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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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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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오페라 하우스는 세워진다



** 사진 / 부산 오페라 하우스 공모전의 당선작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산 오페라 하우스는 세워진다.” 이러한 결론의 근거는 부산
시 문화시설 담당계장의 다음과 같은 말에서 단초가 찾아지기 때문이다. “부산은 명
색이 제2의 도시이며 인구가 350만인데 오페라를 제대로 공연할 공연장이 없다. 단
순히 개별 문화시설의 수익문제만 볼 것이 아니라 시민의 문화적 자부심 등을 전체
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필자는 지난 40여 년간 부산의 문화예술 장터에서 지내면
서 시 당국 말단 간부가 이런 정도의 확신에 찬 발언을 한 상태에서 그들이 추진하
려던 계획을 중도에서 그만두는 경우를 본 기억이 없다. 이미 설계공모도 끝났고,
서울 예술의 전당과 콘텐츠 교류협약도 채결하는 등 자기들의 계획된 스케줄을 밀
고 나가는 모양새다. 그러니 오페라 하우스를 세우느냐 마느냐 하는 논의는 이제 부
질없는 짓이다.

2012년, 부산시 당국에 의해서 부산오페라하우스에 관한 계획이 발표된 이후, 반대
론자들은 주로 건축비용의 조달과 건립 이후의 운영경비 등 재정문제에 논의의 초
점을 맞춰서 건립반대 주장을 폈고, 시 당국과 찬성론자들은 부산 지역의 필수적인
오페라 및 발레 전용 하드웨어의 필요성을 들어 오페라하우스 건립의 당위성을 주
장해 왔다.

오페라의 고향인 이탈리아와 유럽을 포함해서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오페라 극
장도 자체적인 운영만으로 흑자를 기록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오페라 하우스
는 철저하게 공공재의 성격을 지니고 탄생한다. 실제의 예를 하나 들어본다. 서울
예술의 전당이 이사회(제89차)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오페라 <휘가로의 결혼> 제작
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오페라 ‘휘가로의 결혼’이 규모가 가장 크
기 때문에 수지차가 크게 납니다. 8억9천6백만원 수입에 13억원 지출로 4억1천6백
만원의 적자로 편성되어 있습니다. 오페라는 수지를 맞추기 어려운 공연이고 ---
(이하 생략).” 보고자는 휘가로의 결혼이 규모가 가장 크다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
이 작품은 다른 오페라들에 비해서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예산에서부터 4억1천6백만원의 적자를 편성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오페라 제작
의 현실이다. 그런데 이 보고를 받은 이사 가운데 한 명이 “과연 국가에서 예술의 전
당을 어떻게 운영하면 좋겠는지 운영방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진짜 돈을 벌겠다고
하면 민간의 지원을 받고 100% 임대해 버리면 끝납니다. 그렇게 하면 적자도 안 나
고 예산도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다. 매우 핵심적인 발언이다. 부산오페라하우스
에 대한 정확한 운영철학을 시 당국이 빨리 결정해서 이를 시민들에게 설명해야 한
다. 입맛에 맞는 조사기관을 골라서 입맛에 맞는 컨설팅 결과를 들고 시민과 전문가
에게 들이 댈 것이 아니라 정직하게 현실과 미래에 대해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오페라 하우스는 세상에 둘도 없는 천재 경영자가 운영을 한다 해도 적자를 피할
수 없다. 그게 오페라 하우스다. 그런 현실은 등 뒤에 꼬불쳐두고 장밋빛 비전만 들
이대면 그걸 누가 믿겠는가? 오페라 하우스는 막대한 시 재정이 투입되는 시설이라
는 사실을 정직하게 설명해야 한다. 부산엔 민자투자로 건설한 시설물이 많다. 대표
적인 것이 고속도로와 터널, 경전철 등이다. 시설과 운영을 민간이 맡되 적자가 나
면 그 전액을 부산시가 책임지고 메꿔주는 방식이다. 거기에 들어가는 시민의 세금
이 막대하다. 거기에 비하면 오페라 하우스에 들어가는 비용은 새 발의 피다.

다른 도시의 예를 구태여 들먹일 필요도 없다. “외국에 다 있고, 서울에도 있고, 더
군다나 대구에도 있는데 부산엔 없으니 쪽 팔린다. 그래서 만들려고 한다.” 이런 식
으로 말해서는 설득이 안 된다. 부산에 오페라 하우스가 생기면 시민들에게 돌아가
는 실질적인 혜택이 무엇인가를 실감나게 설명하면 된다. 그리고, 오페라가 무슨 귀
족놀음이라도 되는 것처럼 잘못 알려진 현실을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시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오페라도 만들겠다는 홍보도 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공무원들
이 정신 차려야 한다. 기왕에 문 열고 있는 관립 공연장의 운영을 잘해왔으면 이번
과 같은 강력한 반대 여론은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에 유념하라는 것이다. 새로 태어
날 오페라 하우스를 기존의 문회회관들처럼 운영한다면 지금 당장 접을 일이다.
      
                                                                               곽근수(음악 평론가)  

** 이 글은 2013년 6월 28일자로 발행된 음악교육신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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