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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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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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의 에세이 / Thin Red Line


연출 : 테렌스 매릭(Terrence Malick)
음악 : 한스 짐머(Hans Zimmer)
출연 : 숀 펜(Sean Penn), 애드리언 브로디(Adrien Brody), 닉 놀테(Nick Nolte) 등
제작 : 1998년, Fox 2000 Pictures

1942년, 남태평양의 과달카날섬. 한 마리의 거대한 악어가 물 속을 유영하는
장면에서부터 이 영화는 시작된다. 악어의 모습이야 당연히 흉측스러운데 여
기에 어둡고 장엄한 파이프 오르간의 음향이 덮치는 형국이 되니 곧 어떤 어마
어마하거나 흉측스러운 불행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을 갖게 한다. 이 음악은
또 다른 전쟁영화 ‘플래툰(Platoon)'을 상키시킬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 충
분하다.

한 원주민 꼬마가 돌로 조개를 찧으며 놀고 있고, 다른 아이들은 공기놀이를
하는 장면으로 바뀌면서 포레(Faure)의 레퀴엠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답고 평
화스러운 ‘천국에서(In Paradisum)’가 녹색 톤의 화면과 어울린다. 아이들은
푸른 바다로 뛰어들어 자맥질을 하고 유방을 드러낸 여인들은 아이들 건사에
여념이 없다. 장차 이 아름다운 낙원에서 벌어질 끔직한 전쟁, 무수한 죽음들
과는 너무도 대조되는 너무도 평화스럽고 아름다운 상황 설정이다. 이 모든 장
면들을 아우르며 흐르는 포레의 그 아름다운 음악은 표제 그대로 천국의 모습
그대로이다. 그 어떤 영화음악보다도 더욱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장
면이다.

영화음악의 귀재로 ‘피스 메이커(The Peacemaker)’와 ‘크림슨 타이드
(Crimson Tide)’에서 그 진가를 들려준바 있었던 한스 짐머(Hans Zimmer)
는 이 영화에서 연출자가 피력하고 있는 Thin Red Line, 즉 생과 사, 밝음과
어두움, 용기와 비겁, 신의 의지와 인간의 의지라는 철학적이고도 원초적인 질
문에 이런 식의 음악배합으로 응대하고 있고, 그 응대는 백 마디의 대사보다도
더욱 강렬하게 보는 이에게 다가온다.

테렌스 매릭 감독이 이 영화에서 강조하고 있는 ’죽음에 대한 공포‘ ’신의 의지
‘ 등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무너져 내리는 인간존재의 근본적인 상황
을 부각시키기 위해 짐머는 다른 영화에서는 그토록 빈번하게 사용했던 신티
사이저 조차도 여기에서는 매우 제한적으로 쓰고 있고, 대신에 오케스트라를
주요 음원(音源)으로 채용하고 있다. 게다가 어떤 장면에서는 종교적인 메시지
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음악을 사용함으로써 감독의 의도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원주민들이 브로큰 잉글리시(broken english)로 노래하는 "God yu
Tekkem Laef Belong Mi"라든지, 찬송가 "Christian Race"가 좋은 예가 된다.
적어도 이런 종교적인 음악이 울리는 동안은 아름다운 평화가 사람들 곁에 있
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편, 짐머는 대부분의 전쟁영화가 쓰고 있는 미니멀리즘(minimalism, 가장
핵심적인 주제를 담은 선율과 리듬을 극단적으로 단순화하고 반복함으로써 결
정적인 이미지와 감성만을 전달하는 특징이 있다)의 채용도 부분적으로 시도
하고 있다. 영화가 시작되고 30여분이 지나고 나면 드디어 시작되는 전쟁. 여
기저기에서 조금 전까지도 살아있던 병사들이 피를 퉁기며 죽어가고, 사령관
의 진격하라는 우격다짐은 차라리 비명에 가깝고, 한 걸음도 옮기지 못하고 겁
에 질려 바지에 오줌을 지리는 병사들이 생기고 -----. 짐머는 이런 처절한 장
면에서 미니멀리즘을 유효 적절하게 쓰고 있다.

테렌스 맬릭이 1978년 ‘천국의 나날’ 이후 20여 년만에 <신 레드 라인>을 들고
영화계로 다시 돌아왔을 때 사람들은 "그가 돌아와서 참 잘됐다"고 했다는데,
그렇게 참 잘된 뒤에는 짐머의 음악도 큰 배경이 되었다.

◈ original sound track  
Melanesian Choirs
http://www.youtube.com/watch?v=j924qaMb0d8&feature=player_detailpage

Journey to the line
http://youtu.be/HOFZSnz9J3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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