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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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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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노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음악감독 : 존 윌리엄스
주연 : 탐 크루즈, 막스 폰 시도우, 사만다 모튼, 콜린 패럴, , 피터 스토메어
제작년도 : 2002년

직업상 과거의 명음반들을 소개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막상 지금부터 5-60
여년전의 음반들을 듣다보면 때때로 묘한 기분이 드는 경우가 많다. 타임머신
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다는 게 별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지만, “과연 이런 음악
이나 연주들이 앞으로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하는 걱정 같은 게 있
기 때문이다.  

영화 ‘마이노리티 리포트’의 무대는 50년 뒤인 2054년의 워싱턴이다. 빌딩과 빌
딩을 거미줄처럼 잇는 차도가 등장하고, 로켓 엔진을 등에 짊어지고 하늘을 날
고, “예지자”라는 사람들이 살인범죄를 미리 알려주어서 살인을 막는다는  그
런 세상이 무대인데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과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교향곡
이 삽입곡으로 쓰이고 있으니 이 또한 묘한 기분을 갖게 한다. 과연 50년 뒤에
도 실제로 그런 음악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는지에 대해서 상당한 의구심을 갖
고있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일종의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일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작곡가 존 윌리엄스는 영화 ‘슈가랜드 특급’에서 처음
만난 이래 무려 35년간 모두 20개 작품에서 함께 작업한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
고 있다. 그 동안의 작업에서 존 윌리엄스는 모두 다섯 번의 아카데미 음악상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편곡상)을 받았는데 그 가운데 4개가 스필버그 감독과
의 작품이었다. 물론 작곡가로서 존 윌리엄스의 재능이 그런 눈부신 성과를 일
구어낸 것이겠으나 스필버그의 무궁무진한 영화적 아이디어와 센스가 그에게
끼친 영향도 상당한 것이리라.

그러나, 이 영화에서 그가 들려주는 오리지널 사운드는 사건의 흐름에 기민하
게 응대하는 것이나, 숨막히게 돌아가는 사건의 소용돌이를 기가 막히게 표현
하는 등 영화음악의 본래적인 기능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다해도 영화가 모두
끝난 뒤에 특별하게 관객의 뇌리에 남아있는 음악이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오히려 삽입곡으로 사용하고 있는 몇 곡의 클래식 음악들이 긴 여운으
로 남아있을 뿐 아니라, 그 음악들이 사용되는 장면조차도 아주 강한 인상으
로 남아있다. 물론 삽입음악으로 어떤 것을 선택하는가에 대한 아이디어도 영
화음악감독의 몫이라고 한다면 이 부분에서 존 윌리엄스는 또 한번의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형사반장 앤더톤(톰 크루즈)이 예지자로부터 살인정보를 받고 범죄현장과 살
인자의 정보를 찾기 위해 영상컴퓨터를 동작시킬 때,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
곡이 연주된다. 앤더톤은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 숙달되고 현란한 손짓,
게다가 표정마저도 카리스마를 풍기고 있어서 슈베르트의 음악과 참으로 멋
진 조화를 보여준다. 그런가하면, 앤더톤이 집에 돌아와 수년 전에 유괴되어
사망한 어린 아들의 영상파일을 꺼내볼 때 흐르는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교향
곡’ 역시 강렬한 인상을 관객에게 심어준다.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을 쓴
것은 살인자를 미리 찾아내서 살인을 원천 봉쇄하니 결과적으로는 살인이 ‘미
완성’으로 끝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일 테고, 죽은 아들을 그리워하는 아비
의 마음을 읽는 음악으로 비창 교향곡을 배치한 것이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
한 발상인데, 바로 이러한 상식적인 발상이 큰 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더욱
파격적인 장면은 앤더톤의 아내가 남편을 구출하기 위해 형무소에 잠입했을
때 그곳 간수가 바흐의 “예수, 인간 소망의 기쁨이여‘를 오르간으로 연주하는
부분이다.

2054년의 형무소에서 연주되는 이 음악을 듣는 순간 관객들은 어리둥절했을
것이다. 형무소에서 간수가 오르간을 연주한다는 설정 자체도 황당한데, 게다
가 권총을 든 여인 등 도무지 어울릴 것이 없는 상황에서 느닷없이 바흐가 등
장하니 당연하다. 우리로서는 2054년의 워싱턴이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데
다가 이런 황당한 장면설정에 느닷없이 바흐의 칸타타가 흐르니 이것이야말
로 존 윌리엄스와 스필버그가 노린 ’부조화의 조화’라는 파라독스가 아닐까 싶
다.

결과적으로 존 윌리엄스는 선배 악성들의 덕을 누린 셈인데, 이 또한 그만의
아이디어이다. 우리 영화음악가들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  OST
http://youtu.be/85zX1h2OVkI?list=PLD74E47DB79E010B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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