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음악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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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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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품의 세계 / 자유 혼이 한아름


** 사진 : 윌리엄 버드의 "나의 귀부인 네벨스 곡집(My lady Nevells book)" 의 표지  

**  유투브 감상
William Byrd "the Battell" (excerpt) My Lady Nevell's Book
http://www.youtube.com/watch?v=kUIkc52LMW4&feature=player_detailpage


***  들어가는 말

아주 우연히, 미스 코리아에 뽑힌 미녀들과 공교롭게 한 엘리베이터를 타게 됐
다. 웬 키들이 그렇게 큰지! 한참을 올려다보아야 얼굴을 볼 수 있을 만큼 한결
같이 장신이다. 10층까지 올라가는 승강기가 그날 따라 왜 그렇게 느린지!
170Cm의 단신(短身)이 그렇게 왜소하게 느껴지기는 처음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 젊은이들은 한결같이 크고 잘생겨 보인다. 모르긴 해도 신세대의 눈에 보
이는 필자의 신장(身長) 정도는 난쟁이 겨우 면할 정도일 게다. 가히 "큰 것이
좋은 세상"이다.

그러나, 우리들 주변에 아직도 "작은 것이 좋다"고 고집 부려도 좋을만한 것들
이 있으니 참으로 다행스럽다. 그 중에 하나가 이제부터 풀어 갈 작고 아담한,
그러나 때로는 커다란 감동으로 성큼 다가서는 음악, [소품(小品)]이다. 비록
작은 음악이지만 그 속에 옹골찬 시상(詩想), 가슴 두근거리는 환상(幻想), 다
양한 변화가 들어 있으니 "작지만, 그러나 큰 음악"이 소품인 것이다.

교향곡이나 협주곡 같은 다악장(多樂章) 형식의 음악을 수용하려면 적어도 20
분 이상은 마음 단단히 무장하고 버틸 수 있어야 한다. 인내심이 요구되는 것
이다. 게다가 말러(Mahler)나 브루크너(Bruckner)의 교향곡 같은 대작(大作)
에 걸려들면 1시간 이상은 요지부동이다. 그래서 음악감상 입문서(入門書)의
저자들이 누누이 강조하는 당부가 "인내심을 기르라!"는 것이다. 인내심이 없
으면 음악감상은 공염불이 되기 십상이라는 것인데, 지당한 당부라고 여겨진
다.

그런데, 음악 중에는 인내심 같은 거추장스러운 무장이 전혀 필요 없는 작품들
이 의외로 많다. 연주 시간도 길어봤자 10분 안팎이다. 아무래도 사람들의 마
음은 이런 음악에 쏠리기 마련이다. 이런 음악을 일러서 '소품', 또는 '소곡'이
라고 부른다. 특별히 음악에 관한 전문적 준비가 없어도, 필요 이상의 긴장이
없어도, 장소가 다소 어수선해도 소품은 신통하게도 사람들의 가슴을 비집고
스며드는 마력을 발휘한다. 그게 소품의 매력이자 소품의 생명력이다.

우선, 소품이란 어떤 음악인가를 정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넓은 의미의 정
의로는 악곡의 규모가 작고 양식적으로 단순하며 연주시간도 상대적으로 짧
은 악곡을 이르는 것이겠으나, 이러한 정의는 소품의 범주를  너무 방대하게
확대시키는 모순에 빠지기 십상이다. [음악 입문(Introduction to Music)]의
저자(著者) 밀러(H. M. Miller)는 "악곡 형식에서 자유로운 작품", 즉 푸가나 카
논, 모테트, 소나타 등 어느 형식의 범주에도 속하지 않는 자유형식의 작품에
소품을 포함시키고 있다. 물론 소품의 범주에서 성악곡은 제외된다. 기악을 위
한 자유형식의 작품이 소품인 것이다. 밀러는 자유형식 작품의 범주에 드는 것
으로 '토카타(toccata)' '환상곡(fantasy)' '기상곡(capriccio)' '성격적 소품
(Character piece)' '탄식곡(lament)' '연습곡(etude)' '표제음악(programm
music)' '교향시(symphonic poem)'등을 열거하고 있다.

한편, 양식적(樣式的)인 기준에 의하면 주로 로맨티시즘에 속하는 작곡가들이
발표한 다악장(多樂章) 형식이 아닌 기악 작품을 소품(小品, piece)이라고 부
른다.

