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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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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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과 함께 하는 겨울


  

◈ 사진 / 레슬리 가렛,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

가혹한 운명에 울든 말든
자유를 찾으려고 하든 말든
나를 이대로 내버려두십시오
나의 한숨이 이 괴로움의 사슬을 끊고
오직 연민에 이를 수 있도록

간절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이 노랫말은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에서 불려지는 "나를 울
게 내버려 두오"라는 아리아의 한 부분이다. 스산한 바람이 가슴 한가운데를 휑하니 지
나고, 하얀 눈송이가 소리 없이 쌓이는 겨울엔 이처럼 간절한 음악이 한결 어울린다.

이 오페라의 무대는 십자군 시대다. 기사 리날도는 고트프리트 장군의 딸 알미레나를 사
랑하고 있다. 그런데 마녀 알미다가 리날도에게 마술을 걸어 어떻게든 그의 마음을 자기
에게 돌리려 하고 알미레나는 마법의 정원에 감금해 버린다. 그런데 이방의 왕 알간테는
마녀를 열렬하게 사랑하는데, 마녀가 알미레나의 모습을 빌려 리날도의 마음을 끌려고
하다가 그 통에 알간테가 알미레나를 사랑하게 되는 등 일이 어지럽게 꼬인다. 그러나
리날도가 마술에서 벗어나 알미레나를 구출하고 마녀와 알간테를 잡아서 멀리 유배를 보
낸 후 두 사람은 그리스도교로 개종하고 행복한 삶을 누린다는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나를 울게 내버려두오”는 알미레나가 제2막4장에서 노래하는 아리아다. 마녀의 정원에
유폐된 알미레나에게 찾아와 그녀의 마음을 끌려고 말을 붙여오는 알간테를 향해서 이
노래를 부른다. 노랫말만큼이나 가련하고 아름다운 분위기여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
고 있다.

영국 출신의 소프라노 레슬리 가렛트의 노래가 유투브에 올라와 있고 그녀의 음반(Silva
America, Sil CD 1023)도 있다. *유투브 / http://youtu.be/7tcbmLblkFQ (성인인증
이 필요하다)

낯선 이방인으로 왔다가 다시 이방인으로 떠나네
5월은 수많은 꽃다발로 나를 맞아 주었었지
소녀는 사랑을 이야기했고 어머니는 결혼까지도 이야기했지만
그러나 이제 세상은 슬픔으로 가득차고 길은 눈에 덮였네
가야할 길조차도 내 자신이 선택할 수 없으나
그래도 이 어둠 속에서 나는 길을 가야만 하네
달 그림자가 길동무로 함께 하고
하얀 풀밭으로 들짐승의 발자국을 따라가네

겨울에 들으면 각별하게 마음을 치는 또 하나의 음악이 있다.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 독일의 서정시인 빌헤름 뮐러(Wilhelm Müller)의 시집을 텍스트로 삼은(작곡
1827년) 24곡 구성의 연가곡이고 가슴 서늘한 스토리텔링이 있다. 한 젊은이가 어느 겨
울 밤 연인의 집을 나와 정처 없이 차가운 겨울을 떠돈다는 이야기의 노래집이다. 결혼
말까지 오고갔던 여인의 집에서 갑작스런 어떤 겨울 밤 젊은이는 느닷 없고 대책 없이  
그 황량한 겨울로 들어선다. 이 젊은이는 현실과 환각의 세계, 겨울의 얼음과 눈 속을
방황하면서 인간고의 참담함을 겪는다. 정상인으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하지 못할, 그래
서 한심하기조차 한 그런 방황이기도 하다. 어찌 생각하면 狂人의 짓거리 같기도 하다.

그러나 마음을 열고 이 음악에 귀를 기울이면 뮐러가 그리고 있는 젊은이의 방황과 죽
음이 곧 나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그리곤 흠칫 놀란
다. 24곡 가운데 대부분이 슬프고 어두운 단조(短調)의 조성을 갖고 있고 장조(長調)는
불과 7곡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이 작품집에 붙어있는 피아노 반주는 대단히 높은 예
술성을 지니고 있어서 반주부만 따로 연주해도 어떤 훌륭한 피아노 독주곡에나 손색이
없다. 이 작품을 수록한 디스크는 엄청 많지만 그래도 역시 리트의 전범을 들려주었던  
바리톤 디스카우(Dietrich F. Dieskau)의 것이 가장 유명하다. 그러나 디스카우 못지
않게 개성적으로 이 노래집을 해석해서 부른 많은 가수들과 음원들이 있는 가운데, 네덜
란드의 젊은 바리톤 토마스 올리만스(Thomas Oliemans)의 노래와 스코틀랜드의 피아
니스트 말콤 마르티누(Malcolm Martineau)가 연주하는 유투브를 권한다.

◈ 유투브  
http://youtu.be/y-Ar3cLS2J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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