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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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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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과 함께 하는 겨울

  

가혹한 운명에 울든 말든
자유를 찾으려고 하든 말든
나를 이대로 내버려두십시오
나의 한숨이 이 괴로움의 사슬을 끊고
오직 연민에 이를 수 있도록

간절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이 노랫말은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에서 불려지
는 "나를 울게 내버려두오"라는 아리아의 한 부분이다. 스산한 바람이 가슴 한
가운데를 휑하니 지나고, 하얀 눈송이가 소리 없이 쌓이는 겨울엔 이처럼 간절
한 음악이 한결 어울린다.

이 오페라의 무대는 십자군 시대로 설정되고 있다. 기사 리날도는 고트프리트
장군의 딸 알미레나를 사랑하고 있다. 그런데 마녀 알미다가 리날도에게 마술
을 걸어 어떻게든 그의 마음을 자기에게 돌리려 하면서 알미레나를 마법의 정
원에 감금해 버린다. 그런가하면 이방의 왕 알간테는 마녀를 열렬하게 사랑하
는데, 마녀가 알미레나의 모습을 빌려 리날도의 마음을 끌려고 하다가 그 통
에 알간테가 알미레나를 사랑하게 되는 등 일이 어지럽게 꼬인다. 그러나 리날
도가 마술에서 벗어나 알미레나를 구출하고 마녀와 알간테를 체포하여 유배
를 보내고 두 사람은 기독교로 개종하고 행복한 삶을 누린다는 아기자기한 스
토리를 지니고 있다.  

'나를 울게 내버려두오'는 알미레나가 제2막 제4장에서 노래하는 아리아이다.
마녀의 정원에 유폐된 알미레나에게 찾아와 그녀의 마음을 끌려고 말을 붙여
오는 알간테를 향해서 노래하는 내용이다. 노랫말만큼이나 가련하고 아름다
운 분위기를 갖는 노래여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소프라노 레슬리 가렛트의 음반이 아주 좋다(Silva America, Sil CD 1023).
** 유투브 / http://youtu.be/7tcbmLblkFQ

            흘러내린 내 눈물은 백옥 같은 눈 위에
            가슴 깊이 스며드는 외로운 회포인가
            눈아! 아는가? 나의 정열을!
            너 가는 곳 어드메냐
            내 눈물을 뒤따라서 작은 냇물 만나리
            도회지를 지나려면 번화한 거리 나와
            내 눈물이 뜨거울 땐 연인의 집이 보이리

겨울에 들으면 각별하게 마음을 치는 또 하나의 음악이 있다. 슈베르트의 연가
곡(連歌曲) '겨울 나그네'.

[겨울 나그네]는 독일의 서정시인 빌헤름 뮐러(Wilhelm M ller)의 시집을 텍스
트로 삼고 있다(작곡 1827년). 모두 24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젊은이가 어
느 겨울 밤 연인의 집을 나와 정처 없이 차가운 겨울을 떠돌다 끝내 허무하게
죽어 가는 플로트를 갖고 있다. 왜 이 젊은이가 느닷없이 그 황량한 겨울로 들
어섰는지 알 수는 없으나, 아무튼 우리의 주인공은 현실과 환각의 세계를, 겨
울의 얼음과 눈 속을 방황하며 인간고의 참담함을 겪는다. 정상인으로서는 도
저히 상상도 하지 못할, 그래서 한심하기조차 한 그런 방황이기도 하다. 어찌
생각하면 狂人의 짓거리 같기도 하다.

그러나 마음을 열고 이 음악에 귀를 기울이면 뮐러가 그리고 있는 젊은이의 방
황과 죽음이 곧 나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그리곤 흠칫 놀란다.

24곡 가운데 대부분이 슬프고 어두운 단조(短調)의 조성을 갖고 있고 장조(長
調)는 불과 7곡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이 작품집에 붙어있는 피아노 반주는
대단히 높은 예술성을 지니고 있어서 반주부만 따로 떼어놓아도 어떤 훌륭한
피아노 독주곡에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이 작품을 수록한 디스크로는 독일의 바리톤 디스카우(Dietrich F. Dieskau)
의 것이 으뜸이다. 그는 이 연가곡 전곡을 6번이나 녹음한 초인적 기록을 지니
고 있을 만큼 이 작품에 특별한 애착을 지녔던 인물이기도 하다.

** 유투브 / http://youtu.be/C9HsaAphPBs

** 사진 : 겨울나그네 DVD(디스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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