또한, 소품의 범주에 속하는 작품들을 살펴보면, 한 곡 한 곡 독립된 형태로 악
곡의 내용을 암시하는 표제(標題)가 붙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다악곡(多
樂曲)형식(다악곡 형식의 경우는 대체로 曲集의 형태를 취한다)을 취하고 있
다. 악곡의 내용으로 소품을 규정하는 학자들도 많다. 독일 칼수루에 음악대
학 교수 미헬스(Ulrich Michels)의 저서 [dtv-Atlas zur Musik(한국어 번역판
의 제목은 [음악은이]이며 홍정수·조선우 편저이다)]는 넓은 의미의 성격소품
(性格小品)을 "통일적이고 강하게 두드러지는 성격을 보이지만 아무런 음악외
적(音樂外的) 제목을 갖지 않고 장르 명칭만 가진 것까지도 포함됨"이라고 설
명하면서 "작곡을 주도하는 음악외적 요소가 증가하면 하는 만큼 성격소곡은
그 만큼 더 표제음악에 가까워진다"고 부연하고 있다. 물론 많은 예외도 있지
만 대체로 소품은 표제악적 경향이 강하다는 것도 또 하나의 특성으로 추가되
는 것이다.

***  소품의 역사

엘리자베스 1세와 제임스 1세가 재위(在位)에 있었던 16세기 후반에서 17세기
전반, 영국의 건반음악을 주도하였던 버지널 음악에서 소품의 생성에 대한 중
요한 단서들이 발견된다. 이 시기에 발간된 주요한 문헌으로 소품에 관한 최초
의 컬렉션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 핏츠윌리엄 버지널 곡집(Fitzwilliam virginal book,대부분의 버지널리스트
의 작품이 망라된  대규모의 수집곡집으로 여기엔 297곡의 버지널 음악이 수록
되어 있다)

** 나의 귀부인 네벨스 곡집(My lady Nevells book,윌리엄 버드의 버지널곡
42곡이 포함된 곡집)

** 벤자민 코지의 버지널 곡집(Bemjamin Cosy's virginal book,불·기번즈·커
즌 등의 98곡에 달하는 버지널곡 컬렉션)

** 윌 포스터의 버지널 곡집(Will Forster's virginal book,주로 윌리엄 버드의
버지널곡 수록)

이러한 문헌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버지널에 관한 정보를 오늘에 전하는 곡집
은 '핏츠윌리엄 버지널 곡집'이다. 여기엔 130곡의 무곡, 수다한 가곡의 편곡,
마드리갈, 환상곡, 전주곡, 변주곡 등 매우 다양한 버지널 소품들이 원곡(原
曲) 또는 편곡의 형태로 수록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작품들은 엘리자베스 1
세와 제임스 1세 시대에 활동한 윌리엄 버드(William Byrd,1542/3∼1623), 존
불(John Bull,1562/3∼1628), 올란도 기번즈(Orlando Gibbons,1583∼1625)
등에 의해서 쓰여진 작품들인데, 이들이 쓴 버지널 음악에 의해서 당시의 영국
음악은 대단히 높은 수준에 올라 있었다.

쳄발로가 등장하면서 버지널의 입지가 축소되자 이번엔 다수의 작곡가들이 쳄
발로를 위한 소품들을 쓰게 된다. 시대는 바로크(baroque)로 옮겨지고, 프랑
스의 쿠프랭(Couprin,1668∼1733), 라모(Rameau,1683∼1764), 다캥
(L.C.Daquin,1694∼1772), 이탈리아의 스카를랏티(D.Scarlatti,1685∼1757),
독일의 바하(J. S. Bach,1685∼1750), 헨델(G. F. H ndel,1685∼1759), 에마뉴
엘 바하(C. P. E. Bach,1714∼1788,大바하의 둘째 아들) 등이 쳄발로를 위한
뛰어난 소품들을 썼다. 16세기에 이어서 18세기에 와서도 소품은 주로 건반악
기를 위해 쓰는 것이 일종의 전통으로 자리를 잡았고, 이러한 전통은 고전기
(古典期)와 로맨틱 시대까지 계승되기에 이른다.

