몽환적이고 환상적
인 분위기를 담고 있다. 이어서 알레그로 템포로 전환되면서 활달한 연주가 펼
쳐진다. 그러다 다시 라르고로 침잠했다가 음량이 차츰 고조되면서 템포가 다
시 빨라진다. 매우 테크니컬한 악상들이 빠른 손놀림으로 연주되고. 이어서 푸
가(fugue)가 종횡무진으로 펼쳐진다. 베토벤은 후기로 올수록 푸가적 기법을
많이 사용했고, 특히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에 작곡했던 현악4중주 ‘대푸가’에
서 그 정점을 이룬다. 마치 쫓고 쫓기는 듯한 악상들이 긴박감 있게 펼쳐지다
가 포르테시모의 강렬한 연타로 대곡의 마지막 방점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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