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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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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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피아니스트



감독 / 로만 폴란스키[Roman Polanski, 1933.8.18~]  
출연 / 애드리안 브로디(Adrien Brody) / 토마스 크렛취만(Thomas Kretschmann) 등
각본 / 로널드 하우드(Ronald Harwood)
제작 / 로버트 벤머사 / 로만 폴란스키
음악 / 보이체크 킬라르(Wojciech Kilar)
촬영 / 파벨 에델만(Pawel Edelman)  

그 자신이 폴란드계 유태인으로서 나치의 유태인 학살의 현장에서 구사일생으
로 살아남은 기억을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동족의 피
아니스트 스필만의 처절했던 생존과정이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을 것이
다. 피비린내 나는 폭력을 영상화하는데 남다른 재주를 지닌 이 감독으로서는
스필만의 회고록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피끓는 동감을 느꼈을 것이
다.

바르샤바의 한 라디오 방송국에서 쇼팽의 녹턴을 연주하던 블라디슬로프 스필
만(에드리언 브로디)이 독일군의 포화가 스튜디오를 덮치자 황급하게 피신하
는 장면으로 이 영화는 시작된다. 바르샤바는 단숨에 점령되고 스필만과 그의
가족은 나치의 선전용 도구로 포섭됐다가 결국은 다른 35만 유태인들과 함께
바르샤바의 게토로 쫓겨난다. 그리고, 본격적인 유태인 학살이 시작된다. 그
의 가족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스필만에겐 예외의 행운이 따른다. 그
가 뛰어난 피아니스트여서일까? 자신의 목숨조차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임에
도 불구하고 캡친스키와 도로타라는 지인들의 도움, 게다가 독일이 그들의 편
의를 위해 편성한 유태인 경찰관 등의 도움이 결정적으로 이 사람을 살아남게
만드는데 기여한다. 게다가 설명하기 어려운 행운도 그의 생존에 결정적인 역
할을 한다. 그것은 거의 기적이라고 여겨질 정도이다.

이 영화의 압권은, 굶주림으로 인해 거의 폐인의 지경에 이른 스필만이 폐허
로 변한 게토의 잔해로 몰래 들어가 먹을 것을 찾아다니던 중 발견한 피클 통
조림을 열려다가 독일군 고급장교 호젠펠트에게 발각되는 장면이다. “넌 누구
냐?”고 묻자 “피아니스트”라고 대답했고, 장교는 피아노를 연주하라고 명령한
다. 오로지 살아남겠다는 일념으로 쫓겨다닌 5년여의 세월, 단 한번도 피아노
를 만져보지 못한데다 추위로 잔뜩 오그라붙은 스필만의 곱은 손은 마치 기적
처럼 건반 위를 자유롭게 움직이며 쇼팽의 발라드 제1번을 완벽하게 탄주한다.
그의 연주가 울리는 동안 거기엔 유태인도 독일인도 없었다. 오로지 음악
을 사랑하는 두 사람, 자연인만이 그곳에 있었다. 장교는 감동 받았고 스필만
은 살아남았다. 피아노가 그를 살린 것이다.

남들처럼 총을 들고 독일군에 저항한다든지, 자신을 능멸하는 독일군에게 단
한번의 대드는 몸짓조차도 하지 못한채 오로지 도망치고 숨는 것으로만 일관
했던 스필만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는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고 아주 작은 소시민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인의 도움으로 숨어든 한 은신처에서 피아노의 뚜껑을 열고 의자에
앉아 쇼팽의 협주곡 제1번을 연주하는 모습에서 관객은 그의 입장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비록 치욕적인 생존의 몸짓이지만 누가 그를 나무랄 수 있을까? 오
케스트라가 전주를 연주하고 나면 스필만의 손이 드디어 연주를 시작하는데,
그러나 카메라가 아래로 내려가면 그의 손은 건반 위 허공에서 움직이고 있
다. 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그의 영혼과 정신이 연주의 삼매경에
빠져드는 모습에서 관객은 형언키 어려운 감동을 받는다.  

영화속 연주 장면은 ‘쇼팽의 푸른 노트’에 쇼팽 역으로 출연했던 피아니스트 자
누스 올레니작이고, 이 영화의 O.S.T 앨범엔 스필만이 직접 연주한 쇼팽의 마
주르카 가단조 Op.17 No.4를 비롯해서 모두 11 곡이 수록되어 있다. 영화의 오
리지널 스코어는 역시 폴란드 출신인 보이체크 킬라르의 작품이다.

이 영화는 스필만이 직접 써서 출간한 회고록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지만 안타
깝게도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의 촬영 개시를 몇 달 앞둔 2000년 6월 세상
을 떠나고 말았다.  

전미영화비평가협회(NSFC)가 선정한 최우수작품상․감독상․각본상․ 남우주연
상 등 주요 4개 부문을 수상했으며, 2002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
했다. 칸 영화제 폐막 이틀 전 5월 24일, 피아니스트의 첫 공식시사회장은 열렬
한 기립박수로 가득 찼다. 영화 크레딧이 끝난 후에도 관객들은 자리를 뜨지
못했다고 한다.        

** 동영상 / 유투브
The Pianist Soundtrack (Full)
http://youtu.be/wJIRxqysNr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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