고전파의 모차르트(W. A. Mozart,1756∼1791)는 수편의 환상곡과 몇 곡의 춤
곡을 남겼고, 거장(巨匠) 베토벤(Beethoven,1770∼1827)은 피아노를 위한 소
품으로 [바가텔(Bagatelle)]을, 바이얼린을 위한 [로맨스]를  발표했으며, 기
타 음악의 거장 소르(F.Sor,1778∼1839)는 예술성 짙은 [기타를 위한 20개의
연습곡]을, 영국의 피아노 음악 작곡가 필드(J. Field,1782∼1837)는 녹턴
(nocturn)을 창시하고 30곡의 녹턴을 써서 피아노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한편 쇼팽에게 큰 영향을 주게된다. 슈베르트(Schubert,1797∼1828)는 [즉흥
곡(impromptu)] [악흥의 순간(Moment Musicaux)] [독일무곡]을 써서 이
시대 소품의 선구적(先驅的) 작품을 예시하였다. 그 뒤를 잇는 많은 로맨티스
트들도 대단한 개성을 지니는 소품, 이른바 '개성적 소품(Character
piece)'를 발표한다.

바이얼린의 귀재 파가니니(N. Paganini,1782∼1840)는 24곡으로 구성된 [카프
리치오]를 써서 세상을 놀라게 했으며, 베버(C. M. v. Weber,1786∼1826)는
표제악적 소품으로 유명한 피아노를 위한 [무도회의 권유]를 썼다. 오페라의
천재 롯시니(G. A. Rossini,1792∼1868)는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환상
곡]등 무려 180여곡에 달하는 소품을 쓰는 기염을 토했다. 멘델스존
(Mendelssohn,1809∼1856)은 [무언가(Song without words)]를 썼고, 슈만
(Schumann,1810∼1856)은 [토카타] [녹턴] [음악수첩] [환상 소곡집
(Fantasiest ck)]과 [노벨레테(Novelette)] 등을 썼다.

넘치는 시적 감성으로 독특한 피아니즘의 지평을 연 쇼팽(Chopin,1810∼1849)
은 개성적 소품 세계에서는 대가라할만 하다. [녹턴(Nocturn)] [전주곡
(Prelude)] [발라드(Ballad)] [연습곡] [마주르카] [왈츠] [폴로네이즈]가 이
를 증거 한다.

바찌니(A.Bazzini,1818∼1897)는 바이얼린을 위한 소품 [요정의 춤]을, 비외
땅(H.Vieuxtemps,1820∼1881)은 [발라드와 폴로네이즈], 도플러(A.
Doppler,1821∼1883)는 플루트를 위한 [헝가리 전원 환상곡], 독일의 로맨티
스트 라프(J. Raff,1822∼1882)는 정감 어린 바이얼린 소품 [카바티나
(Cavatina)]를 썼다.

프랑스의 경건한 작곡가 프랑크(C. Franck,1822∼1900)는 오르간을 위한 전주
곡과 환상곡을 썼고, 19세기 유럽 피아노 음악계의 황제였던 리스트
(F.Liszt,1811∼1886)는 [초절기교 연습곡] [연주회용 연습곡], 다수의 헝가
리 라프소디, 수많은 가곡과 오페라의 편곡, 음악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의 하
나로 평가되는 일련의 교향시곡들을 써서 음악계에 신선한 새바람을 일으켰
다. 소품의 세계에서 리스트는 단연 으뜸가는 예인(藝人)인 것이다.

보헤미아의 작곡가 스메타나는 [체코 무곡집]과 연작(連作) 교향시곡집 [나
의 조국]을 썼고, 브루크너(A.Bruckner,1824∼1896)는 다수의 전주곡을 발표
하였다. 브람스(Brahms,1833∼1897)는 [헝가리 무곡] [환상곡] [전주곡] [간
주곡] [카프리치오] [라프소디] 같은 두터운 서정을 담고있는 소품을 써서 이
분야에서도 커다란 족적(足跡)을 남겼다.

생상스(C. Saint-Saens,1835∼1921)는 [왈츠 형식의 연습곡]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하바네라] 등의 매력적인 소품을 썼고, 발라키레프
(M.Balakirev,1837∼1910)는 동양적 환상곡 [이스라메이], 바다르체프스카
(T.Badarczwska,1838∼1861)는 [소녀의 기도]를 발표했다. 무소르그스키
(M. Mussorgsky,1839∼1881)는 표제적 성격이 강한 피아노 소품 [크리미아
의 남쪽 기슭에서]를 통해 러시아의 서정을 그렸고, 차이코프스키는 다수의 피
아노 소품집과 [로맨스] [우울한 세레나데]를 써서 듣는 이의 심금을 울렸다.

