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해설

0
 506   26   5
  View Articles

Name  
   곽근수 
File #1  
   daniel_barenboim_07.jpg (45.4 KB)   Download : 45
Subject  
   베토벤(Beethoven)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C sharp단조, op.27-2 "월광"


◈ 유투브 감상
Daniel Barenboim(사진)
http://youtu.be/q5OaSju0qNc

너무나도 유명한 곡이다. '월광(달빛)'이라는 제목은 베토벤이 죽고 난 뒤인 1832
년, 시인이었던 렐스타브(H.F.L.Rellstab)가 이 곡의 제1악장을 두고 '달빛에 물든
루체른 호반 위를 지나는 조각배를 떠오르게 한다'는 발언을 한 데에서 연유된 것
이므로 굳이 제목이 주는 이미지와 곡의 이미지를 연관시킬 필요는 없다. 그러나
월광이라는 시적 이미지를 구태여 외면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제1악장의 음악적
이미지를 시인이 이야기한 회화적 이미지와 연관시키는 것은 분명 이 곡의 감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좀 더 상상의 나래를 펴서 제2악장과 제3악장까지 연관시켜
보아도 재미있다.

이 곡 역시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제1악장과 제3악장이 소나타형식이며 2
악장이 짧은 미뉴엣이라는 의미에서는 그다지 특이할 것이 없지만, 제1악장의 템포
가 'Adagio sostenuto'라는 사실, 보통 활기찬 느낌의 제1악장과는 달리 꿈꾸는 듯
이 느껴지는 나른한 선율이 지속된다는 점이 대단히 특이한 첫 악장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모차르트는 첫 악장을 주제와 변주로 구성한 전례도 있었다).

악장전체가 숨막힐 것 같은 고요로 가득 차 있으며 선율은 마음이 아플 정도로 감
상적이고 아름답다. 악장 전체를 통해 한 번도 감정의 기복이 고개를 들지 않는다.
제2악장은 활기찬 미뉴엣이다. 제1악장과 제3악장이 너무 대규모여서 고요한 첫 악
장과 격렬하기 이를 데 없는 종악장 사이를 이어주는 간주곡같은 인상이다. 멜로디
는 우아하고 리듬은 재미있다.

두 가지의 미뉴엣, 그리고 첫 번째 미뉴엣의 반복이라는 매우 고전적인 형식이고
미뉴엣의 반복이 끝나는 순간 단절 없이 3악장으로 돌입한다. 제3악장은 'Presto
agitato(매우 빠르고 격하게)'라는 당시로서는 이례적인 속도기호가 붙어있다. 대규
모의 소나타형식이며, 기존에 존재했던 어떤 음악보다도 격렬하고 열정적인 음악이
다. 서두의 격한 16분음표들의 돌진은 1악장의 서두주제와 분명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 분위기는 완전히 반대이다. 숨막힐 듯 긴박한 1주제에 이어 선율선이
제법 살아있는 제 2주제가 등장하는데 관계장조를 취한다는 원칙은 여기서도 완전
히 무시되고 있다. 1주제의 급박한 분위기는 2주제에 와서 더욱 고조되고 비극적인
느낌까지 준다. 1악장이 가지고 있던 팽팽한 긴장을 3악장에서 분노의 표출에 가까
운 형태로 무너트리고 있는 것 같다. 발전부 역시 긴박한 선율의 연속이며 이 급속
한 진행은 단 한번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다가 곡이 가장 크게 요동치며 현란 오른
손의 아르페지오, 트릴이 나타나는 순간에 갑작스레 adagio로 돌변하면서 한 숨을
돌리게 된다.

이어 다시 presto의 템포가 돌아오고, 2주제를 소재로 한 짤막한 코다로 들어간다.
코다는 두 개의 동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2주제를 소재로 전반부를, 제1주제를 소
재로 후반부의 종결을 짓고 있다. 역시 두 주제 사이의 타협은 조성적인 공통점을
제외하고는 나타나지 않는다.

2016년 10월 23일 서울 풍월당에서 인터뷰를 가진 피아니스트 머레이 페라이어는
월광 소나타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다음과 같이 소개해서 눈길을 끌었다.  

많은 학자들이 “월광 소나타는 달빛과는 상관이 없다, 만들어진 이야기다”라고 생각
했습니다. 최근에, 10년도 채 안된 일일텐데요, 한 경매에서 밝혀진 사실이 있습니
다. 월광 소나타가 작곡되기 직전에 베토벤이 쓴 메모인데요. 독일의 한 음악 잡지
에 흥미로운 기사 뒷면에 “또 하나의 에올리언 하프를 사야겠다”고 쓴 메모입니다.
에올리언 하프가 뭐냐 하면, 바람이 하프의 현에 닿아 소리를 만들면, 신이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겁니다.(에올리언 하프는 아이올로스(바람의 신)의 이름
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바람은 자연이니까요. 모두가 매료됐죠. 그 기사는 로미오
와 줄리엣처럼 젊은 연인이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면 달빛만 있는 행성에
간다는 내용이죠. 그들의 슬픔과 고통이 에올리언 하프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된다
고 생각했습니다. 그 부분을 베토벤이 월광 소나타에 표현한 겁니다. 정말 아름답다
고 생각했습니다. 최근에 발견된 것입니다.


Name
Memo
Password
 
     
Prev
   베토벤(Beethoven) 피아노 소나타 제17번 OP.31-2 템페스트(Temoest)

곽근수
Next
   베토벤(Beethoven) 피아노 소나타 제8번, C단조, op.13 "비창"

곽근수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Zety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