스페인의 샤브리에(A. Chabrier,1841∼1894)는 [회화적 소품]과 [하바네라],
드보르작(A. Dvorak,1841∼1904)은 [슬라브 무곡집]과 [유머레스크] [4개의
로맨틱한 소품], 그리이그(E.H.Grieg,1843∼1907)는 [서정 소곡집]에서 노르
웨이의 시정(詩情)을 농도 짙게 그렸다. 스페인 바이얼린의 거장 사라사테(P.
Sarasate,1844∼1908)는 [찌고이네르바이젠] [하바네라] [칼맨 환상곡]등 주
옥같은 소품을 썼고, 근대 프랑스 가곡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포레(G.
Faur ,1845∼1924)는 13곡의 [녹턴]과 13곡의 [뱃노래], [즉흥곡] [비가(悲
歌)]를 써서 소품에서도 발군의 솜씨를 빛냈다.

20세기 전반기에 활약한 타레가(F.Tarrega,1854∼1909), 모시코프스키
(M.Moszkowski,1854∼1925), 야나첵(L.Janacek,1854∼1928), 쇼송
(E.Chausson,1855∼1899), 리아도프(A.K.Liadov,1855∼1914), 알베니즈(I.
M. Albeniz,1860∼1909)등은 표제악적 경향이 짙은 작품을 남겼다.

드뷔시(C. Debussy,1862∼1918)는 인상주의라는 새로운 미학(美學)을 들고
나와서 [아라베스크] [기쁨의 섬] [전주곡집] [작은 모음곡] 등 신선한 매력
을 발산하는 소품을 발표했다.  그런가하면, 20세기의 기인(奇人)으로 오로지
자신의 음악어법에만 정진했던 사티(E.Satie,1866∼1925)는 [짐노페디] [5개
의 녹턴] [배(梨) 모양의 3개의 곡] 등 뛰어난 개성을 지니고 있는 작품을 발표
하였다. 그라나도스(E. Granados,1867∼1916)는 [12개의 스페인 무곡], 피아
노 음악의 귀재 스크리아빈(A.N.Scriabin,1872∼1915)은 다수의 [연습곡]과
[피아노 소품집] [시곡(詩曲)]을 발표하여 주목을 끌었다.

영국 작곡계의 자존심으로 불려진 본 윌리엄스(R.Vaughn Williams,1872∼
1958)는 [로맨스] [날아오르는 종달새]를 썼고, 러시아 근대 음악에 한없는 서
정(抒情)을 심은 라흐마니노프(S.Rachmaninov,1873∼1943)는 엄청난 분량
의 피아노를 위한 소품을 남겼다. [전주곡] [환상 소품집] [악흥의 순간] 등
은 특유의 서정미를 지니고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무조음악(無調音樂)의 지평을 연 쇤베르크(A.Sch nberg,1874∼1951)는 [피아
노 소품집] [피아노 모음곡]을 썼다.

뛰어난 묘사력을 구사한 라벨(M. Ravel,1875∼1937)은 [물의 유희] [거울]
[쿠프랭의 무덤] 등을 발표해서 주목을 끌었고, 바이얼린 소품의 명수 클라이
슬러(F. Kreisler,1875∼1962)는 [사랑의 기쁨] [아름다운 로즈마린] 등 단아
(端雅)한 취미의 소품을 양산(量産) 하였다. 파야(M. Falla,1876∼1946)는 서
정미 넘치는 기타 소품 [드뷔시의 무덤에 바치는 찬가]를 써서 이색적인 탄식
곡(lament)의 예(例)를 남겼다. 헝가리의 피아노 거장 바르톡(B. Bartok,1881
∼1945)은 [헝가리 민요에 의한 즉흥곡] [루마니아 민속무곡], 153곡이라는
방대한 분량의 피아노 소품으로 엮어진 [미크로코스모스]를 썼다. 시마노프스
키(K.Szymanovski,1882∼1937)는 [녹턴과 타란텔라] [神話]를, 폰세(M.
Ponce,1882∼1948)는 감상 어린 [에스트렐리타]를 썼다.

스트라빈스키(I. Stravinsky,1882∼1971)는 미국의 랙 타임(rag-time)을 채용
한 [피아노 랙 뮤직]을, 브라질의 명장 빌라로보스(H.Villa-Lobos,1887∼
1959)는 피아노를 위한 [야만적인 시] [연습곡집] [전주곡집]을 남겼다. 프로
코피에프(S. Prokofiev,1891∼1953)는 [피아노를 위한 4개의 소품] [토카타]
[사르카슴] [덧없는 환영(幻影)]을 써서 피아노 소품에서 방대한 양을 남겼다.

다조음악(多調音樂)의 개척자인 프랑스의 미요(D. Milhaud,1872∼1974)는 피
아노 소품집 [브라질에의 향수(鄕愁)]를 써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미국의 거
시윈(J. Gershwin,1898∼1937)은 [피아노를 위한 3개의 전주곡], 뿔랭
(F.Poulenc,1899∼1963)은 [3개의 소품] [즉흥곡], 멕시코의 차베스
(C.Chavez,1899∼1978)는 [타악기를 위한 토카타], 스페인의 맹인 작곡가 로
드리고(J.Rodrigo,1902∼)는 [밀밭에서]와 [판당고], 러시아의 하차투리안
(A.Khachaturian,1903∼1978)은 [어린이를 위한 앨범]과 [토카타]를 썼다.

원시주의적(原始主義的) 색채감을 즐겨 표현했던 졸리베(A.Jolivet,1905∼
1974)는 세공물(細工物)과 인형을 음악으로 형상화시킨 [피아노를 위한 6개
의 소품 '마나(Mana)']를 써서 주목을 끌었다. 이 작품은 무조적이라는 특성
을 갖고 있어서 특히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근대 러시아 음악의 거인 쇼스타코비치(D.Shostakovich,1906∼1975)는 [환상
적 무곡] [전주곡과 푸가] [인형의 춤], 메시앙(D.Messiaen,1908∼)은 [4개
리듬의 연습곡] [새의 카탈로그]를 발표하여 독창적인 피아니즘의 세계를 구
축하였다.

종래의 피아노를 임의대로 변형시켜 전혀 새로운 음향을 내도록 하여 센세이
셔널한 반응을 불러일으킨 존 케이지(J. Cage,1912∼1993)는 [풍경(In a
Landscape)] [녹턴]을 썼다. 또 한사람의 현대음악 거장이자 공간음악의 창
시자 시톡하우젠(K. Stockhausen,1923∼)은 피아노 음악의 구성과 주법(奏
法)에서 주목할 만한 실험을 보여 준 [피아노 소곡집] [피아노곡 제 11] 등 실
험적 소품을 발표하였다.

이탈리아 현대음악의 총아로 불려지는 부솟티(S.Bussoti,1931∼)는 대담한 표
현법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은 [데이빗 튜도어를 위한 5개의 피아노
곡]을 써서 피아노 소품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 소품의 종류

소품의 종류를 분류하는 기준은 앞에서 소개한 밀러의 분류법에 의거했다. 이
분류에서 밀러는 환상곡과 카프리치오를 하나의 장르로 묶고 있으나 필자는
이를 따로 떼었다. '자유로운 형식에 의한 환상적 작품'이라는 측면에서는 동
질성(同質性)의 장르라고 여겨지지만 바로크 시대 이후의 많은 작곡가들이 이
둘을 구분해서 곡명을 부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별개의 항목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한, 필자는 무용음악을 추가
했다. 17세기부터 이미 무용음악은 춤을 추기 위한 실용적 목적을 극복하고 높
은 예술성을 추구하는 감상용 음악으로 새로운 자리매김을하고 있었기 때문
에 당연히 이 장르도 소품의 카테고리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밖
에도 추가될 수 있는 장르는 있다. 그러나 더 이상의 확대는 소품의 기본적 개
념 자체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을 것이다.

1. 토카타(toccata)
건반악기의 즉흥연주에서 비롯된 건반악곡의 하나로서 풍부한 화음과 빠른 프
레이즈를 구사하여 자유분방한 즉흥성을 표현하는 악곡이다. 원래 토카타라
는 말은 "건반을 치다(touch)"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서 이 악곡이 화려한 연주
기교를 과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이러한 토카타에
푸가(fuga)라는 대위법 형식이 도입된 것은 메룰로(Claudio Merulo,1533∼
1604)라는 이탈리아 작곡가에 의해서 였다. 이것이 독일 북부에 들어가 훨씬
복잡한 양식으로 발전하여 북스테후데를 거쳐 바하에 이르게 되지만, 이탈리
아에서는 여전히 초기의 즉흥적 요소가 강한 스타일로 발전해 나아갔다.

결과적으로 토카타 양식의 음악은 속도, 리듬, 박자 등에 거의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즉흥곡에 가까운 악곡인 것이다.

2. 전주곡(prelude)
형식적인 측면에서 자유롭고, 성격에서는 즉흥성이 강한 전주곡은 토카타와
관련이 있다. 처음엔 모음곡(suite)이나 종교음악의 서주(序奏) 역할을 했던
음악 양식이다. 15세기와 16세기의 전주곡은 불과 10∼20마디 정도의 짤막하
고 자유로운 형식으로 작곡되어 주로 건반악기로 연주되었다. 17세기에 들어
서자 전주곡은 다른 악곡들과 결부되어 작곡되기 시작했다. 주로 모음곡의 서
주적 역할이었는데 형식은 자유롭고 성격은 즉흥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이 시대의 또 하나의 현상은 전주곡에 푸가를 덧붙이는 작업이었다. 샤이데만
(H.Scheidemann,1596∼1663,獨)이나 툰더(F.Tunder,1614∼1667,獨), 북스테
후데(D. Buxtehude,1637∼1707,獨)를 거쳐서 바하에 이르게되면 [평균율 클
라비어 곡집]이라는 방대한 분량의 전주곡과 푸가곡집이 탄생된다. 그러나, 고
전기를 지나 로맨틱 시대에 접어들면 전주곡은 뚜렷한 독립적 위치를 차지하
게 된다. 쇼팽의 전주곡(24곡), 라흐마니노프의 전주곡(25곡), 스크리아빈의
전주곡(85곡), 드뷔시의 전주곡집 1·2권 등은 짧은 음형(音形)이나 모티브에
바탕을 두면서 화성적으로는 심한 조바꿈을 시도하고 화려한 기교를 펼쳐 보
이는 개성을 지니고 있다.

3. 환상곡(fantasy)
형식에 구애됨이 없이 악상이 떠오르는 대로 작곡된 악곡을 이르는 용어이긴
하지만 시대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다.

1)16∼17세기에는 대위법의 규칙을 엄격하게 지켰던 리체르카레(ricercare)와
는 달리 비교적 자유로운 작품을 환상곡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후세에 비해
서 자유로운 환상성은 결핍되어 있었다. 처음엔 주로 류트(lute) 작품에서 사용
됐고, 1580년부터는 건반악기를 위한 작품에도 도입됐다.17세기, 영국에서는
갖가지 환상곡이 작곡되었는데, 기악합주로 연주되는 환상곡을 '팬시
(fancy)'라고 불렀다.

2)마치 즉흥연주를 악보에 그대로 옮긴 것처럼 즉흥성이 대단히 강한 작품을
환상곡이라고 부른다. 바하의 {반음계적 환상곡과 푸가], 모차르트의 [환상곡
K.397 d단조]가 이러한 범주에 속한다.

3)19세기의 성격적 소품으로 몽상적이고 환상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 슈만
의 [환상 소곡집 op.12]와  브람스의 [환상곡집 op.116] 등이 또 하나의 환상
곡으로 구분된다.

4. 기상곡(capriccio)
바로크 시대까지만 해도 카프리치오와 판타지는 거의 같은 의미로 통용되었
던 용어이다. 대체로 2가지 범주로 카프리치오를 구분한다.
1)기상곡(奇想曲) : 멘델스존, 브람스 등 19세기 작곡가들이 유쾌하고 변덕스
러운 작은 기악곡에 기상곡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2)17세기엔 초기 푸가 형식의 하나로서 다른 종류의 악곡에 비해서 형식에서
자유로운 음악이었다. 프레스코발디(G. Frescobaldi,1583∼1643,伊), 프로베
르거(J.J.Froberger,1616∼1667,獨) 등의 작품에서 프리치오가 발견된다. 바하
도 [여행 떠나는 사랑하는 형을 생각하는 카프리치오]라는 작품을 썼다.
물론 형식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이 풍부한 작품이다.

카프리치오는 악곡의 성격으로 보아서 환상곡과 흡사한 악곡이라고 볼 수 있
다. 실제로 밀러는 환상곡과 카프리치오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고 있다.

5. 성격적 소품(character piece)
19세기에 활기를 띠기 시작한 피아노 음악에서 성격적 소품이 주로 작곡되었
다. 자유로운 형식으로 쓰여진 아라베스크(arabesque), 바가텔(bagatelle),
즉흥곡(impromptu), 발라드(ballade), 악흥의 순간(moment musicaux), 카
프리스(caprice), 환상곡(fantasia), 간주곡(intermezzo), 녹턴(nocturn),
노벨레테(novelette), 라프소디(rhapsody), 로맨스(romance, romanza), 무
언가(song without words) 등이 성격적 소품에 속하는 것인데, 이러한 작품들
은 표제적인 것은 아니고 악곡의 장르가 곧 작품명으로 자리잡은 예이다. 성격
적 소품엔 표제악적인 작품도 많아서 슈만의 [나비], 라벨의 [물의 유희], 드
뷔시의 [달빛] [갈색 머리의 소녀] 등이 있다.

6. 탄식곡(lament)
탄식곡의 유래는 죽은 사람(死者)에 대한 추억이나 애도의 뜻을 나타내기 위
해서 슬픈 곡조의 소품을 쓴 것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라벨이 프랑스의 대작곡
가 쿠프랭을 추억하기 위해서 쓴 [쿠프랭의 무덤]이 좋은 예가 된다. 이탈리아
에서는 14세기 이래로 위대한 작곡자가 운명했을 때 탄식의 음악을 쓰는 것이
일종의 관습으로 자리를 잡기도 했다. 그러한 탄식의 음악에는 비가,elegy),
무덤(tombeau), 플랭트(plainte), 아포테오스(apotheos) 등의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19세기에 와서 탄식곡은 특정인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나타내는 것과
는 관련이 없는 단순한 소품, 즉 애상적인 감성이 표현되는 작품에도 '비가(悲
歌)' 등의 표제를 붙였다. 포레(Faure)의 [비가]는 이러한 예에 속한다.

7. 연습곡(etude)
이 역시 19세기의 음악적 산물(産物)의 하나다. 피아노 기교를 숙달시키기 위
한 목적으로 연습곡이 작곡되기 시작했지만, 단순한 교칙본(敎則本)의 범주에
만 머무는 것이 아니고 고도의 예술성이 부가되어 있는 작품들도 수없이 만들
어졌다. 쇼팽의 [연습곡]이나 리스트의 [연주회를 위한 초절기교 연습곡] 등
이 이에 속한다.

8. 표제음악(programm music)
음악외적인 요소가 작곡의 동기를 제공하고, 그 요소의 의미를 상징하는 표제
가 붙는 소품들이 로맨틱 시대에 큰 유행을 보게 된다. 드뷔시의 [가라앉은 교
회]는 갑자기 몰아닥친 해일로 바다 속에 잠긴 전설의 교회를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고, 윌리엄 버드의 [종(The bell)]은 아름다운 종소리가 주제 이다. 라
모의 [암탉], 슈만의 [저녁] 등도 역시 표제음악에 속한다.

9. 교향시(symphonic poem)
리스트(F.Liszt)에 의해서 창시된 교향시는 묘사적인 표제가 붙은 단일 악장
형태의 관현악 작품이다. 리스트는 1854년에 [탓소(Tasso)]라는 작품을 서곡
으로 작곡했는데, 이 작품을 발표하면서 서곡이라는 말 대신에 '교향시'라는
용어를 씀으로써 교향시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리스트는 “음악의 참 모습은 표
제적인 요소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음악을 통해서 묘사적인 표제와 문
학 작품의 구체적인 상(像)을 표현하려 했다. 이를테면 시의 내적인 본질을 깊
이 이해하고 받아들인 후, 음악적인 수단으로 시를 작곡함으로써 음악 자체가
시가 되도록 하는 작업이 교향시곡의 작곡이 되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독일의 레베(C. Loewe,1796∼1869)는 1830년에 '마제파'를 '음시
(音詩,tone poem)'라고 불렀는데, 교향시와 음시는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
는 것이다.  그러나 표제가 달린 관현악곡은 이미 바로크 시대와 고전주의 시
대의 작곡가들에 의해서도 많이 작곡되었다. 크네히트의 '음악에 의한 자연의
묘사'(1784년작)와 디터스돌프(K.Dittersdorf,1739∼1799)의 '오빗드의 메타모
르포제에 의한 12곡의 교향곡'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베토벤은 연주회용 서곡으로 '에그몬트(Egmont)'를 썼고, 멘델스존은 스코틀
랜드에 있는 헤브리디즈섬의 인상을 '핑갈의 동굴'이라는 서곡으로 발표했
다. '환상 교향곡'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베를리오즈(H. Berlioz,1803∼1869)
는 3곡의 교향시를 발표했고, 리하르트 스트라우스(R.Strauss,1864∼1949)는
리스트보다도 훨씬 자유로운 형식과 다양하고 광범한 내용의 작품들(돈 판,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돈키호테, 영웅의 생애 등 10곡)을 써서 교향
시의 역사에 찬란한 금자탑을 세웠다.

19세기의 국민악파는 교향시라는 비옥한 토양을 흡수하면서 걸출한 작품들을
쏟아 내었다. 스메타나(B. Smetana,1824∼1884)의 '나의 조국'이 이를 증거
한다. 프랑스의 거장인 생상스(Saint-Saens,1835∼1921)는 ‘죽음의 춤’ 등 4곡
의 뛰어난 교향시를 썼고, 댕디(B.D'Indy,1851∼1931)도 '산정의 여름날', '해
변의 시'등 가장 프랑스다운 교향시를 발표했고, 댕디와 같은 시대에 활약한
인상파음악의 귀재 드뷔시(Debusy,1862∼1918)는 '바다'라는 걸작을 남겼다.

교향시에서 다루는 소재들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따라서 이 장르의 작품들이
공통으로 지니는 특징들 가운데 하나는 관현악법이 매우 화려하고 다이나믹하
다는 사실이다. 그런가하면 실내악처럼 조용하고 서정적인 작품이 있는가하
면, 웅대한 스케일에 담긴 장려한 음악도 있다. 화성은 과거의 조에서 떨어져
나와 불협화음이 나타나고 관현악 규모와 음역도 엄청나게 확대되었다. 이에
따라 악기의 수요도 폭발적으로 팽창했다. 금관악기 부분에서는 튜바가 추가
되었고 목관악기의 수도 증가했고, 타악기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아울러 그 사
용의 빈도수도 훨씬 높아졌다. 결과적으로 교향시곡이라는 형식의 음악은 오
케스트라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 준 동인이 되었던 것이다.

10.무용음악(舞曲)
춤은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자기 표현의 하나이다. 때문에 춤은 인간의 일상
(日常)과 아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이다. 중세엔 춤의 반주가 기악 뿐
아니라 노래에 의하기도 했으나 13세기 무렵부터 노래 반주는 점차 쇠퇴하고
기악반주가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16세기에 이르면 춤이 성행해서 많은 무곡
들이 만들어지는데, 알르망드(allemande), 쿠랑트(Courant), 파반느pavane)
등이 이 무렵에 유행되었던 무곡이다. 17세기가 되자 속도가 서로 다른 무곡
을 한 쌍으로 묶는 방법이 독일에서 창안되어 '무용 모음곡'이 등장한다. 프로
베르거에 의해서 알르망드-쿠랑트-사라반드(sarabande)를 한 묶음으로 하는
모음곡의 기본이 짜여졌고 후에 여기에 지그(gigue)가 추가되어 모음곡 형식
이 완성 되기에 이른다. 18세기말에는 빈(Wien)이 무곡의 중심이 되어 에코세
이즈(Ecosaise)나 랜틀러(landler) 등의 새로운 무곡이 등장하는데, 이중에
서 랜틀러는 후일 '왈츠(waltz)'로 발전한다.

19세기가 되자 국민주의가 음악계를 지배하게되고 그 결과 폴란드의 마주르카
(mazurka)와 폴로네이즈(polonaise), 보헤미아의 폴카(polka) 등 민속무곡
이 크게 유행하게 되고 이러한 무곡은 쇼팽에 의해서 향훈(香薰)짙은 예술음악
으로 승화되었다. 또한, 요한 스트라우스2세(Johann StraussⅡ,1825∼1899)
와 그의 아버지에 의해서 왈츠 역시 예술음악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20세기에 들어서자 미국, 스페인, 쿠바 등이 새로운 무곡의 생산국으로 등장한
다. 볼레로(bolero), 하바네라(habanera), 탱고(tango), 판당고(fandango),
호타(jota) 등의 쿠바와 스페인계 무곡과 랙 타임(rag time)과 재즈(jazz) 등
의 세력이 볼만했다.

***  맺는 말

지금까지 소품의 역사와 분류라는 방법에 의해서 서양음악의 매우 중요한 장
르로 여겨지는 소품의 세계를 살펴보았다. 이상과 같은 고찰에서 다시 한번 확
인되는 사실은 소품의 세계가 일부 제한된 예외를 제외한다면 건반음악에서
출발하여 건반음악에서 수없는 변신을 거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
다. 건반악기는 사실상 서양음악을 이끌어 온 주체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소품의 역사가 건반악기의 역사와 궤를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당연한
것이다. 예술음악의 존립이 날로 흔들리는 오늘의 상황에서 소품의 음악적 존
재와 그 역사를 반추하는 일은 그래서 값진 작업이라고 여겨지는 것이다.

** 퍼 가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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